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로 가는 길-03 뭄바이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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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cky의 인도로 가는 길-03 뭄바이 도착

Lucky 1 3457




여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막내도 중 2가 되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일정은 3주간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 - 카주라호 - 바라나시 - 자이푸르 - 아그라 - 푸쉬가르 - 델리입니다.






7월 19일 (화) 뭄바이 도착

긴 비행 끝에 드디어 뭄바이 공항, 인도 시간 새벽 2시 30분, 터미널에 접속하고 짐을 챙겨 내리니, 그래도 공항은 에어콘이 가동되어 그런지 덥지 않았다. 입국 심사를 받기 위해 외국인 심사대를 찾아 가는데 뒤에서 ‘아저씨!’하는 소리가 들린다. 돌아보니 앳띤 두 명의 여자애들이 졸졸 쫓아온다. 뭄바이에서 내리 유일한 한국인들이다. 이제 어디로 가야 하느냔다. 물론 입국심사를 받아야지, 그리고 짐을 찾아야 하고.

심사대에서 시간을 지체하고 짐 찾는 곳으로 가니 콘베이어 벨트에 짐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종민이가 재빨리 찾아 놓은 배낭을 보니 특별히 손상된 것은 없는데 배낭 중간을 묶어 놓은 벨트가 없어졌다. 꼼꼼히 챙겨보니 배낭 뚜껑에 있는 포켓속의 물건들이 흐트러져 있다. 배낭은 열쇠로 잠가 놓아 손을 대지 못하고 간단하게 지퍼를 열 수 있는 뚜껑 포켓만 손을 댄 것 같다. 그러나 이미 이런 일이 있을 줄 짐작하고 그곳에는 비닐 봉투와 볼펜 몇 자루만 넣어 두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가져갈 것이 없었을 것이다.

짐을 찾아 나오면서 공항 내에 있는 ‘인디아 은행’ 창구에서 100달러를 환전했다. 돈의 부피를 생각해서 고액권과 잔돈을 적절하게 섞어 요구했다. 환율은 커미션 떼고 4180루피 정도로 인도에서 환전한 것 중 가장 나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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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라바 거리에서 본 인디아 게이트,




여행자 대기구역 이라고 해서 크게 기대를 가진 것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초라할 수가!’ 공항 문을 나서기 전 좌측으로, 철봉으로 대강 칸막이가 쳐져있는 곳에 의자 몇 개가 있는 것이 바로 여행자 대기구역이란다. 출입구도 일단 공항을 나가서, 바로 왼쪽으로 있는 미닫이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한다. 작은 책상을 놓고 한 사람이 앉아 있다가 노트를 내밀며 무언가 쓰라고 한다. 앞사람들이 써 놓은 것을 보니 타고 온 비행기 편명과 여권번호 뭐 이런 것들이어서 대강 적어 두었다.

‘날이 밝을 때까지 여기에서 기다리다가 나가는 것이 안전하다’고들 했는데, 사실 이곳도 그렇게 안전하거나 편한 곳은 아니었다. 에어컨도 없고, 의자도 몇 개가 줄지어 달려있는 싸구려 대합실 의자다. 하지만 별 도리 없이 자리를 자지하고 앉았다.

우리의 일정을 검토해 보았다. ‘100배’에는 공항에 기차표 예약 사무소가 있으니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기차표부터 예약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안내 되어 있다. 나는 ‘비행기가 밤 시간에 도착한다.’라는 문구 뒤에 씌어져 있기 때문에 24시간 운영하는 예약사무소인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러나 공항 경비원에게 물어보니 아침 8시에 문을 연다고 한다. 따라서 지금 택시를 타고 여행자 거리인 ‘꼴라바’로 가서, 나중에 뭄바이CTS 역에서 예약을 할 것인가. 아니면 8시 까지 기다렸다가 기차표를 예약하고 갈 것인가를 선택해야 했다.

우리가 선택한 것은 두 번째 방법이었다. 다시 뭄바이CTS역을 찾아 가는 것보다, 조금 더 기다려 기차표를 예약하는 것이 편리하고 경제적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는? 우리의 행적을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우선 기차표 예약사무소 창구는 공항 안쪽이 아니라, 공항 건물에 있지만 창구는 바깥쪽으로 나 있었다. 길거리 판자때기에 의지해서 예약서류를 쓰고, 현지인들 틈에 길게 줄을 서서 조그만 구멍으로 예약용지를 들이미니, 뭐라고 말을 하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내가 쓴 기차 번호가 작년 타임테이블을 본 것이기 때문에 아마 기차번호가 잘못되었다는 것 같았다. 날짜를 말하고 밤기차(night train)을 부탁했다. 우여곡절 끝에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와 ‘부사발 ↔ 잔시’ 두 편의 기차표를 예매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앞을 보고 뒤를 보아도 가이드북에서 본 것과 같이 코치번호나 좌석번호가 없다. 좌석이 없어서 ‘웨이팅’으로 예약되었는지 그것도 알 수 없었다.

정보대로 공항에서 ‘프리페이드 택시’를 타고 타지마할 호텔로 갔다. 8시가 넘으니 출근시간이라서 그런지 도로는 자동차로 넘쳤다. 우리가 탄 고풍스런, 그러나 몸집은 전혀 고풍스럽지 않고 고물스런 택시는 좌충우돌 경적을 울리며 도로로 뛰어든다. 그러나 너 나 할 것 없이 모두 빵빵 거리며 머리를 들이미는데 뭐 특별한 재주가 있겠는가 겨우 겨우 헤치며 가는데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물론 이 고물스런 택시에 에어콘이 있을리가 없다. - 사실 인도에서 에어콘 있는 차는 딱 한번 밖에 타보지 못했다. - 목표한 타지마할 호텔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피곤과 더위 때문에 거의 죽음에 이른 상태였다.

만약이지만 6시 30분경에 택시를 탔다면, 우리는 거의 막힘이 없는 쾌적한 도로를 질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뭄바이CTS 여행자 전용 창구에서 기차표를 예매했다면 훨씬 편안하게 했을 것이다.

타지마할 호텔로 들어가지 말고, 그 앞 바닷가 길을 따라 한 100여미터를 더 가면 그곳이 게스트하우스들이 몰려있는 꼴라바 구역이 된다. 차에서 내려 힘들게 배낭을 메니, 근처에서 허송세월하던 몇 놈이 ‘웬 먹이냐!’하며 달려든다. 너희들 필요 없다. 난 내가 갈 호텔을 알고 있다. 해도 쫄레쫄레 주절대며 따라온다. 세 개의 게스트하우스가 모여 있는 ‘까말맨션’을 찾아가니 배낭을 멘 나보다 한발 먼저 올라가며 마치 자기가 데려온 사람인양 떠든다. ‘나는 저 녀석 따라온 것이 아니다. 내가 가이드북 보고 찾아왔다.’하며 ‘Hotel Sea Loed’에 에어콘 방을 500Rs에 잡았다. ‘100배’에는 위층에 있는 '인디아 G H'보다 낫다고 써 놓았는데 정말 누구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은 게스트하우스였다. 침대가 얼마나 더럽고 지저분하고, 또 눅눅한지 가장 먼저 한 일은 해충 스프레이를 진하게 뿌리고, 그 위에 가져간 침낭을 펴 겨우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정도였다. 더 꼴 보기 싫은 것은 아까 졸랑거리며 따라온 ‘삐끼’가 카운터 옆에 죽치고 앉아서 차 한 잔 사먹을 돈을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야 팁을 받고 싶으면 서비스를 제공해라. 서비스 없이 공짜를 바라지 말아라.’라고 우리말로 쏴 주었다. 사실 이 녀석이 배낭이라도 들어 주었다면, 아니 내가 멘 것은 크고 무거우니까 종민이의 작은 배낭이라도 들어주었다면 왜 작은 답례가 없었겠는가?

‘타지마할’ 호텔 뒤편에 시내투어버스가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가이드북에는 관광청 부근에 있다는 것만 있을 뿐 출발 위치는 나와 있지 않았다. 바다와 면한 길을 걸어가는데 바닷바람이 불어서 그렇게 더운 것을 느끼지 못하였다. 드문드문 개똥?인지 뭔지가 널부러져 있고 까마귀가 떼를 지어 도로를 점거하고 있었다. 타지마할 호텔 앞 ‘인도 문’ 근처를 가니 수많은 삐끼가 달려든다. 한심스러운 풍선을 들이대며 사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조잡한 물건을 내 놓고 팔고 있다. 그러나 뭔가 엉성하고 짜임새가 없을 뿐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무 할 일 없이 ‘인도 문’ 근처에서 서성이고 있다.

가이드북에 ‘인도 문’이라 소개된 이 구조물의 이름은 ‘게이트웨이 오브 인디아( Gateway of India)’다. 훗날 영국의 조지 5세가 된 웨일즈왕자와 그의 부인이 1911년 뭄바이를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지은 것으로, 1924년에 완성되었다고 한다. 배를 통해서만 유럽과 연결되던 당시에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인도로의 관문’ 역할을 하였으며, ‘80일간의 세계일주’에도 등장한 명소였다. 그러나 지금 눈앞의 ‘인도 문’은 방황하는 관광객과,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들이 게으른 하품을 하는 장소가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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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성인 하지알라의 묘당. 바닷가 바위섬을 방파제로 연결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참배 하러 오고 있다






투어버스를 물어 보았더니 지금은 없다고 한다. 가이드북에는 오후에도 출발하는 반나절 코스의 버스가 있는데, 사람들 말로는 오전 8시에 한번 있고 그 뒤로는 없다고 한다. 그러며 택시관광을 하라고 한다. 10가지 정도를 3시간에 돌아보고 오는데 1인당 600Rs를 달라고 했다. 코스를 보니 사실상 ‘마린 드라이브’등 이름만 있는 것도 몇 개 되고 볼 만한 것은 많지가 않다. 더군다나 3시간 만에 돌아오겠다고 하는 것은 3시간이 넘으면 추가요금이 붙는다는 말이기도 하다. 흥미 없어하니 요금을 깍아 주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미 600Rs로 올라간 요금을 깍아야 얼마를 깎을 수 있겠는가, 계속 따라오는 사람을 뿌리치고 가려니 사방에서 소리치며 달려든다.

어차피 뭄바이에서 관광을 해야 할 것이니 무엇인가 보기는 해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뭄바이에서 빼놓지 않고 구경하는 것이 ‘도비가트’였으니 우리도 그곳을 가 보기로 했다. 택시를 잡아 흥정을 했다. 도비 가트를 왕복하며 우리가 구경할 동안 대기하는 조건으로 150Rs에 흥정했다. 택시는 앞서 공항에서 올 때 탔던 ‘앰버서더’택시다. 이 차는 공항택시 보다 더 낡아서, 문도 한쪽은 아예 열리지도 않는다. 잠깐 비가 뿌리는데 윈도우 브러시는 운전석에 있는 것만 좌우로 겨우 한 뼘 정도만 움직인다. 운전수는 그 구멍에다 코를 박고 운전을 하는데 택시에서 온전한 것이 있다면 오직 ‘크랙션’뿐이다

도비가트란 거대한 빨래터를 말한다고 한다. 인도에선 ‘빨래’라는 것은 아주 하찮고 불결한 것으로 집에서는 빨래를 하지 않을 뿐 아니라, 아무도 빨래를 하지 않는 다고 한다. 이 빨래를 모아서 하는 부류(직업층)가 있는데 이들을 ‘도비’라고 부른다. 마치 옛날 우리나라에 ‘짐승을 도살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백정’이라고 분류하여 그 사람들을 따로 취급했던 것과 같은 것이다. ‘가트’라는 말은 아마 ‘물가(水邊)’라는 뜻인 것 같다. 빨래를 하자면 자연히 물이 있어야 하니 그 장소는 ‘가트’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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뭄바이 최대의 빨래터 도비가트




하여튼 뭄바이에서 가장 큰 이 도비가트에서는 ‘5000명의 도비들이 빨래를 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고 가이드북에 써 있는데, 자고로 안내서란 충실한 안내서의 역할을 해야지 남들이 좋아한다고 과장해서 말해서는 않되겠다. 고가도로 위에서 내려다 본 ‘도비가트’는 눈을 의심케 하였다. ‘아니 이게 뭐야 이게 무슨 장관이고 볼 것이 있다고 내가 왔나?’ 도비가트는 마치 조그만 염색공장이 늘어서 있던 옛날 ‘중랑천변’을 생각ㅎ게 했다.

뭄바이에서는 이미 ‘도비’라는 직업도 자그만 기업이 되어서 각자의 빨래 공장이 나뉘어져 있다고 한다. 시멘트로 만든 커다란 수조에는 뿌연 물이 고여 있는데 아마도 비눗물인 것 같았다. 여기에 빨래를 담궜다. 빨래판 돌에 내려치기를 반복한다. 멀리서 보기에는 그 더러운 물에 오히려 때가 묻어나올 것만 같은데 널어놓은 빨래를 보면 깨끗해 보이기도 한다.

이 빨래터의 주인은 ‘뭄바이 시(市)’이고 각 구획된 하나의 빨래터를 도비들이 ‘뭄바이 시(市)’로 부터 불하(拂下)를 받는다고 한다. 1달 월세는 약 500Rs 정도라고 한다. 한 빨래터 보통 5명 정도의 ‘도비왈라’들이 각자의 전문분야(?)에 따라 일을 나누어 맡아서 한다고 한다. 20년 또는 30년 정도의 오랜 경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빨래 비누도 자기 나름대로 개발하여 사용하는 등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또 몇 년 전 부터는 수동식이지만 탈수기도 들여놓아 건조시간을 줄여 보다 빠른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내려가 보니 이 도비가트는 담 같은 것으로 외부와 구분이 되어있다. 가트로 들어가는 문은 몇 개 되지 않는 것 같고, 꼭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선뜻 들어서기가 나쁜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신분상 이유인지 직업상 이유인지 알 수 없지만, 같은 도비가 아닌 사람들을 꺼리는 것 같았다.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이 ‘도비’들을 꺼리는 것인지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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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돌에 내려치는 방법으로 빨래를 하는 도비왈라







도비 가트를 둘러싸고 있는 벽에 비록 조잡한 솜씨이지만 이들이 모시고 있는 신(神)들의 모습이 그려져 있고, 향을 꼽을 수 있는 크거나 또는 작은 제단(祭壇)이 마련되어 있다. 이 담 안에서 노동하고 있는 도비들의 소원과 소망을 표현하는 공간이라고 하겠다.


인도의 호텔이나 게스트하우스에 ‘런드리 서비스’가 있다. 동네 골목에서도 ‘런드리 서비스’를 간혹 발견할 수 있다. 동네의 세탁소는 몰라도 호텔, 게스트하우스의 세탁서비스는 모두 이 도비 왈라들이 한다. 세탁방법은 ‘종류를 나눈다’고는 하지만 앞에서 본 것과 같은 무지막지하게 내려치는 방법이기 때문에 자연히 옷에 붙어있던 모든 악세서리나 단추 같은 것은 부서지고 깨어진다. 조심해 빨아야 되는 옷감들은 때는 깨끗하게 빠졌겠지만 다음번에 입기는 곤란하게 될 수도 있다. 도비들은 빨래꾼이지 빨래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빨래에 대한 오래된 고정관념 때문에 인도에서는 세탁기를 사용해 빨래를 하는 것마저 천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도비들은 자신들이 사진 찍히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그래서 멀찍이서 몰래 몰래 찍어야 안전하다고 가이드북들은 말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이것을 확인해 볼 용기는 없었다. 하여튼 인도 사람은 사진에 대하 남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진 찍는 것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지나가다 보면 괜히 사진 찍자고 부르는 사람이 있다. 사진 줄 것도 아닌데 같이 찍자고 부른다. 또 어떤 사람은 사진 찍어 달라고 조르는 사람도 있다. 전혀 일면식(一面識)도 없고, 또 사진을 보내줄 이유도 없는데 사진 한 장 찍어달라고 조른다. 물론 관광지에서 직업적으로 사진을 찍히고 돈을 요구하는 사람도 있다. 특별한 매력(魅力)이 있는 것도 아닌데, 자기를 찍으라거나, 또는 자기와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고 돈을 요구한다. 또 장사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은 자기나 자기의 점포가 사진 찍힌 것을 알면 돈을 요구한다. 지나가는 오토릭샤를 찍었더니 가다가 세워놓고 돈을 요구한 적도 있다. 만약 그 대상이 ‘박쉬쉬’를 하러 다니는 사람들이라면 그 요구액이 무척 대담해 진다. 한번은 코브라를 놓고 사진을 찍었는데 30Rs를 요구했다. 이정도의 돈이라면 여행자도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금액이다.

돌아가는 길에 운전수와 다시 흥정을 했다. ‘여기서 타지호텔로 가는 길에 조금만 돌아가면 ’알 하지알라‘의 묘가 있다. 여기를 들렸다 가면 50Rs를 더 주겠다.’ 운전수는 차를 돌려 ‘마린 드라이브’라는 바닷가 길을 달렸다. 소위 뭄바이의 해수욕장인 모양인데 거센 바다와, 보기에도 지저분해 보이는 해변의 모래는 흥미를 끌 만한 해수욕장이 못됨을 알렸다. 그러나 이 근처에는 현대식의 빌딩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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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왈라들이 모시는 신들의 모습 - 소박하지만 다양한 신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알라’는 인도의 부자였다고 한다. 나이가 들자 아웅다웅 사는 것에 뜻이 없어 이슬람교도들이 평생 한번은 해야 한다는 ‘메카 순례’를 하고 돌아와 이곳 바닷가에 집을 짓고 살다가 죽었다고 한다. 처음부터 이곳에 묘소를 마련한 것은 아니고,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나중에 이곳에 집을 짓고 묘를 마련했다고 한다. 육지에서 약 300m정도 떨어진 바위섬을 시멘트로 싸 바르고 집을 짓고, 방파제를 쌓아 육지와 연결하였다. 종교와 상관없는 이방인은 순례가 아니라 구경이므로 관심이 없으나, 이곳을 순례하는 사람들을 위해 들어가는 길 근처에는 물건 파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물론 ‘박쉬쉬’를 요구하는 거지들도 상당수 그 사이에 끼어 있다.

‘하지알라’의 묘당에 들어가 관(棺)을 직접 보며 참배하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그러나 이날은 궂은비가 오락가락해서 주변이 몹시 지저분했다. 그래서 발을 벗고 들어가는 것은 그만두기로 했다. 다시 차를 타고 인도 문에 와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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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비가트 벽에 그려져 있는 신들의 모습


* 다음은 엘리펀트 섬
1 Comments
이리듐 2006.08.11 12:19  
  늦었지만.. 여행기 아주 재미이게 잘 읽고 있습니다..
글솜씨가 좋으셔서 현장감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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