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 만나는 자유6 - 방콕에서의 첫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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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 만나는 자유6 - 방콕에서의 첫날

타이걸 10 1621
재밌게 봐 주시는 분 계시니, 기쁘네여.
이제 다 끝나 가네여..7편까지 있거든여..
일기가 너무 길어 죄송한데.. 쫌만 참아 주세여..


첨 만나는 자유6 - 방콕에서의 첫날

2001년 7월 14일 (토)

아침에 언니가 땋은 머리 한가닥이 풀어진다고 하면서,
다시 가서 A/S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나중에 저녁에 다시 카오산을 가기로 하고,
일단 오전에는 유적을 보기로 했다.
난 유적에는 별 관심이 없지만, 아유타야를 보고 싶다는
언니의 소원도 못 들어 주었으니, 왕궁이랑 사원이라도 보러 가야 했다.
그리고, 방콕에 왔으니 예의상 그 정도는 봐야지 않겠는가.

토요일이라 일단 은행가서 나머지 100$을 환전 했다.
이번엔 개인적으로 쓸 돈을 남겨 주었다.
다들 돈이 생기니 기뻐했다.

택시를 타고, 가이드북에 나온 이름대로 '프라랏차왕'으로 가자고 했다.
요금이 100밧이 다 되어 내가 100밧을 미리 준비했더니,
그냥 내리게 되었는데, 좀 많이 헤메게 되었다.
거기는 왕궁이 아니고, 왓포였다.
유적은 내가 별로 공부를 안했고, 방향감각이 워낙 없는지라,
지도를 보아도 어디가 어디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겨우겨우 왓포의 와불과 마시지학교를 보고 나니,
왕궁이 어딘지 알 수가 없었다.
50밧에 뚝뚝을 타고 왕궁입구까지 갔는데,
멀지는 않았지만, 더운 날씨에는 걷기 싫은 거리였다.
혹시 돌아서 간 건 아니겠지?
겨우 겨우 에메랄드 사원을 대충 마스터하고,
왕궁 입구에서 왕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사람들도 몰려들고 너무너무 덥고 힘들었다.

공사중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새벽사원도 포기하고,
당연히 위만맥궁전도 안가기로 했다.
200밧이 좀 아깝긴 했지만, 유적을 구경하기에 방콕은 너무 덥다.

그나마 나를 19살로 봐준 사원 문지기 아저씨덕에 기분이 좋았다.
25살이라고 해도 안 믿는거다. 크크 무조건 기분 좋았다.
우리 나이를 알아 보는 건 한국인 잠롱오빠뿐이다.
우리가 25살이라니까, 그럼 잠오빠는 27이란다.
그 때 연이 하는 말,
'거~가 스물일곱이면, 여~는 스물다섯 맞지예~'
오랜 만에 들어 보는 어휘다. 거~, 여~

이제부턴 광란의 쇼핑시간이 시작되었다.
너무 더워서 빠뚜남보다는 월텟을 먼저 가기로 했다.
일단 젠에 가서 초밥정식과 새우우동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

그리고, 둘씩 찢어져서 두시간의 쇼핑시간을 갖기로 했다.
면세에서 연의 어머니 화장품을 사고,
나라야에서 일본애들이 싹쓸이 하고 남은 것들을 좀 샀다.
너무 싸고, 맘에 들었는데, 내가 원하는 배낭도 없었고,
예쁜 색상도 많이 빠지고 없었다.
엄마가 많이 사오라고 했기 때문에 집히는데로 골랐는데,
1500밧쯤 됐던 것 같다.
그리고, 와코루로 올라가서 이것 저것 입어 보고,
엄마랑 현정이꺼 내꺼 한 벌씩 사고 몇가지를 더 샀다.
이건 2300밧쯤 되어서 카드를 긁었다.
태국이 우리보다 작게 나온다고 들었는데, 입어보니 난 똑같았다.
원하는 디자인의 사이즈가 많이 빠지고 없어서 아쉬웠다.
아무튼 쇼핑을 하고 나니, 다들 생기가 났다^^

MK에서 수끼를 먹었는데,
이것 저것 무진장 많이 골라서 주문했는데, 600밧도 안되었다.
결정적으로 맛이 별루였다.
여기도 기본적인 찌께다시(야채랑,당면,어묵)가 많이 딸려 나왔다.
맛살이 들어 있는 동그란 어묵이 먹을만 했고, 고기는 별루였다.
돼지고기 같은 건데, 먹어보니, 순대에 나오는 간같은 질감과
맛이 나는 건 나한테 맞질 않았다.
사람은 무진장 많았다.
계산을 하니, 긁어 보는 쿠폰을 주는데,
도무지 모르겠고, 긁어봐도 모르긴 마찬가지였다.
종업원과 눈웃음난 주고 받다가 나왔다.

우리는 다시 카오산으로 가서, 어제 그 집으로 갔다.
내머리를 땋아 줬던 총각을 발견하고는 언니 머리를 보여 주며
'after service'를 요구했다.
그랬더니, 총각은 언니 머리를 직접 해준 그 집 농땡이
딸내미를 가리키며 해 준 사람에게 이야기 하란다.
농땡이는 입이 잔뜩 나와가지고, 다시 수선을 해 주고 있었다.
언니가 한 가닥을 더 하겠다고 하니, 그 농땡이 인상이 마구 구겨진다.
연도 우리의 압력에 못이겨 한가닥만 하기로 했다.

카오산거리에서 깐짜나투어를 같이 했던 모르간을 봤다.
함께 투어했던 뚱땡이 아줌마랑 같이 가고 있었다. 설마..
아는 척을 하려는데, 멀리 가버려서 그냥 뒀는데,
우리일행들이 다들 아는 척 안하는게 낫겠다고 했다??
뭐 별 피해주는 것도 없었는데...
암튼 모르간과는 정말 인연이 많은 것 같긴 했다.

언니와 연이 머리를 땋는 동안
나랑 순은 인터넷을 하기로 했다.
난 홍익인간에 가서 콜렉트콜로 드디어 집에 전화를 했다.
태국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엄마가 받았지만, 전화비도 많이 나올 것 같고 시간도 너무 늦어서
나 살아 있음을 알리고 빨리 끊었다.

나랑 순은 인터넷을 30분만 하자고 했다.
여기도 역시 속도가 그다지 빠르지도 않고,
보스에게 못간다는 메일은 못 보낼 것 같고,
별로 재미가 없어서 빨리 끝냈다.

머리 땋는 집으로 다시 가니, 언니와 연이 없었다.
내 친구들 못 봤냐고 총각한테 물어 보니,
저리로 갔다고 한다. 못 찾을까봐 걱정하면서도
길바닥에 놓고 파는 물건도 구경 하면서 길을 따라 갔다.

언니랑 연이 노점에서 뭔가를 구경하고 있었다.
'여기 이 길에 있을게 뻔한데, 만나겠지' 생각했단다.
역시 언니는 강심장이야..
생각보다 살게 별로 없고, 너무 비싸게 불렀다.
무조건 깎아야 했는데, 별로 많이 못 깎았다.
난 끈나시 두개를 사고, 가죽팔찌를 샀다.
순은 바지를 하나 산 것 같다.

우린 저녁 유흥으로 무얼 할까 고민했는데,
내가 여기 저기서 강력 추천된 라이브바 '섹스폰'을 가자고 했다.
틴틴바이후로 다들 바에 대해선 실망하고 있었지만,
가봐야 아는 법. 일단 가보기로 했다.
첨에 문을 열고 들어 서는 순간 분위기가 너무 껌껌하고,
껌껌한 여자(흑인)도 앉아 있고, 좀 무서웠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 갔다. 이층에 올라 갔다가 다시 일층으로 내려갔다.
난 광고판에서 본 bacardi breeze 레몬맛을 한 병 시키고,
세사람은 페퍼민트를 시켰다.
12시쯤 도착했는데, 밴드의 연주와 노래가 시작되었다.
생각보다 너무 멋있고, 좋았다.
분위기도 좋았고, 밴드의 실력도 상당했다.
남자 보컬이 젤 나았다,
보컬이 여러명 이었는데, 첨에 입구에서 본 껌껌한 여자도 가수였다.
나랑 연은 자리를 옮겨 벽 쪽에 앉아서 구경했는데,
음악에 둘 다 문외한인지라 잠이 오기 시작했다.
연은 집(숙소)에 가고 싶어 했고,
언니는 연과 먼저 가겠다고 했다.
사실 나도 피곤해서 가고 싶었기 때문에, 쫌만 있다 같이 가자고 했다.
순은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1시가 되니, 공연이 끝난 건지 교대시간인지,
암튼 공연이 멈췄다. 순을 설득시켜 데리고 나왔다.
순은 딴데 가서 더 놀자고 했고, 셋은 집에 가자고 했다.
3:1.. 집에 갔다. 씻고 잤다.
섹스폰은 색다른 경험이었다.
담에 방콕가면 꼭 한 번 더 가 보고 싶다.
더욱 더 기억에 남은 것은 우리 음료값이 590이 나왔는데,
난 600을 준 줄 알았는데, 잔돈을 무지 많이 주는 거다.
아마도 1100을 줬다보다. 이사람들 넘 착한 것 같다.
보통 우리나라 술집같으면 돈을 못 떼먹어서 안달일텐데
너무나 정직하게 돌려주니, 정말 기억에 남는다.

내가 만난 태인들은 다 너무 착했다.
왕궁앞에서도 정말 친절한 태남이
방콕에서 꼭 봐야 할 곳들을 수첩에 적어주고,
버스번호도 적어주고 난리였다.
그가 꼭 가 보라고 했던
Thai export center는 비록 가보지 못했지만,
정말 좋은 인상을 갖게 됐다.

나도 정말 태국을 사랑하게 된 것 같다.
10 Comments
*^^* 1970.01.01 09:00  
재미남니당~사진 올려주세용!!!
*^^* 1970.01.01 09:00  
수영장은 고사하고, 우리 방구경도 다 못했어요. 방 넓어여..^^
*^^* 1970.01.01 09:00  
윈저..강추합니다. 저흰 나가면 12시 넘어서 들어 오느라
*^^* 1970.01.01 09:00  
방콕에선 2박뿐이라 걍 윈저에서..숙소 찾아다니는 것도 시간 낭비일 것 같아서요
*^^* 1970.01.01 09:00  
글구 호텔 safety box에 보관해도 될걸요..아마
*^^* 1970.01.01 09:00  
잃어버릴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히 무사고..
*^^* 1970.01.01 09:00  
공동경비랑 뱅기표는 제가 보조가방에 넣고 맨날 메고 다녔어요..앞으로..
*^^* 1970.01.01 09:00  
여권이랑 수표는 각자 보관하구여..
*^^* 1970.01.01 09:00  
저랑 의사소통이 잘 안된게 다행이었군여..
*^^* 1970.01.01 09:00  
그 사람 차칸 태인이 아니었군여..[타이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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