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피피를 만나다.
배드민턴 라켓 이야기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생각보다 꽤 많으시네요~
그저 전 어려서부터 게임하는 걸 좋아했고
뛰어노는 것도 좋아해서 배드민턴을 즐겨치곤 했는데
태국 바닷가에 배드민턴 라켓을 가져가는 게 특이하긴 했나봐요, 하하 ^^
그래서
라켓을 어떻게 가지고 다녔을 지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방콕에서 끄라비로 향하기 전 버스터미널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겠습니다.
바로 이렇게 가방 앞에 꽂고 다녔답니다....
궁금증 풀리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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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라비에서 피피로 향하는 배 안.
탁 트인 배 갑판 위에 앉아 따스한 햇볕과 시원한 바닷바람을 쐬니
역시나 끄라비에서 1박을 하지 않고 피피로 넘어가길 잘한 듯 싶다.
성수기의 피피의 숙소 가격과 물가가 벌써부터 겁나긴 하지만
그거 무서웠음 이런 고환율시대에 태국에 오지도 못했을거다.
(사실 넘 무서워서 태국에 못갈 뻔한 고비가 수차례였다. 흑...)
어쨌든 바다가 너무 탁트이고 깨끗해서 기분은 좋다.
아이팟을 들으며 갑판위을 한 번 쭈욱 살펴본다.
역시나 배 안은 온통 서양인들 뿐이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유러피안들에게 이 나라는 천국이겠지...
오늘 이 배 안에는 나말고 현지인 빼고
동양사람은 한 명도 없는 것 같다.
뭐, 그래도 상관없다.
아무리 서양인들이 자기들끼리 유대감을 가지고 날 왕따시켜도
나에겐 비장의 무기가(루미큐브, 배드민턴 라켓) 2개나 있지 않은가. 훗~
(일단 숙소를 잡고 거기서 친해지는 친구들과 같이 놀아야지~ ^^
누구도 배드민턴 라켓을 섬으로 가져갈 생각을 하긴 힘들겠지. ㅎㅎ
작은 바램이라면 바람이 많이 불지 않기를 바랄뿐이다.)
그래, 맞다...
누구도 나같은 생각을 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나 바보 맞나봐...)
그 때의 배드민턴 라켓에 대한 생각은....
지금 생각해도, 그리고 다시 생각해도, 또 계속해서 생각해봐도
정말 어이없고 웃기다.....
그땐 왜, 왜, 왜!!!
모래사장에서 배드민턴을 마음껏 칠 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까.
차라리 배구공이라면 모를까.
난 내 머리가 살짝 딸리다는 걸
여행이 끝나갈 때까지 한 번도 사용하지 못한 그 배드민턴 라켓을 보며
피피를 떠나기 전날에야 새삼 깨닫게 되었다...... 아....놔....... ㅠ.ㅠ
어느덧 피피섬이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날씨가 조금 흐린 것만 빼면
이제야 정말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부디 도착해서 방을 구할 때도 이런 행복한 기분이 계속되길.
그리고 내 끔찍한 ABBA 가방을 매고 피피섬을 돌아다는 최악의 상황만 없길.
게다가 또 한가지의 바램이 있다면
오늘만큼은 조금 비싸더라도 편한 숙소에서 푹 쉬고 싶다.
이틀동안 제대로 자지 못해 피로가 어깨와 머리에 가득 쌓였다.
자, 어쨌든 이것저것 생각하며 배안에서 1시간 30여분을 보내니
이제 드디어 피피에 거의 다 도착이다.
똔사이 선착장이 보인다.
어? 근데 작년 3월에 왔을 때랑 선착장의 모습이 조금 바뀐 것 같다.
더 커지고 삐까번쩍해졌다고 해야할까?
피피가 전보다 더 관광지로 변한 것 같은 느낌이다.
어쩐지....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드는데 왜일까.
더 발전한거나 다름없으니 좋아라 해야되는건데
나만 별로 좋게 느껴지지 않는건지, 남들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도 그렇게 기다리던 건기의 피피섬이니
오늘부터 1월 10일 풀문파티를 즐기러 갈 코팡안에 가기전까지는
무조건 신나게 놀터이다!!! ㅎㅎ
그건 그렇고 우선 방을 잡아야지.
선착장 근처 여행사로 들어가 방을 알아본다.
에어컨이 있는 방은 무조건 1300B 이상은 줘야 한단다.
아... 오늘만큼은 타운에 위치한 에어컨이 있는 방에서 묵고 싶은데
생각보다 너무 비싸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편하게 쉬고 싶다...
결국 오늘만 나에게 비싸고 편한 방을 허락하고 1400B짜리 방을 잡았다.
이름은 R.S Guest house.
위치는 선착장에서 5분거리로 아오 로 달람쪽 P.P Princess Resort 옆이다.
내 방 건물 모습은
이렇게 생겼으며
방 내부는 이렇게 생겼다.
깨끗하고 에어컨, TV, 냉장고까지 갖춰진 꽤 괜찮은 방이었다.
이렇게 깨끗하고 뽀송뽀송한 이불을 보니
갑자기 잠이 쏟아진다.
(음... 그래도 지금은 안돼. 일단 밥부터 먹자.
하루종일 암것도 안먹었네.)
그래, 나에겐 잠보다 더 중요한 식사문제가 남아 있었다.
이거이거 얼른 배부터 채워야지~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그리하여 내 인생에서 가장 신나는 고민 중에 하나인
'뭐 먹을까...' 하는 고민을 하기 시작하는데~~
일단 옷부터 갈아입고 이 행복한 고민 좀 계속해볼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