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 비행일기 [05] 금방 또 만날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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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치민 비행일기 [05] 금방 또 만날거니까 :)

케이토 21 4561
 
 
 
[05]
 
 
 
프놈펜 다녀와서 늦게까지 깨어 있다가, 술마시면서 결국 사고를 하나 치고 말았으니-
우야둥둥,
 
 
 
5월 28일 화요일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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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조식뷔페를 먹고 할쟁일 배불렀던 기억 때문에, 도하로 돌아가는 아침은-
간단하게 쌀국수를 먹기로 했다. 정말 베트남=쌀국수라는 공식을 머리에 입력한 채로
원없이 쌀국수를 먹고 온 호치민이네. 베트남에서 뭐했냐고 다들 물어보는데,
다른건 생각 안나고 쌀국수 먹고...쌀국수 사고...;;; 이런 단순함의 끝이라니.
호텔 근처에 있는 포24. 첫날 저녁을 포2000에서 먹었으니까 마지막날 아침은 포24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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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열까봐 천천히 나왔는데 아침 여섯시부터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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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쪽으로 깊었던 실내- 애매한 시간에 와서 그런지 사람은 없었다. (아침도 점심도 아닌 시간에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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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를 보니 가격이 아주 착하다. 두밤쯤 자고나니 환율도 익숙해져서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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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2000 갔던 날 왠지 티슈도 메뉴에 있길래 이게 프리오브차지가 아니구나- 하고 조금 놀랐던 기억.
그래서 밥먹으러 나가면서 챙겨가지고 간 물티슈. 아주 유용하게 잘썼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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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와 카페 쓰아다- 뭘 먹든 일단 카페 쓰아다를 시키는거다 ㅋㅋㅋ
쌀국수는 포2000도 맛있었고 포24도 맛있었다. 그냥 현지에서 먹으니 뭐든 맛있었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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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아침 거창하게 먹고 부대껴서 간단하게 먹자고 밖에 나온 여자 맞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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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쌀국수와 스프링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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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크루 몇몇은 메콩투어를 간다고 했는데, 그게 시간이 너무 일찍이라 난 패스하고-
혼자 밥먹고 다시 호텔 들어가는 길에 문득 더 넘버원 커피가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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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먹으면서 커피 안마신 사람처럼 또 커피숍에 자리잡고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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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베트남에 오면 한번쯤은 이런 느낌의 커피를 마셔보고 싶었던지라,
왠지 엄청난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지막날이니까 마셔주는 걸로.
(저 커피 한잔이 쌀국수 네그릇이랑 맞먹는 가격이었다 -_-...허세 끝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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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우러 나오는 시간이 꽤 걸리지만 기다리는 보람이 있는게-
커피향이 기가막히게 좋았던 이유도 있었다, 완전 어메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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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커피업계에도 잠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감상을 말하자면, 기냥 반하겠어요 ㅋㅋㅋ
어제부터 왠지 아시안 쏘울 맘껏 만끽하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자니 오늘 밤 도하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자꾸 외면하고 싶어진다. 이러면 안되는데. 이미 사고까지 쳤으니 가긴 가야되는데...아- 늦은 아침 먹고
커피한잔 하고, 호텔로 돌아와서 마야가 점심때 같이 로컬마트 쇼핑하러 가자고 했던게 생각나서,
다른 크루언니랑 약속한 시간에 내려가기 전에 마야 방으로 전화해야지, 했는데 때마침 전화가 걸려온다.
 
"마야, 아침 내내 너한테 전화했었는데 어디 갔다왔어?"
 
"아, 생각보다 일찍일어나서 메콩투어 갔다왔어~"
 
"오~ 잘했네, 나 지금 마트 갈건데 너도 가자!"
 
"알았어, 바로 내려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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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 하고 마트도착. 마트가 그 이름도 반가운 빅C였다.
컨시어지에 가까운 마트가 있냐고 물으니 "응 빅C라고..." 하는 말에 버릇없이 말허리를 뚝 자르며,
"뭐 빅씨? 빅씨가 있다고?!" 하고 흥분했던 나였다 -_-;;;;;;; 마지막날 그로서리 쇼핑을 위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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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 1키로에 8만동이었던 망고스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틀사이에 가격이 내렸을리는 없고 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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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인지 고야(여주)를 차로 마시는게 신기해서 사오긴 했는데...
마실 용기가 안나서 아직까지 개시를 못한 비터멜론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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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가야되는 비행이라 또 거창하게 먹긴 뭐해서 마트에서 간단하게 식량구입-*
정말 다양하게 식욕을 만족시키는 이런 바람직한 호치민 비행- 좋다. 또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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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 빅씨?! 하고 놀랐던 이유는 태국에서 보던 그 빅씨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이고 태국이고 베트남에서 죄다 대리만족 하고 가는구나. 근데 빅씨 어느나라 수퍼인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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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내내 맑더니 가는 날 이런 날씨라니, 좋은데? 왠지 덜 억울한 기분도 든다.
내내 날씨 안좋다가 가는 날만 맑으면 밀려들어오는 그 짜증스러움이라니.
그래 이 기세를 몰아서 기상악화로 호치민에 며칠 더 있다 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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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구름이 몰려온다. 정말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택시 잡아타고 호텔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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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니 한바탕 쏟아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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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듣는 빗소리가 참 좋아서, 멍하니 창밖 구경하다가 빗소리 라이브 들으러 수영장 잠깐 나갔다 옴.
빗방울 톡톡.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나라에 있다보니,
사소한 것들로부터 감동받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감수성 폭발할 나이는 지났는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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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성 터지는건 터지는거고 배가 고픈건 또 고픈거라서 (...)  마트에서 사온 간식들 먹고 자야지.
체력도 중요하지만 시도때도 없이 잘 수 있을때 계속 자주어야 피곤하지 않은 이 업계.
느는건 잠과 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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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로폴 접시에 나름 셋팅해서 먹는데까지 먹다가 남은건 수트케이스행 ㅋㅋㅋ
근데 먹고 잠깐 자려고 했는데, 짐을 싸다보니 도저히 잠을 잘 수 있는 상태가 아니어서,
결국 못자고 픽업시간 전까지 계속 짐만 싸다가 도하로 컴백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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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큰 수트케이스에 뭐가 들었는지 궁금하시다면 이 자리에서 그 궁금증을 해결해 드립니다 -_-;
유러피안 크루들은 유럽가면 수트케이스가 이지경이 되서 돌아오는데, (그로서리 쇼핑 =ㅂ=)
아시안 크루인 나는 아시아에 보내놓으니...........아하하하하.
이게 다 몇달동안 아시아에 못간 탓이라고나.
 
결국 막판이 되니 먹을것들 사진만 가득한 이런 불친절한 마무리를...
여행기가 아니라 비행일기라는 제목으로 쓴게 바로 이런 이유랍니다? (...)
여튼 베트남에서 도하로 돌아가는 내내 마야랑 이야기꽃을 피우며 우리 이거 신청해서 또 오자고
할정도로 행복했던 베트남 비행일기, 끗!
 
또 올거니까 그때는 뭔가 좀 더 건설적인 계획을 짜가지고 와야겠단 생각을 해보며...
다음에 뵈요 :)
 
 
 
 
p.s_
술마시고 친 사고는 별거 아니고, 결국 그리움 폭발해서 우발적으로 한국행 티켓을 질렀는데,
그 티켓이 호치민에서 아침에 도하 랜딩하고 그날 밤에 가는 티켓이었다는 뭐 그런거였어요 ㅎㅎ
호치민 비행의 기세를 몰아 베트남에서 도하찍고 서울가는 엄청 이상한 루트의 여행을 하고 왔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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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ohoo, bon voyage!
 
 
 
 
 
 
21 Comments
세일러 2013.06.10 12:52  
ㅋㅋ 저 캐리어~
케이토 2013.06.10 22:21  
이건 비밀인데 저만 그런거 아니예요 ㅋㅋㅋㅋㅋ
etranger 2013.06.11 12:16  
호치민에서 사는 베트남 교민 입니다. 태새랑에서 가끔 케이토라는 아이디의 글을 읽은적이 있는데 호치민에서 머무시며 사진과 글을 읽으니 또다른 맛이 있군요. 평소 그냥 일상적으로 무심히 지나친 곳을 이렇게 사진을 통해보니 그또한 멋이 있군요 . 중동의 도하라는곳은 어떤곳인지요 ?
케이토 2013.06.11 21:09  
안녕하세요 :) 도하는 중동의 흔한 석유나는 사막나라랍니다- 6월부터 40도를 넘는 기온과 거센 모래바람을 자랑하는...그리고 인구의 70%가 외국인인게 특이할만한 점이라고 하네요. 저도 아직 이 곳에머문지 얼마 되지 않아 열심히 알아가는 중이랍니다 ^^
깔깔마녀 2013.06.12 21:15  
우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프롤로그를 읽으면서 또 한분의 이야기꾼을 이제야 발견헀구나 싶었답니다.
일일이 글에다 댓글 달고 싶지만  도배가 될까봐 살짜쿵 이곳에만 답글 답니ㅏㄷ. ㅎㅎ

세르비아 아가씨.. 참 단아한 것이  모범적으로 생겼어요.. ㅎㅎ
아시안처럼 보이기도 하구요.  근데 크루들 안경 착용 안하던데 안경쓰는 분들 어쩌나요?

요즘은 맛있어.. 라고 안한답니다.  마이쩡 해야해요!! ㅋ ~

고구마님 이후로  이렇게 재미있게 글쓰시는 분 참 오랜만에 뵙는 것 같아요.
고구마님은 선천적으로  표현력을 타고난 분 같은데  케이토님에게도 그런 것이 느껴져요..
그래서 농담이 아니고 진심으로 권하는 것인데요..
크루 지원 과정부터 합격,  비행,  기착지 여행등에 관한 글들을 잘 모아두셨다가 책으로
한번 내보세요.    청소녀들에게도 좋은 귀감이 될 것이고,  세상을 알아가는데도 큰
도움이 될 내용들입니다. 

청소녀를 키우는 저는 케이토님의 경험담과 같은 내용이 담긴 책이라면 내 딸에게
사주겠습니다. ^^    꼬옥 해보세요.  주변에 아는 출판인이 없어서 소개는 못해드리지만.
ㅠㅠ  출판사 알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을거에요.  한 1,2년 꼬옥 글들 모아두세요..
케이토 2013.06.25 01:48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여행기라 하기엔 기승전결없는 그냥 기록뿐이어서 좀 걱정했거든요-
세르비아 아가씨 마야하고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어요 :) 사실 비행하는 크루가 매번 바껴서,
누군가를 만날 기회는 많아도 친구가 되기는 참 힘들거든요. 사는 곳도 전부 다르고 스케쥴도
제각각이라 휴무 한번 맞추기도 힘들고 같은 나라 출신이 아닌 경우엔 더 힘들고 그런데,
마야하고는 모든걸 다 초월하고 친해져서 그런지 연락해도 맘이 참 편한거있죠-
얼마전에 "내가 연락없다고 널 잊은거 아니니까 우리 약속한거 꼭 같이해!" 라고 메세지 와서
빵 터진거 있죠 ㅋㅋㅋ 이렇게 귀엽습니다. 후후후.

사실 기록하는거 좋아해서 블로그도 꾸준히 하고 있고 사진도 열심히 정리해놓고 있는데,
최근 불미스러운 일들을 참다 못해서 블로그는 반비공개로 전환하게 되었어요 ㅎㅎㅎㅎ

아- 그리고 저희는 유니폼에 안경써도 되요 :) 대신 그루밍 오피스라는 곳에 가서 안경착용에
대한 확인증(?) 같은걸 받아서 매 비행때마다 들고 다녀야 하지만요. 안경도 착용할 수 있는
디자인이 정해져 있는데, 저도 눈 나빠서 그 퍼밋 받아놓긴 했지만 그냥 렌즈끼고 일합니다 ㅋㅋ
기내가 무지막지하게 건조해서 한 두세시간 지나면 눈이 완전 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쉬는 날은 맨날 안경만 쓰고 있어용 ㅋㅋㅋㅋㅋ
세븐 2013.06.13 21:17  
넘 드신다..
누가보면 refugee 부서에  근무 하시는 줄ㅋㅋ
케이토 2013.06.25 01:49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어마어마해서 ㅋㅋㅋㅋ
승무원들 먹는거 보시면 깜짝 놀라실걸요 ㅋㅋㅋㅋ
하늘빛나그네 2013.06.14 02:42  
잘 읽었습니다.
역시 톡톡 튀는 케이토님!!!!!
케이토 2013.06.25 01:49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우후훗!
냥냥 2013.06.15 00:08  
저도 깔깔마녀님의견에 한표!

다행히 숨은 쉬어가면서 읽었어요.
여전히 케이토님글은 흡인력이 강해요.
마치 제가 향수병 걸린 느낌이..
그래도 무척 부러운 직업이니까, 제 부러움을 책임지고 받아주세요.
열심히 재밌게 일하는 걸로!

또  비행일기 올려주길 기대해요.^^
케이토 2013.06.25 01:52  
아하하 그렇게 부러워하지 않으셔도 되는딩 =ㅂ=;;;
다음달에도 역시 아시아 비행은 없지만 -_-;;; (정말 안주네요 이럴수가 있나?)
어디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만큼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다음엔 비행일기가 아니라 여행기로 한번! :D 저 곧 휴가가거든요 ㅎㅎㅎㅎㅎ
곧 이라고 해봐야 한달 남았지만요 ㅋㅋㅋㅋㅋ
롱롱이 2013.06.24 04:34  
아 가방안이 저렇군요....ㅋㅋ
남자들의 로망인 스튜어디스 생활도 가끔 올려주세요 ㅋㅋㅋ
케이토 2013.06.25 01:53  
ㅋㅋㅋㅋ 제 가방만 저렇지 않다는거~
그냥 암꺼나 게시판에 가끔 글 올리고 그래용 저 ㅋㅋㅋㅋ
페이스 2013.06.25 23:43  
ㅋㅋㅋ 쇼핑 욕심이 과하십니다~~
kairtech 2013.06.29 20:57  
라오스 여행기때의 케이토를 기억하는 저는
Amazing Vietnam 이네요
머리잘못자른 케이토 사진올려봐요
우야둔둥  유럽갈때는  꼭  카타르에어 타고  하늘에서  조우하는  기적을  기대해봅니다
BE  HAPPY!
우야제 2013.07.12 12:38  
필력이 장난아니게 좋으시네요
읽는 사람으로서 부담없으면서 마력적으로 빨려 드네요
좋은 글 많이 읽고 갑니다.
담에도 올려주세요
무한지대 2013.07.12 14:03  
아하!
승무원 케리어안이 저런걸로,,,ㅎㅎ
한동안 향수 달래시겠네요.
항상 건강하시기를,,,
꾸용 2013.07.23 11:32  
동남아 비행이 안나오시면 유럽여행기라도...ㅋ

케이토님이 써주신거면 태사랑에서도 유럽여행기 즐겁게 읽을수 있을거 같아요...ㅎㅎ
긍정의마인드 2013.07.30 15:53  
재미나게 잘 읽었습니다....
루나tic 2013.08.07 15:40  
오랜만에 케이토님 여행기 재미있게 잘 봤어요~ 스타벅스 머그컵.. 탐나는군효..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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