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글) 에피소드 몇 가지
에피소드 1
쌈쎈으로 똠얌꿍 먹으러 가는 길에, 처음 보는 과일쥬스를 파는 노점을 보았다.
키가 큰~ 백인이 막 유쾌하게 뭐라뭐라 하면서 아줌마랑 이야기 하는데,
각각 30밧, 20밧인 두 종류 쥬스를 두 개 다 사는 가격으로 40밧을 해달라고 흥정을 한 것 같았다.
흠~ 신기한 쥬스인데 맛보고 싶은데, 맛 없으면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어서 외국인과 아줌마의 대화가 끝나기를 옆에서 기다렸다가
외국인한테 그 쥬스 맛있냐고 물어보니까
여전히 약간 흥분된 말투로
너무 맛있으니까 두 개 다 사라고 강추 해줬다.
두 개 해서 40밧이라면서, 꼭 먹어보라고 했다.
외국인은 나에게 촤이니즈냐고 묻더니 코리안이라니까
강남 스타일 한 번 해주고 휙 가버렸다.
방금 내 눈앞에서 산 외국인처럼 아줌마한테 두 병에 40밧을 제안했더니
아줌마 상당히 얼굴 싹 바꾸면서 절대 안된다고 막 정색;;
뭐냐; 잘생긴 백인남자는 되고
아시안 여자는 안되냐?? 헐
급 마음이 상해서 안샀다.
근데 그 신기한 쥬스 둘 중 하나가 각 프루트 쥬스.
암파와 시장에서 샘플 주는거 쪼끔 먹어봤는데, 안사길 잘했다 ㅋㅋㅋㅋㅋ
에피소드 2
태사랑 게시판 글 중에서 한국여자들한테 작업멘트 날리고 그러는거
너무 기분나쁘게 생각하지 말고 연예인이 된 듯, 예쁘게 봐주는걸 즐기라고 했던 글이 있었다.
한 번 갔다 왔는데 나한텐 아무도 작업멘트 안날리던데, 난 한국인처럼 안생겼던 건가; 난 안예쁜건가;
막 이런 생각이 드는 글이었는데,
막상 가보니까 그 작업멘트라는 것이,
길에서 지나갈 때
"예뻐요!"
"사랑해요!"
이런거였는데,
내가 생각하기엔 기분 나쁠만한 것도 아니었고,
연예인이 된 듯 즐길만한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런 멘트를 주로 날리시는 분들은 카오산이나 람부뜨리 길거리에서 호객행위 하시는 분들인데,
보통 지나가면 막 날린다.
내가 특별히 예뻐서도 아니고, 내 미모에 첫 눈에 반해서 사랑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듣기 좋은 말을 날려서 기분 좋게 만들어서 자기 목적을 이루려는 그런 상업적인 행위였다.
역시, 내가 예쁘지 않아서 진짜 작업멘트는 못들은건 아닐까........................?
에이, 아니겠지? ㅎㅎ
에피소드 3
길거리 호객행위 중에는 예뻐요 말고도 그냥 안녕하세요 같은 평범한 인삿말을 건네는 경우도 많은데,
안녕하세요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도 많긴 했지만
니하오도 적잖이 들었고,
곤니찌와도 니하오나 안녕하세요 만큼은 아니지만 몇 번 들었는데,
곤니찌와는 거의 못들어서 별로 안거슬렸지만 꽤 많이 들은 니하오가 거슬렸다.
일단 니하오 해보고 반응 없으면 안녕하세요로 다시 말을 건다.
내가 그렇게 중국사람처럼 생겼나?
하는 마음이 들어서 살짝 기분 안좋아질 뻔 했는데,
우리도 태국인, 필리핀인, 캄보디아인, 인도인 등등 구별 잘 못하니까
그들도 한중일 구분 잘 못하는거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서 애써 몰랐겠거니 하면서 넘어갔었다.
근데 결정적 한 방!
쏨땀 욕크록에 앉아서 먹으러 들어간 날,
혼자서 밥을 먹고 있던 남자가 있었는데
우리가 앉자 말을 걸어오는데,
중국인이냔다.
헐;;
나 중국사람한테 중국인으로 오해받은거임, 지금?!!!!!!
충격과 공포의 시간이었다.
회복하는데에는 꽤나 많은 시간이 걸렸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