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그 푸르름에 눈과 마음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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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그 푸르름에 눈과 마음이 멀다.

은별이 51 5907

해먹에서 천국을 느끼고 있을 때 즈음

갑자기 현실로 돌아와야 하는 계기가 생겼다.

음악을 듣던 스피커의 배터리가 나간 것이다.


아... 음악이 없으면

오늘 오후에 해변에서 뒹굴거리겠다던 나의 계획도 말짱 도루묵이다. ㅡㅡ;

결국 이곳에 도착해서 쉴만 하자마자 또 타운으로 이동이구나...
 
이번 여행 완전 빡세다. ㅠ.ㅠ



그리하여 결국 수영복 입고 바리바리 짐싸들고
 (내 방이 산 위라 한 번 나오면 다신 왔다갔다 하기 싫을 것 같아서)

아까 커리가 지나가는 말로 알려준대로 바다를 가로질러 타운으로 향한다.
(리조트에서 타운까지 충분히 걸어갈 수 있다고 말해줬었음)

하지만 지나가는 말이었기에 확신은 없었다.

그러나!!

타운까지 배타면 자그마치 100B이다.
 
남는 건 체력인데 걸어가야쥐~ 고럼고럼~~ 9.gif




WOW~ 3.gif

 수심이 무지 얕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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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가로질러 타운으로 걸어가는데 전혀 지장없다.

다만 물속을 걷는거라 다리에 힘이 초큼 들어가고

발 밑 돌들이 많아 살짝 조심해야 된다는 정도?

 심지어
.
.
.
.
.
재미있다.... 49.gif

완전 신난 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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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랄라 노래도 부르면서 물속을 열심히 가로질러 타운으로 간다.


타운에 도착해 이미 지리 파악에 끝나있으니

아주 쉽게 7 Eleven도 찾고, ㅎㅎ

배터리와 필요한 몇 가지들을 샀다.

(일단 바이킹 리조트에 돌아가면 없는 것도 많고
모든 것들이 조금씩 더 비쌀테니 여기서 다 준비해가자.)

안그래도 비싼 피피 물가.

바이킹리조트는 더 비싸다.
ㅡㅡ;


이제 사야할 물품도 다 샀고 타운에 나온김에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

나는 바이킹 리조트로 돌아가는 길 쪽,

즉 타운 가장 끝자락에 위치한 히피바로 향했다.

굉장히 넓은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도 별로없고 한산한 모습이었다.

바다가 가장 가까운 사이드쪽 자리에 앉아 식사를 했다.

모처럼만에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미친듯이 몰리기 시작한다.

식당 앞으로 스피드보트들이 한 대씩 서기 시작하더니

거기에서 내리는 투어객들.

그리고 히비바 식당으로 물밀듯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정말 순식간에 그 넓은 레스토랑이 꽉 찬다.

그리고 각국 언어로 떠들어대는 사람들.

(아놔... 나 체하겠다.....
이건 무슨 생각치도 못한 시츄에이션?)

나중엔 사람들이 앉을 자리가 없어 내 자리 옆에까지 서서

내가 다먹고 얼른 나가길 기다리고 있는 듯한 눈빛까지 보내구.


음식... 역시나 제대로 못먹고 도망치듯 빠져나왔다. ㅜ.ㅜ

(이왕 이렇게 된 거 얼른 바이킹으로 돌아가자.)

 다시 바다를 가로질러 내 방갈로와 그나마 가까운 

바이킹 리조트의 2번째 해변 Maphrao beach로 향했다.

그리고 해변에 도착해 해변 모래사장을 한걸음 한걸음 내딛으며

발 밑 따뜻한 모래의 온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이곳은 정말 조용하고 아름다운 해변이다...

햇빛에 반짝반짝 빛나는 바다와 저 파란 하늘이

내 눈과 마음을 푸르름에 시리게 만든다.

그래서 눈물이 나나?

아... 갑자기 눈물이 난다...

아놔~ 왜 이 행복한 순간에 눈물이 나는지... 50.gif



나는 문득 나 자신에게 물었다.

이곳이 니가 그렇게 오고 싶었던 곳이냐고.

특별히 할 일도,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이 바다가 그렇게도 그리웠냐고.

나는 대답 대신 조용히 눈을 감았다.

아까 말한대로 푸르름에 눈과 마음이 시려서인지

아니면 짠 바다내음이 코를 찔러서인지

이유를 알 수 없는 눈물방울이 내 발 밑으로 작은 원들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가슴 한 켠에서 누군가와 사랑에 빠질 때 느끼는 듯한 

경미한 찌릿함을 느꼈다.

정확한 표현으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느낌.


나는 해변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그러나 너무나 잘 어울리는-

나무로 만들어진 예쁜 비치의자 중 하나에 누웠다.

그리고 음악을 켜고 듣고 있는데

저 왼쪽 편 바이킹 해변 쪽, 즉 리조트 레스토랑 방향쪽에서 

어떤 한 여자가 산을 타고 여기 해변으로 넘어오는 게 보인다.

어? 동양여자다. @..@

현지인처럼 보이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까만 피부에 머리엔 베이지색 챙이달린 모자를 쓰고 있으며

얼굴을 반 이상 가릴정도의 빅썬글라스를 쓰고 있는.


그리고 누군가를 찾는 듯하더니 

내 오른쪽 멀리 나무 그늘 아래에 누워있던 강아지 한 마리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그 강아지의 이름처럼 들리는

'Bruno~' 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쓰다듬는다.

어?
.
.
.
.
.
.
.
그녀는 혹시...... 레오나??
















51 Comments
JWC 2009.02.14 01:46  
마지막이 숨막히네요.
레오나님 맞나요?? 맞겟죠...ㅋㅋ
와 타운까지 걸어가는 길 너무 이뻐요. 저도 꼭 가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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