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만두] relax............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는 더바 광장(두르바, Durbar Square)과 왕궁을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저 아무일 없이 종일 어슬렁 거리거나 오가는 관광객 혹은 낯선 풍물을 구경하기에 그만인 곳이다.
더바 스퀘어의 역사적 중요성이나 기타 중요한 볼거리는 론리 플래닛에 너무도 자세히 나와 있으니 참고하시길.....^^
예전과 달리 입장료가 대폭 올랐다. 200루삐를 내고 사진 두장을 제출한 후에 1시간여를 기다려 광장 입장권(1주일 간 유효)을 손에 쥐었다.
조금은 우습고 복잡한 절차가 한편으론 가소롭기도 하지만 이것도 사는 한 방편이니 어쩌겠나 싶다.
광장안은 오래전부터 자리잡고 있던 각종 토산품, 기념품 가게들과 노점이 즐비하다.
다행인 것은 그렇게 호객행위가 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어찌보면 우리 이태원보다 나은 것 같기도 하고.
더바 스퀘어에 가면 마주 데발(Maju Deval)에 올라가 광장 전체를 한눈에 조망해 보는 것도 좋다. 또 그 바로 앞쪽 오른 편에 있는 꾸마리 바할(Kumari Bahal)은 누구나 들러 보는 필수 관광 코스 !!!!
힌두국가답게 골목 골목 돌아서는 모퉁이 마다 반드시 작게나마(혹은 조잡하게 나마) 수많은 신상과 사원이 있다. 그 길을 오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 앞을 지날때마다 신께 경배를 드린다.
어디까지가 신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인간의 소유일까...................
카트만두 끝자락에 있는 스와얌부나뜨(일명 몽키 템플, 원숭이가 많아서^^)를 보고 오는 길에 우리나라 여자 둘을 만났다. 인천에서 선생님을 하고 계시는 분들이었다.
여행 도중 사람을 만난다는게 한편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짐이 되기도 한다.
저녁 식사를 하고는 카트만두 시내의 몇군데 맛있는 식당과 볼만한 곳을 알려 주고는 헤어졌다.
왠지 모를 서운함이 들기도 했지만 여행이란 모름지기 그런 여운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법 !!!!
그런데 혹떼려다 붙이는 꼴이라고........머물던 게스트 하우스에 와보니 어디서 이야길 들었는지 여대생 둘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마 북웜(Bokworm)서점 주인이 귀뜸을 해준 듯 했다......*_*;;
처음 해외여행을 하면서 겁도 없이 인도/네팔로 코스를 잡은 학생들이었다.
그런데 행색을 보아하니 이미 인도에서 당할만큼 당하고 온 듯 했다^^
돈도 없어 신용카드로 겨우 지내다 네팔까지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했다. 인도에서 배낭을 통째도 분실해 현찰도 없이 보름 넘게 여행중인것도 신기 하지만 그렇다고 여행을 중단않고 네팔까지 들어왔으니....
"학생들 같이 엉성하게 여행을 하면서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면 뒤에 오는 배낭여행자들만 고생해요 !!!
한국 사람들은 다 학생들 처럼 어리숙하던가 아니면 봉인지 알고."
"................"
답답하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했다. 대학생이 자기 앞가림도 못하고 민폐만 끼치고 다니는 모습이라니.
여행중에 가장 흔하게 보게 되는 것이, 안되는 것을 '원칙'을 져 버리고서라도 억지로 되게 하려는 욕심이다. 군사문화의 잔재일까, 아니면 일제 시대의 유물일까.......
이솝 우화에 보면 포도송이가 너무 높은 곳에 매달려 있어 못먹는 여우가 '저 포도는 분명 신포도일꺼야'하는 우화가 있다..........
혹 우리의 여행 문화가 그러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이 경영하는 식당 위치를 알려주고 그리로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했다.
떠밀다시피 쫓아 냈지만 여간 찜찜한게 영 마음에 걸렸다.
갑자기 안성탕면 생각이 났다. 그처럼 라면이 그리워 본적이 없었던 것 같다...................^^
매연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카트만두 분지의 밤은 그래도 서울의 그것과는 달리 별이 보였다.
한국의 모든게 그리웠다.
동쪽 하늘로 사선을 그으면 사라지는 별똥별마져................
* 더바 스퀘어 + 노점상,
* 카페에 앉아서 뭘 먹을지 고민중^^
* 머물던 게스트 하우스의 풍경과 저멀리 보이는 스와얌부나뜨 템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