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자씨! 정말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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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자씨! 정말 왜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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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30분...

가이드와 함께 마을을 돌아본다.

가이드가 처음 이곳에 왔을 때 타이족 여인과 첫눈에 뻑~ 하고 눈이 맞아 결혼했단다.

그러니 이곳 마이쩌우가 가이드의 처갓집 동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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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의 특이한 점은 바로 사람이 많지 않고 개를 포함하여 가축이 무척 많다는 점이다.

그리고 집집이 새를 기르고 화초를 많이 키운다는 것이다.

또 울타리가 없다는 점이다.

무척 풍요롭고 자유롭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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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돈을 주고 사야 하는 산세베리아라는 식물...

공기를 정화하는 힘이 강하다고 집집마다 하나 정도는 돈 주고 사서 키우는 신세베리아.....

여기에서는 그냥 울타리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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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집이 지천으로 널려 있다.

마을 전체의 공기가 정화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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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이렇게 나무를 잘라 심지어는 전봇대에다가도 매달아 키운다.

처음에는 시멘트 전봇대에도 나뭇잎이 나는 마법의 마을인지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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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나무에도 매달아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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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은 아예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어 주고 있다.

나무에 베란다에 모두 달아매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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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쩌우에서는 남녀가 구혼행위를 할 때 사용하는 천으로 만든 사랑의 공이란다.

그러니 여자가 이 공을 던지면 남자가 달려들어 받고 받은 남자와 결혼을 한다는 마이쩌우의 전설...

만약 佳人이 이 공을 여자들에게 던지면 어찌 될까?

어찌 되긴? "폭탄이다~~"하며 모두 도망가겠지...

혹시 알아? 할머니가 받고 웃으며 "임자~ ㅎㅎㅎ 나 여기 있수..."라고 할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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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베트남에서는 마을에 잔치가 벌어지면 처녀가 마음에 드는 남자에게 물건을 던져 배우자를 택했다.

아직 이런 풍습은 북부 고산지대의 소수민족에게 남아있다.

그리고 신부집에다 빈랑을 싼 보자기를 보내고 신부집에서 빈랑을 싼 보자기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혼사가

물 건너간 것이고 받아들여지면 결혼이 성립되는 풍습이 있었다.

 

빈랑이란 아열대 지방인 주로 동남아시아에 자라는 나무로 씹으면 환각작용이 있고 이빨이 검게 변하는

나무로 야자수와 비슷하다.

주로 한약재로 사용하나 민간인들은 담배와 비슷한 기호식품으로 과거에는 동남아시아에 사는 사람들은

무척 많이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대부분 국가에서 법으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아래 사진의 할머니는 법은 무슨 법~ 그냥 씹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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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서 리(李) 왕조가 사라지고 쩐(陳) 왕조가 시작되게 된 이야기...

바로 이런 풍습이 왕조까지도 바꾸는 일이 베트남에서는 있었다.

 

1164년 중국의 송나라는 다이 비엣(大越)의 왕에게 그때까지 사용하던 쟈오 찌 군의 왕(交趾郡王)이라는

호칭을 버리고 아인 똥(英宗)을 안남국왕(安南國王)에 봉한다.

이는 다이 비엣을 안남이라는 독립국으로 인정한다는 의미다.

흔히들 우리도 베트남을 안남이라고 부르지만, 그것은 중국의 영향이다.

그러나 정작 베트남 사람들은 국명이나 지명으로도 안남이라는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다.

우리가 과거 보릿고개를 겪던 시절 안남미라고 하는 길쭉하게 생기고 찰기가 없는 쌀을 먹은 적이 있다.

이게 바로 월남에서 보낸 쌀이라는 안남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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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 똥이 죽은 뒤 꺄오 똥(高宗)이 세 살의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오른다.

어린 나이에 왕위에 오르니 나라는 점차 쇠퇴의 길을 걷는다.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후에 똥(惠宗)은 무능한 왕이었다.

학문은 물론 나랏일마저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만사가 피곤한 왕이었다.

맞다. 사실 베트남은 너무 더워서 사람의 진을 빼기 때문에 피곤하긴 피곤하다.

당시 다이 비엣의 실권은 쩐 투 도(陳守度)에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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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만사가 귀찮다고 1224년 후에 똥은 둘째 딸인 펏 낌(佛金)에게 왕위를 양위했다.

사실 양위한 게 아니고 쩐 투 도라는 실권자에 의하여 물러났고 절에 들어가 은둔하고 지내다가

자신을 살해하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살하고 만다.

무능하고 게다가 나약하기까지.....

살해당하나 자살하나 죽기는 마찬가지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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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펏 낌의 나이가 겨우 일곱 살....

그래서 펏 낌은 졸지에 찌에우 호앙(昭皇)이 된다.

그러니까 그녀는 베트남 최초의 여왕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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쩐 투 도는 여덟 살 난 조카 쩐 카인을 찌에우 호앙의 놀이 친구로 들여 보낸다.

어느 날 쩐 카인이 수건에 싼 빈랑을 찌에우 호앙에게 던졌다.

여덟 살짜리 코흘리개가 그게 뭔지 알고 던졌을까?

삼촌이 빈랑을 싼 보자기를 던지라고 손에 들려 들여보냈으니 얼떨결에 시키는 대로 던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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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곱 살짜리 여왕은 소꿉친구가 던진 것을 아무 생각 없이 받았을 것이고....

그러나 역사의 주사위 아니! 빈랑을 싼 보자기는 던져진 것이다.

주위의 모든 사람이 이 모습을 보고 배필이 정해졌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 쩐 카인은 얼떨결에 왕이 된 얼떨리우스인 셈이다.

나중에 쩐 왕조의 초대 왕인 타이 또(太祖)이 되어 21년간이나 다이 비엣을 다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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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왕들은 우리말로 종(宗)으로 끝나면 모두 똥인 셈이다.

대통령도 똥통이라고 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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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돌며 구경하다가 5시30분 다른 현지인 집을 방문한다.

그 집에서 우리는 차와 바나나를 대접받는다.

왼쪽으로부터 얀과 딜, 그리고 베트남 가이드와 울 마눌님. 그리고 佳人이 일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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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집 주인인 그녀의 이름이  Vi Thi Xuan이란다.

그러니 Xuan은 이름이며 한문으로는 춘(春)이고  Thi는 주로 여자에게 붙이는 형식적인 이름이다.

우리 말로는 子나 姬 정도로 부르는 말이다.

그래서 佳人은 그녀를 춘자(春子)씨라고 부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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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춘자씨가 佳人의 수첩을 달라고 하더니만 자기 이름과 주소 그리고 전화번호까지 적어준다.

佳人의 이름을 물어보기에 "OPA"라고 적어 주었다.

춘자씨가 전화번호까지 佳人에게 적어준 뜻은 무슨 의미일까?

왜! 왜! 왜!!!!!

 

오동나무를 심자는 말일까?

그녀의 집에는 담장이 없다.

그러니 밤에 오라는 말인가? 전화부터 먼저 하라는 말인가?

춘자씨~ 오빠에게 정확하게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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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의 집에는 모두 담장이 없다.

그리고 춘자씨가 佳人에게 들려준 의미심장(?)한 이야기.....

이곳의 집들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은 모두 두 개가 있다.

원래 앞쪽의 계단은 남자들만 오르내리고 뒤쪽의 계단은 여자들이 사용하는 계단이란다.

그러니 여자들이 자는 곳은 뒤쪽 계단 부근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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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타이족 젊은 남녀가 연애할 때 여자는 자기가 누워 있는 바닥 틈 아래로 줄을 늘어뜨려 그곳에 자기가

자고 있음을 알리고 남자는 밤에 살금살금 몰래 도둑고양이처럼 여자의 집 아래로 와 대나무 꼬챙이로 2층에

자는 여자를 바닥 사이의 틈으로 살짝 찔러 신호하고 두 남녀는 어두운 밤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며 사랑을

속삭인다고 한다.

타이족의 사랑은 바로 마룻바닥을 찌르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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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춘자씨는 왜 그런 이야기를 오빠인 佳人에게 했을까?

춘자씨~~ 정말 왜 그래? 佳人 오빠는 정말 초보걸랑~

오늘 밤에 꼬챙이를 하나 준비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리고 호환 마마보다 더 무서운 마눌님이 옆에 계셔~~

여권도 마눌님이 가지고 계신 데 천하의 백수인 佳人 오빠를 정말 춘자씨가 책임질 수 있어?

 

울 마눌님이 너무 오바하지 말라고 하신다.

이 세상에서 아무 생각 없이 사는 佳人을 챙겨주고 보살펴 줄 사람은 자기밖에는 없단다.

그리고 춘자씨보다 더 佳人을 사랑한단다.

당신! 내 눈에 눈물 나오게 하려고 그런 말 하는 거지? 그렇지? 그래도 나 울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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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우리가 잘 곳은 넓은 대청마루처럼 생긴 곳에 침구를 깔고 각각 천으로 칸막이를 만들어 구분하고 

모기장을 치면 그것으로 끝이다.

오늘은 이곳에서 잠을 자고 내일은 베트남 동생인 춘자씨와 함께 마을 트레킹을 간다. 

          

 

글쓴이 : 佳人

 

오늘의 佳人 생각 : 자기 마음 밭의 주인은 바로 나 자신이며 가꾸고 돌 볼 사람도 자신입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내가 스스로 가꾸어야 합니다.

                         내가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알곡도 되고 쭉정이도 됩니다.

                         그래서 오늘도 내 마음의 밭을 열심히 가꾸어야 할 이유입니다.

                         공연히 혼자 생각에 춘자씨 밭도 가꾼다고 엉뚱한 생각을 하지 맙시다. 

 

 

4 Comments
곰돌이 2010.04.15 12:11  
리왕조가 쩐왕조로 바뀌는 과정을 읽다가...

그 글에 딸려 있는 사진을 놓쳐 버렸습니다 ^^;;    흥미진진하네요 ^^*

다시 올라가 사진을 보니...

오매..  활이 있네요....  사라고 내놓은건지 ?


춘자씨가  가인오파~ 한테  전화번호 적어준 이유는.......

밤에 심심하니,  국제전화좀 걸어달라고...ㅜㅜ
佳人1 2010.04.16 10:16  
그 화살과 활은 팔려고 하는 물건입니다.
그러나누가 사는 사람이 있을지....
관운장 2010.04.29 09:41  
전화 번호까지 적어줬는데 쯔쯔쯔
선생님은 편히 살수있는 방법을 버린겁니다
거긴 여자들이 먹여살리 잖아요
남자들은 빈둥빈둥 놀기만 하면 되는데.......아깝다 사모님 보다도 훨씬젊고
佳人1 2010.04.29 19:30  
아~
베트남 태족은 그런 곳인가요?
몰랐습니다.
빈둥빈둥은 제 특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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