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우리는 저력있는 Korean이야.
시간의 흐름을 잊고 있었음에
다가온 이별의 순간 역시 쉽게 감지하고 있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간은 야속하게도 잠시 멈추는 여유조차 부리지 않고 흐르기만 했다.
내일이면 방콕으로 돌아가야 한다.
카이와 커리는 비자문제 때문에 어제 이미 라오스로 잠시 떠났고
남은 나와 상덕오빠는 방콕으로,
그리고 레오나는 앞으로 그곳에서의 일을 선택했고 남기로 했다.
왠지 마음이 무겁다.
이렇게 큰 아쉬움을 두고 떠나도 되는걸까...
하지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내 상황에 고개를 숙였다.
한국으로 돌아가면 내일모레 당장 공연 연습에 들어가야 했으므로.
만약 나에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졌다면 이렇게 아쉽지 않았을까...
아니,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곳 생활이 완전 익숙해져 생활이 되지 않는 한
그 아쉬움이 더 컸으면 컸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남은 오늘을 즐겁게 보내고 싶었다.
성게 사건 이후로 친해지게 된 Traver.
오늘 밤 타운에 있는 Hippie Bar에서 만나기로 했다.
레오나, 나, 상덕오빠는 타운으로 나갈 채비를 하고
퀘군은 일이 끝나는 시간인 11시에 합류하기로 했다.
나는 남들보다 더 서둘렀다.
Hippie Bar에서 매일 7,8시경에 노래하는 아미아라는 singer의 노래를
마지막 날인 오늘만큼은 꼭 제대로 듣고 싶었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 샤워를 마치고 잠시 내 방 Tree Hut 발코니에 앉아있음
저 멀리 Hippie Bar에서 그의 기타와 노래가 들리곤 했는데
그 소리가 어찌나 심금을 울리는지
꼭 한 번 가까이에서 그의 노래를 듣고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타운으로 나간 시간은 거의 8시 반경.
이미 그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를 어찌나 잘부르고 목소리가 멋진지....
그는 태국 사람이 아니라 말레이지안 캐네디언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의 노랜 동양의 feel도, 서양의 feel도 고루 갖춘 느낌이었다.
몇 곡의 노래가 끝날 때 즈음 Traver가 욌다.
장기 여행자인 그는 나이는 많아 보이지만 꽤나 재미있는 사람이다. ^^
우린 일단 술을 함께 마시며 음악을 들었다.
시간은 조금씩 밤으로 치닫고
Hippie Bar는 어느덧 party 분위기가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여지없이 이루어지는 해변게임.
아미아의 사회로
(그는 이곳에서 노래도 부르고 DJ도 하고
게임이 이뤄질 땐 사회도 보며 불쇼까지 담당하고 있었다. 완전 재주꾼~)
'지시 게임'같은 걸 하고 있었다.
사회자가 어떤 지시를 내리면
게임의 참가자들이 그 가게 안에 있는 손님들에게
그 지시받은 물건들을 빨리 얻어오면 되는 게임이었다.
역시나 승부욕이라면 어디 뒤지지 않는 나.
레오나와 함께 당근 참여한다. ㅎㅎㅎ
첫 번째 두 번째 미션은 다소 쉬운 담배와 라이터 얻어서
무대에 참가자 수 보다 적게 놓인 의자에 빨리 앉는 방식이었다.
재빠르게 해내 우리 둘 다 가볍게 통과~~
그 다음 미션은 조금 찾기 어려운 콘돔!!
아놔~~~
이 해변에서 콘돔을 어케 찾아!!!
하지만 센스있는(?) 어떤 외국 남자의 도움으로 ㅎㅎㅎ
이거 역시 가볍게 통과~~
다음 미션은 블랙 브래지어 가져오기.
레오나는 본인이 입었다는 기지를 발휘에 가볍게 통과.
하지만 난????? ㅜ.ㅜ
모래사장을 뛰어다니며 블래브라 없냐고 소리 지르자
까만 원피스를 입고 있던 서양여자 아해가 원피스 안으로 손을 넣어
브래지어를 벗기 시작한다.
역시 멋진 girl~~ ㅎㅎㅎ
그녀의 도움으로 무사 통과.
이제 남은 인원은 4명.
서양 아해 둘과 나, 그리고 레오나.
앞으로 결승에 오를 두 명을 뽑는 중요한 순간이다.
이번의 미션은 무엇일까....
쿵쾅쿵쾅........
???
?????
???????
뭐????
남자 트렁크를 찾아서 가져 오라구??
여기서 트렁크를???
난 절박한 심정으로 가게 안의 남자들을 바라보기 시작했다.
다들 웃으며 내 눈을 피하는데
나와 눈이 마주친 한 남자가 있었으니.
바로
.
.
.
.
.
Traver.
난 Traver에게 뛰어가며 외쳤다!!! 아주 절박하게!!!!!
[Traver~~~~~
Give me ur underwear~~~~~~!!!!!]
Traver는 아주 당황한 표정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몰라했다.
이미 그 bar안은 손님으로 가득차 있었기에
만약 옷을 벗더라도
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옷을 벗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바지를 벗기 시작한다.
그리고 티셔츠로 중요부위만을 살짝 가린채
속옷을 벗기 시작한다.
정말..... 멋지다, Traver.
그는 정말 창피해 하면서도 게임을 위해선 그럴 수 있다는 표정으로
속옷을 벗어서 내게 주었고
우리 테이블 주위에 있는 테이블에선 엄청난 호응과 박수가 터져 나왔다.
레오나는 괜히 상덕오빠한테 부탁했다가 퇴짜맞고. ㅋㅋ
(이럴 땐 서양 남자들이 더 잘 먹힌다규, 레오나야~~ㅎㅎ)
결국 결승까지 오른 나와 호주아해 한 명.
마지막 미션은 뭘까....
궁금해졌다.
(콘돔, 팬티까지 이미 나올 건 다 나온 듯 한데.....)
마지막 미션은.....
"A PAIR OF SOCKS"
뭐? 양말????
아니 이런 해변에서 누가 양말을 신어??
난 있는 힘껏 외치며 양말을 신은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역시나... ㅜ.ㅜ
찾을 수 없다고 포기할 때 쯤
우리 테이블 뒤에 앉아있던
staff가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있는 것을 발견.
그 냄새나는 양말을 벗겨 가져갔지만 이미 한 발 늦어진 상황.
2등에 머물게 되었다.
하지만 상품으로 버켓위스키 한 통 받았고
우린 그 위스키로 공짜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한 번 Traver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ㅎㅎ ^^
우리가 상품으로 얻는 그 버켓위스키.
분위기는 점점 무르익어 갔고
bar에선 이젠 림보게임을 준비하고 있는 듯 했다.
역시나 빠질 수 없는 우리.
한국인의 저력을 보여주마!!! ㅎㅎㅎ
아미아가 게임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을 때
옆에있는 상덕오빠를 꼬셔본다.
[오빠, 나가봐~ 얼마전 림보게임 하는 거 보니까
몸 완전 유연하던데 가서 술 좀 타와~]
[아, 싫어~ 내가 왜 나가?]
[아놔~ 가서 공짜 술 또 타오면
오늘 하루종일 돈 안쓰고 놀 수 있잖아~ 나가봐~~]
그렇게 실갱이를 벌이다 내 꼬임에 넘어가 결국 상덕오빠 출전. ㅎㅎㅎ
(더도말고 덜도말고 2등만 해라. 그럼 또 버켓 공짜다.)
어라??
?
?
?
?
?
오빠 미친 거 아냐?
몸이 뒤로 90도로 젖혀지네??
이거 잘하면 1등하겠는데????
ㅎㅎㅎ
그렇게 오빤......
서양 여자아해들 다 물리치고 당당히 1등을 차지했다.
1등 상품은
Rum주 한 병. ㅎㅎㅎ
바로 이거다.
이렇게 두 번이나 공짜술을 타게 된 우리. ㅋㅋㅋ
기분 완전 순식간에 UP되었다.
마지막 날을 이렇게 즐겁게 마무리 하다니
마냥 우울하게 마지막을 보내지 않아 다행이었다.
잠시 후 퀘군이 오자 우리는 남은 술을 싸들고
춤을 추기 위해 반대편 해변에 있는 IBIZA BAR로 넘어갔다.
이곳에서 우리는 즐거웠던 Phiphi섬의 추억들을 마무리 지으며
밤새 춤추고 술마시며
그렇게 마지막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