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s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 나는야 못말리는 변덕쟁이.
아...
가방이 죽을만큼 무겁다..... ㅠ.ㅠ
내 키에 19kg 배낭이 말이 되냐고.
게다가 난 불과 사쿠라에서 남부터미널까지 버스타고 왔을 뿐인데
벌써 피로는 목 뒷뼈까지 쌓였다.
아 놔~ 돈 아끼는 방법도 가지가지지
어떻게 그 끔찍한 배낭을 매고 남부터미널까지 갔는지
지금 생각하니 참으로 대견하다. 앞으로 그런 짓 안해잉~
터미널에 도착하니 5시 반쯤이다.
일단 끄라비로 가는 표를 사기위해 창구로 향했는데
가장 빠른 출발시간이 오늘 저녁 7시 50분이란다.
저녁먹고 조금 삐대면 충분한 시간이겠다, 쪼아!!
그럼 오늘 저녁식사는 어깨까지 쌓인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고지방 고열량 식사인 KFC 치킨으로 낙점.
ㅎㅎ 생각만해도 군침돈다.
일단 내 동반자 Mr. ABBA 배낭을 매고 KFC 진입 성공.
내 애인인양 옆 의자에 살포시 그를 놓고 음식 주문 돌입.
(음.... 그나저나 뭘 먹어야 될까.....
일단 배가 무지 고프니까 칼로리 완전 높은걸루 시키자.
치킨하고.... 어? 볶음밥이네?? 그럼 그것도 먹어보고 감자튀김도~)
역시 태국은 음식의 천국이다, KFC에 볶음밥까지 있다니.
이렇게 푸짐하게 주문하고 행복하게 냠냠~
먹기 전 인증샷 당근 찍어주시고~~ ㅎㅎ
(여행기 처음 얼굴 등장사진. 앞으론 거의 없을거라는...ㅎㅎ)
얼~ 그나저나 치킨이 약간 짜서 그런지 볶음밥이랑 은근 잘 어울리네~~
(역시 여행기에는 음식 얘기가 빠지면 안돼, 술 얘기랑~ ^^)
그렇게 식사도 잘 마치고 시간을 보니 7시가 조금 넘고 있었다.
이제 슬슬 버스타는 곳으로 내려가볼까...
이제 진짜 남부로 내려가는구나.
빨리 출발해서 창밖 시골 밤풍경과 무수히 많은 별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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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7시50분 출발이라던 버스는 사고가 있었다며 오지 않고
난 결국 8시반 차로 밀려나게 되었다.
게다가 그 8시반 차도 9시반 쯤에서야 출발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나... 진짜 지쳤다......
출발이 지연된 이유도 알 수 없이 그냥 무조건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아놔~ 이놈의 나라는 약속이란 걸 잘 안지켜...)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여행사 버스 타는건데
돈은 돈대로 더들고 시간은 시간대로 지연되고 후회 막심하다.
괜히 스스로 뭣 좀 해보려다가 완전 당했다.
나 가끔 이렇게 어이없는 짓 잘한다.
그냥 남들하고 좀 다르게 로컬버스 타려다가 피본거지.
담부턴 나 무조건 여행사 버스 타련다, 기필코.
어쨌거나 저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끄라비로 가긴 가게 되었다.
비록 중간에 한 번 들른 휴게소는 내가 먹을 건 하나도 없는
지극히 로컬들을 위한 휴게소였고 ㅜ.ㅜ
내 옆에 앉은 여인네는 가뜩이나 몸도 좋으신데
자꾸 내쪽으로 밀어주셔서 잠도 편하게 못잤지만 말이다. ㅠ.ㅠ
10시간이 넘는 시간이 정말 지옥같았다....
(난 왜 이틀이나 연속으로 지옥같은 곳에서 자게 되는거지?
이번 여행 운이 안따라주려나...)
그렇게 정말 괴로운 이틀이었다...
그래도 끄라비에 오니 살 것 같다.
이제야 정말 휴양지에 쉬러 온 느낌이 든다.
터미널에서 썽태우를 잡아타고 일단 타운으로 향했다.
그런데 이건 무슨 마음임??
타운으로 가는 그 십여분동안 내 변덕이 갑자기 또 용솟음치기 시작한다.
(나.... 갑자기 끄라비가 마음에 안들어.
만약 오늘 타운에 내내 있으면 하루종일 뭘하지?
그리고 또 만약 아오낭이나 라일레에 갈 거라면 그냥 피피가 낫지 않을까?)
역시 내 변덕은 정말 아무도 말릴 수 없다. ㅡㅡ;
기왕 이렇게 된 거 오늘 피피로 가야 직성이 풀리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어쩔 수 없지. 그럼 앞 뒤 보지말고 피피로 가자.)
그렇게 해서 결국 끄라비에서 피피로 향하는 배 타기 전 선착장 도착.
배시간은 오전 9시.
잘한 선택인지는 모르겠다.
나에게 모든 일은 그냥 즉흥적으로 이뤄지니까. ㅎㅎ
아, 몰라~ 이미 엎지러진 물은 어쩔 수 없으니 일단 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