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7.산호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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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네 가족 네번째 배낭여행기(7.산호섬으로)

선미네 3 2505

7. 일곱째날 (12/26. 화) - 산호섬으로


아침이다. 여행지에서는 늘 눈이 일찍 떠진다. 집사람도 어느새 눈을 떴는지 부시럭 거린다.
우리 침대에서는 누운 자세에서 창문으로 일출의 광경이 보였다.
구름이 약간 끼어 제대로 된 일출광경은 아니었지만 침대에 누운채로 감상을 하니 아주 편안했고 요것도 색다른 느낌이었다.

전에 왔었던 분위기대로 7층까지 올라온 새들이 창턱에 앉아 재잘거리며 아침분위기를 연출한다. 설마 작년에 그 새들은 아니겠지..이곳은 닭 우는 소리가 없어서 참 다행이다.
나는 애들을 깨웠다. 산호섬으로 가는 배가 10시에 출발이니 넉넉하게 도착하려면 충분하게 준비를 하여야 했다.

아침식사를 하러 작년에 먹었던 호텔 입구의 식당으로 슬슬 걸어가니 그 식당의 종업원들이 손을 저으며 호텔 건물을 가리킨다. 어쩐지 아침 먹는 사람들이 안보인다 했더니 그 새 식당이 바뀐거 같았다.

다시 표를 들여다보니 아침식사 장소는 2층 레스토랑이었다.
식사는 역시 뷔페식이었고 우리는 아침을 먹고는 방에 와서 간단히 준비물을 꾸렸다.지도를 보니 선착장은 좀티엔과 남파타야 중간인듯 싶었다.
우리는 수영복, 책, 물, 과일과 약간의 간식을 챙기고는 길로 나왔다.

지나가는 썽태우를 잡고 말을 했다.“약짜 빠이 타르 느아~ 씨콘 타오 라이캅?” (선착장에 가고 싶다 4명이 얼마냐?) 기사는 대뜸 150바트를 달란다.“팽 빠이~ 커롯 너이 나 캅~” (너무 비싸다. 좀 깍아달라“)
뭐 대충 아는 생존 태국어가 이게 다지만 이 정도 하면 웬만하면 깎아준다.
기사는 120바트를 부른다. 나는 더 깎았다 “ 마이 미 땅~ 러이 바트 다이마이 캅?”(돈이 없다.100바트에 되요?) 기사는 할 수 없이 포기한 듯 그러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악착같이 많이 깎은것 같지만 그렇지가 않다. 타고 보니 딱 10분 거리다.썽태우나 뚝뚝이나 달라는대로 다 주면 거의 2배 가까이 바가지 쓰게 마련이다.
다음의 여행자를 위해서도 적정가로 지불을 해야 되고 팁을 줘도 적당한 팁을 줘야 된다는게 내 생각이다. 맛사지 1시간 받고 팁을 100바트씩 주고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참으로 어이 없다.

꼬란(산호섬)은 투어로 가는게 있다지만 비쌌고 스피드 보트랑 그냥 큰 배랑도 시간차이도 별로 안난다고 하길래 우리는 진작부터 20바트 배를 타고 가기로 했다.
썽태우는 바닷가에 도착하더니 배가 닿을 수 있는 접안시설로 연결되어 있는 바다 위의 다리 같은데를 100여미터 가량 더 들어가서 왼쪽으로 돌더니 우리를 내려주었다.
10시 출발배지만 우리는 여유있게 9시 반에 도착하였다.
내리니깐 아줌마 한명이 다가오더니 사진을 보여주면서 앞에 서 있는 날렵한 좀 작은 배를 가리키면서 타라고 한다. 1인당 왕복 150바트라고 하였다.
펼쳐보이는 앨범같은 사진엔 보트 사진과 꼬란의 사진들이 있었다.

20바트로 알고 왔는데 너무 비싼거였다. 아줌마는 계속 뭐라구 떠드는데 가만 들어보니 꼬란에 가면 별도로 오토바이나 썽태우 요금을 지불해야 해변가로 가는데 이 배는 바로 해변가로 도착하니 그렬 필요 없다. 결국 세임세임이다. 대충 이런 얘기였다.
그래두 비쌌다. 그리고 그 배가 꼬란에 가서 마음에 드는 해변가에 내려 놓을런지도 의문이고 그냥 남들 내려놓은 선착장에 내려놓고 또다시 썽태우 타구 가라고 한다면 누구한테 따질 수도 없는터라 우리는 별로 내키지 않았다.
“팽 빠이 마이 뺀 라이~” 너무 비싸다. 됐다.라고 하고 그 옆에 앉아 있는 어떤 남자 두명한테 물었다. “이씹바트 빅 보트 유티 나이 캅?” (이씹바트 큰배..어디로 가나요?“)

그들은 금방 알아듣고는 손으로 가리킨다.방금 썽태우가 돌아선 그 지점에 큰 배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그 배였다.
기사 넘도 웃기지 왜 저 앞에서 안내려주고 이 앞에다 내려주는거야...
우리는 그 배로 가서 다시 확인을 하고는 20바트짜리 표를 4장 샀다.
배는 생각보다 크고 아주 좋았다. 한 200여명도 탈거 같았다.배가 크니 더 안전하기도 하겠고 어차피 50분이면 가는 거리 20분 정도 더 빨리가면 뭐하나도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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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의 20바트 배-- 뒤쪽에 배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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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시간표>


하나 둘 웨스턴들이 모여들더니 금방 배의 좌석을 채운다. 파도가 약간 높아서 배가 계속 흔들렸다. 그런데 10시 출발인 배가 사람이 거의 차서 그런지 9시 45분에 출발을 하는거였다. 아니..5분도 아니고 15분씩이나 먼저 출발을 하다니.. 돌아오는 배 시간은 오후 2시 다음에는 오후 5시였다. 너무 시간 간격이 커서 할 수 없이 2시 배를 타고 오기로 했다.

그런데 배가 출발 하자 마자 해경 경비정이 두어대 우리 배 쪽으로 달려오더니 빙빙 돌고 마이크로 뭐라 뭐라 떠드는거였다. 그러더니 잘 출발해서 가던 우리 배가 멈췄다. 우리 앞에 가던 큰 배도 마찬가지로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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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꼬란에 놀러가는 사람들로 꽉 찼다>


이게 대체 왜 이러나 혹시 무슨 범인이 이 배에 숨어 있나? 우리는 별 상상을 다 했고 웨스턴들도 웅성웅성 자기들끼리 떠들었지만 도무지 무슨일인지 알 수가 없었다.
경비정은 배 가까이에 와서 가만히 서 있기만 하고 그렇다고 경찰이 특별히 무슨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고 참으로 답답하게 시간만 흘렀다.
우리배와 바로 앞서 가던 배는 결국 선착장으로 되돌아 왔다.

선착장엔 경찰차와 헌병찝차 같은 차도 막 들어오고 기자 같은 사람들이 몇 명이 우리 배쪽의 여행객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고 있었다. 우리배의 여행객들은 또 그러한 광경을 보고 카메라와 캠코더를 부지런히 찍고 있었는데 서로 마주보며 찍어대는 그 광경이 웃겼다. 그나저나 돌아가는 사태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보였다.

아까운 시간을 이렇게 보내는구나.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하필 왜 우리가 탄 이 배냐..싶기도 했다. 좀 있더니 해경 두명이 올라와서는 몇사람이 탔나 좌석 줄 수를 세어 보는거였다. 그러더니 경비정에 있던 높은 사람인듯한 경찰 하나가 마이크를 들더니 다들 구명조끼를 착용하라고 하는거였다. 우리들은 주섬주섬 구명조끼를 입었다.
조금후 이 모든 상황은 마무리 된 듯 배는 출발하였다. 음...경비정과 경찰차가 오고 사진 찍어대고 난리 법석 떨어댄거에 비하면 좀 싱겁게 끝난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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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비정 --왔다 갔다 하며 괜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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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명조끼를 죄다 걸치고~>


15분 일찍 출발하는듯 하더니 결국엔 15분 늦게 출발하였다.그런데도 10시 50분에 도착했으니 아주 가까운 거리인 것 같았다.
선착장에 도착했더니 오토바이 기사들이 몰려왔다. 다들 흥정을 하여 하나씩 꽁무니에 매달려 사라지고 일부는 골목으로 걸어 나갔다.우리도 골목으로 걸어나가는 사람들을 따라서 걸어 나갔다.
꼬란에는 몇 개의 해변이 있었는데 제일 많이 가는곳이 핫따웬이고 그다음이 핫티안으로 들었다.
골목으로 나가니 넓은 길이 나오고 썽태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핫티안으로 가기로 하고는 그곳으로 가는 썽태우를 탔다. 뒷자리에 자리가 꽉 차서난 뒤에 폼나게 서서 가려구 매달리니 운전기사 옆 좌석에 가서 앉으라고 한다.
차는 출발하여 고개를 하나 넘더니 철망으로 둘러쌓인 주차장 같은 곳으로 들어갔다.거기가 바로 해변이었다. 뭐 이렇게 가까운 곳을 30바트씩 받나 싶었다.해변엔 파라솔과 비치의자들이 늘어서 있었고 웨스턴들이 제법 많았다.
우리가 가자마자 가게 주인이 비치의자를 빌리라고 권한다.
4개를 깎아서 200바트에 빌리고는 자리를 잡고 일단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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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티안의 비치 파라솔들>


앉고나니 잡상인들이 하나씩 왔다. 우리말로 “낙하산 탈래요?” 이러기도 하고 빙과류 파는 아줌마가 통을 메고 오더니 여러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 사진이 있는 그림을 보여주면서 사라고 한다. 사람들이 잘 안사는거 같고 땡볕에 좀 안돼 보이기도 해서 하나 팔아줄까 하고 얼마냐고 물었더니 1개에 무려 70바트를 달랜다. 우리나라에선 500-700원짜리를 무려 2000원을 달래는 거였다.

그래도 하나 팔아주려고 1개만 달라고 하니깐 2개에 120바트~ 꽁짜요~ 하고 우리나라 말로 한다. 막내인 선경이가 언제 배웠는지 “마이 미땅~(돈 없어요)” 이러니깐 아줌마가 배를잡고 웃는다. 결국 나도 웃으면서 2개를 사줬다.

애들은 너무 비싸다고 투덜댔지만 여기는 관광지고 더구나 섬이니깐 그냥 그려려니 해라 했다. 허긴 이곳에서 빙과류는 편의점에 가도 우리나라보다 비싸긴 했다.물도 떨어져서 사니 20바트였다. 딱 2배를 받는다.
바닷물은 생각보다 깨끗했다.예전에 꼬사멧을 갔을때의 그 바다 색깔과 조금 비슷했다.
물은 해변가에서 몇미터 들어가니 금방 깊어져 허리나 가슴까지 찼지만 그 이후로는 금방 그리 더 깊어지지는 않았다.여행기나 정보를 보면 물속에서 성게가시에 찔려 고생했다는 얘기를 듣고 조심 하였으나 그 해변은 그런게 없는지 다들 별일 없이 잘 노는거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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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티안 해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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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티엔의 바다---깨끗하고 물색깔도 좋았다.>



우리는 길지 않은 시간이나마 물속에서도 놀고 낮잠도 잠시 자고 책도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우리 앞의 웨스턴 가족들은 현지인 사람들과 같이 왔는데 먹을 것들을 찬합에 바리바리 싸오고 와인과 와인 유리잔까지 가지고 와서 무지하게 먹어댔다.
돌아가는게 오후 3시쯤의 배가 있었으면 참 좋으련만 2시 다음에는 바로 5시라 우리는 1시반쯤에 짐을 챙겨 썽태우를 타고 다시 나왔다.
골목을 걸어나오는데 두리안같이 보이는 노란 과일조각들을 비닐봉지에 짤라서 담아놓은게 있길래 사서 먹었는데 잭푸르츠였다. 태국에 3번을 오면서 그 말 많은 두리안을 꼭 먹어보고 싶었는데 것두 쉽지가 않다.결국 이번에도 못먹고 돌아오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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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성태우를 타고 선착장으로>


우리는 파타야에 도착하여 3시쯤 숙소로 돌아왔다.
다시 저렴한 식당인 Satotto로 가서 맥주를 겸하여 점심을 먹고 수영장에 가서 놀았다.
내일이면 돌아가는 날인데 집에 가서 빨래하기 귀찮다고 여기 빨래방에 맡기기로 하였다.
티셔츠 바지 등 12개를 200바트에 맡겼다. 내일 저녁에 찾으러 오란다.
저녁 무렵이 되어 수영장을 나와서 방에 올라가 샤워를 하고는 어제 내가 자전거를 타고 갔던 현지인 시장을 구경시켜주기 위해 식구들을 이끌고 걸어갔다.

걸어가긴 좀 먼거리였지만 이거 저거 구경을 하면서 8시쯤 갔더니 시장이 거의 파장 분위기였다.
어젠 복작댔는데 생각해보니 7시쯤이었고 8시가 좀 넘으면 일찍 파장하는듯 싶었다.
저녁 먹을때였지만 점심을 늦게 먹어서인지 다들 생각이 없어서 그냥 길에서 바나나 팬케익과 옥수수를 하나씩 사 먹으며 저녁을 때웠다.
오는길에 맥주와 돼지고지, 닭고기 구운 것을 조금 사가지고 방으로 들어와 우리는 T.V를 보면서 맥주를 마셨다.

밤 10시가 되자 우리나라 자정 뉴스가 나오는데 서울 날씨는 그동안 포근했었고 우리가 도착하는 모레 아침부터 영하 6-7도로 내려가 추워진다는거였다. 쩝...
조금 있다가 전화가 울려서 받았는데 마일스님이었다. 우리가 있는 호텔 이름을 알고는 오토바이를 타고 찾아와서 로비에 와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내려가서 마일스님과 우리방에 같이 올라왔다. 마일스님은 남파타야에서 다이빙 강사로 일하고 있다고 했다. 2년전 캄보디아에서 보고는 처음 보는거였는데 그새 많이 마른거 같았다. 우리 애들을 보더니 그때보다 더 키도 크고 많이 자랐다고 놀란다.

그떄부터 2시간 가량 시간 가는줄 모르게 서로 얘기도 하고 또 재미난 얘기도 많이 들었다.
마일스님은 꼭 우리보다 한발 앞서서 여행을 다니는 것 같았다. 캄보디아도 그렇고 베트남도그렇구 이번에 라오스도 그랬다. 베트남에선 꼭 나짱을 가서 보트투어를 하라고 했고 라오스 방비엥에선 카약킹을 꼭 해보라구 권했다. 물론 우리는 그대로 했고 또 그것이 가장 머리속에 남는 추억이 되었다. 12시가 다되어 우리는 작별을 했다.
마일스님과는 캄보디아와 태국에서 봤으니 다음번엔 어디서 만날려나..미얀마쯤이 될 것인가.. 혼자 생각해본다.



<오늘 쓴 돈 내역>

식사 및 간식대 : 902바트

교통비 : 580바트

기 타 : 405바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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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 1887바트(52,836원)


3 Comments
순진무구녀 2007.01.23 09:55  
  낯선곳에서 아는분을 만나는건 좀 더 색다를거같아요 ㅎㅎ
넘 부러워요~ 저도 곧 저 포카리 스웨트빛 바다에 몸담글 날이 오길^^
Miles 2007.01.24 03:44  
  생생하고...정겨운 가족 여행기 입니다.

저기요....다음엔 우리 한국에서 만나면 어떨까요? ㅎㅎ[[하이]]
선미네 2007.01.24 09:18  
  네~ 순진녀님. 더욱 반가웠습니다~ 님도 더 멋진 바닷물에 담글날이 빨리 오길 바라겠습니다.재미난 얘기도 잊지마시구요~[[원츄]]
마일스님~ 어디서든지 좋습니다. 연락 주십시오~ [[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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