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바이킹 리조트의 마력.
1월 6일, 현재시간 오전 8시50분경.
세 시간도 못잔데다가 새벽까지 마신 술때문에 아침부터 내 정신이 아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전 8시에 Ao Toh Ko에서 출발하는 보트택시를 타고
레오나가 있다는 Viking Resort로 왔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앉아 아침식사를 기다리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오늘 아침 나 진짜 대단했다, 하하...
아침배를 타고 나오겠다는 일념 하나로
그 정신에 일어나서 짐 다 싸고
그 몸을 이끌고 무사히 오전 8시배를 탔다니 믿을 수가 없다.
8시배를 타고 나오면서 보트택시 아저씨께 부탁했다.
혹시 타운 가는 길 중간에 Viking Resort가 있으면 내려달라고.
아저씨는 Viking beach쪽 파도가 높지 않으면 내려주시겠다 했다.
제발 그 상태로 타운까지 나가서
다시 보트를 타고 바이킹으로 가는 수고만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좋고 파도가 잔잔해 바이킹리조트에 내릴 수 있었다. ^^
(이곳에서의 출발이 좋군. ㅎㅎ)
그렇게 도착한 Viking Resort.
해변의 느낌은
레오나의 후기에서 본 것 보다 훨씬 아담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다.
물도 어찌나 깨끗하고 맑은지~ ^^
하지만 리조트 안으로 발을 내딛으니 뭔가 어색하다.
이렇게 예쁜 리조트에서 가족적인 냄새가 안난다는 느낌?
어제 하루동안 싸고 친절한 배낭객들의 천국에 있었던 느낌이라면
이곳은 그야말로 보통의 휴양지에 쉽게 볼 수 있는
전형적인 리조트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물론 인테리어는 다른 리조트들 보다 독특하고 멋졌지만)
나 혼자 배낭여행으로 오기엔 어째 초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랄까.
하지만 이곳에 온 목적이 있고
바다가 정말 예쁘니 오늘 하루는 눈감고 참기로 했다.
어차피 내 성격상 특별한 일이 없는한 하루면 떠나고 싶어질테니까.
그렇게 마음먹으며 리셉션으로 갔다.
그리고 리셉션에 있는 여자에게 방이 있냐고 물었다.
(제발 싼 방이 남아있길....)
그러자 그 여인, 내 말을 듣지도 쳐다 보지도 않는다.
그저 손만 까닥이며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낸다.
(나도 지금은 만사가 다 귀찮고 술까지 취해있으니
그래, 당신이 하라는대로 할게. 기다리지 뭐.)
라고 생각하고 리셉션 앞에 하염없이 서 있는데
이거 뭐 아무도 도와줄 생각도 안하고
그 여자역시 날 신경조차 안쓰며 자기 할 일만 한다.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쳐 지나가는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에게 말을 건다.
[방 잡으려고 하는데 남는 방 있나요? 예약을 미리 안하고 와서요.]
그러자 그 남자는 귀찮다는 듯 기다리라고 한다.
(아놔~ 계속 기다렸는데 또 기다려?)
[그럼 저 쪽에 앉아 있을게 이따 불러주세요.]
라고 말하고 리셉션 앞 레스토랑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아침식사를 시킨 것이다.
그렇게 식사를 하며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데
뭐가 그리 서러운지 갑자기 여기서 나가고 싶어진다. ㅜ.ㅜ
방이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다
이곳과 나 혼자는 왠지 어울리지 않게 느껴졌으며
사람들이 너무 불친절하다. ㅠ.ㅠ
(하지만 레오나를 만나기로 했지.... ㅠ.ㅠ
나... 얼굴 한 번 본적없는 레오나와 만나는 게 과연 잘하는 일일까.
그리고 내가 이곳을 떠날 때
나, 그리고 그녀 모두 서로를 만나기를 잘했다고 여길까.)
술이 안깨 있으니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에 무지 감성적이기까지하다.
그러고 있는 찰나,
빨간 모자를 쓴 서양 남자아해가
리셉션을 분주하게 왔다갔다 하는 모습이 보인다.
눈여겨보고 있자니 왠지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같다.
(그래, 저 사람한테 물어볼까?)
얼른 일어나 리셉션으로 향했다.
[혹시 여기 직원이에요?
오늘 예약 안하고 왔는데 방 있어요? 제일 싼 방을 구할건데.]
그는 직원이 맞았다. ^^
그리고 방이 있나 알아보겠다며 잠깐 기다리라고 했고
곧이어 내게 말해 주었다.
[지금 있는 방 중 가장 싼 방은 1800B자리 방이에요.]
What!!
1800B???
아놔~ 미치겠네. 혼자서 하루에 1800B?
[그 방 뿐인거에여?
그럼 혹시 디스카운트는 안되나요? 너무 비싸요~]
그리고 결국 디스카운트 받아 ㅡㅡ;
1700B에 얻은 나의 방갈로.
(그래, 오늘 하루뿐이다... 오늘만 럭셔리하게 머무르자. 흑...)
그리고 방으로 안내받기 위해
그 빨간모자 아해와 걷기 시작한다.
그런데!!!
뭥미??
(너 맞는 길로 가는 거 맞아? 내 방으로 가는 거 맞냐구??
혹시 피피타운으로 가는거 아냐?
아님 나 혹시 다른 리조트에 방 얻은거니?)
그 아해는 내 짐을 짊어지고 산을타기 시작한 것이다.
분명히 레스토랑 바로 옆쪽에 방들이 있는데 그 방으로 안가고
그 아해는 어딘가로 계속 산을 타기 시작한다.
그리고 결국 옆 다른 해변까지 도착하고
(나중에 알고보니 그 해변은 바이킹 리조트의 또 다른 해변인
Maphrao beach라고 불리는 곳이었다.)
그 해변도 지나 또 산을 타고 오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저기, 잠깐만요.
우리 내 방갈로 가는 거 맞죠? 도대체 얼마나 더 가야되요?]
그러자 자신의 이름을 '커리'라고 소개한 그 아해는
(무슨 이름이 카레야? ㅡㅡ;)
이 리조트가 꽤 크다며 내 방갈로는 조금 더 가야 한다고 했다.
내 방 넘버는 14, 리셥센에서 걸어서 10분 거리.(그것도 산길로 ㅠ.ㅠ)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내 방.
(윽~ 방 안좋기만 해봐라!! 다 뒤집에 엎을테다.)
라고 단단히 벼르고 도착했으나
.
.
.
.
.
너무 사랑스러운 내 방갈로.
짜잔!!
레오나의 후기에서 보던 전용 발코니와 해먹까지.
그리고 전통 타이 스타일로 꾸며진 방 내부까지...
이거이거 너무 멋지다~~ @..@ (나, 왜 혼자온거니?? ㅜ.ㅜ)
갑자기 완전 피곤하던 몸상태가 멀쩡해지며
모든 숙취가 한방에 해소되는 느낌이다.
레스토랑에 왔다갔다할 때가 심히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방이 환상이니 다 용서된다. 훗~
난 짐을 방에 놓자마자 발코니로 나와 해먹에 누웠다.
바이킹 리조트...
이래서 레오나가 그렇게 자주오는 거구나.
해먹에 누우니
레오나가 이곳에 처음 와 해먹에 누웠던 기분을 표현한 글들이 떠오르며
그녀가 그 당시 느꼈을 기분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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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드러운 바람,
바람에 실려 사뿐히 내 귓가에 내려 앉은 밥 말리의 노래 소리...
멀리 보이는 쪽빛 바다...오후의 햇살...
흔들 흔들...해먹을 요람 삼아 드러누워 눈을 감으니
죽어 천국에 가면 천국이 여기겠구나. 싶었다.
(레오나 글에서 발췌)
[출처] 태사랑 -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travel2&wr_id=3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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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왠지 나도 여기에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