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태국에서 눌러앉고 싶어요. - 숨겨진 보석을 찾아서.
시간은 참 빠르게 앞으로만 향해 달려간다.
설레임 속 태국으로 출발했던 3월 30일, 바로 어제처럼 느껴지는 그 날이
일주일이라는 시간속에 기억에서 자취를 감춰버렸다.
그리고 결국 상덕오빠와 Jin이에게
이번 여행의 공식적인 마지막 날이 오고야 말았다.
나에게는 몇 일이라는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함께 동행했던 그들의 마지막 날이라니 기분 참 묘하다.
하지만 그런 오늘이건만 어제 새벽까지 타운에서 놀았던 여파가 커서인지
역시나 아침 일찍 일어나지는 못했다. ㅡㅡ;
그렇게 느즈막히 일어나 레스토랑으로 내려가니 어라? 아무도 없다.
오빠들도 없고, 레오나도, 그리고 상덕오빠와 Jin이도.
오늘은 다들 개인플레이인 듯.
혼자 레스토랑에 앉아 있으니 괜시리 센치해지고
이상하게 살짝 기분 좋다.
생각해보니 혼자 있는 걸 좋아하라는 내가
이번 여행에선 한시도 혼자 있었던 적이 없었던 것이다.
한국에서도 낮에 혼자 밥먹고 돌아다는 걸 좋아하는 내게
이 시간은 살짝 신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좋아, 혼자 롱비치나 가볼까.)
난 그렇게 간단히 가방을 싸고 롱비치로 향했다.
바이킹 리조트에서 도보로 롱비치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1. 롱비치와 바이킹 리조트 사이에 놓인
작은 언덕(거의 등산 수준)을 타고 가는 방법.
2. 두 해변가 사이로 놓인 커다란 바위들을 넘어 가는 방법.
(미끄럼 주의!!)
나야 개인적으로 등산을 그닥 좋아하지 않으니
어두운 밤 시간이 아니라면 당근 2번 방법~
그리하여 그 바위들을 넘고 넘어 롱비치에 도착.
(우와~ 롱비치의 길게 뻗은 모래사장과 바다 정말 아름답다...)
그렇게 새삼 감탄을 하며
슬리퍼를 손에 들고 하얀 백사장을 거닐기 시작했다.
여기저기 엎드려서 태닝을 하고 있는 서양사람들,
햇빛에 반짝이는 에메랄드빛 바다가 이곳이 피피임을 또 다시 각인시켜 준다.
난 천천히 최대한 이 행복을 음미하며 반대편 끝 모래사장까지 걷고
다시 돌아오는 길에 있는 한 리조트 레스토랑에 자리잡고 앉았다.
그런데.... 이곳도 역시 다들 쌍쌍이다..... ㅠ.ㅠ
혼자있는 시간 넘흐 좋아하지만 십분정도 앉아있으니
급 누군가랑 함께하고 싶어진다.
그래도 혼자인 시간을 즐기며 식사를 주문.
샌드위치와 콜라. ㅎㅎ (간단하지만 맛있다.)
바다를 바라보며 조금은 처량맞게,
그리고 조금은 분위기있게 홀로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핸드폰이 울린다. 퀘군이다.
오늘은 뭐하고 놀고 싶냐는 퀘군.
그러고보니 퀘군도 참 체력 좋다.
우리들 왔다고 매일매일 우리랑 놀아주고
그것도 모자라 매일매일 뭐하고 싶냐고 물어보고....
(고맙긴 하지만 어떨 때는 초큼.... 하하....)
[글쎄... 뭐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
아!! 근데 오늘 Duck이랑 Jin이의 마지막날이니까
투어라도 나가는 게 어떨까?]
[투어? 어디로 가고 싶은데??]
[음... 난 개인적으로 피피레에 가고 싶어.
일단 나 롱비치니까 Duck하고 Jin이한테 전화해서
뭐하고 싶은지 물어볼게.]
.
.
.
.
그리하여 가게 된 롱테일보트 투어.
켄지오빠와 왕오빠, 그리고 레오나는
오늘은 쉬고 싶다며 가지 않는다고 해 멤버는 나, 퀘군, Duck 그리고 Jin.
우리가 오늘 투어로 정한 코스는 몽키비치와 피피레, 마야비치.
먼저 몽키비치로 출발!!!
(이번 여행으로 급 가까워진 두 사람. 이 사진은 거의 신혼여행 삘이다.)
두 사람 뒤로 보이는 저곳이 피피돈과 피피레 사이에 위치한 몽키비치.
(원숭이가 있을지 없을지는 도착해봐야 안다고 해서
도착전까지 살짝 긴장했음.)
그리고 도착 직전.
다른 배 한 척이 이미 와있다.
그리고 운좋게 만난 원숭이들~
원숭이들과 함께 했다는 인증샷 남겨주시고~
그리고 연이어 원숭이들에 바나나주기 놀이를 시작하는 우리들.
그런데 상덕오빠,
원숭이들한테 바나나주기에 맛들였는지
이제 원숭이들에게 장난치며 약올리기 시작한다.
그에 성난 원숭이 한 마리.
갑자기 그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으르렁대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상덕오빠한테 달려들려 한다.
상덕오빠 도망치고 나와 Jin이는 그 모습이 웃겨서 막 웃고 있는데
배 위에서 그 모습 보던 퀘군은 표정이 심상치 않다.
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상덕오빠에게 하지 말라고 소리친다.
결국 우리 배 투어를 담당하고 있던 캡틴이 나서서 원숭이 쫓기에 성공.
어안이 벙벙하던 상덕오빠 놀란 가슴 쓸어내리며 웃음으로 무마.
그리고 배에 다시 탄 우리들.
퀘군 상덕오빠에게 심각하게 말한다, 다신 절대 그러지 말라고.
이유인 즉,
여기 야생원숭이들에게는
사람에게 옮을 수 있는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있는데
만약 물려서 재수없으면 그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옮고
그 중에선 치료불가인 것들이 있어서 죽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 했다.
상덕오빠, 그저 원숭이들이 귀여워서 장난친 것 뿐이데
정말 놀란 가슴 쓸어내렸다. ㅡㅡ;
여하튼 아무 일 없었으니 다행이다 싶었다.
상덕오빠 자칫했으면 피피여행의 마무리를 거하게 장식할 뻔 했다. 휴~
그리고 도착한 두 번째 장소, 피피레.
우리 보트가 피피레 사이사이로 들어가니
이렇게 조용하고 예쁜 장소가 나왔다.
우리는 동시에 온갖 감탄사 남발하고...
좋은 카메라가 아니여서 그 아름다움을 사실적으로 담지 못함이
정말 아쉬웠던 예쁜 피피레.
그래도 즐감하세요~~ ^^
(이렇게 카약을 타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다음엔 나도 카약으로 도전~)
(이렇게 깨끗하고 청명한 바다가 쫘악~ 숨겨진 보석처럼 펼쳐져 있다.)
이렇게 보석같은 곳을 왜 이제야 왔는지
예전에 푸켓에서 daily tour로 피피에 왔을 때엔
이런 곳은 오지도 않아서 그저 감동이 덜했었는데.
피피... 정말 구석구석 알면 알 수록 멋진 곳이구나.....
우리는 수영가능한 곳을 찾고 잠깐 배를 물 위에 세웠다.
그리고 이 아름다움을 몸소 느끼기 위해 물로 뛰어들었다.
우리는 우리끼리 전세낸 것 같은 그 조용한 바다에서
완전 신나서 수영하고 놀고~~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장소,
해가 조금씩 뉘엿뉘엿 지기 시작할 때 쯤에 도착한 마야베이.
낮에는 각종 투어로 온 사람들 때문에 정신없지만
해질녁이 되니 역시나 고요하다.
그 작은 해변가에는 오늘 1박2일 캠핑투어를 하는 몇몇 사람들만이
공놀이를 하며 캠핑준비를 하고있을 뿐이었다.
다음에는 나도 꼭 여기서 1박2일 캠핑투어를 해봐야지. ㅎㅎ
우리는 작은 섬을 한바퀴 돌아본 후
작은 bar에서 맥주 네 캔을 사서
조금씩 쌀쌀해지고 있음을 감지해 맥주를 들고 바닷물 속으로 들어갔다.
몸을 따뜻한 물에 담그고 앉아 마시는 시원한 맥주.
아... 진짜 낙원이 따로 없다...
이러니 나 자꾸자꾸 태국에 오나보다.
내 생활의 유일한 탈출구.
이렇게 하나하나 태국의 숨겨진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 있음에
나에게 태국은
더더욱 신비로운 나라가 되어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