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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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이 가족의 어메이징 타일랜드(3)

하로동선 4 2039

- 칸짜나부리 1일 투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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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0일.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어제 동대문에서 신청한 [칸짜나부리 1일투어]의 미팅시간이 7시인지라 서둘러야했다. 어떤 경우에도 밥을 굶는 법이 없는 “나”이지만 오늘만큼은 상황이 어려웠다. 가져온 햇반과 김으로는 아이들을 먹이기에도 부족한 형편이었기 때문.

 

약속장소인 동대문에 여러 사람들이 모였다. 잠시 후 가이드가 와서 인원을 체크하더니 모두를 롯뚜에 태운다. 롯뚜는 우리의 봉고차랑 거의 비슷하다. 방콕에서 서쪽으로 130km 떨어진 칸짜나부리까지 예상되는 소요시간은 2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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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긴 길을 한참 달려 도착한 곳은 [청까이 유엔군 묘지]. 아침 햇살이 가득한 가운데 묘지는 평화롭기만 하다. 2차대전 당시에 포로수용소였던 이곳에는 1,750구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으며 주로 영국인 전쟁포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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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에는 이렇게 예쁜 조형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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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는 노점들이 있어서 갖가지 기념품을 파는데 특별히 살만한 것은 눈에 띄지 않는다. 다만 배가 고프니까 튀김과자를 파는 곳에서 설탕을 잔뜩 묻힌 과자를 20밧에 샀다. 오늘 우리의 가이드는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친절했으며 영어도 유창했다. 한국 사람들도 많이 상대했는지 간단한 우리말을 한다. 영어로 한참 설명한 다음 맨 마지막에 “배 고파요?” 뭐 이런 거...

 

이어 들른 곳은 [Art Gallery & War Museum]. 최근에 세워진 개인이 운영하는 갤러리 겸 박물관인데 시멘트 건물에 잡다한 소장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동대문]에서는 별로 볼 것이 없다며 ‘비추’한 곳인데, 다리 관람을 포함하여 자유시간이 1시간이 주어진지라 여길 들어가지 않으면 달리 할 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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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서 바라보는 [콰이강의 다리]와 주변 풍광은 고즈넉하니 참으로 평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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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오기 전에 한국에서 영화 “콰이강의 다리”까지 보고 왔는데, 그 영화에서 본 포로수용소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다.

 

한 30분만에 박물관을 한바퀴 휙 돌고 나와서 다리를 향해 걸었다. 주변에는 호랑이를 데리고 나와서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고 돈을 받는 장사꾼도 있다.

마침내 다리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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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미얀마(버마)까지 415km를 연결하던 죽음의 철도의 한 구간이다. 1943년 2월에 완공된 이 다리는 최초에는 나무로 만들어졌는데 1944년 11월 28일에 연합군의 폭격으로 파괴된 것을 지금처럼 철교로 복구한 것이다.

다리의 유명세 때문인지 사람은 정말 많다. 아이들을 데리고 다리 위를 걷는데 좀 위험하다. 특히 양쪽 가장자리에는 난간 사이가 넓어서 잘못하면 강물로 떨어질 판이다.

 

다리 관광을 마치고 차를 타고 이동한 곳은 뗏목타기. 롱테일보트를 타고 이동한 다음 대나무로 엮어 만든 뗏목을 타고 콰이강을 따라 내려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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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뗏목은 여러 채가 준비되어 있고 관광객들은 이 중 하나를 타고 떠내려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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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로이 흐르는 강물과 땡볕에서 노를 젓는 사공의 모습이 대비를 이루는데, 주변은 온통 적막강산이다. 이 와중에도 우리 두 딸들은 물장난을 하면서 연신 깔깔대고 웃는다. 이를 보던 어떤 연세 많으신 분이 한 말씀하신다.

“저 아이들마저 없었더라면 얼마나 심심하겠노”

 

뗏목에서 내리니 이번에는 코끼리를 타는 시간이다. 정말 아이들만 없었다면 안했을 놀이.. 일단 너무 무섭고, 또 아무리 코끼리가 힘이 세다 해도 그 위에 올라타고 앉아 있는 게 썩 유쾌하지는 않다. 우리 가족이 4명이라고 가장 큰 코끼리에 태웠는데, 흔들리는 코끼리 등에 있으려니 처음에는 정말 무서웠다. 그나마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이 되니까 좀 괜찮아졌는데, 별로 다시 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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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도 굶고 이렇게 다닌 끝에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왔다. 패키지식으로 테이블마다 반찬이 계란부침을 포함해서 태국식으로 다섯 가지가 나왔는데 아침을 굶어서 그런지 꿀맛이었다. 특히 밥을 충분히 줘서 너무 고마웠다.

 

점심을 먹고 간 곳은 [싸이욕 노이 폭포]이다. 칸짜나부리 지역에는 싸이욕 노이, 싸이욕 야이, 에라완 등의 여러 폭포들이 있는데, 그 중 싸이욕 노이 폭포는 남똑역하고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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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건기 시즌이라 물이 풍부하지는 않았다. 폭포수가 흐르는 바닥이 많이 미끄러워 보였는데도 외국인 여행자들 중에는 올라가서 노는 사람들도 여럿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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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아래쪽에는 천연 수영장이 형성되어있다. 이것을 보더니 우리 딸들도 들어가서 수영하겠다고 졸라대기 시작. 물은 석회질 물질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서 가뜩이나 뿌연 색인데, 각종 생활쓰레기들도 둥둥 떠다니는 등 수영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었다. 실제로 수영하는 애들이 있기는 한데 모두 현지 아이들이고 외국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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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포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오르면 [남똑 역]에 이르게 된다. 과거에 죽음의 철도는 태국에서 미얀마까지 연결되었으나, 현재는 이곳이 철로 종단점이다. 방콕의 [톤부리 역]을 출발한 3등 열차가 장장 5시간을 달리면 아까 본 “콰이강의 다리”도 건너게 되고, 마침내 이곳에 이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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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종단점 옆의 작은 언덕에는 사당이 모셔져 있다. 가까이 가보니 영어로 된 안내판도 있는데, 철로를 놓는 과정에서 사망한 1만 6천명의 연합군 포로와 10만명의 노동자를 추모한다고 되어 있다.

 

방콕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약 1시간 동안 “죽음의 철도”를 탑승할 수 있었다. 그러기 위해 도착한 곳은 이름도 생소한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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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몇 차례 기차가 다니는지 천장에는 시간표도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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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열차 오심. 3등 열차라 그런지 이것도 어제 본 로컬버스처럼 기본적으로 문을 열어놓고 운행한다. 따라서 객차와 객차 사이를 오고 갈 때는 정말 조심해야 한다. 의자는 나무로 되어 있고 등받이는 정확히 90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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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은 손으로 들어 올려서 닫게 되어 있는데, 특별히 비가 오지 않는 한 저렇게 열어놓고 다니는 모양이다. 중간에 [왕포역]을 포함해서 6개의 역을 지났다. 이미 널리 알려진 [탐 크라쎄 역]을 지나자 열차는 절벽을 따라 놓인 철로 위를 서행하고, 너도 나도 카메라 들고 사진찍느라 객차 안은 난리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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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절벽도 좋고 낭떠러지도 좋은데, 그것보다는 철로를 따라 펼쳐진 태국 농촌의 한가로운 풍경과 유유히 흐르는 콰이강의 모습이 훨씬 더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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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는 그렇게 달렸고, 우리는 [타킬렌 역]에서 내렸다. 그리고 아까 타고 온 롯뚜를 타고 방콕 람부뜨리의 동대문에 오니 해는 완전히 저물었다.

 

사족

1) 왜 기차를 남똑역에서 타지 않고 이렇게 이름도 생소한 역으로 우리를 데려왔는지 가이드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남똑에서 타면 2시간 이상이 걸리는데, 일단 남똑역은 여기서 멀고, 이따 타 보면 알겠지만 의자가 불편하고 햇빛이 뜨거워서 오래 있기가 힘들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그냥 체험삼아 1시간만 타는 거라고 했습니다.

2) 보통 깐짜나부리에는 매니아들이 많이 찾아서 [졸리 프록]같은 유명한 게스트하우스에서 며칠씩 머무르더군요. 그런데 시간이 많지 않은 여행자라면 동대문에서 하는 1일투어도 괜찮습니다. 이게 1인당 700바트인데 이렇게 다양한 프로그램이 들어있지 않습니까? 개인적으로 가면 하루에 이런 것을 다 하기도 힘들고 또 경비도 더 많이 들 겁니다.

4 Comments
열혈쵸코 2011.01.11 22:28  
아직 깐짜에서 기차+사이욕너이 폭포 루트는 가보지 못했습니다.
에라완폭포에 갈때도 목적지가 특별하다기보다는, 가는 길 자체가 예쁘다는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쪽도 가는길 자체가 한가로워서 좋을 것 같습니다. ^^
또갈거닌깐 2011.01.12 06:28  
청까이 유엔군 묘지에서 비문에 새겨진 글보고
한참을 울었던 생각이 나네요^^*
남겨진 가족의 사랑과 아픔이 고스란이 전해지던데^^*
사랑스런 딸들의 부자아빠^^*
행복함이 전해지는 이아침 이네요^^*
칸챠의 강변의 고즈넉함이 그리운^^*~~~~~
하로동선 2011.01.12 09:14  
열혈쵸코님. 담엔 기차를 꼭 타보십시오. 고즈넉한게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우리나라에 옛날에 있었던 "비둘기호"보다도 더 촌스런 기차도 정감있고 참 좋습니다.
또갈꺼니깐 님의 글을 보니 제가 관찰력이 부족했단 생각이 듭니다. 저도 좀 자세히 살펴봤어야 했는데.. "사랑스런 딸들의 부자아빠"란 말씀에 감사드립니다.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필리핀 2011.01.12 20:58  
깐짜에서 기차 타기... 하이라이트죠...

시간이 없거나
태국을 잘 모르는는 분은
1일 투어를 이용하면
편하고 저렴하게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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