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을 그리자 -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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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원을 그리자 - 떠나자~

공심채 5 2306

[1] 여행이란..

여행이란 무엇일까?

사람의 뇌에는 계속 반복되는 일들을 자동으로 처리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고 한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친구랑 정신없이 이야기하다보면 어느새 집까지 와 있다든지, 처음에는 연습장 한 바퀴 도는 것도 조심스럽던 운전이 이제는 딴 생각을 하면서 몰아도 별 탈 없이 잘 된다든지.. 이런 게 없다면 사람이 살아간다는 것이 참으로 힘들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뇌의 이런 영역에서 처리된 일들은 기억으로 남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한다. 흔히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간이 빨리 흘러간다고들 하는데, 다시 말하면 지나간 일년에 대한 특별한 기억이 없다는 것이고, 한마디로 일상생활이 루틴해져서 대부분의 일이 뇌의 자동처리영역에서 알아서 처리되었다는 것일 것이다.

나에게 여행이란 이렇게 빨리 흘러가버리는 시간의 자락을 조금이나마 붙잡아 늦추어 주는, 반복되어 특별할 게 없어져 버린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다. 그래서, 국내보다는 언어부터 모든 것이 일상과는 다른 해외여행을 선호하고, 여러 사람과의 동행보다는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는 편이다.

이번 여행은 총 10박 11일(12월 24일~1월 3일) 동안 방콕-코랏-피마이-우던타니-농카이-위앙짠-왕위앙-루앙프라방-치앙마이-방콕으로 연결되는 원형 루트로 계획되었다. 시간 관계상, 체력상 마지막 루앙프라방-치앙마이-방콕은 항공편으로 이동하고 나머지는 육로로 이동을 하였다. 

마지막 방문지인 치앙마이는 이미 작년에 다녀온 곳이지만 앞의 여정에 따른 피로도 풀고, 새해 카운트다운을 기념하여 콤파이도 띄워볼 계획으로 넣은 일정이라 이번 글에서는 그전까지의 일정에 대해서 주로 기록해 보고자 한다.

(그렇다.. '기록'이다.. 뇌의 자동처리 못지 않게 나이를 먹어 기억력이 흐려져 가는 것도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원인 중의 하나라고 실감을 하고 있는 중이라.. 새로운 자극도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지 않으면 잊어 버리게 된다. 그래서 사진을 많이 찍어두지만.. 글쎄.. 어느 순간부터.. '어라.. 이건 어디서 찍은 사진이지??? ㅜㅜ'와 같은 곤란한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는 지라.. 요왕님께는 미안하지만, 이곳을 개인적인 보조메모리로 좀 빌려 쓸 수 밖에.. ㅎㅎ) 


[2] 방콕에서 자투리 시간 보내기 (12월 24일)

커플들의 요란한 염장지르기 신공을 피해 저주(?)받을 크리스마스 이브를 태국행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무사히 보내고 (그렇다.. 일정상 어쩔 수 없었다고 자기합리화를 하고는 있지만, 25일이 아니라 굳이 24일 저녁 항공편을 선택한 건.. 아냐.. 이건 일정상 어쩔 수 없었던 거야!! 그런 거라구!!), 최근에 말도 많았던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시간이 25일 새벽 1시..
 
첫번째 목적지인 코랏행 버스 첫차는 새벽 4시. (코랏행 버스는 짜뚜짝 시장 옆에 있는 북부 터미널 '콘송 머칫 마이'에서 04:00~23:30까지 매 20분마다 운행된다).

비어있는 3시간을 활용할 최적의 방법은? 업무 스트레스와 항공 이동으로 지치고 허기진 몸을 달랠 수 있는 맛사지와 야식! 그런데, 어디서? 야식이야 익히 알고 있는 곳이 있지만, 맛사지샵은 자정 이전에 문을 닫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그래서, 아주 오래전에 누군가로부터 들은 기억에 의존해서 윌텟 근처의 막까산에 있는 방콕 팰리스 호텔 쪽으로 이동을 했다.

예전에 들었던 내용이라 긴가민가했지만, 다행히 길거리 노점도 그대로 있고, 그 시간까지 영업을 하는 맛사지삽도 호텔 앞 골목에서 두 곳을 발견했다. (가장 시설이 좋은 한 곳은 2시경에 막 문을 닫는 중이었음)

팍치가 들어간 꿰이띠여우 한 그룻으로 허기진 배에 이제부터 태국이라는 시그널을 확실히 한 방 보내주고, 역시 태국스러운 순간 온수기가 달린 허름한 샤워실에서 샤워를 한 후 타이 맛사지 1시간을 받고 나니 심신의 활기가 살아나며 다시 태국에 왔다는 것이 실감나기 시작한다.


[3] 콘쏭 머칫 마이에서 코랏으로 (12월 24일)

북부터미널은 짜뚜작 공원 뒷편에 위치해 있다. BTS로는 머칫역, MRT로는 짜뚜짝 공원역에서 내려서 걸어가면 되지만(혹자는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았다고도 하지만..) BTS, MRT 모두 끊긴 시간인지라 택시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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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승은 모두 1층이지만, 표를 끊는 곳은 북부지역은 1층, 동북부 지역은 3층이다. 코랏은 당연히 동북부 이싼 루트에 속하니 3층으로 이동..

역시 사전에 정리한 정보대로 52번 창구에서 에어컨 1등 버스(뻐능) 티켓을 팔고 있다.  가격은 많이 올라서 198밧. 탑승구는 1층 79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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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직원인듯한 아주머니 한분께 혹시나 하여 코랏가는 버스를 물어보니 24번 창구를 추가로 가르쳐 준다. 확인해 보니 VIP 버스인데, 이상하게 가격은 198밧으로 똑같다. 첫차는 4시 40분. 똑같은 가격인데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VIP를 탈까 잠깐 고민했지만 일단은 그냥 계획대로 4시 첫차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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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용할 계획은 없었지만, 그래도 태사랑에 올라왔던 정보 확인차 방콕에서 코랏을 거치지 않고 피마이로 직행하는 버스 노선이 있는지를 물어보았더니 63번 창구에서 취급한다고 한다. 첫차는 6시 30분이라 아직 창구가 오픈하지 않아 Time Table은 체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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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랏행 버스가 에어컨 1등 버스 였을까, VIP 버스였을까.. 사실 지금도 조금 헷갈린다. 분명히 에어컨 1등 버스 창구에서 표를 샀는데, 타보니 VIP 버스 수준에 가깝다. 조금 길이가 짧기는 하지만 담요도 나누어 주고.. (작년의 경험에 근거하여 이번에는 항공편에서 담요를 슬쩍 하는 멍청한 짓을 하지 않았다는.. 역시 사람은 경험과 함께 성장(?)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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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랏까지는 거의 정확하게 3시간 정도가 소요되었다. 혹시 저와 같은 경로를 계획하고 계시는 분이 계시면 참조하시길..

<To be continued..>


P.S. 추가 정보

ㅇ 코랏에서 방콕으로 돌아오는 버스 운행시간
    - 02:00~21:40
ㅇ 코랏 버스터미널
    -  버스터미널이 2개 있음. 신 터미널(콘쏭 마이)과 구 터미널(콘송 까오)
    -  콘쏭까오로 가는 버스도 있다고 하여 표를 끊을 때 '빠이 코랏 콘쏭 마이?"라고 확인하고 끊었음

5 Comments
공심채 2009.01.04 21:51  
헉.. 사진에 있는 글자를 대충 찾아서 읽어보니 52번 창구와 24번 창구 모두 우측 하단에 '버커서 까오까오까오'라는 단어가 보이네요. 둘 다 VIP 버스표를 취급하는 곳인가 봅니다. 회사만 다른 걸까요?
바람같은 2009.01.05 16:50  
궁금하니까 빨리 올려주세요, 저 성격급한거 아시죠 ㅎㅎ
달춘 2009.01.05 17:54  
공심채님의 여행일기는 언제 읽어봐도 재미+정보+감동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좋은 여행기 기대할게요....^^
monica03 2009.02.07 11:57  
너무 정직한 글 ...감동이예요  2월 말에 가족 여행가는데 이글이 더욱 마음 설레게 합니다
박봉구 2009.12.05 23:24  
현재 2009년 12월 기준으로 (7월에도 동일 했음) 방콕 - 코랏(나컨라차시마) 구간은 24시간 운행 합니다.
동일구간을 왕복 VIP 버스 운영회사는 3곳 정도 입니다. 오렌지색 창구 라차시마투어 추천합니다.
소요시간은 3시간이고, 야간에는 담요 제공하고, 간식과 음료수 제공 합니다.
VIP 버스라고 하지만 차량 컨디션은 에어컨 1등 버스와 큰차이는 없는 것 같습니다.
참고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