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이런 차이나타운, 어떠셔요?
바로 앞의 여행기에도 썼지만
저는 이번에 후알람퐁역을 통해서 쌈펭 시장에 갔다가 새로운 차이나타운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지금까지는 항상 제가 차이나타운의 입구에서 깔짝깔짝거리다가 돌아온 것뿐임을 통감했습니다.
아, 이렇게 가는 방법도 있었구나, 앞으로는 이 방법을 좀 더 개선해서 갈 때에도 버스를 타고 다녀 봐야 하겠다 하는
미래를 향한 암팡진 계획까지 세우고 왔어요.
갈 때에는 오랜 시간을 들여 걸어갔지만, 시장에서 돌아올 때에는 너무도 쉽게 버스를 타고 후알람퐁까지 돌아왔거든요.
이 근처는 차이나타운을 둘러싸고 아래 위로 일방통행 도로가 나 있어서
그 흐름만 파악된다면, 버스를 타는 게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쌈펭 시장은 개인적으로는 늘 재미있는 볼 거리가 있는 곳이라서, 아마 차이나타운도 앞으로 두 번은 더 가지 않을까 해요.
이번에는 시장 구경을 하면서, 깎은 단감과 망고를 20바트씩에 먹었는데
어찌나 달고 맛있었는지, 그 이후에도 수퍼마켓에서 단감을 보면 계속 눈독을 들이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여러분,
방콕의 행정구역에 속하지는 않지만, 방콕 근교에 꽤 유명한 차이나타운 하나가 또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사실 저도 여기에 대해 처음 검색해 볼 때에는, 지도상에 차이나타운이라는 명칭이 있긴 하길래
[중국인들이 모여 사는 마을인가 보네] 정도의 인식만 있었을 뿐,
제 관심은 그 근처의 마히돈대, 던와이시장, 푸타몬톤 등에 있었거든요?
그런데 제가 살라야에서 잡은 숙소가 우연히 차이나타운과 같은 도로상에 있었는지라
별로 할 일이 없었던 저녁, 천천히 산보 삼아서 살라야의 차이나타운에 걸어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거리는 멀지 않아도 제 경험상 여기까지 걷는 것은 정말 비추입니다.
랍짱이나, 그래도 살라야에서는 다행히 희귀동물이 아닌 택시를 타시기를 권합니다.
살라야라는 곳이, 방콕 경계를 딱 넘어서면 신기하게도 나무와 풀 냄새가 날 정도의 한적한 곳이라서
여기까지 걸어갈 때에 더워서가 아니라, 흙먼지가 날리고 공사장에 들개들이 많아서 좀 애를 먹었습니다.
아마 저와 같이 북-남으로 뚫린 길을 걸어오시지 않고, 동서로 뚫린 센탄 살라야로 가는 길을 선택하신다면
깨끗하게 포장된 도로로 흙먼지 없이 오실 수 있을 거여요.
여기에 도착했을 때에는 세 번 놀랄 만한 일이 있었습니다.
첫번째는, 갑자기 누군가가 길에 물을 확 쏟는 듯한 소리가 들려서 고개를 들어 보니
갑자기 소나기가 억수로 퍼붓는 바람에 놀랐습니다.
사람의 자취가 전혀 없는 길에 저 혼자였지만, 저는 중국식 회랑의 처마 밑에 있었기 때문에
다행히 비는 전혀 맞지 않았습니다.
(이번 여행 동안 이 이후로도 저녁 때에 비가 오는 적이 많았는데, 이 날을 제외하고는 배낭 속에 우비가 있는 날이 많았지만
한 번도 그 우비를 쓸 일이 없었어요. 이 날도 비를 맞지는 않았고요. 정말 아직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던 그곳의 장관에 놀랐습니다.
그것은 이 이후에 사진을 붙여서 보여 드리겠습니다.
세번째는, 이곳의 경비원님께 놀랐습니다.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면서 제가 여기에서 머문 시간이 적어도 30분은 되었어요.
그런데 그 동안에는 참견 없이 그냥 저를 지켜보시다가, 나중에 제가 갈 차비를 차리자
그 때에는 제가 비를 맞을 것 같아서 걱정되셨던지, 큰 우산을 받치고 제게 다가오셔서 택시를 잡아 주시더군요.
태국 분들은 참 이런 은근한 품위가 있으시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제가 이런 분들만 만난 걸까 잘 모르겠지만
이번에도 그분께 정말 감사하는 마음으로, 안전히 집에까지 돌아왔습니다.
(바로 그 길에서 좌회전했으면 되는 걸, 빙 돌아서 마히돈대학 저녁 관광을 하고 돌아왔다는 것은 작은 흠....... 하지만
기사 아저씨께서 별 것도 아닌 일에 엄청 미안해 하셨고, 저는 마히돈왕자 기념관의 밤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도 날씨가 나쁘고 어두워서 사진은 잘 나오지 않았지만요)
살라야의 당인가(唐人街), 차이나타운의 사진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