13.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발리를 떠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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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뒤죽박죽 자바섬 뒤집기 - 발리를 떠나면서

해돋이 3 3349
 

13일차 - 발리를 떠나면서


허접한 호텔인줄 알았더니 룸써비스까지? 좋아! 지나가는 종업원에게 손짓을 해서 아침밥을 방으로 배달시켰다. 물론 펜케익과 커피가 전부지만, P형님이 아침을 안 드시는 관계로 두개다 먹을 수 있는 잇점? 이 있다. 예상대로 배달되어온 아침 2인분을 다 먹어치우고 나니 든든하기까지는 못해도 그런데로 견딜만한 상태가 되었다.


오늘 하루 발리 몇군데 돌아댕기는데 40만루피에 차 한대를 예약한 상태다. 물론 에어컨 빵빵하고, 여행도중 날 공항에 대려다 주고 일행은 다시 이곳으로 오는 조건이다. 우붓에서 공항까지 갈려고 해도 택시비 10만루피는 줘야 하는데, 이정도면 좋은 조건이다.


기분좋은 아침의 출발이다. 다른 날도 기분이 좋았지만 오늘은 더 좋은 이유를 굿이 말하자면 오늘 저녁에 집에가는 날이라서 더 기분이 좋은지도 모른다. 여행이 끝나가면 서운해 하고, 더 여행하고 싶은 생각이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난 꼭 군대 제대하는 사람의 기분이 드니 뭔 조화람. 꼭 의무적으로 여행하고 이제야 해방되어서 집에 가는 사람의 기분이라니......


9시 출발을 해서 우붓의 시골길을 돌고 돌아 아침 나절에 도착한곳이 해상사원이다.  물이 들어오면 사원으로 들어갈 수 가 없고, 물이 빠져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 사원은 바다에 둘러싸인 거대한 바위의 꼭대기에 세워져 있는데, 16세기 자바(Java)에서 발리로 이주해온 승려들 중 한 명이 세웠다.


이 사원에서 행해지는 의식들 중에서 특이할 만한 것은 발리의 힌두의식 뿐 아니라, 바다 수호신에 대한 의식도 행해진다는 것이다. 사원이 위치한 자그마한 바위섬 주변에는 독이 있는 바다뱀들이 많이 서식하는데 현지 주민들은 이 바다뱀들이 악령과 침입자들로부터 신성한 사원을 보호한다고 믿고 있다.


이 사원의 최고의 장관은 늦은 오후 석양에 둘러 싸여 있는 모습과 일몰 풍경이라고 할 수 있다. 간조 때만 접근할 수 있는데 섬의 명소로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영장류 숫컷 들은 다른종의 영장류 암컷을 보면, 더욱 호기심을 보이면서 심한 욕구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일단의 접근법은 먹이로 유인하던지, 아님 관심없는척 사진이나 한판 같이 찍읍시다. 로 접근을 한다. 약간의 호의를 보이면 빈틈을 절대 놓치지 않고 대쉬를 해 댄다.


일단은 의사표현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먹이, 먹이를 살 수 있는 머니, 아님 화려한 외모 등으로 암컷을 유혹해야 하지만, 이모든 방법을 동원해 보지만 여의치가 않다.


허탈한 마음으로 발리의 마지막 날임을 의식했는지 발정기 숫컷이 보이는 괴이한 현상들 까지 보이면서 시도들을 해보지만 별 소득이 없다. 이제 허기까지 진다. 돼지고기가 금기시 된 이슬람 국가에서 오늘은 돼지고기 요리로 점심을 먹어볼 생각이다.


바비굴링 이다. 일명 돼지바베큐 요리라고 할까? 돼지고기를 훈제로 구워서 껍데기와 살코기를 찟어서 밥하고 먹는 음식인데, 몇군데 들러보는데, 신통치가 않다. 서너집 건너서 도착한곳이 그나마 괜찮은 듯이 보여 그 곳에 들어가 바비굴링 5인분을 시켯다. 현지인들과 다르게 그릇여러게에 밥따로 나물따로 고기따로 .... 격식을 갖춰서 나온다.계산할 때 보니 현지인은 보통이고 우리는 스페샬이란다. 가격도 현지인8천, 외국인2만이다.


식사중에 K1 형이 K형에게 고추장 꺼내봐! 들은척도 안하면서 꺼네준다. K1형이 그릇에 따르고, P형이 고추장을 따를려고 하는순간 빈정상한 말투로


“안들고온 사람은 먹지도 마” 순간 냉기가 쫘!~~~ 잠시의 침묵이 꼭 핵폭탄이 투하되고 지상까지 도착하는 시간정도로 긴장되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순간이다. P형 씹던 밥을 그대로 멈춘다. 한참을 생각한다(2초) 드디어 고추장통을 들어 훽~~ 던져버린다.


“애이~~ 씨, ” 기분나빠! 드디어 원자폭탄이 투하되고 지상500미터 상공에서 땅으로 내리꽃고 있는 순간이다. K형 갑자기 모든 동작이 멈춰진다. 씹고 있던 입동작이 멈추고, 눈동자가 한곳으로 모이면서 상대적으로 흰자가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임팔라를 노려보는 암사자의 눈, 사자와 눈이 마주 쳣지만 어찌할 바를 몰라 시선처리를 못하고, 도망가지도 못하고, 오줌만 찔끔찔끔 누고 있는 임팔라 한 마리, 드디어 원자폭탄이 지상에 도착하고, 온세상을 폭풍으로 날려버린다.


“에이 시~~벌” 얼굴이 벌것게 달아오르고, 독기 가득한 눈빛으로, 순간 몸을 훽돌려 식탁에 있던 수저를 들어 밥그릇에 강타하고, 밥은 쏟아져 식탁에 흐터지고..............., 주위에 있던 현지인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인다. 순창꼬추장통


옆에서 밥먹고 있던 운전기사는 어찌 할 바를 몰라 안절부절을 못한다. 결국 오늘 여행을 여기서 접고 숙소로 들어가기로 결정이 되었다. 원자폭탄에 폐허가 되어버린 곳에서 더 이상 건질 것이 없다고 판단한 지휘부의 결정이다.


오후 2시도 못되어 되돌아가다니? 기사가 걱정이 태산이다. 8시까지 운행하고 공항까지 가가로 하고 40만루피에 예약을 한건데, 지금가면 난 ??? 개털되는 것 아냐? 가긴 가는데, 이넘의기사 시골길을 돌아돌아 아주 천천히 온갖 곳을 가면서 구경거리를 찾아준다. 일단 어느정도 시간을 때워야 된다는 생각에 그런 모양이다. 마무리 돌아도 4시도 안되어 숙소에 도착한다.


더 이상 내가 낄곳은 없다. 주책바가지 노인네들 같으니라고, 길거리로 나와서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Monkey Forest 가 보인다. 입장료도 없고, 숲이 우거져 더위피하기도 좋아서 안으로 들어가서 산책을 해본다.


흔히 '몽키 포레스트'라고 불리는 이 원숭이 숲은 사실 3개의 사원이 모여 있는 우붓(Ubud)의"성지(聖地)"이다. 다만 이 곳에는 회색 빛깔의 긴 꼬리가 달린 큰 무리의 원숭이가 떼지어 살고 있어 '몽키 포레스트'로 더욱 유명해졌다. 숲의 입구에서는 바나나, 땅콩과 같은 원숭이의 먹이 거리를 많이 팔고 있어 원숭이에게 직접 먹이를 주며 사진촬영도 가능하다.


이 곳의 원숭이들은 동물원처럼 갇혀 있는 원숭이들이 아니라 자유롭게 살고 있는 원숭이들이다. 사람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이 곳의 원숭이들은 가끔 관광객들의 소지품에 관심을 보이기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아기 원숭이들을 만지면 어미 원숭이들이 화를 내며 달려드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원숭이 떼에 그 위신이 묻혀버린 3개의 사원들도 볼만하니 꼭 둘러보고 오자. 특히 죽음의 사원이라고 불리는 "뿌라 달름 아궁(Pura Dalem Agung)"이라고 하는 사원은 마치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새끼를 앉고 있는 원숭이를 보니 숑숑이가 생각나기도 한다. 집 떠난지 보름이다. 2시간가량을 숲속에서 원숭이 구경을 하다가 터덜터덜 숙소로 가고 있는데, 발길이 무겁다. 점심도 못먹은 K형님을 위해 빵과 음료를사서 가져다 주면서 보니 이제 화해를 한 듯 서로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들을 하고 있는 것이다.


K1형님께서 “오늘 고생들 많이 했어” -쌈박질 하느라고, 오늘 맛사지 한판 쏠테니까 가자! 해서 길거에 나와보니 다들 조그맣고 에어컨도 없는 맛사지 집들 뿐이다.


어렵싸리 찾아낸 한군데는 에어컨이 있는데, 아가씨가 두명 뿐이라서 좀 기다리라고 한다. 그냥 간다고 하니 좌불안석이다. 금방 온다면서 조그만 기다리라고 난리가 아니다. 솔직히 우리도 어디 갈 데도 없다. 이근방에서  여기가 최고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번 튕겨본 것 뿐인데, 급기야 옆집토산품점 점원아가씨, 길건너 구멍가게 아줌마를 불러와서 겨우 사람을 맞추고 맛사지 한시간을 마친다. 맛사지 끝내고 돌아가는 아가씨 손에는 2만루피가(2천원)쥐어진다. 5만5천루피 받아서 아가씨 2만주고, 주인3만5천먹고,............ 꽤 되는 장사같은데............


소고기 스테이크와 빈땅 비루로 저녁을 호사스럽게 먹고, 저녁 9시에 낮에 예약한 차로 공항을 향해간다. 모두들 서운하다면서, 다음에 한국가서 꼭 만나자고 손을 꼭 잡으면서 약속들을 한다. 10시에 발리 공항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고, 비행기에 타는순간 뱅기야 빨리가라! 우리 숑숑이가 보고잡다! 하는 마음 뿐이다.


13일동안 잘 따라주시고, 마음맞춰 여행에 동참해 주신, 의수, 홍철, 성룡 형님들께 감사드리며, 다음에 기회가 되면 고추장은 제가 꼭 들고 다니겠습니다.

3 Comments
가지감자 2009.05.21 13:45  
즐거우셨겠어요~^^
여행기 재미있게 잘봤습니다!!
달맞이2 2009.06.02 12:26  
ㅋㅋㅋ즐겁게 잘 봣습니다^^
snsqncj 2015.04.12 14:48  
재미나게 잘 봤습니다.
유익한 정보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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