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나를 찾아서...7-3 (대만-인천국제공항-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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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의 나를 찾아서...7-3 (대만-인천국제공항-집)

007테디 3 2535
【(대만으로) 7일】
 
 
태국여행중 내가 만난 잘생긴 남자 두 번째는 바로,
 
 
'저희 중화항공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중화항공 홍보대사남 이다ㅋㅋㅋㅋㅋㅋ
중화항공을 이용하는 분들은 한번 유심히 보시길 바란다.
정말 훈남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기내 안전수칙따위는 듣지않고 중화항공 홍보대사남 얼굴만 바라보았다ㅋㅋㅋㅋㅋ
심지어 영어도 잘해ㅋㅋㅋㅋㅋ
 
 
아무튼 영화를 보고, 기내식을 먹으며 편안하게 대만에 도착하였다.
대만에서의 대기시간은 4시간 정도였다.
이 몸은 이미 쑤완나폼공항에서 단련된 몸 이기에 이 정도 쯤이야.
(으쓱으쓱)
 
 
나는 면세점구역에서 나가지 않고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였다.
나는 늘 심사대에서 무언가를 빼앗기기 때문에 (샴푸, 치약, 요구르트, 물 등등...),
혹시라도 기념품들 중 하나라도 빼앗아간다고 한다면 진짜 싸울것 같아서 안전하게 가만히 있기로 했다.
 
 
면세점을 이리저리 구경하면서 나는 남은 대만돈도 다 쓰기로 했다.
대만에서는 파인애플 케익이 유명하다고 한다.
하지만 파인애플 케익은 비쌌다.
나는 대신 벚꽃케익을 사기로 했다.
맛있어 보이는 과자도 한 상자 손에들고 여기저기 구경했다.
자판기에서 생수 한 병을 사는것으로 대만돈도 다 썼다! (동전빼고)
 
 
나는 다시 인천 국제공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잊지않고 엄마에게 일찍 데리러 나오라고 연락했다.
 
 
중화항공 홍보대사남의 얼굴을 보고 (이제 마지막이군... 으앙),
기내식도 먹고,
영화도 보고,
어느새 창밖은 어두워져 있었고,
비행기가 착륙하자 익숙한 글씨들과 풍경이 눈앞에 보였다.
사실 비행장에 눈이 쌓여있는것은 순간적으로 이질감이 들었다ㅋㅋ
 
 
엄마와 나는 드라마에 나오는 것 처럼 감동적인 상봉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를 깜빡 했는데, 몇번 게이트에서 만나자는것을 약속하지 않았다.
아하.
결국 나는 쓸쓸히 게이트를 나와서 옆 게이트에서 목을 길게 빼고 나를 기다리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어서 만날 수 있었다ㅋㅋ
 
 
엄마는 처음 내 얼굴을 보자마자 매우 어색해했다.
엄마 왜 그래ㅋㅋㅋㅋㅋㅋㅋㅋ
엄마는 마치 내가 내가 아닌것만 같다고 했다.
이러지 마ㅋㅋㅋㅋㅋ 단지 일주일이었는데ㅋㅋㅋㅋㅋㅋ
엄마가 챙겨온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니 아빠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안뇽.
 
 
약간 어색하면서도ㅋㅋㅋ 반가운 분위기 속에 집으로 도착했다.
오랫만에 편하게 씻고 방으로 돌아와 기념품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우리가족은 한데 옹기종기 모여서 열심히 구경하고 내 설명을 들었다.
소소하고 작은 물건들이 모여서 어마어마한 양이 되어 들고 오는데 조금 힘들었지만,
만지작거리면서 이것저것 살펴보는 가족들을 보니, 역시 사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단이 벌어졌다.
엄마가 수상시장에서 사온 보트타는여인 인형의 포장을 벗기다가 그만...
여인이 보트에서 추락하고 말았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 여인을 보트에서 떨어져나오지 않게 하느라고 들고다닐때에도 얼마나 조심조심 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엄마 왈,
'잉, 떨어졌네. 아~ 여기가 잘라졌구나. 괜찮아, 접착제로 붙이면 되.'
 
 
나는 성격이 조금 까다로운 편이다.
5초전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붙어있던 여인이 보트에서 추락하는것을 보고 불같은 분노가 타올랐다ㅋㅋ
나는 가족들에게 얼굴도 보기 싫으니 다 나가라고 소리질렀다ㅋㅋㅋㅋㅋㅋㅋㅋ
아빠는 쟤가 여행하느라 피곤해서 예민해져있어 그런거라고 말했지만,
엄마는 이미 기분이 상했다.
 
 
가족들이 나가고 나는 방문을 꽝!
엄마도 안방문을 꽝!
 
 
나는 서러워서 엉엉엉엉엉엉흐엉어엉흐어흐허어어어엉엉 울었다ㅋㅋㅋㅋㅋㅋㅋ
내방에는 태국에서 사 온 기념품들이 한가득 있었다.
나는 전부 다 발로 밀어버렸다ㅋㅋㅋㅋ
 
 
내일은 꼭 집을 나가야지.
엄마랑 아빠가 많이 괴로워 하겠지.
그래도 나는 오래, 아주 오래 있다가 돌아올 거다.
이다음에 엄마 아빠가 할머니처럼 늙었을 때 돌아오는 거야.
부자가 되어서, 커다란 비행기도 사고 자동차도 살 거야.
다시 나를 보게 되면 엄마 아빠가 얼마나 기뻐할까.
 
 
울다 지쳐서 잠이 들었다ㅋㅋㅋㅋ
 
 
*대만 면세점의 가격은 보통 100 타이완달러 부터 시작합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감동적인 상봉을 연출하기 위해서, 반드시 만날 게이트를 정합니다.
*기념품은 가족을 위한 선물 입니다. 혹시 가족이 기념품을 받고 예상처럼 기뻐하지 않거나, 기념품을 훼손하더라도 싸우지 않도록 합니다.
*파란색 글씨로 된 부분은 ≪꼬마 니콜라≫ 일부를 발췌, 각색하였습니다.
3 Comments
대쥬신 2013.02.04 14:21  
태사랑에서 읽은 여행기 중에서 손가락에 꼽히는,
잼나는 글 이네요,ㅋㅋㅋ 잘 읽고, 신나게 웃었습니다.
담에도 좋은 글 부탁 드리 겠습니다...
날자보더™ 2013.03.29 18:19  
저도 윗분 말씀에 크게 공감합니다~
여행기가 아닌 다른 글을 쓰신다면 읽어보고 싶을 정도입니다.
하얀꿈2 2013.05.05 14:44  
정말로 글을 맛나게 쓰시네요.
재미나게 잘 읽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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