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ucky의 인도로 가는 길-30 푸쉬가르 낙타사파리
이번 여름 인도를 다녀왔습니다. 이제는 막내도 중 2가 되었습니다. 기행문을 올립니다. 그러나 여행정보보다 관심사와 감상을 많이 적은 개인적인 기행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관심사가 나와 다른 분들은 재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여기에는 내가 직접 체험하고 확인한 것만 썼습니다. 일정은 3주간 뭄바이 - 아우랑가바드 - 카주라호 - 바라나시 - 자이푸르 - 아그라 - 푸쉬가르 - 델리입니다.
2005년 8월 3일(수요일)
푸쉬가르에서 경험한 낙타사파리
푸쉬가르도 정전이 잘 된다. 어제 밤에도 정전이 되어 샤워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종민이는 잠이 오지 않는다고 밤거리 구경을 나갔다. 언제 들어왔는지 모르게 와서는 늦게까지 잠을 잔다. 아침 해가 뜨겁게 내리 쬐는 게 심상치가 않다. 9시 넘어 옥상에 올라가 아침을 먹고 다시 내려와 낮잠을 잤다.
그래도 거리구경은 해야 할 것 같았고, 정보에 푸쉬가르에서는 쇼핑할 것이 많다고 해서 혼자 나갔다. 푸쉬가르호수를 한바퀴 도는 상가 거리는 1Km가 못되는 것 같았다. 폭 3-4m정도 되는 거리에 양쪽으로 상점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군데군데 노점상이 있다. 그러나 릭샤 등 탈것이 없어 거리는 훨씬 더 한산하고 걸어 다닐 만 했다. 특별한 것은 낙타가 끄는 짐수레와, 노새등에 물건을 실어 나르는 모습 등이다.
푸쉬가르도 관광객을 상대로 살아가는 도시여서 그런지 각양각색의 물건들이 있으나, 특별하게 주목할 만한 물건은 없었다. 낙타가죽으로 만든 물품을 팔고 있는 상점이 그중 눈길을 끌었고, 화려한 원색의 물감 같은 것을 쌓아놓고 팔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혹자(或者)는 그것을 ‘향(香)’이라고 하고, 또 어떤 이는 ‘물감’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과일과 과일즙을 파는 가게가 많고, 한국인들 사이에 유명한 ‘난’에다 야채를 넣어 만든 ‘롤링 난’ 일명 야채버거집은 인터넷 ‘사이버 스페이스’ 근처에 있는데, 세집이 나란히 있으며 서로 호객(呼客)을 한다. ‘맛있어요’ ‘어서오세요’ ‘짜이 공짜’등 간단한 한국말로 잡는다. 세집이 경쟁을 하면서 맛있게 만드는지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돌게 만들어 놓았다. 그 밖에 인도 여자들이 즐겨하는 색색의 아름답지만 유치한 팔찌를 파는 상점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호텔에 돌아와 과일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또 식당에 올라가 학생들하고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내려와 사파리 떠날 준비를 했다. 가이드북에 쓰여 있는 대로 긴팔에 긴바지를 입고, 물도 확실하게 많이 준비하고, 모자에 선그라스, 그리고 선크림을 진하게 바르고 3시 30분 호텔 앞으로 내려갔다. 종민이는 어제 밤에 시장에서 사온 긴팔 옷을 특별히 입었다.
푸쉬가르를 둘러싸고 있는 사막 - 이제는 초원으로 바뀌고 있다.
오늘 쉬바 낙타사파리의 출발인원은 같이 신청한 3명 뿐 이었다. 푸쉬가르에도 사파리대행사가 꽤 있고, 요즈음은 관광객의 숫자가 적어서 사파리 인원이 몇 명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자이푸르가트 왼쪽의 다리를 건너, 사원 쪽으로 가니 낙타 몇 마리가 대기하고 있다. 낙타를 가지고 있던 사람과 가이드가 이야기 하여 세 마리의 낙타를 받아 각각 올라탔다. 한사람에 한명씩 몰이꾼이 배정되어, 두 명이 한 마리의 낙타를 탄다. 앞에는 손님이 타고, 뒤에는 몰이꾼이 고삐를 잡고 앉는다. 혼자 타는 것 보다는 못한 것도 있지만 처음 낙타를 타는 불안함이나, 몸이 흔들리는 위험함 같은 것은 훨씬 덜해서 좋다.
낙타는 배를 땅에 대고 있어, 처음 낙타에 올라탈 때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낙타가 일어설 때 뒷발을 먼저 반쯤 펴서 무릎을 꿃는다. 이때 몸이 몹시 앞으로 기울어진다. 다음에는 앞발을 반쯤 펴서 균형을 잡은 다음, 다시 뒷발을 마저 펴고 앞발을 편다. 즉 낙타는 한 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뒤 앞 뒤 앞의 2단계로 일어선다. 이때 몸이 앞뒤로 몹시 흔들리는데, 잡을 것이라고는 안장 앞에 나와 있는 한뼘 정도의 손잡이 뿐이다. 그러나 일단 일어나고 나면 생각 했던 것 보다 높이가 높지만 천천히 걷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다. 물론 천천히 걷는 것은 낙타의 모습이요, 사람의 걸음 거리로 따지면 빠른 것이다.
낙타 사파리 도중 만나는 가시나무, 이 옆을 지날 때는 가시를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낙타는 쉴때마다 이 나뭇잎을 따 먹는다.
내 뒤에 탄 몰이꾼은 ‘라주(Raju)’라는 청년으로 20대 초반이다. 얼마 전 결혼을 했다고 하는데, 인터넷에 친절하다고 이름이 올라온 사람이다. 또 내가 타고 있는 낙타는 ‘원빈’이란 이름을 가지고 있는 푸쉬가르에서 제일 잘생긴 낙타라고 한다. ‘원빈’이란 낙타도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그런데 그때는 다른 사파리사에 신청했던 것으로 보아, 아마도 낙타 사파리사에 낙타만 제공하는 회사가 따로 있는 것 같았다. 내가 탄 ‘원빈’은 발에 방울찌를 하고 있다. 걸음을 옮길 때 마다 ‘딸랑 딸랑’하는 방울소리가 들판으로 퍼져 나가는게 사뭇 정겹게 들렸다.
낙타 사파리를 먼저 한 사람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중의 하나가, ‘허벅지가 아프다.’는 것이다. ‘다리가 까진다, 또는 살점이 떨어졌다.’는 말도 있다. 그러며 ‘안장에 담요를 많이 깔라’고 충고를 한다. 그러나 가장 좋은 방법은 오히려 담요를 적게 깔아서 다리를 벌리고 앉았을 때 편하게 해아 한다. 또 등자(발걸이)의 길이를 잘 조절하여 등자를 밟고 일어섰을 때 히프가 안장에서 떨어져야 한다. 이렇게 해서 발에 힘을 주고 앉아서 낙타가 움직일 때마다 리듬에 맞춰 히프를 살짝 들어주면 편하고 안전하다. 특히 등자의 길이 조절은 아주 중요해서 출발 전에 꼭 자기의 발 길이에 맞춰야 한다.
낙타 사파리의 코스는 푸쉬가르에서 바로 보이는 ‘비쉬누’신전이 있는 산을 한 바퀴 도는 것이다. 마을근처에서는 야채와 고추를 심은 밭이 나타났으나, 조금 더 나가니 구비치는 초원으로 접어든다. 옛날에는 이곳도 사막(砂漠)이었던 듯하나, 지금은 모래에서 잘 자라는 여러 가지 풀들이 푸른 융단과 같이 깔려있다. 3시간 코스는 이 산을 가깝게 한 바퀴 도는 것이고, 네 시간 코스는 조금 더 크게 도는 것, 그리고 1박 2일 코스는 마을까지 넣어서 도는 것이다. 우리는 처음 3시간 코스를 신청했으나, 생각보다 낙타타기가 재미있어 중간에 4시간 코스로 바꾸었다.
낙타 사파리 중
중간에 비가 왔다. 그러나 멀리서부터 비구름이 다가오는 것이 보여 속도를 조절하여 비구름을 피했다. 마을에서 보아 산의 반대쯤 되는 곳에 사파리팀의 첫 번째 쉬는 장소가 있다. 야트막한 모래 언덕으로 올라가서 낙타를 내려 쉬었다. 멀리까지 내다보이는 시원한 장소인데 모든 낙타 사파리팀이 여기에서 쉬는 듯 모두를 만날 수 있었다. 오늘 낙타사파리를 떠난 사람들은 어림잡아 20명이 조금 넘는 듯 했다. 그러나 다시 말해서 푸쉬가르에서의 낙타 사파리는 말 그대로 낙타 사파리일뿐 사막(砂漠) 사파리라고 할 수 없었다. 사방 어디에나 푸른 풀밭이 이어져 있다. 자연히 이것저것 철저하게 준비한 것이 거의 필요가 없었다. 소문같이 뜨거운 태양도 없고, 타는 듯한 목마름도 없었다. - 자이프르에서 낙타사파리를 한 사람들은 정말 사막(砂漠)의 환상(幻像)을 체험했다고 하는데 - 먼저 사파리를 한 학생들이 1박을 극구 말리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초원이기에 온갖 벌레가 들끓는다. 모기 같은 것은 기본이고 쥐, 뱀, 그리고 군데군데 모래위의 구멍은 ‘전갈’의 구멍이라고 한다. 진정한 사막(砂漠)에서의 하룻밤은 역시 ‘자이살메르’로 거기에서도 ‘샌드둔’으로 가야지만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사파리 도중 군데군데 낙타의 시체를 보았다. 정말 여기에서 낙타가 죽었는지, 아니면 사파리하는 사람들을 위한 눈요기인지 모르지만, 우리가 가는 길가에 쓰러져 있거나, 뼈가 흩어져 있다. 고기를 먹지 않는 고장이니 죽은 낙타는 필요가 없다. 초원 어느 곳에가니 들개(?)들이 10여 마리 쓰러져 있다. 죽은 것은 아니고 자고 있는 것 같다.
어두워져 마을에 도착했다. 1박하는 팀과는 두 번째 쉬는 지점을 지나서 헤어졌다. 한 4-5명 정도가 숙박지로 갔다. 또 나머지 팀들도 각각 사파리팀에 따라 마을에 접근하는 길이 다른 것 같았다. 우리는 농장 옆으로 해서, 푸쉬가르 낙타축제장 옆, 푸쉬가르 빌리지 앞으로 해서 마을로 왔다. 낙타를 내린 곳은 자이프르 가트 반대쪽 ‘브라흐마 가트’ 근처였다. 수고했다고 몰이꾼들에게 약간의 팁을 주고 상점 구경을 하며 호텔로 돌아왔다. 피곤했지만 재빨리 샤워를 하고 식당으로 갔다.
왜 푸쉬가르에 ‘자이푸르 가트’가 있는지, 자이푸르 가트에서 보는 일몰
* 다음은 푸쉬가르의 이것 저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