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베네딕트와 9.11테러
마날리로 오는 버스에는 나,일본 남자애,
프랑스인 베네딕트와 친구, 역시 프랑스인으로
NGO일하는 아줌마,독일남자애1명, 이스라엘남자1
모두7명이 있었는데 역시 첨엔 서먹서먹하다가
나중엔 모두 얘기를 했다.
중간에 하룻밤을 자야 했기에 도미토리에서 자는걸로
하구 밥을 먹으러 NGO 아줌마랑 나갔다.
베네딕트와 친구는 다른숙소 알아보겠다고 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왔고, 저녁 같이 먹자니까 짐 놓구
올테니 기다리란다. 내려가는길에 일본애도 합류하고
이렇게 다섯이서 저녁을 함께 먹었는데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얘기의 주제는 오후에 이스라엘
애가 '확실'치는 않은데 뉴욕의 월드트레이드 센터와
국방성이 테러를 당했고 다른 비행기 한 대도 추락했다
는 좀 황당한 얘기였는데, 우리가 농담 혹은 잘못들은
얘기일꺼라고 건성건성 들으니까 자기도 들은얘기여서
확실치는 않고 일단 마날리 가면 확인하겠단다.
식당에 들어간 우리는 주인아저씨한테 뉴스를 틀어달라고
했는데 나오는 인도 뉴스를 보니 맞긴 맞나보다.
우린 모두 어이 없었고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나 했다. 베네딕트는 자기는 미국이 싫지만
이건 분명히 잘못된 거라며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테러 얘기가 끝날 무렵 우리도 식사를 끝내고
짜이를 마셨고 대화 잠시 끊겼다가 내가
"귀신을 믿는 사람?" 하고 묻자
베네딕트가 웃으며
"내가 귀신이야" 라며 웃는다.
이어서 내가 귀신얘기를 한 세 개정도 했는데
NGO아줌마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산통을 깨고
베네딕트 친구는 인터넷 되는지 있는지 살펴본다며
나갔다.
결국 숙소로 돌아왔는데 우연히도 베네딕트가 내 옆에서
자리를 잡았다.
내가
"우리 둘이 같이 자는거네?" 하니까
특이한 동양인이라고 한다.
"무슨말이야, 특이한 동양인이라니?"
"난 동양인들은 늘 말이 없고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넌 아니 잖아"
"아~~,예전 일할땐 그랬는데 지금은 여행중이잖아"
"너두? 프랑스에 있는 내 친구들은 내가 허무주의적이고
냉소적이래"
"내가 보기엔 맨날 웃던데 프랑스에선 허무주의자하고
냉소적인 의미가 다른가 보지?"
아무튼 그날 자기전까지 많은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웠고 난 슬리핑백이 있어 내 이불을
사용하라고 했더니 괜찮단다. 나도 춥지 않냐면서.
그리곤 자기는 매니저한테 얘기해서 하나 더 얻으면 된단다.
걱정해 준 게 고마웠는지 가방에서 무슨 스프레이를 꺼내더니
자기 손등에 뿌리더니 나한테도 뿌려준다.
알고보니 모기약.
이런 추운 날씨에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두 정성인데..
베네딕트는 알프스 근처의 프랑스 그레노블에서 온
철학을 전공하는 21살의 대학생이었다.
마날리에서도 숙소 방이 바로 옆옆에 있어서 저녁때 놀러 갔는데
주로 트래킹을 하고 이후에 아그라하고 푸쉬카에 갔다 인도에
아는 가족이 있어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델리에서 다시 만나 몇군데를 같이 여행하기로 하고
(친구는 델리로 내려가서 바로 프랑스로 간다고 했다)
서로 이메일을 교환했다.
내가 마날리로 오는 버스에서 베네딕트한테
"벤(벤이라고 불렀다),나 어제말야, 새로운걸 알았어."
"뭔데"
"귀신이 내 옆에서 잤는데, 귀신도 코를 골더라."
"어? 내가? 피곤해서.." 하고 말하는데 좀 부끄러운가
보다. 프랑스인 답게 가진 옷이 평범한데도 꽤 멋드러지게
입었다. 쉐타를 어깨에 걸치는 거며 숄을 치마로 입는등 꽤
세련돼 보였고 키도 나보다 큰 178cm정도 돼어 보였다.
베네딕트는 원래 델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못만나고
나중에 인도 떠나기전 델리에서 다시 극적으로 만났다.
당시 스위스 항공이 부도가 나서 발이 묶여 있어서 만날수 있었다.
태국에 도착했을때 경유지인 취리히에서 쓴 메일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찡하다.
"네가 헤어질때 날 많이 그리워할 거라 했지?
난 벌써 네가 그립다. 비행기에서 내려 제일 먼저 메일을
쓰고 싶은게 너야. 가끔씩 귀신얘기들을 메일로 보내줘.
물론 네가 직접 얘기해 주는거보단 못하겠지만 말야.
그리고 한국에 가면 헤세의 '싯다르타'와 카뮈의 '전락'을
꼭 읽어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거든.
안녕..."
바쁘다는 핑계로 메일을 거의 안보내
왜 답장이 없냐고 멜도 보냈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한 통 적어 보내야 겠다.
프랑스인 베네딕트와 친구, 역시 프랑스인으로
NGO일하는 아줌마,독일남자애1명, 이스라엘남자1
모두7명이 있었는데 역시 첨엔 서먹서먹하다가
나중엔 모두 얘기를 했다.
중간에 하룻밤을 자야 했기에 도미토리에서 자는걸로
하구 밥을 먹으러 NGO 아줌마랑 나갔다.
베네딕트와 친구는 다른숙소 알아보겠다고 하다가
결국 다시 돌아왔고, 저녁 같이 먹자니까 짐 놓구
올테니 기다리란다. 내려가는길에 일본애도 합류하고
이렇게 다섯이서 저녁을 함께 먹었는데 먹으면서
많은 얘기를 했는데 얘기의 주제는 오후에 이스라엘
애가 '확실'치는 않은데 뉴욕의 월드트레이드 센터와
국방성이 테러를 당했고 다른 비행기 한 대도 추락했다
는 좀 황당한 얘기였는데, 우리가 농담 혹은 잘못들은
얘기일꺼라고 건성건성 들으니까 자기도 들은얘기여서
확실치는 않고 일단 마날리 가면 확인하겠단다.
식당에 들어간 우리는 주인아저씨한테 뉴스를 틀어달라고
했는데 나오는 인도 뉴스를 보니 맞긴 맞나보다.
우린 모두 어이 없었고 어떻게 이런일이 있을 수
있나 했다. 베네딕트는 자기는 미국이 싫지만
이건 분명히 잘못된 거라며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테러 얘기가 끝날 무렵 우리도 식사를 끝내고
짜이를 마셨고 대화 잠시 끊겼다가 내가
"귀신을 믿는 사람?" 하고 묻자
베네딕트가 웃으며
"내가 귀신이야" 라며 웃는다.
이어서 내가 귀신얘기를 한 세 개정도 했는데
NGO아줌마는 말도 안되는 얘기라며 산통을 깨고
베네딕트 친구는 인터넷 되는지 있는지 살펴본다며
나갔다.
결국 숙소로 돌아왔는데 우연히도 베네딕트가 내 옆에서
자리를 잡았다.
내가
"우리 둘이 같이 자는거네?" 하니까
특이한 동양인이라고 한다.
"무슨말이야, 특이한 동양인이라니?"
"난 동양인들은 늘 말이 없고 무뚝뚝한 표정을
짓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넌 아니 잖아"
"아~~,예전 일할땐 그랬는데 지금은 여행중이잖아"
"너두? 프랑스에 있는 내 친구들은 내가 허무주의적이고
냉소적이래"
"내가 보기엔 맨날 웃던데 프랑스에선 허무주의자하고
냉소적인 의미가 다른가 보지?"
아무튼 그날 자기전까지 많은 얘기를 했다.
그리고 날씨가 추웠고 난 슬리핑백이 있어 내 이불을
사용하라고 했더니 괜찮단다. 나도 춥지 않냐면서.
그리곤 자기는 매니저한테 얘기해서 하나 더 얻으면 된단다.
걱정해 준 게 고마웠는지 가방에서 무슨 스프레이를 꺼내더니
자기 손등에 뿌리더니 나한테도 뿌려준다.
알고보니 모기약.
이런 추운 날씨에 있을까 싶었지만 그래두 정성인데..
베네딕트는 알프스 근처의 프랑스 그레노블에서 온
철학을 전공하는 21살의 대학생이었다.
마날리에서도 숙소 방이 바로 옆옆에 있어서 저녁때 놀러 갔는데
주로 트래킹을 하고 이후에 아그라하고 푸쉬카에 갔다 인도에
아는 가족이 있어 남쪽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는 일단 델리에서 다시 만나 몇군데를 같이 여행하기로 하고
(친구는 델리로 내려가서 바로 프랑스로 간다고 했다)
서로 이메일을 교환했다.
내가 마날리로 오는 버스에서 베네딕트한테
"벤(벤이라고 불렀다),나 어제말야, 새로운걸 알았어."
"뭔데"
"귀신이 내 옆에서 잤는데, 귀신도 코를 골더라."
"어? 내가? 피곤해서.." 하고 말하는데 좀 부끄러운가
보다. 프랑스인 답게 가진 옷이 평범한데도 꽤 멋드러지게
입었다. 쉐타를 어깨에 걸치는 거며 숄을 치마로 입는등 꽤
세련돼 보였고 키도 나보다 큰 178cm정도 돼어 보였다.
베네딕트는 원래 델리에서 다시 만나기로 했는데 못만나고
나중에 인도 떠나기전 델리에서 다시 극적으로 만났다.
당시 스위스 항공이 부도가 나서 발이 묶여 있어서 만날수 있었다.
태국에 도착했을때 경유지인 취리히에서 쓴 메일을 생각하면
늘 마음이 찡하다.
"네가 헤어질때 날 많이 그리워할 거라 했지?
난 벌써 네가 그립다. 비행기에서 내려 제일 먼저 메일을
쓰고 싶은게 너야. 가끔씩 귀신얘기들을 메일로 보내줘.
물론 네가 직접 얘기해 주는거보단 못하겠지만 말야.
그리고 한국에 가면 헤세의 '싯다르타'와 카뮈의 '전락'을
꼭 읽어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책이거든.
안녕..."
바쁘다는 핑계로 메일을 거의 안보내
왜 답장이 없냐고 멜도 보냈는데. 오늘은 오랫만에
한 통 적어 보내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