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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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8)

하로동선 11 2950

- 파타야 시내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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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4일. 아침을 먹고나자 아이들은 또다시 수영장으로 몰려갔다. 다들 투어에는 별 관심이 없는 모양이다. 난 또다시 어제처럼 수영장에서 오전을 보내는 것은 좀 만족스럽지 않아서 혼자만의 투어에 나섰다.

 

호텔의 무료 뚝뚝을 타고 나와서 내리면 이런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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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뒤로 하고 반대쪽으로 걸어나오면 파타야 세컨로드, [한국의 집]이란 마사지 가게 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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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가게 문은 열지 않았고, 종업원인 듯한 아가씨가 청소를 하고 있었다. 호기심 발동.. 멀리서 사진 한방 찍고, 다가가서 몇 마디 말을 붙여 보았다. 가게문 몇 시에 여냐, 썽태우 어디서 타냐, 내가 여기 처음이라 몰라서 그런다.. 뭐 이런 시덥지 않은 소리를 했는데, 아가씨가 손님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라 그런지 일단 말을 잘 알아듣고, 상냥하고 매우 친절했다. 내가 타야 할 썽태우까지 알려주고..

 

파타야 세컨로드는 일방통행이라 썽태우는 모두 한국의 집 앞에서 오른쪽으로 달린다. 오늘 오전에는 그냥 주변을 어슬렁거리기로 했으니 특별한 일정은 없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걸어다닐수는 없고.. 해서 일단 빅C까지는 썽태우로 이동했다.

 

아직 아침시간이라 거리에 사람은 많지 않고, 썽태우에는 나말고 손님이 하나 더 있었다. 심심하던 차에 말을 붙여보니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오셨다. 자기는 여행자가 아니라 여기서 5년째 산다고 한다. 아내는 없고 여기서 친구를 만났다고. 할아버지가 [친구] 이야기를 하니까 우리 호텔 바로 옆에 있는 “바”가 생각난다. 거기 간판에 보면 “Give friends 100%"라고 씌어 있다. 혹시 이 할아버지의 친구도 그런 친구인가? 껄껄.. 근데 이 할아버지는 머리는 기본으로 하얗고, 내가 말을 할 때 마다 꼭 ”sir"라는 말을 저절로 붙이게 될 만큼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였다.

내가 여기는 정말 다음에도 또 오고 싶은 멋진 곳이라고 하니, 할아버지는 물가가 싸서 생활비가 적게 들고 또 항상 여름이라고 좋다고 한다. (내가 알기로는 캘리포니아도 날씨가 무척 좋은 곳인데..) 하여간 어느덧 빅C. 난 얘기하는데 정신이 팔려 있다가 할아버지가 가르쳐줘서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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썽태우 진행 방향으로 좀 더 걸어가니 파타야의 랜드마크 [돌고래 상]이 나온다. 여기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비치로드. 도로에 현수막이 붙어 있다.

The Grand Pattaya Countdown 2011. Bali Hai Pier, South Pattaya.

그러고 보니 람푸하우스에서 본 새해맞이행사가 생각난다. 그 때 주인장이 파타야 세컨로드라고 했는데, 발리하이 선착장에서 했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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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왕 부부의 사진이 들어있는 아치를 지나 조금 내려가면 파타야 해변이다. 사진에는 안 나오는데, 이 길의 오른쪽으로는 말로만 듣던 [두씻 리조트]가 있었다. 파타야 비치를 걸으며 여러 개의 좋은 호텔들을 보았지만, 누구도 이곳을 따를 수는 없었다. 명실상부한 파타야 최고의 호텔. 별 다섯 개짜리 호텔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 같다. 밖에서 보면 울창한 숲에 오솔길이 나 있고, 더러 그 길에서 달리기하는 사람이 보인다. 건물은 보이지도 않는다. 듣기로는 전용 비치도 있다고 하고. 하여간 밖에서 보면서는 비만맥 궁전을 생각했을 정도의 호텔이다. 나도 기왕이면 집사람을 이런 데로 데려왔어야 했는데.. 그냥 그런 생각을 했다. 머큐어같은 똥호텔에도 감동하는 사람이 좀 안되기도 하고.. 저런 데는 하룻밤에 얼마씩 하나 갑자기 궁금해지고. 꿈을 꾸지 않았으니 알아본 적도 없다. 해외여행이라고 와봐야 맨날 게스트하우스에서나 뒹굴고.. 이번에 처음으로 애들 때문에 호텔이라고 왔지만 그나마도 똥호텔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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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야 비치]는 이렇다. 해변에는 이렇게 노점이 있고, 야자나무가 가로수를 이루는 가운데 안으로 들어가면 비치의자가 있다. 여기는 물이 더러워서 해수욕은 잘 안하는데, 이번에 보니 부표를 띄워 영역표시를 해 놓고, 그 안에서 몇몇은 해수욕도 하고 있었다. 하긴.. 여기가 물이 더러워서 수영을 못한다면 해운대, 경포대에서는 어떻게 수영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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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을 따라 난 길이다. 가끔씩 달리기하는 사람들도 있던데, 아닌게 아니라 조깅코스로 이보다 좋은 곳이 있을 수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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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어김없이 사당이 있다. 태국 사람들은 정말로 복을 많이 비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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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로드의 남쪽 끝에 왔는데 반가운 이름이 보인다. “한국인 관광 안내소”. 당연히 호기심 발동.. 안에 들어가 봤다. 안에는 여자분 하나가 책상에 앉아 있다. 난 여기서는 한국말을 하게 될 줄 알았는데 태국사람이다. 들어왔다가 그냥 나가기도 민망해서 의례적인 인사와 대화를 나눴다. 여기가 다른 곳과 차이가 있다면 한국어로 된 지도를 구할 수 있다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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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워킹 스트리트 입구를 보았다. 낮에는 저렇게 평범하던 길이 밤만 되면 불야성이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걸어다닌지 한 2시간이 되었나? 이젠 호텔로 돌아가서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덥고, 다리 아프고, 정말 몸이 힘들다.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비치로드에서 발걸음을 돌려 세컨로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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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과정에서 [파타야랜드]라는 골목을 지나게 되었는데.. 껄껄... 여기도 재미있는 곳이었다. 사진상으로 볼 때는 멀쩡하지만 간판을 보라. 도처에 널린 것이 [아고고]인데 잘 보면 [보이 아고고]이다. 가게 앞에 가서 자세히 보니 아직 아침이라 장사는 안하는데, 가게에 요상한 그림이 붙어 있다. 근육질의 남자가 벌거벗고 서서 중요한 부분만 꽃으로 가리고 있는 것이다. 껄껄.. “여성을 위한 아고고”구만. 이따가 집사람을 데리고 구경와야지..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구경을 어디 가서 하겠는가?

 

- 타이거쥬 -

 

오후에는 어제 하기로 했던 [타이거쥬]를 갔다. 성수기라 사람이 모자라는지 “여행사랑”의 정성규사장님이 직접 나오셨다. 내가 사장님을 보자마자 물어본 말.

 

“저.. 사장님..”

“예”

“아까 돌아다니다 보니까 보이 아고고라구 있더라구요”

“예”

“거기 남자도 들어가도 되나요?”

 

사장님이 껄껄 웃으신다. “그럼요, 들어가도 됩니다. 걱정마세요” 하하.. 난 왜 이런게 궁금하지? 여자들 나오는 아고고에 여자도 들어갈 수 있듯이 마찬가지인 것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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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랏차 호랑이 동물원]. 파타야 인근의 [촌부리]에 있는 동물원이다. 자료에는 10만 마리의 악어와 200마리의 호랑이가 있다는데, 입구는 이렇게 근사하지만 막상 가보면 70년대 창경원 수준이다. 동물의 종류나 상태 이런 부분들은 우리나라의 에버랜드, 서울대공원 이런 데랑 비교가 안 되지만 태국만의 특별한 모습은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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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사가 침팬지(맞나?)에게 밥을 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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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이렇게 전갈을 붙이고 사는 여인이다. 같이 사진을 찍어볼까 했더니 150밧을 내란다. 마이뺀라이.. 이외에도 돼지가 달리기를 하고, 새끼 돼지가 호랑이젖을 먹고 그러는데 생각만큼 감동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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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도 [농눅빌리지]만은 못하지만 코끼리쇼도 한다. 쇼가 끝나면 같이 사진도 찍을 수 있는데 카메라는 자기 것으로 하고 요금은 20밧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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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쇼에서는 나중에 악어의 입속에 조련사가 머리를 넣는 것이 하이라이트이다. 가끔씩은 악어한테 머리를 다치는 모습이 TV에 나오기도 해서 마음이 졸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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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서커스라 부르는 호랑이쇼. 하지만 기대만큼 놀랍지는 않다. 나는 오히려 쇼가 지루해서 잠이 오기까지.. 아이들도 재미없는지 지들끼리 떠들고..

 

호랑이쇼까지 보고 밖에 나와 보니 말로만 듣던 사람이 호랑이랑 사진찍는 곳이 있었다. 저거 한번 해 보자!! 요금은 150바트였나? 전혀 아깝지 않다. 여기가 아니면 어디서 해 보겠는가?

어른이 먼저 양쪽 가장자리에 앉고 아이들은 가운데 앉힌다. 그리고 무릎 위에는 담요를 깐다.

그리고 나서 호랑이 등장..

새끼라고는 해도 평소에 강아지도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기절할 노릇이다.

호랑이가 저벅저벅 우리들의 무릎 위를 걷는데, 조금 아까 피곤하고 졸립던 정신이 번쩍 든다.

입에는 조련사가 젖병을 물려 놓았는데, 호랑이가 자리를 잡고 우리들의 무릎에 엎드리자 젖병을 나한테 준다.

“으으.. 왜 나한테 이렇게 부담스러운 업무를 주는 거야...”

내가 무서워서 젖병 든 손을 뒤로 빼니까 조련사가 그러지 말고 바짝 쥐라고 한다. 에효.. 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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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도 겁에 질려 있고, 아내도 얼굴이 창백한데, 나는 무서워하는 티 안내려고 억지로 웃었다.

끝나고 나니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몰랐다. 뿌듯했다. 이번 태국여행에서 찍은 최고의 사진이다.

 

- 로얄 가든 플라자 -

 

저녁은 [로얄 가든 플라자]의 4층 식당에서 했다. 이곳은 아래 사진에서와 같이 비행기가 추락하는 건물의 외관에서 보듯 특별한 공간이다. 백화점, 식당, 테마파크를 모두 갖춘 곳으로 특히 백화점은 관광객용 싸구려를 파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것들을 제대로 된 값에 판다. 따라서 패키지 관광으로 오는 사람들은 구경하기가 쉽지 않은 공간이다. 이유는 가이드가 손님들을 데리고 이런 데를 와봐야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쇼핑센터는 나름대로 자부심을 가지고 운영하는 곳이라 손님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가이드에게는 커미션을 지불하는 더러운 짓을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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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웨이브]는 인터넷에서도 알지 못하던 식당인데, 태국에 이런 식당이 있었나 싶을 만큼 좋았다. 태국음식은 물론 서양음식도 있고, 러시아, 지중해식, 인도음식까지 정말 다양했다. 오히려 문제는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거였다. 식사도 실내는 물론 실외에서도 가능한데 밖에 나가보면 파타야 해변이 한 눈에 들어온다. 그래서인지 실내에서 식사하는 사람들은 우리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다.

 

로얄 가든 플라자의 또 다른 즐거움이라면 [Ripley world of entertainment]이다. 우리 식으로 하면 테마파크이자 놀이동산인데 각종 진기한 물건을 모아놓은 박물관인 Believe it or not, 밤마다 유령이 나온다는 Haunted Adventure, 입체영화로도 모자라서 감촉까지 느끼게 해 준다는 4D Moving Theater, 새로운 마술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Infinity Maze,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밀랍인형 박물관인 louis Tussaud's waxworks까지 5종 세트다. 통합 입장권은 어른이 1,100밧, 아이가 1,000밧이다. 태국에서 대학 나와서 회사에 들어가면 초봉이 월 12,000밧인 점을 생각하면, 고졸 이하의 학력자들이 마사지 가게나 음식점에 가서 일하면 월 5,000밧을 받는 점을 생각하면 실로 엄청난 가격이다.

 

난 한국에서도 놀이동산이라면 공짜로 가라해도 안가는 사람이고, 아이들도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겁이 많아서 가겠다는 말은 꺼내지 않는다. 얼마나 좋았는지.. 특히 저 유령집에 들어간다고 했으면 나도 따라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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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의 집은 표를 파는 사람조차도 저렇게 무섭게 분장을 하고 심란한 얼굴로 앉아 있다. 아이들은 저 사람만 보고도 덜덜 떠는데 어디를 들어가겠는가? 게다가 밖에도 맛뵈기로 약간 무서운 것들을 설치해 놓았는데, 우리 아이들은 그런 것들을 보면서도 질겁을 하고 도망친다.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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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시라.. 밀랍인형이다.

 

- 오일 마사지 -

 

로얄 가든 플라자를 보고 숙소에 와서 아이들을 재운 다음, 나와 아내 그리고 처제는 밖으로 나왔다. 피로 회복을 위해 마사지를 받기 위함이다.

 

마사지는 다른 데를 갈까 하다가 그래도 이왕이면 우리 동포가 좋겠다고 해서 [한국의 집]으로 했다. 오늘은 파타야의 마지막 밤이다. 아까 낮에 본 게 있어서 내가 [파타야랜드]에 가 보자고 했다. 그랬더니 처제도 아내도 다 싫다고 한다. 그럼.. 나보고 어쩌란 말인가? 내가 혼자 [보이 아고고]에 가서 뭘 하지? 걔네랑 친구 먹을까? 껄껄..

 

결국 처제는 거기다 두고, 싫다는 아내만 강제로 연행(?)했다. 길을 건너 파타야랜드로 들어가니 아까 낮에 본 것과 달리 불야성이다. (깜박 잊고 카메라를 안 가져 옴) 천천히 걸어가면서 주위를 살펴 보니 [보이 아고고]의 불빛이 현란하고, 마치 우리를 부르는 것 같다.

내가 들어가 보자고 통사정을 해도 아내는 요지부동. 왜 싫다는건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르겠다. 그냥 들어가서 맥주나 시원하게 한잔하면서 그 친구들이 어떤 개인기를 보여주나 한번 보고 바로 나오자는건데.. 그게 나쁜 짓인가?

 

결국 들어가지는 못하고 밖에서 한번 왔다갔다하면서 봤다. 마침 어느 업소에선가는 문을 열어 놓고 호객행위를 하는 바람에 내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이들은 자고 있지만 아직은 초저녁이다) 무대 가운데에는 돌아가는 무대가 있고, 그 위에 남자들이 네 다섯명 정도 올라가서 있는데... 그들은 모두 팬티를 입고 있었다. 솔직히 이게 내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다. 팬티를 입고 하는지 벗고 하는지...

 

다시 마사지 가게로 돌아왔다. 오늘 나는 아침부터 돌아다니느라 정말 죽을 노릇이었다. 따라서 난 꼭 마사지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오늘은 태국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어차피 한국에 돌아가면 하지도 못할텐데.. 처제의 말을 들어보니 한국에서는 목욕탕에 가면 마사지가 있는데, 1시간에 6만원이라고 한다. 여기 돈으로 1,500바트다. 껄껄.. 나는 돈이 아까와서도 못한다.

 

문제는 내가 받고 싶은 맛사지가 [오일 마사지]라는 거다. 발 마사지는 옛날에 중국에서 한번 받아봤는데 아파서 다시는 안한다. 타이 마사지는 예전에도 그렇고 여기에 와서 많이 받아봤다. 근데 오일 마사지는 받아본 적이 없다.

따라서 한번 경험해 보고 싶은데.. 특히 여기가 아니면 사실상 불가능한데.. 문제는 [오일마사지]라고 하면 왠지 퇴폐적인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듣기로도 그런 곳이 많다고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은 퇴폐가 아닌 정상적인 오일 마사지이다.

내가 한국의 집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오일 마사지 가격이 300밧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태국이 물가가 싸다고 해도 이 가격에 퇴폐 영업을 하지는 않겠지... 우리 돈으로 1만 2천원이 아닌가?

 

그래도 안심이 안되서 사장님한테 직접 물어봤다. 역시 이래서 우리말이 좋다니까. 게다가 여기는 태국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이거.. 혹시 이상한거 아니예요?”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당황하는 사장님. 경상도 억양에 뚱뚱하니 인상이 참 좋아보인다.

“아이고.. 그런 말씀 마이소. 여기는 다 오픈된 공간이고, 또 안에서 성관계같은 거 하몬 다 잡혀갑니더. 큰일납니더. 걱정하지 마이소.” 아주 손사래를 치면서 말씀하신다.

 

저 정도면 믿을만 하지 않는가? 그래서 마사지 아가씨를 따라 위층으로 올라갔다. (카오산에서는 그렇지 않았는데 여기는 모든 마사지사들이 여자들이다)

 

* 이게 참.. 여기서 이런 말을 해도 되나 모르겠네요.. 이제부터는 좀 야한 얘기가 나와서.. *

 

위층으로 올라가니 넓은 방이다. 천장에는 형광등이 켜져 있고, 방은 칸막이로 되어 있는데, 두명이 들어가는 방과 혼자 눕는 방이 있었다. 불이 켜져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좀 어둡다. 뭐 이건 카오산에서도 그랬으니까 이상하지는 않다. 난 처음에 형광등 불빛이 드는 2명이 눕는 곳에 가서 누웠다.

잠시 후에 아가씨가 오더니 옆으로 옮기라고 한다. 옮겨보니 거기는 형광등 불빛이 직접 들지 않아 어둡고 혼자 눕는 방이다.

먼저 아가씨가 매트리스에 덮인 커버를 벗겨 냈다. 오일 마사지니까 그러는 모양이다.

그러더니 “take off everything" 이러고 나가 버리는거다.

“everything?"

대략난감이다. 다 벗으라구? 팬티두? 허허..

도저히 다 벗을 용기는 안나고, 한편으로는 everything이 팬티만 빼고 everything인데 정말로 다 벗고 있으면 그것처럼 꼴볼견도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팬티만 입고 눕거나 엎드리지도 못하고 그냥 매트위에 앉아 있었다.

 

잠시 후 들어온 아가씨.

“take off everything"

아이고.. 참.. everything이 청천벽력처럼 들렸다. 에효.. 이를 어쩌냐?

잠깐 생각을 했다.

그냥 나갈까?

나가면 사장한테 뭐라고 하지?

“팬티 벗으라고 해서 그냥 나왔어요.. 너무해요.. 흑흑..” 이럴까?

나중에 집사람과 처제도 나올텐데, 그들에게는 또 뭐라고 하지?

“여보, 저 걔 나한테 빤쓰를 벗으라고 해서 그냥 나왔어. 나 착하지?” 이럴까?

 

차라리 팬티를 벗는게 낫겠다 싶었다.

마음을 이렇게 먹고 나니 부끄러울 것도 없었다. 어차피 아는 사람도 아니고, 또 앞으로도 얼굴 볼 일도 없고..

훌러덩 팬티를 벗어버리고 베개를 얼굴에 묻고 엎드렸다.

마사지 시작..

다리부터 오일을 바르더니 문지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이 때... 아내와 처제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고...

저 양반들이 이제 올라오는 모양인데... 뭐야.. 오일하고 타이하고 같은데서 하는거야? 에구구...

지금의 내 상황을 보니 이게 뭔가 싶다.

벌거벗고 엎드려서 다른 여자에게 몸을 맡기고 있으니...

만일 “지금의 이 모습을 아내가 보면 어떻게 되는 거지?”를 생각하니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 에구...

 

게다가 설상가상의 상황이 전개되었다.

다름 아니라 이 마사지 지지배가 내게 귓속말로 “스페셜 서비스”를 해줄까? 이러는거다.

아.. 정말... 울고 싶다...

아내에게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들킬까봐 말도 못하고 손만 마구 내저었다. 에효...

 

자.. 이제 마사지가 나보고 돌아누우란다.

난 아예 눈을 감아버렸다.

마사지가 피식- 웃는다.

그러더니 이제는 내 몸을 만지면서 “스페셜”하라고 조른다.

난 또다시 두 손을 내저으며 안된다고 했다. 말도 못하고...

 

이제.. 수행의 시간이 왔다.

마사지가 자꾸 스페셜하라고 조르면서 내 몸을 건드리는데... 반응을 보이면 어떻게 되겠는가?

몸은 반응을 보이는데, 손으로는 아니라고 내저으면, 그것처럼 우스운 상황이 또 있겠는가?

자.. 냉정해져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생각을 하기로 했다.

그건 귀신도 아니고, 유령도 아니고, 아까 본 호랑이도 아니다.

그냥 아내의 얼굴을 생각하면 되었다.

지금의 이 상황을 아내가 보면 우리의 여행은 파탄이다.

이혼까지 당하지야 않겠지만, 이 모든 상황을 이해시켜야 하는 아주 피곤한 일정이 기다리는 것이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내 생각만 하면 등줄기에 찬물을 끼얹은 듯 온몸이 오그라들었다. 껄껄..

생각해 보면 [왓포 마사지 스쿨]의 스님들도 이런 수행을 하진 않을 것 같다.

 

길고 지루했던 1시간이 지났다.

“finish"라고 하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던지... 왜냐하면 내가 이겨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훌륭한 선생님보다 훌륭한 스님의 자질을 타고 난 것 같다.

마사지가 “샤워 하겠냐?”고 묻는데, 샤워고 뭐고 다 필요없었다.

그냥 도망치듯 아래층으로 내려와 밝은 세상을 보니 정말 살 것 같았다.

 

녹차를 마시며 한숨 돌리려니 아내와 처제가 내려온다.

아내가 내게 묻는다.

“오일 마사지는 어때?”

갑자기 할 말이 없는 나. 솔직하게 “괴로웠다”고 할까? 껄껄.. 이 상황에서 그렇게 이상한 대답을 하면 왜 괴로웠냐고 다시 묻기 때문에 대화만 길어진다.

“그저 그렇지 뭐..”

이렇게 대충 마무리짓는 게 정답이다.

다행히 아내는 내게 왜 그저 그랬느냐고 묻지 않고, 자기가 받은 타이마사지가 너무 별로라서 화가 난다는 둥, 카오산에서는 시원했는데 여기는 뭐 이렇냐는 둥 나한테는 관심이 없었다. 아내가 말이 많은 게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사족

1) 파타야의 한국인 관광 안내소에 갔더니 이런 메모가 있었습니다. 저야 해양스포츠를 좋아하지 않아서 해당이 없지만 그래도 읽어 보시면 정신이 번쩍 날 겁니다.

 

Tourist Warning

 

jet ski rental in Pattaya is illegal and uninsured. There have been many tourists who have been threatened and assaulted by some of the jet ski touts who extort money from people for fake damage to jet skis = 50,000 baht.

* 제겐 어려웠던 단어: assault = 습격하다 tout = 강매꾼 extort = 갈취하다

 

2) 파타야 한국의 집 사장님의 말씀은 현실에서 이렇게 이해하셔야 합니다.

원문: “아이고.. 그런 말씀 마이소. 여기는 다 오픈된 공간이고, 또 안에서 성관계같은 거 하몬 다 잡혀갑니더. 큰일납니더. 걱정하지 마이소.”

의미: “너 여기 처음이구나. 여기는 커튼을 열었을 때만 오픈된 공간이지 닫으면 밀폐된단다. 또 안에서 성관계같은 거는 못하지만 그것 빼고 다른 건 다 가능하단다. 판단은 네가 알아서 하렴”

 

3) 그렇다고 사장님을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장님이 그런 부분을 통제하는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겁니다. 그런거 근절하려면 월급부터 왕창 올려줘야 하는데... 그렇게 하다가는 망하죠. 곳곳에 널린 것이 마사지하는 집이니까요. 마사지사도 마찬가지구요. 마사지 아가씨나 식당 종업원의 인상착의를 보면 얼굴 까맣고, 키 작고 좀 뚱뚱하죠. 머리는 까만 생머리이고, 눈도 크고. 전형적인 이싼지방 여인의 스타일 아닌가요? 여기도 도시 아가씨들 중에는 얼굴 하얗고 늘씬한 사람 많습니다. 가난한 시골에서 도시로 나왔지만 배운거 없고 기술도 없으니 결국 그렇게 사는 거죠. 월급만 가지고는 생활이 안되서 그러나봅니다. 세상의 어느 여자가 얼굴도 모르는 남자들을 위해 그런 일을 하고 싶겠습니까?

 

4) 보이 아고고를 본 아내의 말. 저런 거 동성연애자를 위한 거 아니냐고 하네요. 여자들의 수요만으로는 장사가 안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글쎄.. 모르죠 뭐. 하지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11 Comments
이끌리 2011.01.17 11:24  
재미있게 잘읽고 있습니다.
오일맛사지 경험담을 읽어보니 ..
음 울신랑도 그저그랫다고 했었는데..
님과 같은 사연이 있을수도 있었겠군요 한번 물어봐야겠어요 ㅋ
하로동선 2011.01.17 14:54  
아이구... 제가 괜한 이야기를 했나 보네요. 물어보지 마시지... 이게 남들한테 해주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될 수도 있는데, 집사람한테는 민망하잖아요. 아닌게 아니라 그날 처제가 나한테 "오일마사지는 웃통 벗구 해요?" 그러길래 그냥 그렇다고 했습니다. 집사람도 그냥 그런가보다 했구요. 팬티를 벗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겠지요.
이끌리 2011.01.17 23:31  
확인!! 벗었답니다.

하로동선 2011.01.18 09:55  
하하.. 님께서도 이상한(?) 데를 가셨나봅니다. 아래 댓글을 보니 정상적인 곳은 팬티를 입는 모양입니다. 껄껄.. 근데 벗는데도 많나 보네요...
필리핀 2011.01.17 17:06  
호랑이 사진... 대박입니다... ㅎㅎㅎ

보이 아고고는 게이들을 위한 곳입니다... ^^;;;
하로동선 2011.01.17 22:03  
하하.. 역시 제 집사람의 생각이 맞았군요. 말씀을 듣고 보니 들어갈볼걸 그랬나봅니다. 어떤 사람들이 동성연애를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네요. (사실 이런거 궁금해하는건 좀 아니죠) 하여간 그래도 그 안의 분위기가 궁금하네요. 한편으로는 무섭고.. 혹시 그 중에 누가 나한테 필이 꽂혀서... 하하하...
열혈쵸코 2011.01.17 21:25  
오늘의 이야기를 보다가 데굴데굴 굴렀습니다. ^^
호랑이와 함께찍은 가족사진.. 참 재미있습니다.

보이 아고고.. 저도 못보고 지나갔던 곳인데..
호기심이 생겼으나, 게이들을 위한 곳이라니 마음을 접겠습니다. ㅋㅋ

오일마사지.. 이번에 저도 신랑이랑 같이 받을 생각인데, 커플룸에 들어가려구요.
신혼이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겠으나, 지금은 신랑의 반응이 궁금하다는 짖궂은 생각이 들어..
옆에서 느긋하게 지켜볼 것 입니다. ㅋㅋㅋ

시간당 300밧짜리부터 1000밧짜리까지 받아봤지만.. 여태 팬티벗는 곳은 못봤어요.
본인껄 입던가 일회용을 주던가 하는데..
팬티까지 벗으라는.. 무서운 곳이로군요.

사족의 경고문에.. 영어단어까지 해석해주셔서 고맙게 잘 보고 갑니다. ^^
하로동선 2011.01.17 22:07  
말씀을 듣고 보니 거기가 참으로 이상한 곳이었군요. 역시 한번의 경험을 일반화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영어단어는 제가 몰랐던 거라서... 하하..
레오와테드 2011.01.20 14:04  
마사지 받을때 조심해야겠군요..
저두 담주에 가족들이랑 가는데요. 발리에서 마사지 받을때는 아주 건전했거든요..
확인 잘해보고 가야겠어요~~~ ㅎㅎㅎ
하로동선 2011.01.21 17:34  
하하.. 그게 저도 확인을 한다고 한건데도 저렇습니다. 즐거운 여행하세요...
하트생일 2011.01.24 16:06  
저는 패키지가서 2시간짜리 오일맛사지받고 정말 좋았습니다.
언제 꼭 한달짜리 끊어서 죽치고 살면서 매일매일 맛사지 받으러 가는게 작은 꿈이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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