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리쉬케쉬에서의 요가수업
마날리에서 베네딕트와 헤어지고 나서
리쉬케쉬로 향했다.
리쉬케쉬...
요가의 본산지로 인도가 서구세계에 알려지는데
기폭제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가이드북에도 1960년대 비틀즈가 그들의 guru인(선생)
마하리쉬 요기를 찾아 이곳을 방문한 후 바로 유명해
(intant fame을 얻었다)졌다고 한다.
마날리에서 리쉬케쉬는 버스로 20시간(!)이 걸렸다.
레에 갈때도 중간에 숙소가 있어 12~14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반면 이번것은 꽤 길었다.
하긴 예전 뉴욕에서 플로리다 갈 때 거의 30시간 걸린것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내 옆에는 영국 아가씨2명이 타고 있었는데 별로 얘기할
기분이 아니어서 난 계속 음악을 듣고 있었고 이 둘도
주로 책을 읽던지(여성의 지위에 관한 책이었다) 워크맨을
듣는데 들을때 랩퍼인양 손 모션과 얼굴을 잘도 끄덕인다.
처음 얘기를 한 건 리쉬케쉬로 가기 위해 버스를 갈아
탈 때였는데 첨에 난 이들이 덴마크나 스웨덴인들 줄 알았었다.
둘 다 머리가 금발에 하얀피부였기 때문이었다.
둘 은 영국 브리스톨 의과대학에 다니는 의대생이란다.
내가 예전 영국유학박람회때 브리스톨 대학 CD를 본 게 있어
"브리스톨 대학이 꽤 좋은학교라며?"
(이 얘기 하니까 아주 좋아함)
"그리고 니네 학교에 있는 고딕 건물, 너무 멋있더라.."
하고 말라자 자기네들끼리 낄낄 웃으며,
"사실,그게 유일하게 고풍스런 건물이고 나머지는 별로야.
우리들도 첨엔 속았다니까..."
어디서 묵을거냐니까 스위스머라는데서 잔다고 한다.
내가 거기보단 여러 애쉬롬들이 있는 갠지스강 건너편이
더 낫다고 하자 귀엽게 생긴 애가 멋들어진 억양으로
"우리는 가이북에서 권한데로 갈래"를 되풀이한다.
새벽 4시신가 5시쯤 마지막으로 버스를 갈아타려고 기다리는데
배가 고파서 짜파티를 먹고 있는데 영국여자애들중 몸집이 좀
큰 애가 멀리서 막 소리친다.
"리쉬케쉬로 곧 떠나. 빨리 타~~"
먹던거 놔두고 후다닥 올라탔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내가 거기 있는줄 어떻게 알았냐니까 나두 리쉬케쉬 간다길래
안보여서 찾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고마운 애였다.
리쉬케쉬에 도착한게 새벽 5시쯤이었나보다.
릭쇼를 타고 강건너편으로 가려는데 다리는 오토릭쇼가 갈
수 없단다. 할 수 없이 근처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이른 새벽
사람이라곤 없고 가로등도 침침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손에 쥐고 걸어갔다.
(특히 다리로 가는 가트를 걸어 갈 때 공포가 절정에 달함)
다리에 다다르니 이른 새벽임에도 사람들이 분주히 오고간다.
꽤 긴다리였는데 이 다리는 리쉬케쉬의 명물중 하나였고 비틀즈
앤솔로지에서도 잠깐 나왔던 거라 참 감개무량했다.
'비틀즈는 배를 타고 갠지스를 건넜다는데...'
아쉽지만 배 시간이 맞질않아 그냥 다리로 건넜다.
처음에는 비틀즈가 머물렀던 그 애쉬롬으로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 말이 그곳은 폐쇄됐다고 한다.
거리에는 사두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파이프(췰람이라고 불리우는)를 피우고 있었고
마약에 취한듯 몽롱한 눈빛을 띄는 이들도 많았다.
체크인을 하고 애쉬롬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정원에
풀을 뜯고 있는 토끼들이 보이고 오전 요가 수업이
있는듯 수련원으로 향하는 사람들,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샤워를 방안에 오니 여섯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몸이 오랜 버스 여행 탓인 천근만근으로 무겁다.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 난 그날 저녁에 있는 요가 수업에 참석했다.
2시간에 50루피인 수업있었는데 시간에 맞춰 들어가니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겨 있을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큰대자로 뻗어서 쉬고 있는듯 보였다.
나도 일단 다른 사람들 하는대로 그렇게 쉬고 있는데
이윽고 인도 강사가 들어오더니 인사말을 건네고 처음에
명상으로 들어갔다.
"Talk to yourself. I'm becoming better, I'm becoming better."
그말을 들었는데 비틀즈의 Getting better가 떠오르는등
별로 집중이 안되는 걸 보면 난 명상이란거하곤 거리가 있는
사람인가 보다.
중간에 못 알아들은 부분이 있어 옆에 있는 영국여자애에게
물어보니 짜증나는 표정으로 응대한다. 하긴 명상중이었으니까..
이윽고 명상이 끝나고 체조 비슷한 자세를 했는데 좀 희안한 자세도
있었지만 몸이 개운했다.
그러던중 갑자기 뒤에서 였다.
"뿌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숙한 순간이었는데 자세가 자세인지라 그만 실수를 했나보다.
아까 잠깐 뒤를 봤을때 땀을 뻘뻘 흘리며 동작을 따라하던 뚱뚱한
남자애가 있었는데 혹시 걔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에 웃음이 킥킥 나오고 그렇게 한참을 웃었는데
옆에 영국여자애가 "쉬"하면 손을 입술에 가져간다.
아무튼 첫 요가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요가가 끝나고 옆의 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시는데
외국애들이 짜이를 마시면서 얘기를 하는데
아마도 요가 수업을 끝내고 자기 숙소로 되돌아가나보다.
남자애와 여자애였는데 남자애가 유럽식 억양으로 말한다.
"여기 리쉬케쉬에 있는 애들은 좀 맛이 간 것 같아"
"왜?"
"지네들이 무슨 수도승인것 처럼 행동하고 얼굴들 봤어?
전혀 웃지도 않고 늘 이런(흉내내면서) 표정만 짓고 있잖아"
"뭔가를 찾고 있으니까 그런거겠지"
"어쨋든 여기 빨리 떠나고 싶어"
나도 얘기를 들으면서 남자애 말에 동감을 했다.
이 곳은 푸쉬카르처럼 모든것이 채식이었지만
분위기는 너무나 틀렸다.
갠지스 강 상류인 이곳은 강물이 아주 깨끗하고
경치도 아름다웠지만 이 곳의 여행자들은
뭐랄까, 자기들이 구루인양 좀 도도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들 눈엔 요가가 모든것을 해결해 주는 탈출구로
보였는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절박감으로 느껴졌고 기독교는 어쩌고 하면서
비판하고 불교와 요가를 은연중 신비스럽게 얘기
하는걸 보면 글쎄, 단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것들
(미국,유럽에 불교 사원과 요가학원이 아무리 많아도
여전히 이는 이국적인 것일게다)에 대한 호기심이
신비감으로 승화돼 이들을 여기에 심취하게 만든것으로
보였다.
난 기독교나 불교나 요가나 모두 그게 그것으로 보였다.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어느것을 택하느냐를 결정
하겠지만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불교나 요가를 칭송하는 그들의
태도가 좀 경거망동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중에 전도서나 잠언의 말들('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 헛되도다'
로 시작되는 전도서를 난 아주 좋아한다)은 물론 성경조차 제대로
읽어본 이들이 없어보였다.
나중에 푸쉬카르에서 종교에 심취한 오스트리아 회계사랑 얘기했을때
꽤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그는 요가 신봉자였다) 그는 기독교나
불교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좋은 종교지만 자신은 요가에 더 이끌린
다는 그의말. 난 그런 중용적인 태도가 좋다. ..
리쉬케쉬로 향했다.
리쉬케쉬...
요가의 본산지로 인도가 서구세계에 알려지는데
기폭제의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가이드북에도 1960년대 비틀즈가 그들의 guru인(선생)
마하리쉬 요기를 찾아 이곳을 방문한 후 바로 유명해
(intant fame을 얻었다)졌다고 한다.
마날리에서 리쉬케쉬는 버스로 20시간(!)이 걸렸다.
레에 갈때도 중간에 숙소가 있어 12~14시간을 버스에서
보낸 반면 이번것은 꽤 길었다.
하긴 예전 뉴욕에서 플로리다 갈 때 거의 30시간 걸린것에
비하면 그나마 낫다.
내 옆에는 영국 아가씨2명이 타고 있었는데 별로 얘기할
기분이 아니어서 난 계속 음악을 듣고 있었고 이 둘도
주로 책을 읽던지(여성의 지위에 관한 책이었다) 워크맨을
듣는데 들을때 랩퍼인양 손 모션과 얼굴을 잘도 끄덕인다.
처음 얘기를 한 건 리쉬케쉬로 가기 위해 버스를 갈아
탈 때였는데 첨에 난 이들이 덴마크나 스웨덴인들 줄 알았었다.
둘 다 머리가 금발에 하얀피부였기 때문이었다.
둘 은 영국 브리스톨 의과대학에 다니는 의대생이란다.
내가 예전 영국유학박람회때 브리스톨 대학 CD를 본 게 있어
"브리스톨 대학이 꽤 좋은학교라며?"
(이 얘기 하니까 아주 좋아함)
"그리고 니네 학교에 있는 고딕 건물, 너무 멋있더라.."
하고 말라자 자기네들끼리 낄낄 웃으며,
"사실,그게 유일하게 고풍스런 건물이고 나머지는 별로야.
우리들도 첨엔 속았다니까..."
어디서 묵을거냐니까 스위스머라는데서 잔다고 한다.
내가 거기보단 여러 애쉬롬들이 있는 갠지스강 건너편이
더 낫다고 하자 귀엽게 생긴 애가 멋들어진 억양으로
"우리는 가이북에서 권한데로 갈래"를 되풀이한다.
새벽 4시신가 5시쯤 마지막으로 버스를 갈아타려고 기다리는데
배가 고파서 짜파티를 먹고 있는데 영국여자애들중 몸집이 좀
큰 애가 멀리서 막 소리친다.
"리쉬케쉬로 곧 떠나. 빨리 타~~"
먹던거 놔두고 후다닥 올라탔는데 어찌나 고맙던지.
내가 거기 있는줄 어떻게 알았냐니까 나두 리쉬케쉬 간다길래
안보여서 찾고 있었다고 한다. 아무튼 고마운 애였다.
리쉬케쉬에 도착한게 새벽 5시쯤이었나보다.
릭쇼를 타고 강건너편으로 가려는데 다리는 오토릭쇼가 갈
수 없단다. 할 수 없이 근처에서 내려 걸어가는데 이른 새벽
사람이라곤 없고 가로등도 침침해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스위스 아미 나이프를 손에 쥐고 걸어갔다.
(특히 다리로 가는 가트를 걸어 갈 때 공포가 절정에 달함)
다리에 다다르니 이른 새벽임에도 사람들이 분주히 오고간다.
꽤 긴다리였는데 이 다리는 리쉬케쉬의 명물중 하나였고 비틀즈
앤솔로지에서도 잠깐 나왔던 거라 참 감개무량했다.
'비틀즈는 배를 타고 갠지스를 건넜다는데...'
아쉽지만 배 시간이 맞질않아 그냥 다리로 건넜다.
처음에는 비틀즈가 머물렀던 그 애쉬롬으로 가려고
했는데 사람들 말이 그곳은 폐쇄됐다고 한다.
거리에는 사두로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누워서
파이프(췰람이라고 불리우는)를 피우고 있었고
마약에 취한듯 몽롱한 눈빛을 띄는 이들도 많았다.
체크인을 하고 애쉬롬 안으로 들어서니 넓은 정원에
풀을 뜯고 있는 토끼들이 보이고 오전 요가 수업이
있는듯 수련원으로 향하는 사람들, 명상을 하고 있는
사람들도 눈에 띄였다.
샤워를 방안에 오니 여섯시가 훌쩍 넘어 있었다.
몸이 오랜 버스 여행 탓인 천근만근으로 무겁다.
잠을 청하고 일어나니 오후 4시가 조금 넘어있었다.
.. 난 그날 저녁에 있는 요가 수업에 참석했다.
2시간에 50루피인 수업있었는데 시간에 맞춰 들어가니
가부좌를 틀고 명상에 잠겨 있을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대부분 큰대자로 뻗어서 쉬고 있는듯 보였다.
나도 일단 다른 사람들 하는대로 그렇게 쉬고 있는데
이윽고 인도 강사가 들어오더니 인사말을 건네고 처음에
명상으로 들어갔다.
"Talk to yourself. I'm becoming better, I'm becoming better."
그말을 들었는데 비틀즈의 Getting better가 떠오르는등
별로 집중이 안되는 걸 보면 난 명상이란거하곤 거리가 있는
사람인가 보다.
중간에 못 알아들은 부분이 있어 옆에 있는 영국여자애에게
물어보니 짜증나는 표정으로 응대한다. 하긴 명상중이었으니까..
이윽고 명상이 끝나고 체조 비슷한 자세를 했는데 좀 희안한 자세도
있었지만 몸이 개운했다.
그러던중 갑자기 뒤에서 였다.
"뿌웅~~" 하는 소리가 들렸다.
엄숙한 순간이었는데 자세가 자세인지라 그만 실수를 했나보다.
아까 잠깐 뒤를 봤을때 땀을 뻘뻘 흘리며 동작을 따라하던 뚱뚱한
남자애가 있었는데 혹시 걔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에 웃음이 킥킥 나오고 그렇게 한참을 웃었는데
옆에 영국여자애가 "쉬"하면 손을 입술에 가져간다.
아무튼 첫 요가 시간은 그렇게 지나갔다.
요가가 끝나고 옆의 가게에서 음료수를 마시는데
외국애들이 짜이를 마시면서 얘기를 하는데
아마도 요가 수업을 끝내고 자기 숙소로 되돌아가나보다.
남자애와 여자애였는데 남자애가 유럽식 억양으로 말한다.
"여기 리쉬케쉬에 있는 애들은 좀 맛이 간 것 같아"
"왜?"
"지네들이 무슨 수도승인것 처럼 행동하고 얼굴들 봤어?
전혀 웃지도 않고 늘 이런(흉내내면서) 표정만 짓고 있잖아"
"뭔가를 찾고 있으니까 그런거겠지"
"어쨋든 여기 빨리 떠나고 싶어"
나도 얘기를 들으면서 남자애 말에 동감을 했다.
이 곳은 푸쉬카르처럼 모든것이 채식이었지만
분위기는 너무나 틀렸다.
갠지스 강 상류인 이곳은 강물이 아주 깨끗하고
경치도 아름다웠지만 이 곳의 여행자들은
뭐랄까, 자기들이 구루인양 좀 도도하게 행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그들 눈엔 요가가 모든것을 해결해 주는 탈출구로
보였는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지푸라기라도 붙잡고
싶은 절박감으로 느껴졌고 기독교는 어쩌고 하면서
비판하고 불교와 요가를 은연중 신비스럽게 얘기
하는걸 보면 글쎄, 단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것들
(미국,유럽에 불교 사원과 요가학원이 아무리 많아도
여전히 이는 이국적인 것일게다)에 대한 호기심이
신비감으로 승화돼 이들을 여기에 심취하게 만든것으로
보였다.
난 기독교나 불교나 요가나 모두 그게 그것으로 보였다.
물론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어느것을 택하느냐를 결정
하겠지만 기독교를 비판하면서 불교나 요가를 칭송하는 그들의
태도가 좀 경거망동해 보였다.
그리고.
그들중에 전도서나 잠언의 말들('헛되고 헛되니 모든것이 헛되도다'
로 시작되는 전도서를 난 아주 좋아한다)은 물론 성경조차 제대로
읽어본 이들이 없어보였다.
나중에 푸쉬카르에서 종교에 심취한 오스트리아 회계사랑 얘기했을때
꽤 깊은 감명을 받았는데(그는 요가 신봉자였다) 그는 기독교나
불교도 나름대로 근거가 있고 좋은 종교지만 자신은 요가에 더 이끌린
다는 그의말. 난 그런 중용적인 태도가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