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21일차 - 타국에서 최루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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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긋한 19박 26일 5개국 21일차 - 타국에서 최루탄 맞다

카이딘 0 3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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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으로 가시면 좀더 편하고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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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를 잡고 짐을 정리하고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나니 약 4시였다

자 이제 쉴 틈 없이 본격적으로 KL 관광을 시작한다 ㅎㅎ

그러나 이미 제법 늦은 시간이라 먼 곳을 가기는 힘들어서

오늘은 이곳 차이나 타운부터 시작하여 도보로 다닐 수 있을 법한 곳만 돌아다니기로 했다


돌아다니기 전에 우선 배를 든든히 채우고자 숙소를 나와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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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타운의 거리

 

역시 차이나 타운이라서 그런지 중국 음식점이 많았다

나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내가 머물고 있는 숙소 1층에 있는 식당에서

Duck rice를 먹었다 ^^(5.5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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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쪙~

 

맛은? 언제나 굿~

음식의 맛은 요리하는 사람이 아닌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 달려있느니...


일단 차이나 타운을 벗어나서 정처 없이 걷다보니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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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KL은 이처럼 표지판에 주요 관광 포인트가 잘 나와 있어서

길을 잘 모르는 여행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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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의 거리


열심히 길을 걷다가 Masjid Jamek 전철역쯤에서 무엇인가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였다

왠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와서 주변을 두리번 거리며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는듯했다

그 군중을 보니 아무리 눈치가 느린 나라도 뭔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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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수선한 분위기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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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둘씩 커다란 카메라를 든 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하고..

그 뒤엔 전투복을 입고 곤봉과 방패를 든 전경이 등장하더니 심지어 소방차까지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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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뭔가 폭동이라도 일어나려나?


계속 여기에 있으면 뭔가 쉽게 경험하지 못할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도 그 군중 속에서 함께 기다리며 무언가가 일어나기를 기다렸다...

그러기를 십여 분, 전경 앞 저 멀리 어디선가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전경들은 대장의 구호에 맞춰서 앞으로 전진 하고 소방차는 희뿌연 물을 뿌리기 시작했다


지켜보던 사람들까지 혼비백산하여 이리저리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나도 그 인파에 휩쓸려 다니다 다행히 어느 가게에 무사히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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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둥지둥

 

내가 들어오자마자 가게 주인이 셔터를 내려서 외부의 침입을 막았다

휴.. 정말 아슬아슬했다 ㅠㅠ


그러나 도망쳤다고 구경(?)에 대한 의지가 꺾인 것은 아니다 후후

2층에 목 좋은(?) 창가에 올라가서 창을 통해 아래를 내려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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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 없는 광경

 

나뿐만 아니고 가게에 들어와 피신했던 다른 현지인들도 모두 동일한 생각인 듯

나와 행동을 같이하여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런데 계속 내려다보아도 진전(?)이 없었다

시위대의 모습은 보이지도 않고 전경들도 그다지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이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더니...

여기 더 있어봤자 볼 것이 없겠다는 생각에 가게를 떠나서 원래 하려던 관광을 다시 시작했다 ㅎㅎ

뭐 결과가 어찌 되었건 색다른 경험임이 틀림없다

남의 나라에서, 하필이면 내가 여행 온 첫날, 그것도 내가 여행하고 있는 지역에서,

그것도 내가 활동을 개시한 시간을 맞춰 시위가 일어났다니...

한국에서도 쉽사리 볼 수 없는 좋은(?) 경험을 했다


길거리에 여행자를 위해 잘 마련된 표지판을 따라 걷다 걷다보니

첫 번째로 도착한 곳은 메르데카 광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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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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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동 때문에 텅텅빈 메르데카 앞 거리, 덕분에 걸어서 다니기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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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데카 앞에도 경찰들이 늘어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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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넓은 잔디밭 공원이 있다

 

말레이시아는 영국의 지배를 받던 나라였다

영국의 지배에서 해방되었을때 사람들이 모여 ‘말레이시아 독립 만세’를 외쳤던 곳이 바로 이곳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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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기념탑


흠... 모처럼 의미 있는 장소에 오긴 했는데

사진 찍어줄 사람도 없고 볼 것도 그다지 없어서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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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가 본 다야부미(맞나?)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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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이는 KL타워(왼쪽),와 페트로나스 타워(우측 하단)

며칠 뒤 가서 보게 된다..


다음으로 간 곳은 인디아 거리

아까 시위를 목격한 장소인 마스지드 자멕 전철 역 바로 옆에 있다

도로 표지판에 가는 길이 잘 표시되어 있어서 찾아가기 쉽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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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지드 자멕역 뒤편에 있는 모스크, 이때는 뭔지 몰랐으나 내일 가게 된다


그렇게 메르데카 광장에서 마스지드 자멕 역에 다다랐을 무렵..

갑자기 이유가 뭔지도 모를 눈물이 내 눈에서 살포시 한 방울 떨어졌다

헉 뭐지...?;;

한 방울 나오던 눈물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이윽고 주루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참으려고 애를 썼지만 절대 멈출 수 없었다


내가 왜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울고 있을까?

나 자신도 느끼지 못하는 사이에 여행을 하면서 가슴속에 쌓인 응어리가 많아서일까?

갑자기 한국이 그리워서 그랬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소매로 훔치다가

불과 한 시간 전에 이곳에 최루가스가 살포된 것이 기억났다

아... 난 최루가스 때문에 울고 있었구나 ㅡ.,ㅡ


아까 뿌려진 최루가스가 아직 다 흩어지지 않았는지

길거리 바닥엔 그 때 뿌린 최루액이 가루가 되어 허옇게 눌어붙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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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미.. 이게 다 최루가루이다

 

흠... 남의 나라와서 최루액 때문에 평소에 흘려보지 못한 눈물도 흘리고...

정말 상콤한 경험이다 ^ㅡ^ 아이 즐거워

 

인디아 거리는 말 그대로 인도계 말레이시아 사람들이 연 가게가 밀집된 지역이다

말레이시아는 여러 인종이 어우러져 사는 나라이다. 말레이, 인도, 중국, 아랍계통 등 다양한 인종이 있다

태국에도 차이나 타운과 같이 어떤 특정한 인종이 밀집된 지역이 있지만

그 지역을 벗어나면 그 인종을 찾아보기 힘든 반면

말레이시아와 싱가폴은 이곳저곳에서 여러 인종들을 볼 수 있다


일단 거리에 들어서기전 입구에서 시원한 음료수를 한 잔 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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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 시내에는 곳곳에 이러한 음료를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값은 1RM, 한화로 약 400원 정도이며 종류도 코코넛, 오렌지, 수박 등 다양해서

여행 중 뜨거운 태양아래 걸어 다니면서 지칠 때 한 모음 들이키며 체력을 보충하기 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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쨘~


비로소 본격적으로 인디아 거리에 들어섰는데.... 시작부터 인파가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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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글바글...

 

차 두 대가 겨우 지나다닐 수 있을 경도의 좁은 길의 양 옆에 온갖 음식 노점이 늘어서 있어

그 모습과 맛있는 냄새로 지나가는 사람들을 유혹 한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흔히 보아왔던 쌀국수를 비롯하여

말레이시아 음식, 인도계통 음식, 케밥, 맛있어 보이는 디저트를 비롯하여 없는게 없었다

워낙 파는 것이 많아서 어디다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를 정도였다

 

시작되는 먹을것 사진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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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미니케밥인데 사진을 찍으려하자 직원 형이 갑자기 포즈를 취했다;;

 

원래 이런 북적거리는 시장분위기를 좋아하는 나였지만 이곳 인디아 거리에서 크게 감동을 받은 부분은

모든 상품 가격이 정찰제로 적혀있다는 것이다ㅠ


원래 정찰제는 당연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귤 한 소쿠리 3000원, 오이 3개 1000원’ 이런 식으로 차장사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이곳 말레이시아에 오기 바로 전 여행한 곳은 그 악명 높은 베트남이였기에

정찰제 문화는 나에게 크나큰 감동의 쓰나미로 밀려왔다 ㅠㅠ


외국인에겐 바가지를 씌워 몇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고

길거리에서 파는 모든 음식에 가격표를 붙여놓지 않은

치사한 베트남 사람들을 생각하며 비교하니 정말 눈물이 앞을 가렸다


왁자지껄한 분위기와 말레이시아의 친절한(?)정찰제에 감동받은 나는

히로뽕을 맞은 것도 아닌데 괜시리 기분이 좋아지며 자연스레 웃음이 나왔다


그런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재밌게 인디아 거리를 돌아보다보니 주변은 어두워져 있고..

나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먼 길을 나섰다

(사실 이곳 인디아 거리부터 차이나 타운까지는 걸어서 20분 밖에 안된다 ㅡ.,ㅡ)


내가 숙소를 잡은 차이나타운에 다시 돌아오니 아까 봤던 수수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화려한 네온싸인으로 옷을 갈아입은 거리로 탈바꿈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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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야 뭔가 차이나타운이라는 느낌이 온다 후후

내가 숙소를 나섰을 당시에는 몇몇밖에 없었던 가게들이 모두 문들 열고

또 거리에 노점상들이 들어차서 거리는 걸어 다니기 힘들 정도로 복잡해져있었다


이곳의 주요 판매 품목은 바로 짝퉁 시계, 명품 ㅡ.,ㅡ
삐까뻔쩍한 광택을 자랑하는 시계들과 브라다, 쿠찌 등의 짝퉁들이 즐비했다 ㅎㅎ


나야 뭐 이런 곳에는 별 관심이 없으니 패스~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흥겨운 분위기의 거리에 노천 술집들이 영업 개시를 하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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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들은 시원한 밤 바람을 맞으며 맥주 한 병과 함께 차이나 타운의 밤을 즐기고 있었다

나도 그들과 동참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여행 경비의 부족으로 나의 터져 나오는 욕망을 억지로 다시 꾸겨 넣을 수 밖에 없었다 ㅠ

나는 사람들이 맥주를 들이키는 모습을 보며 입맛만 다시고.. 아쉬움을 남겨 놓은 채 그들을 뒤로 했다


사실 경비는 그다지 위험한 정도는 아니지만 말레이시아는 처음 여행하는 나라이고

또 다음으로 여행할 싱가폴은 물가가 비싸다고 소문난 나라이기 때문에

최대한 이곳에서 아낄 생각이었다 ^^;;


말레이시아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술값이 비쌀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그다지 비싸지는 않았다


맥주가 큰 병으로 8RM 정도 한다

이 가격은 태국 밧으로 치면 80밧 정도이다

카오산에서 싱하 큰 병이 100밧이 넘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곳 맥주가 싸다고도 볼 수 있다

음식 값도 태국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비싼 정도....

하지만 이 전에 여행을 한 베트남의 물가가 워낙 쌌던지라 말레이시아의 체감물가는 상당히 높았다 ^^;;

거기서는 맥주 한 병이 술집에서도 700원이었으니...


숙소에 들어와서 씻고 자리에 누우니 시간은 8시 30분

아놔 지나치게 이른 시간이다;;

원래 같았으면 밖에 나가서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오는 건데 이번은 그럴 상황이 아니어서 너무 슬펐다 ㅠ

흠... 뭐 어쩌겠는가 ㅋㅋㅋ 그냥 자야지 ㅎㅎㅎ


말레이시아.. 비록 오늘 처음 왔고 접한 시간도 얼마 되지 않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나라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구경할 것도 많고 다니기 편하고 물가도 적절하고...

베트남에서 느껴보지 못한 만족감에 취한 나는 비록 이른 시간이었지만 기분 좋게 스스륵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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