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다시 델리로(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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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다시 델리로(2)

Soohwan 1 2280
인도 항공사에 가니 여행객들이 그래도 많이 눈에 띈다.

난 그중에서 그래도 같은 아시아 사람인 일본애를 골랐다.

머리가 막 뻐진게 꼭 산적같이 생긴 녀석이었는데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그러자고 한다. 휴..다행이다. 다행히 현금으로 표를 사는구나.

근데...

대기표 순번이 와서 같이 카운터로 갔는데 이게 왠일. 녀석의 손에는

이미 표가 있지 않은가. 

"어떻게 된거야?"

"???"

보니까 영어를 잘 못해서 내 말을 대강만 알아듣고 그냥 고개를

끄덕인 것이었다. 녀석은 리컨펌을 하러 온 거였고.

여행 마지막에서 꼬이는 구나.

우리나라에서 송금을 받으려 해도 최소한 3일은 기다려야되고-뉴욕에

있는 결제은행을 통해 오기때문에 그정도 걸린다. 참고로 웨스트 유니온

은행의 바로 송금서비스(노란색 바탕에 검은색으로 써져 있는)는 우리

나라에 웨스트 유니온 은행 지점이 없어 불가능하고. 결국 카드 한도를

늘리던지 아니면 내 퇴직금 통장을 같고 있는 옛날 은행선배한테

연락을 해야 되는데 선배는 설상가상으로 월차였고 갖고 있는 돈도

국제전화 하느라(수신자 부담인데도 돈을 내야됐다)거진 다 쓰고.

(제가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으로 우리나라 국민은행에서 바로 송금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절망이었다.

그러고 있는데 산적이 내게 오더니 잠깐 자기 가방 좀 봐달라구 한다.

그러마하고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한 10분쯤 지났을까 녀석이 다시

오더니 나한테 5000루피를 내민다.

"이게 뭐야?"

"이 정도면 충분하지?"

"어..그렇긴 한데. 왜 이걸 나한테 주지?"

"난 어차피 오늘 일본으로 되돌아 가니까 네가 써"

"너 방금 은행가서 찾아온 거잖아. 그럴수는 없으니까 그럼 이름하고

전화번호 가르쳐줘. 한국가면 붙여줄께"

하는데 한사코 거절하며 받으라고 한다.

결국 받으면서 왜 그렇게 하냐고 거의 만엔도 넘는 돈인데 하자

그냥 씩 웃으면서 테레사 수녀 사진을 보여준다.

그리고 다음에 일본 사람들을 만나면 과거에(양국의) 상관없이 잘 대해

달라고 한다. 그게 자기 부탁이라면서.

녀석을 와락 껴안았는데 더듬거리며 하는 말이 걸작이다.

"Love thy neighbour.."

테레사 수녀가 자주 인용했던 예수님의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를 사랑하라"를 말하려고 했나보다.

돌아 오는 길에 여행한후 처음으로 눈물이 났다.

 

 
1 Comments
orbitz 2015.06.22 13:27  
다행 다행.. 숨죽이고 읽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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