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페이, 헤메고 헤메다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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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헤메고 헤메다 - 5

빛의걸음걸이 2 2960

~~~#5


6월5일

아침으로 요시노야 규동을 먹는다.

밥 위에 소고기가 얹어져 있는 덮밥인데

가져간 고추장을 보태 먹으니

불고기 비빔밥의 맛이다.

타이페이 역 근처에는 먹을거리가 많은지라

아침으로 무얼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다만 대부분 10시경을 넘어 문을 여는 것 같다.

요시노야는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문이 열려 있었고

어쩐일인지 식사하고 계신 분들이 대부분

노인분들이었다. 젊은 사람은 않보이고

테이크 아웃도 해가더라.

남들 다 출근하는데 나만 놀러다니는 기분,

아침에는 이 기분이 상당히 변태스런 쾌감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만 저녁이 되면 일과를 마치고

찬거리 혹은 간식거리를 손에 들고 집으로 향하는

사람들을 보며, 하나 둘 꺼져가는 가로등 불빛,

쇼윈도 철창을 보며 스물스물 올라오는 외로움을

막을 길 없으니 홀로여행자의 하루 바이오리듬은

기복이 클 수밖에 없다는 시덥잖은 사담이 길다..

오늘의 목적지 쥬펀으로 향한다.

배부르고 햇살 창창하고 앞서 말했듯

나는 지금 놀러가는 거다.

기분은 업되어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익숙한 노래가락을 옹알거린다.

토막토막 모르는 가사를 마음대로 개사해 부른들 어떠하리

아무도 내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것이 다행이다.

꽃만 달아주면 완벽한 헬렐레 상태로 지하철에 오른다.

충효복흥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쥬펀가는 버스정류장이다.

버스에는 나 말고 중국여행객으로 보이는 한쌍의 남녀와

홀로여행자1, 2,,,,아침 시간인데 이 버스는 대만사람들의

출퇴근과는 상관없는 곳을 지나쳐가는지

탑승한 사람들 조합이 제법 관광버스 분위기를 풍긴다.

창밖풍경에 넋이 나가 있는 동안 버스는 달리고 달려

쥬펀에 당도한다.


jupeonbusmap1.jpg

국광버스를 타고 맨 앞자리 기사아저씨 뒷자리를 차지하니 바로 앞에

위의 버스요금표가 있더라. 중간에 송산(松山)정류장에 내리면

화시지에, 스린 야시장과 함께 꽤 크다는 송산야시장에 갈 수 있다.

쥬펀을 좀 늦게 다녀오면서 오는 길에 송산야시장에 들려보는 것도

괜찮은 코스가 될 것 같다. 역 순서대로 보면

충효복흥역1번출구앞 -> 송산 -> 쥬펀 순이다.

그리고 충효복흥역1번출구 앞에서 쥬펀까지는 90타이완 달러다.

위 요금표에서 확인 가능.....



jupeonbus1.jpg

아저씨가 송산 정류장에 서더니 잠시 내려 담배를 피시더라.

순간 버스내부를 찍어봤다. 우리보다 기사아저씨 차지하는 공간이

널찍하니 낡은 버스지만 관리를 잘하는 모양이다.

왼편에 앉아 있으면 송산야시장의 붉은 아치형 기와 문도

멀지 않은 곳에 보인다.

쥬펀은 다른 분들이 말씀하시듯 홍콩의 스탠리와

비슷하다는 인상을 준다.

골목골목 먹거리, 살거리, 구경거리가 눈과 입을 즐겁게

해주기 딱 좋은 곳이다. 길도 아기자기한 것이

적당히 중국스러우면서 시장스러우면서 이쁘장하다.


jupeonstreet1-1.jpg

온에어에서 김하늘이랑 박용하가 뛰아댕기던 거리다.

보면서 스탠리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실제보니 더 비슷하다.



jupeonnoodle1.jpg

위에 하얀간판의 빨간글씨 써있는 집이 유명한 국수집이라고

가이북에 나와있는 곳이다. (九####)

밑에 작은티비로 방송출연했던 그림도

띄워놓고 분위기도 깨끗해보이고 먹어보고 싶었지만 아직 아침으로

먹은 규동이 뱃속에 또아리를 틀고 있어서 기약없이 미루기로

하고 사진만 찍어왔다.



jupeoncook1.jpg

어떤 관광객 아줌마가 저 먹거리를 사면서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길래

이 틈을 타 나도 한 방 덤으로 찍는 기회를 잡았다.

사실 아무대나 아무사람이나 펑펑 사진기를 대고 눌러대지 못한다.

내가 명동지나가는데 누군가 관광객으로 보이는 이가 거리를 찍는답시고

혹은 내가 신기해서(ㅡ.ㅡ;) 카메라를 들이대고 퍽퍽 찍어대면

그 기분 이해는 하면서도 나의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 같기에

어디 가서 좋은 풍경, 신기한 광경 찍는다고 사람들이 즐비한 곳을

맘대로 찍기가 어렵다.

초상권이 있잖아요~~란 한참 지난 유행어가 떠오른다.

어쨌든 저 아주머니가 만들고 있는 간식거리, 태국의 로띠와

비슷한 모양이었다. 얇은 밀가루반죽에 흑설탕 같은 거 넣고

안에다 각기 다른 내용물들을 원하는대로 넣어주었다.

바나나도 넣어주더라.. 근데 마는게 로띠처럼 네모나지 않고

크레페처럼 들고 먹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jupeonsight2-1.jpg


쥬펀의 골목길을 한참 구경하며 걸어걸어 가다보면 그 끄트머리에

이런 풍경이 펼쳐진다.

골목길과 이런 확트인 풍경이 함께 하다니 구색이 척척 맞는

갖출 것 다 갖춘 관광지란 생각이 든다. 불과 1킬로 남짓한 거리에

오감이 만족할만한 것들이 모여있다.

한참 이곳저곳 눈도장 찍었다.

우리는 산위에 집짓고 사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홍콩도 그렇고 대만도 이런 산에 곳곳에 마을이 들어서 있고

평범한 서민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는다는 게 부럽기도 했다.

서울에 지하방부터 시작해서 다가구의 그 좁은 건물 간격을 생각하면

더욱 더.... 인구밀도는 정말 우리나라 서울이 최고가 아닐런지...

jupeonsight3-1.jpg

멀리 바다도 보인다. 낡은 건물이지만 이런 곳에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유유자적 얼마나 좋을까나...

삶의 치열함과 잠시 이별한 낯선 도시, 마을을 향한 여행자의 환상일까나..




jupeoncafe1-1.jpg

큰 골목 사이사이로 내려가고 올라가는 사잇길들이 많다.

그 중 사람들이 많이 내려가는 곳을 따라 내려가보니

온에어에서 커피마시던 카페가 나온다. 저기가 거기 아닌가 싶다.

jupeoncafe2-1.jpg


온에어 얘기를 자꾸 하게 되는데 참고로 난 그 드라마에서 대만 장면

나올때만 챙겨봤다. 켜놓고 내용은 않보고 있다가 대만 나오면 대만이다

쫓아가서 보곤했다. 근데 온에어 덕분에 대만에 한국 관광객이

많이 늘어난 것도 아닐까 하는 단지 추측일 뿐인 추측을 해본다.

쥬펀에서 돌아올때는 내린 곳 반대방향에

가서 버스를 타려고 아무리 봐도 정류장 표시가 없다.

주위에 물으니 좀 더 올라가야한단다.

산길이라 직선 도로가 아니라

유자형으로 꺽어진 길을 올라가보니

작은 공터에 사설주차장 같은 곳이 있다.

그 옆에 음료와 샌드위치 파는 가게가 있고

거기서 버스를 타면 된다.

정류장표시가 되있다. 조그만하게

정리하자면 내린 곳과 반대방향에서 타는 건 맞는데

좀 더 위쪽으로 올라가야한다...

그리고 갈때는 국광버스를 타고 갔는데

오는 길엔 e-Bus?? U-Bus??인가를 타고 왔다.

국광이니 e Bus니 하는 건 버스회사 이름이다.

두 버스는 쥬펀오고갈때 차이가 좀 있었다.

쥬펀으로 갈때 탄 국광버스는 고속도로를

타고 가서 단번에 간 것 같은데

올때탄 버스는 우리로 치면 국도같은 길을

달려 정류장도 여러곳 서서 왔다.

충효복흥역으로 돌아오는 것은 같았다.

그리고 쥬펀에서 기륭은 한두정거장 정도로

가까운 거리다. 충효복흥역으로 돌아올 생각에

오로지 국광버스만 기다리기를 40여분...

수많은 기륭행 버스가 오더라.

차라리 기륭으로 가서

기륭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타이페이역으로 오는 것이

어쩌면 시간은 더 절약될 것도 같다.

충효복흥역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한참을 기다려야 왔다.

2 Comments
puppy 2008.07.24 09:44  
  요시노야 나름괜찮지요?주펀은 아기자기하고,,,저희는 기차타고,버스타고 갔어요,올1월에.
빨리다음후기도 써주세요.잘보고있어요.
빛의걸음걸이 2008.07.24 19:37  
  요시노야는 처음 가봤는데 맛있게 먹었어요. 잠자리는 깔끔을 떨어도 먹는 건 안가려서 제 입에 맛없는 건 거의 없긴 해요^.^;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빨리 올리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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