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혼자서도 잘해요.
숙소를 타운에 잡았으니
불현듯 피피를 떠나기 전 이번에 꼭 해야할 사명감이 생긴다.
하루만에 피피타운 파악하기.
어디에 뭐가 있고 지금 내 숙소의 위치는 어디쯤이며
맛있는 식당들이 모여있는 골목은 어디라는 정도는
일단 파악하고 싶어졌다.
피피에서의 첫 식사도 할 겸
발길닫는대로 아까 여행사에서 얻은 지도를 보며 걷기 시작한다.
근데 생각보다 길이 복잡하네.....
지도를 보고 피피섬의 전체적인 사이즈를 보면
충분히 걸어다닐만큼 작은 섬이 확실한데
이건 뭐 이길을 가다 저길을 가면 또 다른 골목이 나오고
완전 미로가 따로 없다. ㅡㅡ;;
서울에선 나름 길박사로 통하는데
여기선 완전 길치가 따로 없을 정도니 어찌된겨??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Matt's Joint 레스토랑.
아!! 예전 피피 레스토랑 리뷰 같은 곳에서 봤던 곳이다.
분위기도 괜찮고 확 땡긴다~ ㅎㅎ
얼른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는다.
그래, 오늘 첫 기념음식은 뭘로 할까.
음.... 샐러드? (아... 배고파 죽겠는데 샐러드는 완전 간식거리지~)
아님 Brunch 메뉴? (은별아... 지금 장난해?)
흠흠.... 그래, 알았다규!!
역시 배를 꽉 채워줄 수 있는 걸로 해야지~ ㅎㅎ
치즈버거와 역시 빠질 수 없는 음료, 내 사랑 Chang~~
그러나 즐거운 내 눈과는 다르게 머릿속은 복잡하기 짝이 없는데...
이 햄버거와 맥주 중독은 영원한 나의 숙제...
생각해보면 나의 고무줄 몸무게에 거대한 공헌을 하는 것들이다.
몸무게가 너무 고무줄이라
나의 평균 몸무게라는 게 없을 정도로 심하게 왔다갔다함을 늘 겪는다.
그래서 잘 생각해보면
원인은 당연히 술과 음식이다.
술을 완전 사랑하니 늘 음식과 술은 함께이고
그러다 술 취하면 더욱 음식을 갈구하게 되는 것이라.
그 음식들 중 햄버거가 라면과 쌍벽을 이루는 야참 음식이 되었어버렸으니.
(요즘 24시간 영업하는 맥도날드, KFC.
너희들이 정말 고맙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정말 원망스럽다... ㅠ.ㅠ)
그러다보니 살이 찌는 것 같은데
난 이 곳 피피 파라다이스까지 와서도 햄버거만 눈에 보인다. @.,@
(그래, 여행의 목적이 뭔데~
잘 먹고, 잘 쉬러 온거 아냐? 그럼 먹고싶은 거 먹어야지, 당근.)
이렇게 나를 합리화시키는 것도 절대 잊지않고. ㅋㅋ
그리하여 결국,
은별양은 너무 맛있게 접시를 비우고 마지막 남은 맥주까지 깔끔하게 비운다.
아.... 배부르게 잘 먹었당~
그럼 이제 기다리던 로달람 비치로 나가볼까? ^^
그렇게 여기저기 구경하며 숙소 앞 비치로 돌아갔다.
물은 생각보다 깨끗하지 않지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바다가...꼭.........
...해운대 같다....... (나.... 부산 온거........?)
그래도 사람들은 다 외국인이니 이국적이긴 하네, 뭐. 하하
그런데 다들 쌍쌍이거나 친구들과 함께구나...
(심지어 앞에 혼자 누워있는 저 외국인도 좀 있으니 친구가 오고... 흑)
뭐 그거 모르고 혼자 온 것도 아니고 아쉬울 거 하나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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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스스로 위로를 했지만 삼십분 가량이 지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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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다..........
여기 이 해운대에 왜 친구하나 없이 혼자인지 갑자기 또 우울모드 돌입이다.
가방에서 혼자놀기의 최후의 방편, 그림그리기 놀이를 할 준비를 한다.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꺼내 바다를 그리기 시작한다.
아..... 초큼 부끄럽다....
하지만 순수한 터치의 아마추어의 작품이니
이쁘게 봐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림을 그리니 하나에 집중 할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림 하나를 거의 완성하니 잠이 쏟아진다.
하늘을 보고 누웠다.
날씨는 조금 흐리지만 공기의 느낌이 포근하다.
(지금쯤 서울은 무지 춥겠지.
한국에서 얼마 멀지 않은 이곳은
정말 겨울의 날씨를 상상할 수도 없을만큼 따뜻한데.
난 아주 가끔 겨울이 좋다고 느끼지만
이런 곳에 살면 영원히 겨울을 잊고 살 수도 있을 것 같아.)
스르륵 눈이 감긴다.
이 따뜻하고 편안한 공기에 몸을 맡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