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어머니의 강
누구는 바라나시를 가장 인도다운 도시라고 하는데 나와는 인연이 잘 닿지 않는 도시 중 하나인 것 같다.
바라나시는 멀다. 힌두들에게나 길떠난 뚜벅이에게나 다 그렇다....................
새벽 4시 40분 !!!! 6시간을 가볍게 연착(^^)한 후 도착한 바라나시 졍션 스테이션의 새벽은 파리떼 숫자만큼이나 많은 가이드와 릭샤꾼으로 바글대고 있었다.
익숙해 질때도 됬건만 여전히 나오는 것은 한숨이고 끓어 오르는 것은 분노다.
바라나시는 갠지스(강가)강을 따라 길게 가뜨(강변사원)가 이어져 있고 대부분의 뚜벅이들은 다와쓰와메드 가뜨 근처로 향한다.
내가 머물던 곳은 바라나시 힌두 대학과 가까운 아씨 가뜨 근처의 게스트 하우스였다.
무슨 요가 선생이 한다고 광고하는 찌라시에 나오는 게스트 하우스를 찾아갔다. 세상에나......그렇게 많은 모기를 보게 될 줄이야...........^^ 모기향을 4개 켰다. 모기들이 움직이지 않는다. 그냥 움직이지 않는다.
얼마나 놀라운 자비인가. 까르마(윤회) 탓인가. 모기의 목숨조차 신성시 하는 인도인들의 저 갸륵한 마음. 모기향을 네개나 폈음에도 한마리 떨어져 죽는 모기가 없다. 다만 모기들도 함께 잠들 뿐이다.
침낭을 머리끝까지 둘러 싸고 답답한 숨을 씩씩거리며 바라나시의 첫날밤을 보냈다.
인도 그 어느 곳보다 바라나시의 아침은 일찍 시작된다. 광견병 걸린 미친 개조차 해뜨기 전부터 갠지스 강변을 어슬렁 거린다.
갠지스 강에 어른 거리는 아침해를 바라보며 저마다 기도 비스므리한걸 드린다. 모르겠다. 과연 종교와 미신의 경계가 교과서적으로 나뉠 수 있는 것인지............
혹 인간의 나약함이나 개인의 영달을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바라나시에 가거든 꼭 바라나시 힌두 대학(BHU)을 구경하길 !! 특히 바랏뜨 깔라 바반(박물관)은 꽤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서부터 알고 있던 스님을 찾아 뵙고 덕분에 미역국에 달랑무 김치로 오랫만에 포식을 하고는 싸르나뜨(녹야원)으로 향했다.
녹야원으로 가는 미니버스안에서 젊은 티벳 승려 (황모파) 두명과 왠 한국 아가씨를 만났다. 델리에서부터 줄곧 함께 여행중이란다. 달라이 라마가 와 있는 보드가야까지 함께 갈 계획이고 !
젊은 외국남자 둘과 한국 여자 한명.......................
녹야원의 우리나라 절엔 스님대신 왠 객이 주인 노릇을 한다. 우리나라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그이의 '괴각질'을 보고 있자니 서글픈 생각만 들었다. 저런걸 두고 도통했다고 한다면 차라리 세상의 '진리'와 담을 쌓고 사는게 더 났지 않을까 싶었다.
인연은 참으로 재밌어 나중에 이 사람을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다시 만났다. 이 좌석 저 좌석 옮겨 다니며 우리나라 여대생들을 꼬시기에 여념없는 모습이......^^
녹야원의 새벽은 정말 등푸른 사슴이라도 뛰어나올 듯 신비롭고 아름답다.
역전으로 돌아오는 길에 갑자기 사막이 가고 싶어졌다. 사막에선 지평선에서 별이 떠오른다. 그 신기한 경험이란..........
인도는 점점 더 내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질문도 함께................
* 사진은 바라나시에서 인도 악기를 배울때 찍은 전통 악기들과 갠지스 강변에서 보시하는 사람들의 모습
* 게스트하우스에 문의하면 소박한(^^) 인도 전통 공연을 소개받을 수 있다.
작지만 꽤 괜찮은 연주나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