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을 함께 한 오래되고 늘어진 복대를 2023년과 함께 보내고
푸켓의 지인이 선물 한 새롭고 탄력 있는 복대를 2024년과 함께 맞이한다.
방비엥에서 연말과 연시를 함께 보낸 다감한 지인들을 차례차례 보내고
방비엥에서 푸쿤을 지나 폰사완에 이르는 230km의 잔인한 먼지길을 맞이한다.
새로운 길이 놓여지고 편리한 수단이 공급되니
오래된 길은 잊혀지고 무너져 먼지가 된다.
길이 먼지가 되니
풍경도 먼지처럼 잊혀질 지경이다.
푸쿤 전망대는 아직도 닫혀있고
푸쿤은 더욱 높고 외롭고 쓸쓸한 섬이 되어간다.
그럼에도 들꽃 같은 몽족은 먼지길을 오가며
깊고도 넓게 뿌리를 내리고
질기고도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
해가 바뀐 연초의 길고도 진한 먼지길 그 끝, 폰사완에서
유령처럼 떠돌다가 들러붙은 먼지를 씻어낸다,
오래되어도 잊혀지지 않은 모든 먼지를 끄집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