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아 다르고 어 다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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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아 다르고 어 다른 말.

은별이 51 5364

생각 이상으로 아름다운 이 곳, Ao Toh Ko Resort.

낮 시간 내내 한가롭고 평온한 이곳에서 바다와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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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해  

단 하나뿐인 이 곳 레스토랑에 식사를 하러오니

모두 삼삼오오 분위기였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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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아, 저 사람은 낮에 잠깐 이야기를 나눴던 줄리아 아닌가?

역시나 혼자서 막 식사를 마친 듯 했다.

그녀가 자리를 뜨기 전 얼른 말을 걸어야 했다, 오늘도 혼자 밥먹지 않으려면.

[헤이, 줄리아. 나 여긴 앉아도 될까?]

[물론, 앉아. ^^]

그녀도 그동안 혼자먹는 식사가 외로웠던지 밝게 웃으며 자리를 권했다.

[식사는 거의 끝났네? 너 지금 뭐 먹은거야?]

[어, 새우 그린커리야.]

[어때? 맛있어?]

[어~ 꽤 괜찮았어.]

[그럼 나도 그거 먹어볼래.]



나도 어지간히 그동안 외로웠나보다. ㅡㅡ;;

그날은 정말 볶음밥이 먹고 싶었었는데

친구가 생겼다고 생각하니 

그녀가 먹은 음식과 같은 음식을 먹고 공통된 화제를 가지고 싶었다.
(이런 생각 좀 이상한가.....?)

뭐, 어쨌든 그린커리를 주문하고 ^^

난 혼자를 벗어났다는 감동에 49.gif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기 시작했다.

왜 여기 난 혼자인지,

태국의 어디어디를 여행해 봤으며 한국이란 나라 얘기까지.

정말 여기까지는 분위기 좋았다.


그런데,

역시 난 native English가 아니지 않은가.


점점 여행과 나라에 관련된 이야기가 끝나자

할 수 있는 얘기들에 한계가 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초큼 개인적인 얘기들로 화제를 돌리기 시작했다.
(바로 이게 화근이었던 것일까?)

그녀의 방갈로는 어떤지, 왜 혼자왔는지,
 
심지어 남친은 있는지
(사실 이 질문을 한 후 그녀의 표정이 살짝 좋지않아
개인적인 질문해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긴 했다.)

이런저런 질문을 하고 20여분 분위기 좋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갑자기 어느순간에선가 그녀의 표정이 좋지 않아보이기 시작했다.
(화장실이 급했나... 아님 내가 진짜 이상했나?)

그때부터 나도 그녀가 무언가에 마음이 상했나 하면서

내가 했던 얘기들을 하나씩 되새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내 의도와는 다른 뜻의 영어 문장이나 단어가 나와
 
줄리아가 오해할 소지가 생긴 것은 아닐까...


바로 그 때였다.

줄리아가 갑자기 서두르며 자리를 거의 박차듯 일어나면서 말했다.

[나 이제 방에 들어가야겠어.]

[어? 그래 그렇게 해. 방에서 쉬어~]

그러자 그녀는

그 순간을 기다리기라도 한 듯 레스토랑을 뛰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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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이건 뭥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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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기분이 이상하고 나빠졌다.

대체 내가 뭘 잘못했나?


난 그저 같은 음식을 주문하고
(공통된 화제를 가지고 싶어서)

굉장히 친절하게 이것저것 챙겨줬으며
(한국 여자들 원래 친구끼리 이것저것 잘 챙겨주지 않은가.)

게임을 가져왔는데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너만 괜찮다면

같이 하자고 정말 정중하고 조심스레 얘기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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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 이야기들을 종합했을 때

혹시..........

나를.................

에이, 아니겠지.

아니 그럼 왜 갑자기 잘 얘기하다 말고 놀란듯 뛰쳐나가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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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정말 그런가... 7.gif


난 여러가지 정황들을 정리해봤다.

혹시 내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 내 말을 자세하고 정확하게

그녀에게 전달하지 못했다면

그녀가 내 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그리고 나랑 얘기하다 놀란듯 나갔다면...


그래, 맞다.

내가 게임 얘기를 어렵게 꺼내고 나서였던 것 같다.
(난 그저 루미큐브를 함께 하자고 한거였던 것 뿐인데
생각해보니 그냥 '게임'이라고 했으며 ㅡㅡ;;
난 게임을 권하는 게 미안해서 Can.... you....?라며
부끄럽게 얘기했을 뿐인데 만약 이 말에서 날 오해했다면....)

나를,

나를....... 50.gif



흠....

그래 그럴 수도 있겠다.

아니, 그런 것 같다.

나를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로 충분히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면 있었겠다.


아놔~

나 남자
좋아한단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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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 살다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하하




갑자기...

이곳이, 이 아름다운 곳이 싫어지기 시작한다.

 4일만에 겨우 친구만들었다 생각해서

이틀정도 묵으며 줄리아랑 놀려고 했는데 상황 완전 이상해졌다. ㅜ.ㅜ

나, 내일 Viking Resort로 가야할 확실한 이유가 생겼다.

정말 내일은 바이킹으로 가 레오나를 만나야겠다.

지금 이 어이없는 상황을 한국말로 얘기하고 싶어 미치겠다.


Leo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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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여행기에서 무허가로 발췌한 사진. 홍홍~ (레오나, 괜찮지?)


어쩌면 그녀는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조만간 바이킹으로 가겠다고 했었으니.


그래, 내일 아침 일찍 Viking Resort로 가야겠다.


주인아주머니께 첫 배 시간을 물어본다.

8시에 타운으로 가는 첫 배가 있다고 하신다.

난 Viking Resort에 친구가 있어 거기로 가야하는데

혹시 타운 가는 길에 그곳에 나만 내려주는 게 가능한지 물었고

아주머니는 가능할 것이라 하셨다. 

그럼 내일 일정 정리 된거지?? 쪼아~ 3.gif


그럼 오늘은 일단 일찍 방에서 쉴까?


아니면 기분도 풀 겸 비장의 무기 루미큐브를 가져와

아까 낮에 잠깐 인사를 나눴던 3명의 이탈리안 아해들한테
 
같이 게임하자고 권해볼까??






























51 Comments
리오나 2014.05.16 15:37  
외국어 잘하시는분 보면 넘 부러워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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