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119죠? 산에서 연기가 나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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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119죠? 산에서 연기가 나요!(4)

subak 2 2559
2012년 1월 10일
오늘은 머라피 화산과 디엥 고원을 돌아 볼 예정이다.
루마자와 호텔에서 머라피 화산 마을까지는 승용차로 40분 정도 소요된다.
머라피 화산으로 올라가는 초입 마을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근무를 하고 있다.
아마도 동네에서 서로를 감시(?)하기 위해서, 아니면 특별히 할 일이 없어서 나와 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10명 정도가 지키고 있다. 입장 요금은 3000Rp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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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턱에 있는 마을 주차장까지 올라가는 동안 지난번 화산 폭발로 인한 피해의 흔적이 여기 저기 보인다.
집들은 대부분 완파 되거나 지붕이 날라 간 상태로 방치되어 있고 아름드리나무들도 싹 쓸려 내려간 상태다.
지금은 일부 가옥들을 힘겹게 복구하고 있었다.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안쓰럽고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마을 주차장에서 좀 더 화산에 가깝게 가려면 세 가지 방법이 있다. 걸어서 올라가거나,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던지, 지프차를 타고 가는 방법이 있다.
걷기에는 힘이 너무 들어서 포기하고 지프차를 섭외하니 1시간에 500000Rp를 달란다. 하는 수 없이 왕복 20000Rp에 오토바이 뒤에 타기로 했다.
경사가 심해서 그런 건지 기사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그런 건지 오토바이가 아주 힘들게 올라간다.
오토바이에서 내려서 산길을 20분 정도 올라가니 한층 더 가깝게 머라피 화산을 볼 수 있었다.
어제 오후에 왔을 때는 비가 내리고 구름에 가려 하나도 보이지 않던 머라피 화산을 오늘은 화창한 날씨 덕분에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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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라피 화산은 떡하니 입을 벌리고 하얀 속내를 뿜어내고 있었다.
멋있다.
웅장하다.
하지만 올라올 때 보았던 모습이 순간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면서 온몸에 전율을 느낀다.
한참을 바라보면서 저 속에 숨어서 살아 숨 쉬고 있는 용암이 금방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아 다시 한 번 몸이 움츠려든다.
인간은 자연 앞에 초라해질 수밖에 없는가 보다.
 
머라피 화산을 출발해서 디엥 고원까지는 승용차로 약 3시간이 소요된다. 비가 오는데다가 길이 좁고, 나무를 잔뜩 실은 굼벵이 화물차, 군데군데 패인 곳이 많아 자동차가 속도를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디엥 고원에 다다랐을 때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다랭이 밭, 즉 계단식 밭이 산꼭대기까지 이어져 있다. 어떻게 저런 경사진 밭에서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이곳은 고랭지 채소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이란다.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채소들이 재배되고 있었다.
도로 경사가 심해서 자동차들이 숨을 헐떡거리며 거의 등산 수준으로 올라가고 있다.
드디어 디엥 고원에 도착했다.
맨 먼저 방문한 곳은 Sikidang 크레이터이다. 입장료를 받는 분이 없어서 입장료를 내려고 사람을 찾았지만 점심 식사를 하러 가셨는지 없어서 그냥 입장했다. 공짜다! 신난다.
주차장 바로 옆에서부터 쉭쉭하면서 연기를 뿜어내는 조그마한 분화구가 여러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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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100미터쯤 걸어가면 조그마한 웅덩이 형태의 펄펄 끓는 분화구가 있다. 장관이다. 문뜩 계란 생각이 떠오른다. 양파 자루에 계란 넣고 대나무에 걸쳐서 저기에 담그면 맛있는 삶은 계란이 될 텐데...
이 아이템 하나면 즉석에서 삶아주고 짭짤하게 현찰 챙길 수 있을 텐데. 아쉽다. 하지만 금방 그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하루 종일 외부 관광객은 10명 정도 밖에 오지 않는 단다. 비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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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문지는 Sikidang 크레이터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에 있는 Arjuna 사원이다.
Arjuna 사원은 디엥 고원의 중앙에 위치하고 있으며 힌두 사원이며, 입장 요금은 25000Rp이다.
세월의 무게에 눌러 여기 저기 허물어져 있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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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방문지는 Arjuna 사원에서 자동차로 5분정도 거리에 있는 Telaga warna 이다.
주변의 자연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호수로 “다채로운 호수”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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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물 색깔이 옥빛을 띄고 있어 한참 바라보고 있으면 호수에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호수의 표면을 자세히 보면 보글보글 물방울이 올라오고 있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여기도 살아 있는 호수라는 증거다.
다만, 동굴이 4개 있다고 해서 호수 주변을 돌아보았는데 대부분 동굴이 너무 초라해서 실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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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엥 고원에서 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험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다른 풍경에서 오는 신선함은 오는 내내 입가에 미소를 지게 했답니다.
 
고지 : 이 여행기는 제 주관대로 작성되어 객관성이 결여된 부분이 있으며, 경어를 사용하지 않은 점 정중히 양해 바랍니다.
2 Comments
DEWA 2012.02.14 18:10  
지프차는 오십만이 아니라 오만이겠죠 ??
2001년 족자 친구 하숙집에서 새까맣게 어두운 밤 태어나 처음봤던 붉디붉은 빛의 선명한 용암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subak 2012.02.16 14:41  
처음 이야기 할 때는 50000인줄 알았는데, 미심쩍어서 다시 몇번 물어보니 50만이더군요. 오만이면 제가 당연히 지프차를 이용했겠죠. 오토바이가 2만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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