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엠립 싱글 +자유 여행기 (12/24~1/1) --> 사전 준비 없이 무작정 떠난...(1)
연말을 이용해서, 아주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씨엠립 (앙코르와트) 싱글 여행을
마침내!! 다녀왔습니다.
사실 비행기 티켓은 8월쯤 미리 끊었고, 저의 이동경로는 이렇습니다..
(인천 --> 씨엠립 --> 방콕 --> 인천)
* 버스를 이용해서, 씨엠립 --> 방콕으로 이동을 계획했는데,
버스와 같은 차량을 이용한 국경통과에 대해서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었나 봅니다.
섬나라와 같은 우리나라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경험이라 생각했거든요. *
1. 출발 : 이스타항공의 심야 비행기인데, 역시나 어김없이 출발지연되더군요.
힘이 없는 저가항공사의 현실이라고나 할까요?? 아니면.
다른 대형 항공사 비행기 스케줄을 배려해서, 자꾸 차례를 양보 ??
항공권 예약은 <Sky scanner>
아 맞다. 이 날은 12/24. 즉 크리스마스 이브였음.
2. 씨엠립 도착 및 숙소 이동.
: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대나무로 엮어서 만든집에서 자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호기심때문에, 처음 이틀은 홈스테이를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Booking> 에서 놀라운 가격의 대나무 움막집 홈스테이를 발견해서, 몇번의
망설임 끝에 예약했습니다. NLCO 홈스테이.
새벽 1:30 에 도착한 숙소. 열대나무들과 열대화초들로 꾸며진 네모난 정원을
방갈로 (대나무 움막) 들이 ㄷ 자로 둘러싸고 있어서, 꽤 아담했습니다.....만
문을열고 들어가니, 방안에 있는 거라곤, 모기장이 달린 침대 2개, 책상 1개,
선풍기 1개, 가 전부.
* 여성여행자에겐 그닥 추천하고 싶지 않는 숙소긴해요 *
공항에서 홈스테이 까지 과정도 그닥 순탄하지 않았죠.
공항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던건,
무덥고 습한 공기속의 툭툭기사분 + 2명의 아이들.
(예상했던대로) 2명의 아이들은 고아였어요.
* 사용후기를 통해서, 이 홈스테이는 고아원에서 운영하고 있다는걸 이미 알고있었죠.*
"니네가 돌아다니기엔 너무 늦은 시간 아니냐??"
"너 이름은 뭐야?"
"몇 살이야?"
"가방 들어주겠다고? 오 고마워, 근데 내 캐리어는 내가 끌고가면 되, 나 젊어"
"xx 야, 너 옷에 SAMSUNG 이라고 적혀있는데? 쌤성이 뭔줄 알어?? ㅋㅋ"
애들이랑 되지도 않는 대화를 나누면서, 텅빈 거리를 툭툭을 타고 신나게 달리는데
툭툭은 점점 외진길로 진입....하더니 비포장 도로로 진입....하더니
툭툭의 헤드라이트 외엔 거의 불빛하나 없는 좁은 골목길로 진입....하더니
무슨 폭격이라도 맞은 것처럼 울퉁불퉁한 좁은 골목길을 지나더니...
숙소라고 여겨지는 곳에 도착하더군요.
중간의 좁은 마당 양쪽으로 단층 콘크리트 건물이 나란히 서있고
처마밑의 백열등에서 흘러나오는 맥빠진 노란 불빛 덕분에 꽤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져.
와...정말 여기서 장기 털리는거 아닌가? --> 진지모드임.
두 건물 사이 딱 중간의 빛의 사각지대에서 갑자기 나타난 건 몇마리 개들.
짖지도 않고, 꼬리 흔들면서 달려옴. 이 나라 개들은 집지키는 용도는 아닌듯.
*사실, 숙소까지 가는도중 무서운 맘이 없지 않았고, "그래도 세상엔 좋은 사람이
훨씬 많아."라면서 자기 암시를 했던건 사실 입니다.*
3. 휴가 두번째 날. (12/25)
있으나 없으나 별 차이가 없는 잠금장치를 장착한 문이 달린 숙소 였지만, 꽤 깊은 숙면을
취할수 있었던건, 침대에 설치된 모기장 + 자연의 소리(?) 덕분 아니었을까.
*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숙소에서 머무는 동안 모기에 단 한곳도 물리지
않았음.*
* 샤워실에는 꽤 많은 모기가 있긴했음. 물리진 않았고, 샤워전에 많은 수의 모기를
학살했음.*
8시쯤 깨어나, 밖에 나가서 본 풍경은 어제 밤이랑 많이 달랐습니다.
사실 어디가 어딘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에 무작정 길처럼 보이는 곳으로 걸어나갔더니
골목길. 아이들이 꽤 많았는데, 쪼그만 여자아이가 손짓을 하면서 따라오라고 합니다.
* 솔직히 이 대목은 정말 사실인데, 마치 영화의 주인공이라도 된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뭔가 조금 환상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실제에서 느꼈다고나 할까요?*
그 여자아이가 마치 네비게이션이라도 되는것처럼 따라갔더니, 어젯밤에 내가 도착한
콘크리트 건물이 나타났고, 그 건물 사이에 더 많은 아이들과 홈스테이의 주인이 뭔가를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홈스테이의 주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알게된 몇가지 사실입니다.
* 이곳은 고아원이자, 홈스테이 (이 고아원엔 6명의 아이들이 있음)
* 동시에 이 마을의 유일한 학교
* 오늘은 크리스마스이고, 저녁 6시부터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예정.
* 크리스마스 파티땐 디너파티와 댄스타임이 있을 예정이니 꼭 참석하세요.
또, 그 학교의 유일한 선생님과 인사를 하고 나눈 대화
* 전 이 학교에서 영어와 댄스를 가르킵니다.
* 오늘 저녁 6시부터 크리스마스 파티가 있어여, 꼭 참석하세요
* 댄스타임이 있어요
* 교실은 따로 없고, 이 공간 (두 콘크리트 건물 사이) 이 교실이자 운동장임.
굉장히 친절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을수 밖에 없었던 저였습니다. ㅜㅜ
그들의 친절함과 상냥함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 진심임.
유심과 현지 옷이 필요했기 때문에, 일단 시내로 나가야 했습니다.
4. 올드마켓
나를 놀라게 했던것
* 저렴한 맥주
* 저렴하면서도 훌륭한 맛의 맥주
그냥 그랬던 것
* 방콕이나 호치민의 꽤 유명한 마켓과 비교했을때 뭔가 특별하단 느낌은 없었습니다.
네, 사실 올드마켓은 그저 그랬습니다.
다만 다른 동남아의 로컬마켓보다 가격이 저렴하달까? 하는게 유일한 장점이라면 장점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구입 아이템>
- 유심 ; 8 USD
- 모자 (여행가면 언제나 모자를 현지에서 구입) ; 6 USD
- 동남아 코끼리 바지 x 3 (디자인이 이상한게 한개 껴있음)
- 면티셔츠 x 1 (대게 버려도 될만한 면티셔츠를 입고가서 버리고, 현지에서 사 입음)
- 마그넷 x3
; 코끼리바지 + 면티셔트 + 마그넷 = 12 USD
- 과자 (오리온 포테이토칩이랑 이것저것) -->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 ; 3 USD
5. 크리스마스 파티
올드마켓에서 돌아왔을땐, 홈스테이는 완전 파티 분위기였습니다.
엄청 큰 스피커가 설치되어 있고, 음식준비는 거의 마무리 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여태껏 음식을 준비했던 어른들은 어른들대로 따로
모여 있었는데.......어쩌다 보니 전 이 홈스테이의 유일한 게스트인 저는 어른들이
모여있는 테이블로 합석하게 되었습니다.
*시설이 좋지 않고, 도심에서도 꽤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이 홈스테이에 관광객이 찾는 일은
많지 않은것 같습니다. 또한 주요 관광지에서도 멀기도 합니다.
*사실 저도 이 곳에서 이틀 밤만 머무르고 숙소를 도심으로 옮겼습니다.
술파티....말은 서로 통하지 않지만, 유일한 게스트라는 일시적인 특권을 부여받아서
그들의 파티에 쉽게 합류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행운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히얼쓰아이" 하면서 맥주 쨘~! 하고, 내 폰에 저장되어 있는 한국노래 들려주기도하고
캄보디아 유행가 듣다보니 어느새 저녁 6시가 되었습니다.
*아! 도중에 어떤 백인 남성이 참석했었는데, 미국 대사관 직원이었습니다.
오늘 파티의 많은 부분을 지원 (스피커랑 이런 저런 음식등) 해준 느낌을 강하게 받았
습니다. 그 대사관 직원은 의외로 한국의 현 상황에 대해서 꽤 자세하게 알고 있어서
놀라기도 했습니다.*
*어떤 한국 봉사단체가 이 고아원이자 학교를 찾은적 있었던것 같습니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건물벽에 태극기를 그려놨더라구요. ㅎㅎ *
크리스마스 파티! 결론적으로 많은 아이들과 함께한 굉장히 즐거운 한때였습니다.
댄스타임이라는건 아이들의 캄보디아 전통 무용과 크리스마스 캐럴에 맞춘 율동이었
습니다.
특히 아이들의 캄보디아 전통 무용은 저에겐 굉장한 감동이었습니다.
전문 무용가들은 아니지만, 무용하는 아이들의 진지한 동작과 눈빛은 정말....
잊을수 없을것 같습니다.
크리스마스 파티 끝난 후, 이 마을의 젊은 애들과 함께 펍스트리트에 가자고 했었는데
그냥 방에서 잠들어 버린건 정말 아쉽습니다. --> 진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