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2024 - 10. 남행 : 폰사완-위엥통-타랑-뇨말랏-농복-사완나캣
봄불처럼 뜨겁고 웅장한 폰사완의 설날 축제는 재만 남기고 꺼졌다.
더러 산정 마을에는 잔불처럼 불꽃이 꺼지지 않았지만 긴 길을 두고 쬘 시간이 많지 않다.
지난해, 타비엥에서 파카 삼거리까지도 카사바를 심기 위해 엄청나게 산과 땅을 태웠다.
그렇게 파괴의 검은색으로 남을 줄 알았는데 생명의 녹색이 군데군데 보이니 다행이다 싶다.
위엥통의 새로운 숙소에서 밤을 보내고 락사오를 거쳐 남파오 국경으로 향한다.
사정을 해서 오토바이에 대한 가벼운 벌금으로 베트남으로 넘어갈 심산이었지만
아예 넘어가지 못한다는 라오스 심사관의 단호함에 빨리 포기하고 돌아서 나온다.
플랜 B는 퐁냐로 넘어가는 나파오 국경에서 도전하는 것이었는데
남튼 호수를 보면서, 나까이 고원을 달리면서, 뇨말랏에서 이틀을 머물면서
플랜 C인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만만한 라러이 국경을 넘는 것으로 작정을 해버렸다.
그때까지 교통 경찰의 단속을 최대한 피해야 하고 벌금을 최소화해야 한다.
타켁에서 사완나캣까지는 익숙한 13번 국도가 아닌 메콩 강변의 11번 국도를 타고 이동한다.
이러면 메콩강의 라오스 역내에 있는 강변도로는 얼추 모두 밟아보는 것이다.
그 길에서 만행을 하고 있는 대규모의 스님 행렬을 만나는 행운이 농복에서 있었다,
타코 마을의 타하오 다리가 무너져서 수십 킬로의 먼지 길을 우회해야 하는 불행도 있었다,
해가 지기 전에 사완나캣의 익숙한 숙소에 도착하는 행운이 있었다.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오토바이 고장이 발생하는 불행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