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 그리자 - 치앙마이(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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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그리자 - 치앙마이(END)

공심채 20 3478
[22] 치앙마이 (12월 31일 ~ 1월 3일)

2007년에 이어 치앙마이는 2번째 방문이다.. 첫 방문 때 혼자와서 Half Day Tour 2개와 2일간의 오토바이 대여를 통해 도이쑤텝, 몽족마을, 매림, 주요 사원, 버쌍 및 싼깜팽 온천 등 주요한 볼거리들을 다 본 상태라 이번에는 특별한 일정 계획 없이 휴가 마지막 며칠을 쉬어가기 위해 들렀다(치앙마이에서 1달간 장타를 때리고 계신 Charlie님도 방문할 겸..). 유일하게 사전에 염두에 두고 간 일정은 12월 31일에 삥강에서 콤 파이(Khom Fai)를 띄워 보는 것.. 

조그만 열기구(콤 파이)를 하늘로 띄워 보내는 행사는 주로 러이 끄러통 축제 기간에 강물에 바나나 줄기(끄러통)에 촛불을 올려 띄워 보내는 행사와 함께 많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꼭 이런 때가 아니더라도 무언가를 기원하는 행사가 있을 때 하기도 하는 것 같다. 예를들어, 쓰나미 위령제 때와 같이.. 치앙마이에서는 매년 12월 31일부터 이틀 정도에 걸쳐 밤이 되면 사람들이 삥강 주변에서 곳곳에 모여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에서 콤 파이를 띄운다..

그런데.. 콤 파이를 영어로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왕위앙에서 튜빙하기 전에 만난 영어강사 커플에게 치앙마이에 콤파이를 하러 간다고 했더니 콤파이가 뭐냐고 물어 와 small balloon 이라고 대답해 줬었다. 근데,. 이 Balloon은 콤파이와 모양새나 원리 측면에서는 유사한데, 개네들 머리 속에서는 사람이 탈 수 있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잘 이해를 못하더라는.. 그래서, 한참을 이러러쿵 저러쿵 설명을 했더니.. 아하.. lantern!! .. 이라고 외치더라는.. 음.. 하늘에 띄우는 건데.. 이런 것도 랜턴이었나.. 나중에 한국에 돌아와 찾아보니 위키피디아에서는 콤파이를 Sky Lantern이라고 설명하고 있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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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파이 내부를 찍어 놓은 사진이 없어서 외국 사이트에서 슬쩍 해 온 사진.. 콤파이 조립은 매우 간단하다.. 동그란 고체 연료에 4개의 철사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를 사진에서처럼 종이갓 하단에 연결하여 고정시키면 끝.. 단, 주의할 점은 고체연료가 단단하게 뭉쳐져 있어 불이 잘 붙지 않거나 불을 붙이는 과정에서 녹아 떨어지는 연료 방울에 화상을 입는 경우도 있으므로 불을 붙이기 전에 바깥 쪽을 손으로 눌러 뭉친 것을 조금씩 풀어 놓는 것이 좋다. (치앙마이에서 거주하고 계신 charlie님 지인이 알려 주신 콤 파이 노하우~~). 콤파이 밑에 불꽃이 쏟아지는 폭죽을 매달아서 띄우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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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셋이서 warorot 시장 부근에 있는 junsamor nusorn bridge에 콤파이를 띄우러 갔다.. 그때 바로 옆에서 심하게 염장을 지르고 있는 태국인 커플..TT.. 여하튼.. 자.. 일단 불을 붙였으면 사진에서와 같이 콤파이의 네 귀퉁이를 붙들고 바닥에서 조금 띄운 채로 콤파이 안에 뜨거운 공기가 찰 때까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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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콤 파이가 빵빵해져 오면 잡고 있던 손을 살짝 놓아서 콤파이가 뜨는 지 테스트 해 본다.. 정상적으로 뜨면 다시 붙잡아서 사진에서처럼 높이 들어 올린다.. 그리고... 동시에 잡고 있던 손을 놓으면 하늘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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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콤파이들로 밤하늘에 또 하나의 은하수가 생겨났다.. 바람을 따라 흘러가는 콤파이들이 만들어 내는 장관.. 야경에 취약한 똑딱이의 한계로 인해 사진으로는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마음 속에 고이 담아왔다.. 그런데.. 저 많은 콤파이들의 운명은???... 연료가 다 꺼지면 어딘가로 떨어질텐데.. 한 두개도 아니고 이틀 동안 수천 수만개가 오르는 걸 생각하면.. 바람이 흘러가는 어느 곳에서는 콤파이 비로 몸살을 앓게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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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해 보이는 이 커플의 운명은?? 태국인들은 콤파이가 높이 떠서 잘 날라갈 수록 복이 온다고 믿는다고 한다.. 반면에.. 콤파이가 제대로 뜨지 못하고 강물로 추락할 경우에는 불운이 온다고.. (충분히 공기가 차지 않은 상태에서 손을 놓은 경우, 콤파이에 구멍이 난 경우 또는 콤파이를 제대로 펴지 못하여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진 경우에 이런 일이 발생한다).. 다행히 남자셋이 띄워 올린 콤파이 3개는 모두 성공.. 그런데.. 이 커플이 올린 콤파이는 조금 뜨는 듯 하더니.. 그만.. 강물 위로 내려 앉고 말았다.. 순식간에 표정이 굳어지는 커플.. 조금 후.. 남자를 혼자 내버려 둔 채 여자가 떠나 버리더라는.. 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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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카운트다운 행사는 3곳에서 열린다고 한다.. 관광객들이 주로 모이는 곳은 타패문 앞.. 수많은 인파들로 인해 도저히 이동할 엄두가 안나기도 하고 술 취한 콘 팔랑들 틈에 섞이기도 싫어서 배제 .. 로컬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음.. 어디였더라.. 캇 쑤언깨 쪽이었나.. 아무튼 좋아하는 가수인 BodySlam, Endorphine이 행사에 나온다고 해서 가볼려고 했는데.. 수많은 팬들로 아수라장이 될 것이 뻔한 지라 역시 배제.. 그래서, 마지막 남은 곳인 치앙마이 대학 근처 님마내민(nimmanhaemin) 로드로 갔다.. 로컬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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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해를 보내는, 그리고, 새로운 해를 맞이 하는 불꽃들이 밤하늘을 수 놓는다.. 아.. 물론.. 시끄러운 소리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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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앙마이 시내와 주변에는 호수가 많은 편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곳은 치앙마이 북동쪽에 있는 매쿠앙 댐 저수지.. 이곳에 가면 유람선도 있고.. 또.. 낚시대를 빌려 고기를 잡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요리해 주는 음식점이 있다고 해서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 갔다.. 치앙라이로 가는 대로를 따라 달리다가 doi saket으로 가는 교차로 직전에 있는 좌측으로 난 조그만 길로 들어가면 된다..  
(치앙마이 근교 지도 : http://www.maps-thailand.com/map-chiang-mai-area.php)
(치앙마이 시내 지도 :
http://www.thaiwaysmagazine.com/chiang_mai_map/chiang_mai_map_2000pi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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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해 첫날부터 살생(낚시) 하려 한 벌일까.. 땀 흘리며 물어물어 찾아서 댐 위로 올라간 것까지는 좋았는데.. 출입 통제.. 호수 주변 도로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바리케이트가 쳐져 있다.. 1월 1일에 뭘 기대하고 간 걸까.. 얘네들도 쉬는 날인디.. 쓰읍.. 그래도.. 경치는 좋다.. 저수지는 매우 크고.. 근데.. 이렇게 큰 댐으로 만들어 놓고 수력발전은 안 하는 걸까.. 발전 시설은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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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월 2일에는 치앙마이 대학 뒷 산에 있는 Rukachat huai kaeo park에 다녀 왔다.. 잘 가꿔진 조그만 호수와 꽃밭, 그리고, 음식점.. 현지인들이 가족끼리, 연인끼리 또는 직장동료끼리 많이 찾아 온다.. 외국인은 거의 없음.. 호수에서는 치앙마이 시내 전경이 내려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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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국 제2의 도시(인구수로는 코랏이 number two이지만..)답게 치앙마이를 오가는 VIP 버스들은 코랏이나 우돈타니를 오가는 버스들보다 시설이 훨씬 좋다.. 사진에서처럼 각 좌석 위에는 수면을 위한 목 받침대가 달려 있고.. 예쁜 유니폼을 착용한 안내양이 함께 한다.. 우흐..
(VIP 버스 노선 및 시간표 : www.sombattou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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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 다녀왔던 싼깜팽 온천의 사진.. 싼깜팽은 온천 놀이 시설이 아니라서 온천은 자체는 소박하지만.. 잘 가꿔진 정원과 간헐천이 있어 시간만 충분하다면 가 볼 만한 곳이다.. 뒤로 보이는 건물에 온천시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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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쁜 정원 뒤로 솟구쳐 오르는 간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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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헐천으로 이어진 길.. 흐르는 물은 온천이다.. 발을 담구고 족욕을 하기에 최적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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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헐천 앞에 있는 온천.. 매점에서 날계란을 사서 여기에서 익혀 먹는 맛도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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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절하게 온천의 온도와 계란이 익는데 걸리는 시간을 안내해 놓았다..


마지막으로 2006년에 다녀왔던 꼬사멧의 사진 한장으로 이번 여행기를 마감하고자 한다.. 뜬금없이 왠 꼬사멧???.. 이냐고 물으신다면... 이번 여행에 바다가 빠져 있다보니 계속 산과 강만 보여드린 것 같아서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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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omments
동쪽마녀 2009.02.06 02:41  
연재 끝.ㅠㅠ
공심채님 사진, 글 넘 감사했어요.
트랙킹엔 관심이 없는데다, 많이 되바라져 버렸다고 해서, 치앙마이도 젖혀두고 있었는데,
역시 좋군요.
찍으신 사진 중 하나만 제 바탕화면에 두어도 될까요?^^
공심채 2009.02.06 12:24  
제가 올린 사진들은 모두 copy left 입니다.. (제 것이 아닌 위의 콤파이 첫번째 사진과 지도들 원본 제외..^^)
시골길 2009.02.06 10:49  
치앙마이 심층해부 기사구만요... 좋은 게시글, 사진에 감사드립니다...^^
공심채 2009.02.06 12:26  
심층해부까지는..^^;  치앙마이는 심층해부하려면 역량도 안 되지만 무엇보다 한 두개 게시물로는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치앙마이, 정말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방콕처럼 너무 대도시의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도 왠만한 편의시설을 다 갖추어져 있는데다 공기나 기후도 좋고, 물가도 조금더 싸고.. 주변에 볼 것도 많고..
은별이 2009.02.06 12:10  
와~ 역시 정보가 많은 공심채님 글!! @..@

하늘로 띄우는 그 풍선을 콤파이라고 하는 거였군요. 궁금했었는데. ㅋㅋㅋ

너무 잘 읽었습니다.
그나저나 저 커플은.... 흠.....
새해맞이가 엉망이었겠어요, 아무리 미신이라지만. ㅡㅡ;
공심채 2009.02.06 12:29  
콤파이는 요왕님이 쓰신 icon of thailand에서 꼭 해 봐야 할 것 10가지 중 한가지로 꼽혔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래서, 꼭 해 보려고 작정을 하고 갔었는데.. 역시 듣던 대로 장관이더군요.. 갑자기 끄러통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 담에는 러이 끄러텅 축제기간에 맞추어서 한번 가 봐야 겠습니다.. 일정 맞추기가 거의 불가능하기는 하겠지만.. 희망사항~~
아켐 2009.02.06 13:25  
사진이 너무 좋네요.....
공심채 2009.02.07 04:05  
이번에 1300장 가까이 사진을 찍어 댔는데 (거의 습관적으로 눌러 댔다는...)  여행기에 올린 사진만 해도 500장이 넘어가니 거의 40% 정도를 올렸네요.. 사진 보시느라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김카피 2009.02.06 16:24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
이렇게 좋은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시간이 흘러도 다시 꺼내보고 싶어질 그런 여행기였던것 같습니다
다음 여행이 기다려지네요 ^^
공심채님 홧팅!!
공심채 2009.02.07 04:09  
정보가 괜찮았다면 여행기를 쓴 주요 목적 중에 하나가 달성된 셈이니 다행이네요.. 이번에 간 지역들이 체계적인 정보를 한큐에 구하기가 쉽지 않은 곳들이라 출발 전에 정보 정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기는 정보와 사진을 위주로 정리했습니다.
킴3킴3 2009.02.07 02:15  
^^ 이거 봤다가 , 다른글들까지 뒤적거리게 되었네요ㅎㅎ , 여행정말 제대로 재미있게 하신듯 하네요 부럽 ㅎㅎ여행기 재미있게 잘 보앗습니다.
공심채 2009.02.07 04:19  
감사합니다..여행기 쓰는 것이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사진을 많이 올리려다보니 찍은 사진을 주의깊게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보니 여행을 다시 한번 하는 것 같은 효과가 있더군요. 그때의 기억들을 몇번이고 되새김질 하는 효과.. 결국 이번 여행의 기억은 유난히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유목민114 2009.02.07 05:24  
자료 좀 받아 갑니다 감사~
새먼 2009.02.08 05:31  
오~~
글과 사진에 저의 눈과 마음이 즐겁습니다.
특히 하늘에 떠있는 콤파이의 모습이 너무 아름답습니다.(님 덕분에 그게 "콤파이"라는 걸 알게됐네요..^^)
정말 치앙마이에서 즐겁게 보내신게 전달됩니다.
감사합니다.
타쿠웅 2009.02.10 16:49  
콤파이 내부사진 보고 사진을 위해 누우셨구나 라구 잠깐 생각했습니다.

역쉬...글은 한단어 한단어 빼먹고 읽으면 안 되는 법...

글 잘읽고 갑니다. 꾸벅.
달춘 2009.02.10 23:24  
공심채님 이 여행기 쓰시느라...쓰러지셨군요...
제가 태국 다녀온 이야기 해드리려고 했는데....공심채님이 안 보이시네요...
빨리 쾌차하시길....
큐트켓 2009.02.15 22:47  
사진이 커서...시원하니 편하게 잘볼수 있었던것 같아요 ^^
꼬창에서 날렸던 콤파이도.. 치앙마이 쌈캄팽 온천도.. 지나고 나니 너무 그립네요..
온천물이..유황냄새가 많이 나긴했지만..물은 참좋았는데..
그동안 일기 잼있게 잘봤습니다~ 수고많으셨어요.. ^^
Charlie 2009.02.24 05:32  
심채오빠 장문의 여행기 잘봤읍니당.^^
훨훨~ 날아간 콤파이처럼 올해 운수 대통하시길..~
고생하셨어용..~
다알~ 2009.03.19 21:30  
여행하시는 분들이 항상 태국에서만 오랫동안 있지말고 라오스를 가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그래서 맘속 어느곳엔.....라오스라는 나라를 동경해왔나봅니다..^^
공심채님의 사진과 여행기를 보니 정말 정감가는 나라인거 같아서 다음 여행엔 라오스로 꼭 가볼 예정입니다..^^
공심채님이 느끼신 그곳들을 달이도 한번 밟아볼까 봅니다..^^
오늘 처음 공심채님의 글을 접하게 되어서 하루종일 읽었던거 같아요..
일하면서 쉬는 시간에 틈틈히....그리고 퇴근해서 드뎌 다 읽었습니다.^^
참...많은걸 느낄수 있었답니다.^^
감사합니다...너무나 좋은 여행기를 올려주셔서요..^^
심안 2009.04.01 00:16  
전 혼자 매홍손에서 새해를 맞았는데 치앙마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셨군요. ^^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같은 시기 저도 갔던 곳들이라 더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