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의 나를 찾아서...4 (방콕-담넉싸두억수상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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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의 나를 찾아서...4 (방콕-담넉싸두억수상시장)

007테디 2 2637
【4일】
 
 
첫째날 밤에 비해서, 지난 밤에는 비교적 덜 가려웠다.
아마도 침대 시트를 바꾸고 청소를 한 덕분에 많은 개미들이 사라졌나보다.
하지만 여전히 개미들은 멸종하지 않고 밤새 스물스물 팔, 다리 위로 기어다녔다.
사람은 참 적응이 빨라서, 나는 잠깐잠깐 깨어서 개미를 잡고, 다시 잠들고 를 반복하였다.
 
 
오늘의 일정은 담넉 싸두억 수상시장 이다.
 
 
 
여행사를 통해서 반나절 여행을 하기로 했다.
아침 7시에 숙소 앞으로 봉고차가 데리러 오기로 했다.
5분 정도는 기다려 줄 수도 있지만, 약속시간은 꼭 지켜달라는 당부를 받았기에 나는 부지런히 준비했다.
오늘은 카오산을 떠나 쑤쿰윗 지역으로 들어갈 계획이었다.
내 친구 칠키로와 여권가방, 보조가방을 챙기고 숙소를 떠났다.
안녕, 개미방!
 
 
방문을 닫고 나서는데, 아차, 7시 2분이다.
창밖 길가에서 어떤 차가 요란하게 경적을 울렸다.
빵빵뽜방빠앙!!!
...설마 여행사 픽업차가 도착한건가?
허겁지겁 내려가서 방열쇠를 반납하고, 후다닥 달려 나갔다.
 
 
분명 숙소 바로앞에 서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왜 저 봉고차는 숙소 건너편에 서 있는것일까?
내가 유심히 바라보자, 봉고차 운전자가 차에서 내렸다.
그러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하는 것 같았다.
그때 시간은 7시 4분이었다.
전화를 마친 운전자는 다시 차에 올라타고는 내가 서 있는 쪽으로 유턴해 왔다.
 
 
오오, 드디어 차를 타나보다, 했는데,
차가 내 앞을 그냥 지나갔다.
저기, 잠깐만.
차 뒷편에는 현대 라고 써 있었다.
나는 무작정, 한인 운영 여행사이니까 차량도 한국산 차량을 사용할거야, 저건 분명 여행사에서 나온 차가 맞을꺼야, 근데 왜 나는 안 태웠을까, 설마 지각했다고 안 태우지는 않았을텐데, 5분정도는 기다려 준다면서, 숙소 앞에 서 있으면 된다고 했는데 왜 숙소 건너편에 서 있었을까, 이제 나는 어떻하지,
이런 생각들을 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다른데 한바퀴 돌고 마지막으로 나 데리러 한번 더 오겠지, 뭐.
 
 
속편하게 생각하고 아침의 방콕 길거리를 구경했다.
어제 내가 탓던 53번 버스도 지나갔다.
우연찮게 버스가 내 앞에서 잠시 신호대기를 받게 되었다.
버스안의 사람들은 나를 구경하고, 나는 그들을 구경했다.
우리는 서로를 신기하게 바라보는 사이ㅋㅋ
 
 
하지만 한인여행사와 현대차의 근거없는 연관성짓기가 내 머릿속에서 계속되었고,
나는 여행사 사장님께 전화하기로 마음먹었다.
상품을 신청하고 받은 영수증을 꺼내어 보니, 전화번호 옆에 적혀있는 글씨,
 
 
문의전화는 7시 30분 이후에 주세염
 
 
그래서 31분까지 기다렸다가 전화했다ㅋㅋ
사실 내가 3분 지각하지만 않았어도 이렇게까지 초조하지 않았을텐데,
현대차 정도는 무시하고 더 기다릴 수 있었을 텐데,
전화해 보니 다행히 여행사 차는 아직 이쪽을 지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전화를 끊고 30초도 안 되어서 차 한대가 도착했다.
 
 
샴푸냄새 폴폴나는 운전자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더니 상품 신청자가 맞는지 확인했다.
영수증을 보여드리자 차에 타라고 문을 열어주셨다.
 
 
외국인들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던 차 안에,
문 바로 앞에,
젊은 한국인 부부가 타고 있었다.
오, 한국사람.
하지만 내친구가 아님을 알기에.
자리가 보이는대로 아무데나 앉았다.
 
 
차는 출발했고 조금 가더니 카오산로드 초입부에 멈추었다.
그러더니 샴푸냄새 폴폴나는 운전자 아저씨는 다른 사람이 올 거라고 했다.
듣기로는 그 사람이 우리팀의 가이드라고 했다.
문가에 있던 나는 뒤쪽으로 들어가려고 살펴보았다.
맨 뒤에 자리가 있었다.
그쪽으로 자리를 옮기려고 했는데, 내 친구 칠키로가, 태국에 도착한 이후로 살이 부쩍 늘어난 칠키로가,
그만 통로에 걸려버렸다.
나는 그 비좁은 통로에서 일단 내 몸을 먼저 밀어넣고, 칠키로를 데려오려고 했다.
옆에서 그걸 바라보던 친절한 남성 유러피언이 도와주었다.
 
 
간신히 자리에 앉고나니, 우리의 가이드라는 사람이 왔다.
Mr. ㅇㅅ라고 했다.
Mr. ㅇㅅ는 반갑게 인사를하는데 반응들이 좋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쾌활했다.
 
 
차는 달리기 시작했다.
나는 어제 카오산에서 산 팔찌들 중에서 제일 예쁜 분홍색 꽃이 달린 팔찌를 꺼내어 하려고 낑낑거리고 있었다.
옆에서 이걸 바라보던 친절한 여성 유러피언이 나에게 도와줄까? 물어보았다.
친절하고 예쁜 여성 유러피언 언니는 내 팔목에 짠, 하고 팔찌를 걸어 주었다.
친절하고 예쁜 여성 유러피언과 그 앞에 앉은 아까 나를 도와주었던 친절하고 멋진 남성 유러피언은 커플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 오른편에도 커플이었다.
나는 두 커플 사이에 끼어있었다.
 
 
오호라, 통재로다.
 
 
얼마 후, 샴푸냄새 폴폴나는 운전자 아저씨는 차를 세웠다.
여기에서 30분가량 쉬었다가 간다고 했다.
나는 아까 문앞에 앉아있던 한국인 부부에게 다가갔다.
 
 
'저, 한국에서 오셨어요?'
'네.'
'제가 짐이 많아서 그런데요, 혹시 앞쪽에 자리 괜찮으시면 이쪽으로 옮겨도 될까요?'
 
 
이분들은 흔쾌히 그러라고 했고, 나는 뒤에가서 내 칠키로를 끌어오며, 친절하고 예쁜 여성 유러피안 언니에게 나는 앞자리로 간다고 했다.
역시 앞자리는 좀 더 넓었다.
 
 
쉬는 시간동안 차에서 내려 사진도 찍고, 체조도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다시 차가 출발했고, 나는 한국에서 온 이 젊은 새댁언니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새댁언니가 나랑 이야기하는 동안 신랑분은 조금 심심해 보였다ㅋㅋ
새댁언니는 나에게 어디어디를 다녀왔는지 물었고, 나는 아유타야에서 있었던 일도 이야기 해 주었다.
우리는 서로의 숙소에 대한 이야기도 하고,
새댁언니는 예전에 자신이 다녀온 유럽여행지에 대해서도 짧게 이야기해 주었다.
샴푸냄새 폴폴나는 운전자 아저씨는 백미러로 새댁언니와 내가 이야기하는걸 구경하기도 했다.
 
 
수상시장에 도착했다.
담넉 싸두억 수상시장은 본래 왕의 명으로 무역을 위해서 만들어진 곳이라고 한다.
이 후에도 지금까지 시장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것이라고 한다.
시장은 그리 넓지는 않아서, 한시간 정도면 시장 전체를 걸으면서 구경할 수 있었다.
태국만의 전통 물품을 판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기 보다,
그냥 물길 위로 배들이 다니고,
그 배들 사이사이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뭐 이런것들이 신선한 것 이었다.
시장에 있는 물건들 중에는 공산품이 꽤 많았다.
그리고 나는 한국에서 온 물건들, 예를 들면 수첩같은것들, 도 보았다ㅋㅋ
 
 
시장에는 커다란 뱀과 사진을 찍을수 있는 곳도 있었는데, 120밧 이라고 했다.
하지만 뱀을 몸에 감고싶지 않아서 그냥 구경만 했다.
바나나 한 송이를 사서 우적우적 먹고,
코코넛 쥬스를 사 마시고,
기념품을 샀다.
 
 
걸어다니고 있는데, 저 아래, 물길위로 떠 다니는 작은배 위에, 새댁언니 부부가 있었다.
나는 큰 소리로 불러서 인사를 하고, 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새댁언니 부부는 귀엽게 브이를 했다.
v(^~^)(^*^)v
 
 
사실 자유시간 동안에 원하는 사람은 작은배를 타도 되었지만,
이따가 롱 보트를 타고 현지인들이 살고있는 수상가옥을 구경할거라고 했기에 나는 보트를 타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구경을 끝내고도 모임시간까지 25분이나 남으니 심심했다.
 
 
나는 정박해있던 배를 향해 걸어갔다.
배 주인은 나에게 배를 태워준다고 타라고 했다.
30분에 150밧이라고 했다.
하지만 나의 목적은 달랐다.
나는 배 주인과 협상을 시작했다.
 
 
'200밧에 10분.'
'ㅇ.ㅇ!'
'대신에 제가 노를 저어봐도 될까요?'
 
 
처음에 배 주인은 이해를 하지 못했다.
나는 몸짓언어를 같이 사용했다.
그랬더니 배 주인은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다고 하면서 안 된다고 했다.
지금와서 말이지만, 5분에 300밧을 불렀으면 배 주인이 뭐라고 했을까 궁금해진다.
 
 
자유시간이 끝나고, 약속장소에 미리 도착해서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데,
Mr. ㅇㅅ 씨가 아닌 다른 현지인 가이드가 나를 롱 보트 타는 곳으로 데려갔다.
그는 나에게 먼저 가 있으라는 말만 했다.
그러더니 나를 롱 보트에 구겨 넣었다.
엔진을 달은 보트가 출발했다.
배 안의 사람들은 나에게 익숙한 그 사람들이 아니었다.
 
 
음, 나 또 길 잃어버릴것 같았다.
 
 
*담넉 싸두억 수상시장*
-수상시장에 있는 물건은 짜뚜짝 시장에도 있습니다. 물론 짜뚜짝이 더 저렴합니다
-다만, 수상시장 특산품으로 보이는 보트타는여인모형 은 이곳에서 사는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수상시장에서 파는 어묵국수는 먹음직스러워 보입니다. 비위가 좋은 분들은 한그릇 드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설겆이하는 모습을 먼저 보는바람에 사 먹지 못했습니다.
-적당한 흥정도 재미있습니다. 저는 100밧짜리 자석을 40밧에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장사하는 사람을 봐 가면서 흥정하는것이 좋습니다.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 장애인 들이 장사하는 곳에 가서 지나치게 흥정하지 않는것이 좋은것 같습니다.
-배 타기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30분에 150밧 입니다. 노를 젓는배와, 모터로 움직이는 배가 있습니다. 여행자가 직접 노를 젓는 체험은 어렵습니다.
2 Comments
새삶을꿈꾸는식인귀 2013.01.28 17:25  
테디님 글을 읽으면 가격흥정 자주하시는데 아~ 하고 감탄을 합니다.
제가 제일 못하는 게 이거거든요 ㅡㅜ

다음편 읽으러 슝~
날자보더™ 2013.03.29 17:17  
저도 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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