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로 가는 길-15 카주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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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로 가는 길-15 카주라호

Ducky 0 2559


이번 여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막내도 중 2가 되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일정은 3주간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 - 카주라호 - 바라나시 - 자이푸르 - 아그라 - 푸쉬가르 - 델리입니다.




2005년 7월 24일(일요일) 미투나의 성지 카주라호




배낭 하나하나 자물쇠에 신경을 쓰고 쇠사슬로 묶어둔다. 작은 가방도 역시 체인으로 묶어둔 다음 자리를 잡고 눕자 바로 잠으로 골아 떨어졌다. 더위가 사람을 무척 지치게 한다. 어스름한 새벽 기운과, 사람들 술렁이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일어나 보니 ‘보팔’역이었다.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산치’라는 곳이 있고, 아쇼카왕이 쌓은 석탑 중에 유일하게 남은 ‘산치석탑’이 있다. 처음 인도여행 계획을 세울 때, 이곳을 방문할까를 가지고 많은 생각을 했었다.



차장에게 물어보니 보팔 다음역이 ‘잔시’라고 한다. 잔시까지는 4시간 정도가 걸리고, 도착 예정시간은 10시 30분경 이라고 한다. 창밖을 내다보니 많은 사람이 기차길가에 나와서 일을 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작은 풀포기로라도 앞을 가리고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정말 그 행동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듯 했다. 그 행동이 죄(罪)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사람들이 은밀(隱密)하게 하는 것을, 그렇게 ‘나봐라’라고 하고 있는 사람을 보고 ‘용기 있다’기 보다 ‘정말 개(犬) 같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수치를 모르는 더러운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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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주라호 고향식당에서 보이는 ‘카주라호 호수’ 물은 많지 않고 연잎으로 덮혀 있는데 ‘악어가 살고 있다’ 또는 ‘코브라가 살고 있다’는등 여러 가지 말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물을 좋아하는 인도사람들도 여기서 목욕하는 것을 못 보았다.



역에서 나와 ‘카주라호’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바로 역 앞 버스정거장에 있다고 한다. 역에서 걸어서 불과 2-3분, 버스정거장에 가니 아무도 없고 파리와 삐끼들만 모여든다. 버스 시간은 11시 카주라호까지 5시간 걸린다. 또는 6시간 걸린다고 한다. 그러면서 1600Rs에 택시를 타면 3시간 만에 데려다 주겠다고 한다. 피곤한 마음에 누구든지 목적지에 빨리 가고 싶어 한다. 그러나 1600Rs는 큰돈이다. 그만한 돈을 들여 일찍 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삐끼는 ‘그러면 오르차 성이 아름다우니 이곳을 구경하고 카주라호로 갈 수 있다.’라고 조건을 내 걸기도 했다. 또 한 사람에 300Rs씩 가자고 했다. 우리 두 사람에 자기들이 다른 두 사람을 섭외해 합승을 하자고 제의했다. ‘만약 당신이 버스가 오기 전까지 두 사람을 데리고 온다면 택시를 타겠다.’라고 했더니 ‘곧 기차가 오면 많은 사람들이 내리니 택시 탈 사람들을 구해 오겠다.’고 했다. 그러나 기차가 도착했어도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고, 또 10시 40분쯤 되어 카주라호가는 버스가 도착했다.


버스는 ‘사람들이 가득찼다.’는 삐끼들의 말과는 다르게 6-7명밖에 타고 있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서양인(물론 유럽사람+호주사람+뉴질랜드사람) 10여명이 모였다. 차장이 차표를 팔면서 뒤에다 좌석 번호를 적어준다. - 인도에서 조금 멀리 간다 싶은 버스는 모두 좌석이 정해진다. - 버스는 곧 출발하여 ‘오르차’까지 서지 않고 갔다. 오르차에 도착하니 꽤 많은 사람들이 탔다. 다음에도 아주 가끔 정차하며 갔는데 카주라호까지는 5시간이 더 걸렸다. 거리가 멀었다기 보다는 버스가 속력을 내지 않았다. 역시 카주라호까지도 넓고 넓은 평원(平原)의 길이었다. 마지막 카주라호는 주도로에서 좌회전하여 가로수가 늘어선 길을 약 11키로 달려서 도착하였다.


중간에 존(Join)이라는 삐끼청년이 버스에 타서 게스트하우스를 소개하여 ‘그린하우스’라는 곳으로 가기로 결정했다. ‘오르차’에서 탄 두 명의 한국학생이 같이 가자고 했다. 버스 스탠드에서 걸어서 5분이 안 되는 가까운 곳이고, 방도 넓고 깨끗하고 화장실의 물살도 좋았다. 또 1박에 100Rs밖에 하지 않았다. 그린하우스에 도착하니 한국인을 잘 알고 있는 듯 했고, 또 묵고 있는 한국인도 많았다. 그러나 나중에 깨닳은 것이지만 그린하우스에도 조심할 점이 있었다. 그것은 넓은 공터 가운데 있어 조용한 것은 좋지만 만약 비가 온다면 이거야 말로 최악의 조건이 된다. 물이 빠질 곳이 없어 그대로 물속에 잠기게 되고, 길가에 널려있는 소똥 개똥이 범벅된 곳을 걸어 다녀야 한다. 또 버스 스탠드를 제외한 모든 시설과 떨어져 있어 어디를 가도 한참을 걸어가야 한다.


카주라호 호수(湖水)가 보이는 산티호텔 2층에 있는 고향식당에 가서 식사를 했다. 고향식당이 3층에 있다, 2층에 있다 여러 말이 있는데, 요리는 3층에서 하고 식당은 2층 전망 좋은 곳에 있다. 사실대로 말하면 허름한 식당을 꾸미기에는 훌륭한 자리다. 그것은 카주라호에 게스트하우스가 넘쳐나는데 이유가 있다. 카주라호를 찾는 여행자 수에 비해 게스트하우스가 많다. 게다가 ‘산티호텔’은 서부사원군 앞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서 더 불리하다.


김치국밥을 먹었다. 먼저 다녀간 사람들이 적어 놓은 글귀에 ‘환상의 맛’이라고 써 놓은 놈이 누군가? 정말 불쌍했다. 이런 것을 ‘김치국밥’이라고 팔다니! 아니 파는 것이야 한국말 한마디도 할 줄 모르는 주인 겸 주방장이 ‘김치국밥’이 어떤 것인지 어찌 알겠는가? 그것을 맛있다고 추천한 사람의 입맛을 탓하는 수밖에. 고향식당에서 10m 떨어진 곳에 ‘전라도 밥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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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주라호 서부 사원군 락쉬마나 사원(Lakshmana Temple)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카주라호를 돌아다녔다. 아주 작은 마을이었다. 모두가 관광객을 상대로 목을 매고 사는 사람들 같았다. 아마 카주라호는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지면 없어질 마을 같았다. 그러면서도 한 사람의 관광객을 더 오게 할 방법은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도 무엇인가 보고 서 있을 수가 없었다. 그냥 한가하게 걸어갈 수 도 없다.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 ‘당신 한국인?’하고 물어온다. 그렇다고 하면 별별 구실을 다 붙여댄다. 하도 귀찮아서 ‘일본인’이라고 했더니 더 이상 말을 걸지 않는다. 카주라호 사람들은 한국말은 한두 마디 할 줄 알아도 일본어는 못하는 것 같았다.

엊그제부터 왼쪽 발목이 시큰 거리며 아프기 시작했는데 ‘백화유’를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참고 다니자니 계단 같은 데를 내려가야 할 때는 무척 불편했다. 밤에는 잠을 잘 수 없을 만큼 더웠다. 아마 ‘미치도록 덥다!’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면 지금이 그 때 일 것 같다.





* 다음은 카주라호의 미투나상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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