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 그리자 - 위앙짠 (비엔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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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그리자 - 위앙짠 (비엔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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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농카이에서 위앙짠 넘어가기 (12월 26일)

농카이에서 라오스의 수도 위앙짠으로 넘어가는 가장 번거로운 방법은 뚝뚝을 타고 우정의 다리(싸판 밋따팝) 앞에까지 가서 셔틀버스로 갈아타고 다리를 건넌 후 다시 뚝뚝이나 버스를 타고 위앙짠까지 들어가는 것이다. 2번을 갈아타야 하고, 뚝뚝과 흥정도 해야 하기 때문에 번거롭기도 하거니와 시간도 오래 걸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간다. 가장 편한 방법은 농카이 버스 터미널에서 위앙짠 딸랏싸오(아침시장) 터미널로 가는 국제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국제버스의 시간표 및 요금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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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시간표는 종종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다음 사이트를 통해서 확인하고 가는 편이 좋을 것이다. 단점은 이 사이트가 태국어로만 되어 있다는 것. 그러나... 좌절하지 말라.. 태국어를 영어로 번역해 주는 사이트가 있으니, 좀 번거롭더라도 Copy and Paste 몇 번을 하다보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버스 시간표 사이트는 좀 불안정해서 몇 번을 시도해야 접속되는 경우도 있음)

Transport 주식회사 버스 시간표 : http://61.19.247.118/~transport/timetable07_viengchan.php
태국어-영어 번역 : http://www.thai2english.com


왓 캑에서 대기 중이던 뚝뚝을 타고 농카이 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혹시나 하여 버스 시간표를 먼저 확인하고 티켓부터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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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트에 안내된 내용과 시간/요금 모두 일치한다. 그런데, 표파는 푸잉은 콘 라오 일까, 콘 타이 일까.. 사진을 찍으려고 폼을 잡으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 본다... 음.. 함부로 찍으면 안 되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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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카이 버스 터미널. 별로 크지는 않다.


14시 30분 티켓을 끊었는데, 시간이 좀 남아서 버스 터미널 뒤쪽에 있는 왓 포차만을 보고 왔다. 왓 포차만은 농카이의 사원들 중에서는 그래도 가장 크고 볼 만한 사원이라고 한다. 어제 올려 놓은 농카이 지도에서 2번이라고 표시된 지점에 위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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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불당 안 밖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는 현지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사원 내부의 벽에는 불교와 관련된 그림들로 가득차 있다. 우측에 놓여 있는 사진은 출가 당시의 푸미폰 국왕 사진... 역시, 태국에서 진정한 유비쿼터스는 푸미폰 국왕인 듯.. 어딜가나 국왕과 관련된 물품이 놓여 있다. 게다가 모든 지폐에도 찍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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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터미널로 부근에서 마주 친 새로 지은 듯한 집. 라오스의 경제가 발달하기 시작하면서 농카이도 같이 성장해 가고 있는 것인지, 농카이에서는 이처럼 새로 지었거나 짓고 있는 중인 건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버스 시간에 늦을까봐 포차만 사원을 둘러 본 후 급히 터미널로 돌아 온 시각이 14시 20분... 그런데, 아직도 버스가 오지 않았다.. 버스는 14시 25분이 되어서야 플랫폼으로 들어 온다.. 그래도 정시에 출발은 할까...?? 역시나..!! 14시 50분이나 되어서야 출발을 한다.. 뭐, 그래도, 그제 코랏에서 1시간 30분 기다린 거에 비하면 양반이다.

이후에 경험을 해 보니, 라오스의 모든 교통편이 다 이러하다. Time Table이 있기는 한데, 거기에 적혀 있는 시간의 의미는 그 시간에 출발을 한다는 의미라기 보다는 그 시간 쯤 되면 와서 손님들을 태우기 시작한다는 의미에 가깝다. 그리고는 손님들이 원하는 만큼 차면 그제서야 출발을 한다. 단, 최소한 다음 버스 시간 전에는 출발을 하는 것 같다. 예를들어, 9시 30분 버스 다음에 10시 30분 버스가 예정되어 있다면 9시 30분 버스는 늦어도 10시 30분 전에는 출발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지연운행은 아주 일반적인 것인지 심지어는 루앙프라방에서 치앙마이로 들어가는 라오스 항공의 항공편 마저도 출발 예정 시각이었던 1시 10분이 다되어서야 보딩을 시작했다. 20분 지연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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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의 다리 태국 쪽 이미그레이션. 버스에서 내려서 출국 수속을 밟아야 한다. 우정의 다리는 1994년에 호주-태국-라오스 3국의 합작으로 세워진 메콩강 최초의 다리라고 한다. 다리에는 철도도 놓여 있는데, 라오스 쪽에서 더 이상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도 라오스는 전 세계에서 철도가 없는 몇 안되는 국가 중의 하나라고 한다. 라오스가 베트남과 함께 프랑스의 식민지배를 받았었음을 생각하면 이상한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프랑스가 베트남과는 달리 라오스에 대해서는 거의 방치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에 대해서도 왜 그랬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는데, 이번에 위앙짠 북쪽으로 여행을 해 보니.. 그럴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오스는 우리나라처럼 국토의 70% 가까이가 산악지대라고 한다. 그런데, 이게.. 우리와는 달리 거의 북쪽에 몰려 있어, 북부는 거의 대부분이 산악지대이고 평지는 사반나켓, 팍세, 참파싹 등이 위치한 남쪽에 몰려 있다. 도로를 닦아 놓은 것만 해도 '장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니 하물며 철로야.. 이제서야 철로를 준비 중이라고는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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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국 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타고 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서 중고차를 떼다 팔아 먹다가 라오스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오세영씨의 코라오 때문인지 라오스에는 유난히 한국 중고차가 많다. 위앙짠행 국제버스도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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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정의 다리 라오스 측 이미그레이션. 좀 웃긴게 입국카드를 나누어 주는 곳이 따로 없다. 물어보니 입국심사하는 곳에서 나누어 주니 그곳에서 받으라고 한다. 입국 처리 속도도 라오스인의 느긋함을 반영하는 것인지 태국 쪽보다 2배는 느린 것 같다.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렸다가 입국카드를 받으면 다시 뒤로 가서 작성 후 줄을 또 서야 하니 일단 줄을 무시하고 다가가서 입국카드부터 받아 오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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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오면 커다란 광장 같은 곳이 펼쳐진다. 여기서 대기 중인 버스를 다시 타고 딸랏싸오까지 이동한다. 사진에서 좌측에 보이는 면세점이 라오스에서 가장 큰 면세점이다. 육로를 통한 출입국자수가 더 많아서 그런지 공항 면세점보다 이곳의 면세점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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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랏싸오 터미널의 모습. 위앙짠에는 3개의 버스 터미널이 있는데, 북부지방으로 가는 버스들이 운행되는 북부터미널과 남부 지역으로 가는 버스들이 운행되는 남부터미널, 그리고, 위앙짠 주변지역과 농카이로 가는 버스들이 운행되는 딸랏싸오 터미널이다. 왕위앙(방비엥)으로 가는 버스는 북부터미널과 딸랏싸오 터미널에서 각각 운행된다. 사진에 보이는 파란 버스가 바로 로컬 사람들이 이용한다는 일반 버스이다. 굴러가는게 신기할 정도로 낡은 중고버스들이 대부분이며, 에어컨은 당근 없다.. (선풍기만 있음).. 여행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여행자 버스는 이런 버스가 아니라 미니버스이다.


농카이 버스 터미널에서 위앙짠 딸랏싸오 터미널까지는 생각보다 멀다. 1시간 정도 걸리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실제로는 1시간 30분이 소요되었다. 20분 지연출발까지 포함하면 거의 2시간 가까이 소요...



[10] 위앙짠 찍고, 다시 왕위앙으로...(12월 26일~27일)


여기서 잠깐.. 이제 라오스로 넘어 왔으니,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라오스 정보를 찾기 위해 가이드북 외에 참조로 했던 사이트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라오스 여행을 처음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사이트들이라고 생각됨..

라오스 정보 포털 - 라오스 월드 : http://www.laosworld.net/
한국어 가능한 라오스 현지 여행사 - 폰트래블 : http://www.laokim.com/
라오스 숙소 예약 - http://www.laohotelgroup.org/
라오스 주요 지도 및 숙소 예약 - http://www.travelfish.org

라오스는 태국과 달리 인터넷을 통한 숙소 예약이 쉽지 않다. Octopustravel.com 이나 hotelpass.com을 뒤져 봐도 라오스 쪽 숙소는 극소수이다. 위에 두 사이트 정도가 그나마 두자리수의 숙소를 취급하고 있다. 그렇다고 위앙짠, 왕위앙, 루앙프라방에 숙소가 별로 없다거나 숙소 사정이 널널하다거나 한 것은 절대 아니다. 해마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호텔과 게스트하우스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연말과 같은 성수기에는 방 구하기가 어렵다. 이번에 여행하면서 사전 예약에 실패하는 바람에 왕위앙과 루앙프라방은 결국 하루 단위로 빈방을 찾아서 이동해야만 했었다. 숙소는 많은데, 다들 어디를 통해서 예약을 하는 건지, 괜찮아 보이는 곳은 물어보면 죄다 풀 부킹이라고 한다... 전화를 걸어서 예약하는 걸까???

위앙짠은 작년에 3일간 머물렀던 곳이라 이번에는 그냥 경유지로서 지나쳐 가는 정도로만 일정을 잡았다. 일박만 하고 내일 아침 바로 왕위앙으로 출발할 예정.. 다만, 작년에는 위앙짠 현지에 있는 다른 분의 도움을 받아 졸졸 따라다녔기에 사실 갔다 왔다 뿐이지 머리 속에는 위앙짠 지도조차 제대로 들어 있지 않아, 이번에는 혼자서 가능한 많이 위앙짠 시내를 돌아 다녀 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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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앙짠 지도. 역시, 저작권 이슈로 가이드북의 지도 대신 외국 사이트의 지도를 기반으로 직접 수정을 좀 했다.. 
(위앙짠 지도 : http://www.travelfish.org/map_detail/laos/vientiane_and_surrounds/vientiane/vientiane/75)


딸랏싸오 터미널의 위치는 위 지도에서 1번으로 표시된 곳이다. 터미널 맞은 편에 '딸랏싸오(아침시장)'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재래 시장의 모습이 아니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영업하는 상가 시장의 형태이다(일반적으로 라오스에서의 공식적인 업무시간은 오후 4시까지인 경우가 많음). 시간도 많지 않거니와 이런 상가형태 시장에는 별로 관심이 가지 않아 버스터미널과 Mahasot 로드가 만나는 삼거리 모퉁이 위치한 재래시장인 '딸랏 쿠아딘'에 잠시 들렀다가 미리 예약해 둔 숙소인 Lan Xang 호텔로 이동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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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 식민지배 시대의 영향으로 인해 라오스에서는 바께뜨와 그로 만든 샌드위치가 아주 보편적이다. 딸랏 쿠아딘에서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과일가게와 바께뜨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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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랏 쿠아딘 내부로 들어오면 밖에서 보는 것과는 또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옷이나 엑세서리를 파는 가게에서부터 미용실까지..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가게들이 들어서 있다..


딸랏싸오에서 란쌍 호텔까지는 걸어서 약 15분 정도의 거리라서 굳이 바가지 씌우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뚝뚝과 흥정을 해가면서 타고 갈 필요는 없다. 란쌍호텔의 위치는 지도에서 2번으로 표시된 곳이다. 사각형을 유난히 길게 해 놓은 것은 이 호텔의 정문은 메콩 강변 쪽에 있고, 후문은 번화가인 뒤쪽의 남푸(지도의 3번)쪽으로 나 있어 양 쪽으로 모두 접근성이 좋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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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쌍 호텔 가는 길. 메콩 강변을 따라 나 있는 도로. 오른쪽 뒤편에 보이는 고층건물이 라오스 유일의 고층 건물이자 가장 비싼 호텔 중 하나인 던찬 팰리스 호텔이다. (작년에 묵었던 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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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란쌍 호텔 가기 바로 전 블럭에 위치한 대통령궁.. 좀더 라오스적인 모습이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날 본 국립문화원 건물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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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 강과 도로 사이에는 잔디(?)밭이 있어 지역 주민들의 휴식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유가 된다면 나무 그늘 밑에 자리 깔고 책 읽는 것도 좋을 듯.. 물론, 개미들과의 한바탕 전면전은 각오해야 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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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인 란쌍 호텔의 모습. 한때는 이곳이 위앙짠에서 가장 좋은 호텔 중 하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오래되어 많이 낡기도 하였거니와 다른 좋은 호텔들이 많이 생겨나 중급정도 수준의 숙소로 전락했다. 그래도, 예전에 잘 나가던 시절이 있다보니 수영장 등 왠만한 부대시설은 다 갖추고 있다. 성수기 가격은 일박에 40불... 라오스는 대체적으로 태국에 비하면 숙소들이 시설대비 가격이 비싼 편이다. 왕위앙은 예외적으로 위앙짠이나 루앙프라방에 비해 조금 싼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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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 내부의  모습.. 낡기는 햇어도 지저분하지는 않다. 그냥 깔끔한 중급호텔 정도의 느낌...


숙소에 짐을 풀고 다시 길을 나섰다. 시간은 5시경.. 란쌍 호텔 바로 앞에서부터 강변 노점식당들이 시작된다. 저녁 식사는 다른 곳에서 할 예정이기 때문에 그냥 구경만 하려고 나선 것인데... 대야에서 살아 움직이는 활어를 바로 꺼내서 굽는 모습을 보고는 비어 라오 한 잔이 간절히 생각이 나서 '까짓거.. 먹고 또 먹으면 되지..'하는 생각에 강변 노점 중 한 곳으로 들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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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로 만든다는 소문이 있는 비어 라오! 맛이 순한 편이라 그닥 술을 즐기는 편이 아닌데도 자꾸 찾게 된다. 라오스에 있는 동안 거의 하루에 한 병씩 마신 듯.. 쟁반 위에 놓인 생선은 돌돔 닮은 줄무늬를 가진 바로 그 생선.. 근데.. 자리값인가.. 여기서도 120B이란다.. 강 건너 농카이랑 별 차이가 없다.. 바가지???  뒤 쪽에 앉아 있는 팀은 콘 파랑 푸차이 2명과 콘 라오 푸잉 2명의 조합.. 푸잉들이 영어를 꽤나 하는 것이.. 좀.. 의심스럽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라오스는 외국인과 자국인 여성의 접촉에 대해서 매우 엄격하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많이 약해 진 것 같다. 라오스 사람들이 태국을 바라보며 부러워하는 한편으로 가장 걱정하는 것이 태국처럼 밤문화가 퍼져나가는 것이라고 하던데.. 인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위앙짠은 물론이고 루앙 프라방에서도 'Lady! Lady!'를 외치며 접근하는 뚝뚝 기사들을 많이 볼 수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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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콩 강변의 노점 식당에도 누워서 책보기 좋게 만들어 놓은 쿠션 의자들이 놓여 있다. 대부분의 콘 파랑들은 이런 것을 좋아해서 맥주나 음료 한 잔을 시켜 놓고 책 보며 몇 시간씩 쉬어 가는(또는 빈둥빈둥 거리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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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시 30분경이 되니 해가 지기 시작한다. 오늘따라 구름이 많이껴서 기대했던만큼의 일몰 풍경은 나오지 않는다..


적당한 포만감(..음.. 저녁을 또 먹어야 하는데.. -_-;)을 느끼며 노점을 돌아서 나오니 어느새 해가 완전히 떨어지고 본격적인 어둠이 깔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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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선, 닭, 쏘세지 등을 구워 파는 노점을 만났다. 부모님을 도와 주러 나온 걸까? 노점을 지키고 있는 꼬맹이가 귀여워서 내일 버스에서의 간식거리도 장만할 겸 쏘세지 구이를 조금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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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소에 조금 못미쳐 맞은 편 쪽에 있는 베트남 식당 PVO.. 꽤나 유명한 곳인데, 바께뜨 샌드위치가 특히 맛이 있다고들 하여 가 볼까 했으나.. 저녁에 먹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 


그런데..  아직까지도 라오스 환율에 적응이 안된다.. 가격을 물어보면 대부분 낍으로 답하는데, 바트로 얼마냐고 물어보면 좀 규모가 있는 가게에서는 그날의 환율을 고려하여 계산기를 두드려 본 후 대답을 하지만, 소규모 노점 같은 곳에서는 대충 보아하니 1만낍을 40B 정도로 환산하는 듯하다. 그래서, 라오스에 있는 동안 '1만낍 = 40B'을 기초로 하여 부르는 가격을 환산하여 바가지 여부를 판단했다. 보통 어떤 가게에서든 바트와 달러는 통용되는데, 다만 천밧이나 50불 정도의 큰 돈을 내밀면 거스름돈 때문에 골치아파하는 경우가 많아서 큰 돈은 앞으로의 수요를 감안하여 적당량을 환전소에서 미리 바꾸어서 사용하곤 하였다.

숙소에 잠시 들렀다가 이번에는 후문을 통해서 가장 번화가라는 남푸 분수대 쪽으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남푸 커피. 다양한 국수와 함께 아이스 커피가 맛있는 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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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푸 분수대 주변은 아침에 보면 이런 모습이다. 분수는 정지된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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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수대 주변으로 벤치가 놓여 있어 일종의 도심 공원으로 이용되는 것 같다. 아침에 가면 주변을 운동삼아 산책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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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밤에 보는 모습은 또 다르다. 위앙짠 내에서 이 정도로 번화한 곳은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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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푸 커피. 간판이 없어서 찾느라고 좀 헤맸다. 워낙 작은 곳이라서 보고도 여기가 맞는지 아닌지 확신을 못해 직접 물어보기까지.. 지도 상에 4번으로 표시된 곳에 있는데, 남푸 분수에서 직진하여 나오는 첫 번째 사거리 모퉁이에 있다. 이 사거리에서 좌회전 하여 오른쪽을 쳐다보면 위앙짠 최고급 호텔 중 하나인 라오 플라자 호텔이 있다.

라오스 남부 지방은 베트남과 함께 동남아 최대의 커피산지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런지 현지에서 마시는 라오스 커피의 맛은 일품이라고 한다. 커피를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라오스에 와서 커피 한 잔은 먹고 가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괜한 의무감에 남푸 커피에서 '카훼 눔 옌 (아이스 밀크 커피)'를 시켰는데.. 생각외로 아주 맛있다. 결국 라오스에 있는 동안 길가다 목이 마르거나 식사를 할 때면 태국에서 땡모반(수박주스) 시켜 먹듯이 카훼 눔 옌을 시켜 먹게 되었다. 물론, 재료가 워낙 단순한 땡모반과 달리 카훼 눔 옌은 파는 곳마다 맛이 조금씩 달라 어떤 곳에서는 너무 달아 맛이 없는 곳도 있었지만.. 대체로 괞찮았다.

다음 목적지는 오늘의 저녁 식사 장소인 Phatoke Loa Dream (음.. 왠지.. 이쯤에서 변명 한마디 하고 넘어가야 할 듯.. 저.. 원래 이렇게 많이 못 먹습니다.. 먹어 보고 싶은 건 많은데 일정이 짧다보니.. ^^;; )... Phatoke Loa Dream 은 최근에 문을 연 레스토랑인데, 라오스 민속 춤 및 음악 연주를 들으며 라오스 전통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치앙마이의 대표적 관광상품인 깐똑을 모방하여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저녁 7시부터 9시 30분까지 2시간 30분 동안 19가지 공연을 한다고 하여, 15불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찾아 가 보았다. (웹사이트 : http://www.phatokelaoderm.com)

이곳은 Seng Lao 호텔 1층에 자리 잡고 있는데, 지도 상에 5번으로 표시된 곳에 있다. (메콩 강변에서 찾아 들어가면 더 쉽다. 지도 상에 박스로 둘러싸인 'D'는 한국 음식을 파는 유명한 식당인 독참파이다. 독참파 바로 옆예 폰트래블이 있고, 챠오 아누 거리를 따라 조금만 더 올라가면 Seng Lao 호텔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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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ng Lao 호텔.. 문 안으로 들어서면 바로 1층 레스토랑인 Phatoke Loa Dream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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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은 거의 100% 외국인인데,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런지 많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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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져 오는 음식의 형태로 깐똑이랑 거의 비슷하다. 음식은 무한 리필. 단, 음료수나 맥주는 따로 주문해야 한다.. 맛은.. 글쎄.. 배가 고프지 않은 상태여서 제대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깐똑보다는 못한 듯 하다.. 음식이 빌 때마다 잽싸게 다가와서 다시 채워주는데.. 먹어도 먹어도 처음과 같아지니 밥상에 음식 남겨 놓는 걸 꺼리는 우리네 정서와 약간의 충돌이 있는 듯.. 조금이라도 비워야 겠다는 의무감에 자꾸 손이 간다.. 으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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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려 19가지나 된다는 공연.. 말 그대로 별의별 춤이 다 나온다. 권투 춤, 고기 잡는 춤, 금 캐는 춤 등등.. 개 중에는 정말 저런 민속춤이 있기는 한 건가?? 혹시 대충 그냥 만들어 낸 춤 아냐??  하는 의문이 들게 만드는 춤들도 있다. 깐똑에서도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춤인 뱀부(대나무) 댄스도 있는데, 난이도가 깐똑보다는 낮다. 깐똑에서는 사각형의 네변에 각각 두 사람이 앉아서 총 8개의 대나무를 이용하는데, 여기는 달랑 두 명이 앉아서 2개의 대나무만을 이용한다..


시원한 저녁 바람을 쐬면서 천천히 산책하여 숙소로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은 저녁 10시.. 오전 7시부터 잡아 놓은 내일 일정을 감안하여 일찍 잠자리에 들까 생각하다가... 하루도 안되는 짧은 위앙짠의 일정에 뭔가 아쉬움이 남아 호텔에 부속된 나이트클럽에서 맥주나 한잔 더 할까하여 방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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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트 클럽의 입구. 호텔 정문을 나와서 남푸 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우측에 나온다. 호텔쪽에도 입구가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닫았다고.. 

예전에는 그래도 꽤나 유명한 나이트 클럽이었다고 하는데, 호텔의 쇠락과 함께 이곳도 같이 하향길을 걸어간 것일까.. 들어가보니 거의 우리나라 카바레 수준이다. 어둑 어둑한 조명 아래 나이 드신 서양 노친네 몇 분이 제 흥에 겨워 카바레 댄스를 추고 있다.. 웨이터에게 '젊은 사람들은 어디서 노냐?'고 물어보니 'Future'를 가 보라고 한다.

Future에 가려고 밖으로 나오니 갑자기 만사가 귀찮아 진다. 갑자기 온 몸이 노곤해 지며 맛사지 생각이 간절하다. 잠이나 자야 겠다는 생각에 숙소로 돌아가다보니 숙소 옆 쪽에 꽤나 깔끔해 보이는 맛사지샵이 있어 발맛사지와 각질제거 서비스를 받은 후 숙소로 귀환했다. 태국과 달리 작년에만 해도 위앙짠에는 괜찮은 시설을 갖춘 맛사지 샵이 드물었는데, 일년 사이에 맛사지샵도 많이 생겨 난 것 같다..


다음날(12월 27일) 아침.. 8시 30분 버스를 탈 예정이라서 일찍부터 일어나 식사를 하러 길을 나섰다. 목표지는 국립문화원 부근에 있다는 '도가니 국수집'.. 다른 곳과는 달리 이 곳은 고기 대신에 소 도가니를 듬뿍 넣어준다. 작년에도 간 적이 있는데, 그때는 직접 찾아 간 것이 아니라 다른 분이 가이드 해 준 탓에 위치가 어딘지는 전혀 기억이 없다. 그래서, 헤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금 일찍 나섰는데.. 아니나 다를까.. 헤맸다..

주범은 정말 대충 그려 놓은 100배즐기기의 위앙짠 지도.. 국립문화원 주변 지도가 좀 엉망이다. 국립문화원 맞은 편으로 도가니 국수 집까지 뻗은 도로가 있어야 하는데, 100 즐기기에는 아예 그런 도로 자체가 없고,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은 엉뚱한 지형이 문화원 건너편을 막고 있다... 덕분에 한참을 헤맸다는.. 도가니 국수집의 위치는 위 지도 상에서 6번으로 표시해 놓은 곳이다. (어라.. 지금 생각해 보니 조금 아리까리하다.. 위치는 저곳이 맞는데, 길의 좌측편에 있는지 우측편에 있는지 좀 헷갈린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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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지도만 보고 가면 찾기는 쉬운 편이다. 문화홀을 등지고 챠오 아누 거리쪽으로 걸어가다보면 위와 같은 커다란 은행이 하나 나오는데.. 이 은행의 맞은편에 있다. 가게 바로 옆은 중국 스타일의 맛사지 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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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당은 조그마하다.  입구 위 쪽에 걸려 있는 간판에는 라오스어 외에 한자로 和三 이라고 쓰여 있다.. 한국 사람들이 찾아와서 도가니를 자주 찾아서 인지 주인 아주머니는 '도가니'란 한국말을 알아 듣는다.. 영업시간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그리고, 오후 5시부터 저녁 8시까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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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가니 국수.. 도가니가 푸짐하다.. 그런데.. 아침 빈속에 먹기에는 조금 느끼하다는.. 작년에 점심 식사로 먹을 때는 정말 맛있었는데.. 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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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 문화원에서 도가니 쌀국수 집으로 가는 초입에 있는 노이의 과일천국. 라오스 월드의 정보에 따르면 이 집도 맛집 중의 하나라고 한다.


약간은 느끼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체크아웃한 후에 딸랏싸오 터미널로 가기 위해 길을 나섰다. 그런데.. 어제부터 계속 흐리더니 결국 보슬보슬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배낭이 젖을까봐 남푸 분수대 주변에 죽치고 대기 중인 뚝뚝들 중 하나를 불렀다.. 얼마니??.. 300B!!.. 허허.. 이거 참.. 이것들이 미쳤나??? 걸어서 15분 거리에 300B이라니.. 황당하다 못해 기가 막혀서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갑지기 머리 속에서 떠 오른 손담비의 '미쳤어'라는 노래를 마냥 흥얼거리며..  '네가 미쳤어! 정말 미쳤어~~~'  에잇..


조사한 바에 따르면 위앙짠에서 왕위앙으로 가는 방법은 총 3가지이다. 첫째는 딸랏싸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로컬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버스가 낡은데다 이곳 저곳 정차하면서 사람들이 타고 내리고 하는 일종의 완행버스라 다른 방법에 비해 시간도 좀더 오래 걸리는 편이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현지인들의 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출발시간은 때에 따라서 조금씩 바뀌는데, 어제 딸랏싸오 터미널에 내려서 찾아보니 다음과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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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방법은 여행사의 미니버스를 이용하는 방법. 가격은 6만낍 정도로 가장 비싼 편이다.  이용해 보지 않아서 모르겠는데, 아마도 딸랏싸오에서 출발하는 아래 버스가 바로 여행사 미니버스가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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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방법은 시내에서 3km 정도 떨어진 북부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이다. 100배 즐기기에 따르면 왕위앙이 종착지인 버스는 09:00(미니버스), 10:00, 13:00(VIP버스) 이렇게 세 편이 있는데, 그외에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버스도 왕위앙에 잠시 들러서 손님을 내려주고 간다고 한다. 루앙프라방행 버스는 VIP 버스가 06:30, 07:30, 08:00에 있고, 일반버스가 08:30, 10:30, 12:30, 15:30, 18:00, 19:30에 있어 하루에 총 9편이 있다고 한다.

이 세가지 방법 중에서 최종적으로 택한 것은 9시 30분발 로컬버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로컬 사람들의 일상 속에 잠깐 발을 담궈 본다는 장점과 느리다는 단점 사이에 고민을 했었는데, 위 사진에서 보듯이 시간도 3시간 밖에 안 걸린다고 하니 더 생각할 필요도 없이 로컬 버스로 결정을 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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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 내부의 모습.. Fan만 달려 있어, 건기에는 괜찮겠지만, 다른 계절에는 무척이나 더울 것 같다.. 타고 있으면 바께뜨를 비롯하여 갖가지 먹을 것을 파는 행상들이 왔다갔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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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한 일이 있는 걸까?? 아침도 못 먹고 나온 듯.. 버스 안에서 도시락으로 아침을 때우는 현지인도 있다.. 느긋하고 낙천적이기로는 태국사람보다 훨씬 더한 것이 라오스인들인데.. 예상 외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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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이 지났는데도 버스가 떠날 생각을 않는다.. 창 밖을 쳐다 보고 있자니 참으로 다양한 물품들을 파는 행상들이 오고 간다.. 먹는 것은 물론, 어설픈 짝퉁 시계와 엑세서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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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미모 하는 껌 팔이 푸잉 등장.. 가만히 보고 있자니 만만해 보이는 푸차이들에게 거의 껌을 강제로 떠 안겨 주고 돈을 받아 간다.. 왠지 예전 대학시절에 전설처럼 회자되던 김밥 아주머니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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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떨결에 껌을 산 푸차이.. 좋아서 웃는 걸까.. 어이가 없어서 웃는 걸까.. 옆에 있던 친구인 듯한 두명의 푸차이는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돌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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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시 30분발 버스는 결국 이렇게 발 디딜 틈이 없이 꽉 차고서야 출발.. 출발 시각이 9시 20분경이었으니 주인장은 더 태우고 싶은데 다음 차인 9시 30분차에 자리를 비켜줘야 하기 때문에 쫓겨 나듯이 떠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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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고 가다가 위앙짠 시내에서 발견한 광고판.. 한글로 한국기술이라고 되어 있다.. 그런데.. 우상단에 떡하니 붙어 있는 저 마크는.. 그 유명한 '삼싱' 아닌가.. 삼성의 중국판 짝퉁이라는 삼싱.. 여기까지 진출해서 한국산인양 사기를 치고 있나 보다..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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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앙짠을 벗어나면 바로 이렇게 전형적인 라오스 시골마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대나무와 나무로 지은 전통 가옥과 주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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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시간 정도 달리더니 갑자기 길 옆에 차를 세우고 볼일을 보라고 한다. 화장실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다들 저렇게 숲 속으로 들어가서 일을 보고 온다.. 이 틈을 타서 배낭을 뒤져 가장 아래에 짱박아 놓았던 긴팔 남방을 꺼내 걸쳤다. 흐리고 가끔씩 보슬비가 내리는 날씨인데 창문이 고장나서 닫히질 않아 2시간 동안 추워 죽는 줄 알았다.. 하마트면 '한국인 관광객.. 열대지방 라오스에서 동사하다..'라는 기사가 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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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시 펼쳐지는 시골 풍경.. 마치 오래전 우리나라의 시골 풍경을 보는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긴 시간의 여행이지만 창 밖 풍경을 보는 재미에 전혀 지루하지가 않다.. (물론,, 앞서 2시간은 추위와 싸우느라 지루할 틈도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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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라오스의 수준을 감안하자면 시골 읍 정도 되어 보이는 마을도 나타난다.. 갑자기 든 생각.. 아니.. 이런 데다 화장실 하나 만들어 놓으면 될 일이지.. 굳이 산길에서 볼 일을 보게 하는 이유는 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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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들어 라오스가 발전하고 있다는 것은 이렇게 곳곳에서 눈에 띄는 건설현장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새로 다리를 건설 중인 듯.. 라오스는 메콩 강 지류를 활용한 풍부한 수력발전 자원 때문에 최근에 '동남아시아의 배터리'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각광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SK 건설도 최근에 6억불짜리 수력발전 계약을 성사시킨 바 있다..


남방을 걸쳐서 추위가 좀 가신 탓인지 졸음이 몰려 온다.. 사진에 보이는 다리를 마지막으로 깜박 잠이 들었는데... 갑자기..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연이은 커다란 충격으로 인해 잠에서 깼다... 갑작스런 상황에 정신이 없다.. 차 내부에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사람들은 허겁지겁 탈출을 감행하고 있다.. 깜짝 놀라서 따라서 밖으로 탈출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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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커브길을 돌던 버스가 맞은 편에서 오던 트럭과 충돌한 것이었다.. 버스의 운전석과 트럭의 조수석이 거의 산산조각 나 버렸다. 다행히 버스 기사도 무사.. 승객들도 앞 좌석에 앉았던 콘 파랑 한명이 머리에 부상을 입은 것을 제외하고는 다들 큰 부상없이 가벼운 찰과상 정도.. 확인해 보니 나도 다리에 가벼운 찰과상과 멍이 두어 곳 생기고, 입술이 조금 터졌다.. 좁은 산길의 급 커브길이다 보니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이 정도로 그칠 수 있었던 것 같은데..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올해는 마지막에 액땜을 제대로 한번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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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앞자리에 타고 있다가 머리가 깨지는 봉변을 당한 서양인.. 근데,, 그 옆에 둘러 앉은 현지인 일가족.. 뭔가 주섬주섬 꺼내길레 누가 다쳐서 치료하려나 보나 하고 쳐다 봤더니..왠 걸..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사고 나서 쉬어가는 김에 바로 그 자리에서 식사를 하기 시작한다.. 조금 전에 큰 사고를 당한 사람들 치고는 너무도 태평하다.. 이 정도 사고야 일상 다반사라는 건가.. 대체로 라오스 사람들은 사람의 능력 밖이라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쉽게 체념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들은 것 같은데, 그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우리나라 사람들 같으면 엄청 화내고 투덜대고 난리를 피울 텐데, 그래봐야 바뀌는 게 없다는 걸 아는지.. 저런 낙천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시간을 보니 위앙짠을 출발한지 딱 3시간 쯤 지났다. 터미널에서 본 안내판이 정확하다면 거의 왕위앙에 다와서 사고가 난 것일 테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여기서 기다려봐야 다른 버스가 올 것 같지도 않고..  조금만 걸어가면 왕위앙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는데, 마치 뒷 좌석에 타고 있었던 태국인 커플이 지나가던 썽태우를 불러 세워서 뭐라뭐라 이야기 하더니 낼름 승차하는 것이 아닌가.. 혹시나 하여 물어보니 왕위앙으로 가는 썽태우란다.. 자리가 없어 배낭을 짊어진 채로 썽태우 뒤 난간을 붙잡고 매달려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런데.. 왠 걸... 조금만 가면 될 거라는 나의 기대와는 달리 끝도 없이 달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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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사고로 인해 졸지에 썽태우에 매달려서 가게 되었지만.. 이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 아닌가.. 틈틈이 카메라를 꺼내어 찰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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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썽태우에 매달려 거의 1시간 20분여를 달렸을까.. 드디어 가이드북에서 본 것 같은 카르스트 지형의 산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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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간 30분 정도만에 도착한 왕위앙 버스 터미널.. 사진에 보이는 차량이 바로 내가 타고(?) 온 썽태우이다..


왕위앙 버스 터미널은 최근에 이 곳으로 옮겨서 새로 지어졌다고 한다.. 100배 즐기기에 나와 있는 위치와는 다르다.. 마을 입구에서 약 1.7KM 떨어 곳.. 그런데, 그 사실을 모른 채 가이드북의 지도만 보고 방향을 잡으려고 시도했다.. 뭔가 이상한데.. 하면서도.. 그나마 왕위앙처럼 보이는 산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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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모양만 보면 비슷하기는 한 것 같은데.. 끝까지 가니 왠 허름한 게스트하우스 하나만 나오고 다른 게 없다.. 동네 주민에게 물어보니 돌아 나가서 뚝뚝을 타고 가라고 한다.. 덴장.. 아침에는 위앙짠 지도 때문에 길을 헤매게 만들더니 연속 두번째.. (나중에 가이드북을 다시 읽어보니.. 마을에서 2km 떨어진 왕위앙 시장으로 터미널이 신축 이전 예정이라는 문구가 씌여져 있다.. 결국.. 가이드북의 느린 업데이트가 문제였던 것인가..)

뚝뚝을 붙잡아 타고 일차 목표로 삼은 숙소은 Elephant Crossing 이란 특이한 이름의 호텔로 이동.. 다행히 전망 좋은 이층 방이 하나 남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늘 하루 뿐이고, 내일은 전망이 없는 조그만 방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오늘 잘 방은 35만낍, 내일 묶을 방은 25만낍이라고 한다.. 여행자 거리 쪽으로 나가면 10만낍 대의 저렴한 게스트하우스들도 있으나 방이 있다는 보장도 없고, 전망 좋고 조용한 곳에서 쉬고 싶기도 하여 그냥 2박 하기로 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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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 베란다에서 바라 본 쏭 강의 풍경.. 왕위앙의 지형은 중국의 계림과 같은 카르스트 지형이어서 중국인들은 '소계림'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To Be Continued>


[ 추가 정보 : 위앙짠의 탕원 ]

사원들과 쑤언 풋을 둘러보고, 메콩 강변에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것 외에도 시간만 있다면 위앙짠에서 꼭 해 볼만한 것이 한가지 더 있다. 탕원이란 곳인데, 뚝뚝을 타고 30분 정도 외곽으로 나가야 한다. 아래 사진에서 보듯이 식당에서 뗏목을 빌려 그 위에서 식사를 하면서 두시간 정도 천천히 강을 따라 흘러가는 것인데, 뗏목 위에서 물 속에 발을 담근 채 비어 라오 한잔을 기울이고 있노라면 세상 만사 시름이 없어지는 것 같다.. 단, 이것은 혼자서 하기는 좀 무리고, 인원수가 3~4명 이상은 될 경우에 적합하다.  사진에서 보듯이 현지인들도 가족 단위로 많이 찾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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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참새하루 2009.01.19 09:03  
베스트 게시물 추천 이라는 거있음 '
한표 꾹 누르고 싶네요
재미있게 정리된 내용에 사진
그리고 알찬 정보
참 읽었습니다
태루군v 2009.01.19 11:49  
정말 잘보았습니다 ' -')!
제가 마치 그곳에 같이 있었던듯 생생하네요 ^^
동쪽마녀 2009.01.19 12:22  
저도 추천 한 표 꾹.^^
이 번 여름 농카이하고 우돈타니 여행 계획이 있는 제게 참 귀한 정보들입니다.
사진도 멋지구요.
윗님 말씀 마따나 정말 생생합니다.^^
공심채 2009.01.19 12:31  
아.. 참.. 왕위앙에서 만난 여행자에게 물어보니 미니버스로는 위앙짠에서 왕위앙까지 3시간 30분 정도 걸렸다고 합니다. 대충 보아하니 로컬버스로는 정상적으로 운행되었다고 하더라도 순수 버스 운행시간 기준으로 4시간 10분 정도는 걸릴 것 같습니다. (딸랏 싸오에서 출발할 때까지 대기하는 시간 제외)
달춘 2009.01.19 12:39  
사고로 인해 큰 낭패 보실 뻔 했네요
사진이랑 글이랑 참 좋습니다....^^
올리시는 작업이 만만치 않을터인디......그래도 계속 기대합니다...^^
타쿠웅 2009.01.21 05:28  
건강하시니 다행입니다.
하얀꿈 2009.01.21 10:56  
어우~사진과 함께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저도 계속 기대합니다~
러버보이 2009.01.22 22:19  
라오스 갈것 생가하면서 읽어보니..
하지만 이제 못들어갑니다
다음여행에 기대할려구요^^

화이팅입니다~^^
전 님 글 보면서 간접 여행 할게요 ~^^
바람같은 2009.01.25 14:39  
04년에 왕위앙으로 가는 버스 아직도 기억납니다..
한국에서 온 무슨 기도원 버스였는데 거의 굴러다니는게 신기할 정도,,4시간정도 걸렸던거로 기억함.
지금 다시 타라면 못 탈거 같은데,,
킴3킴3 2009.02.07 02:50  
어우 여행기 퀄리티가 그냥 짱짱짱 이네요ㅎㅎ
monica03 2009.02.07 14:17  
정말 재미있네요 ...위의분 말처럼 베스트게시물 추천이 있다면
제일먼저  한표........이 글만 가지고도 여행을 할수 있을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박종호 2009.03.26 05:03  
공심채님 감사합니다......^^
잼있고 탄탄한 구성에 맛깔진 아나운스멘트까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