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엠립 마무리-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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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엠립 마무리-2/3

사다함 0 2088

내가 아는 크메르인이란 직업이 가이드이다.

굳이 시간을 내서 해 주는 거니 고맙고

나도 도움을 줄 요량으로 설명을 듣고 말이 잘못된 거를 내가 가르쳐준다는 조건으로 같이 갔다.

건축물과 미술에 관심만 있는 나는 기웃거리며 봤고

여기저기에는 한국인 가이드들이 엄청 큰소리로 단체 관광객에게 설명을 하고 있었다.

좀 시끄러웠음.......- -

 

안으로 들어가도 한국사람이 정말 많았다.

아는 애는 돈을 안 받아서 그런지 설명이 허술했다.

뭔가 속성 가이드 같은 느낌?

항의를 해서 공짜라도 제대로 해 달라고 하니 미안해하며 진짜 열심히 했다. ^^

 

시엠립에 있으면서 여행을 다니진 않았지만 앙코르유적에 대해서는 자료를 많이 읽었다.

때문에 예전에 모르고 돌덩어리의 조각을 보고 감탄을 했던 것을

이제는 조금의 이야기를 알고 보니 새롭게 보였다.

 

앙코르와트, 앙코르톰 두 곳을 하루 다녔다.

천천히 구경하고 앉아서 쉬고 밥먹고 식당 해먹에서 한숨 자고...여유롭다.


앙코르유적은 사람도 더 많아졌고 돌들은 더 무너졌다.

정말 몇 년 후에는 문을 닫을 것 같다는 걱정도 될 정도로.

 

얘가 노을을 보라고 데려간 곳은 프놈바켕이 아니고 톤레삽도 아니었다.

성벽을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아래는 해자가 있었고 해자에는 쪽배가 손님들을 태우고 다녔다.

 

해질녘에 보니까 그 모습이 참 좋아보였다.

내가 감동으로 사진을 찍고 있으니까 이놈이 해자에 수영하러 간단다....

해자까지 내려가 보니 물은 깨끗해 보이던데 오토바이 타고 와서 수영을 하면 나는 어떻게 타지??????

또 항의를 했지만 그냥 수영간다....

내가 잘못했지....

해가 지는 걸 보고 있는 동안 한참을 안 올라왔다.

전화를 해대니 마침 축축하게 올라왔다....

축축하게....으.......

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갈 수도 없고 어쩌나...그냥 오토바이 뒤에 뚝 떨어져서 타고 갈 수밖에...

저녁때가 되어서 가이드에 대한 보답으로 럭키몰 수끼에 갔다.

처음 왔단다. 그러고는 열심히 잘 먹어서 다행이었다.


점심은 얘가 사줬다. 내가 좋아하는 치킨 바베큐와 파파야샐러드.

나중에 한국에 가게 되면 더 비싸고 맛있는 걸 사달라고 했다.

공짜 가이드에 밥까지 얻어 먹으니 몸둘 바를 몰랐지만

얘는 한국에 유학을 올 애라서 한국오면 보답하겠다고 했다.

 

깔깔거리며 신나게 다닌 여행은 아니다.

원래 그런 거는 별로 안 좋아하고 보는 걸 즐기고 여유롭게 다니는 걸 좋아한다.

다행히 얘가 딱 그렇게 가이드를 해줬다.

설명은 좀 부실하게 했지만 내가 내용을 알고 있다고 생각해서 안 한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생각하니 그때 본 노을이 참 아름다웠던 것 같다.

노을이야 한국에서도 많이 보고 일출이나 일몰에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넓디넓은 앙코르유적에서 본 것은 기억에 남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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