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2014년 7월 여행기--기차표 사기 좋은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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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4년 7월 여행기--기차표 사기 좋은 날씨

Cal 4 1830

태국인들이 사는 인가에 붙어 있는 호텔에서는

창문 너머로도 태국인들의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어느 집의 뜰에는

좀처럼 주인의 곁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는 개가 있습니다.

주인이 없어도, 이 개는 혼자서 이곳을 지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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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침에는, 옥상에서 아이를 씻기는 아버지를 보았습니다.

아이를 향해 웃는 표정까지 다 보이더군요.

구경만 하는 건데도 너무나도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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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의 목적을 상기하면서, 저녁에 한가해졌을 때에

기차표를 예매하러 후알람퐁 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 보았습니다.

요즘은 구글 맵에서 대중교통 정보 제공까지 하기 때문에 버스를 타기가 무척 쉬워졌지만

어쩐지 그 날 그 때에는 그 정보로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본 것 같습니다.

구글맵에서 알려주는 곧이곧대로 간 건데, 정말 오래오래 걸었어요.

혹시나 해서 손에 들고 있었던 레몬티 한 병을, 너무 목이 말라서 다 마셨을 정도였습니다.

(이 레몬티도 정말 물건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할게요)

지금 사진으로 다시 확인해 보니, 제가 무려 범룽므앙 거리에서부터 걸었네요.

계속 철도를 따라 걷고 있는데 진입로는 보이지 않아서 거의 [환장할] 뻔하다가

드디어 후알람퐁 역사를 보았을 때에 얼마나 감격했었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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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단 안내소에 찾아갔고, 그곳에 계신 아저씨와 머리를 맞대고 상의 끝에

매진되어 버린 제가 원하던 날짜의 표가 아닌 그 다음날 [돌아오는 표]를 샀습니다.

어쩌자고 왕복을 끊지 않았느냐고요?

이번 여행의 목적은 [호연지기 함양, 많은 것을 경험하기]이므로

가는 길은 찬투어 버스를 이용해 보기로 했습니다.

어쨌든 이렇게, 배짱도 좋게 돌아오는 표 먼저 샀습니다.

훗날의 일이지만, 표를 사도록 도와 주신 안내소 아저씨께서 정말 친절하셔서

후알람퐁역 안내소에 이 분이 계시면 인사라도 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여행을 다 마치고 방콕에 귀환했던 그 날 아침에는 계시지 않더군요.

 

이제 숙소에 돌아오는 길, 조금 전까지 그렇게 정처없이 걸었던 것이 너무나도 끔찍하여

눈에 보이는 버스를 아무거나 잡아타고 후알람퐁 지역을 벗어나기로 결정합니다.

그렇게 제가 올라탄 버스는 7번인가 그랬습니다.

어쨌든 서쪽으로만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제가 [야왈랏]이라고 차장분께 말씀드렸는데

그 분은 제 말을 못 들으신 것 같았습니다.

뭐 상관 없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침반상 북서쪽으로 가고 있으니, 웬만큼 더 가면 적당히 내려야 하겠다고 결심했으니까요.

 

그런데 이 분, 제가 드린 말씀을 정확히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저로서는 정말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것 같은 곳에서 저를 내리라고 하셨는데

이곳이 정말로 야왈랏 거리의 한쪽 끝이 맞긴 했습니다.

어쨌든 제겐 이곳의 기억이 정말 고마웠던 것이

이때에는 가랑비가 꽤나 장대비로 변해 있어서,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비 맞은 생쥐꼴이 되기 딱 좋은 날이었는데 제가 내린 곳에서는 노천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비가 한 방울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왜지 하고 머리 위를 쳐다보니, 제가 내린 곳이 이렇게 나뭇잎이 울창하게 드리워진 지역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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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류소에서, 이번에는 [그저 북쪽으로만 가 주셔요]라는 심정으로

정말 아무 버스나 골라 탔습니다.

몇 번인지도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버스는 고맙게도 북쪽으로 잘 가 주더군요(1번 버스였던 것 같습니다).

한참 가다가 싸남루앙 앞에서 내려서, 그 때에 꼭 가고 싶었던 팁싸마이까지는 택시를 이용했습니다.

 

그 당시에 저와 버스에 함께 타고 있었던 우리나라 분들이 계셨는데(여자분 셋, 남자분 하나)

그 분들도 싸남루앙에 내리려고 했다가 실수로 몇 정거장 일찍 내리시고 말았습니다.

사실 저도 그 때에 길을 잘 몰라서, 적극적으로 도와 드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사실은 싸남루앙 주변이라면 밤은커녕 낮에도, 뭐가 뭐고 어디가 어딘지를 잘 몰라서

저 또한 그냥 엉겁결에 내려 보니 싸남루앙이었다.....라는 형편이었습니다.

이 분들을 제가 기억하는 이유는

길을 가르쳐 주려고 열심히 노력하던 현지인에게 큰 소리로 [컵쿤캅!]이라고 대답하신 것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활기차고 좋아 보였습니다.

 

자, 이제는 제 이야기로 돌아와서, 팁싸마이로 가는 택시를 탔는데........

이 기사분께서는 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만나니 정말 좋아하십니다.

조금도 쉴 새 없이 말씀을 하십니다.

(당신이 탄 곳은 싸남루앙, 여기는 왓 수탓, 저기가 싸오칭차 이런 식)

팁싸마이도 제 설명을 들으시더니

[오, 팟타이 먹으러 가는 길?] 이러시면서 금방 찾아 주시더군요.

문제는 제가 내릴 때였는데, 100밧 짜리를 드리면서 제가 분명히 [60밧 주셔요]라고 말씀드린 것을

[60밧 가지셔요]라고 들으셨나 봅니다.

(주셔요~  두셔요~~~)

[컵쿤막, 컵쿤막!] 하시면서 제게 40밧만 거슬러 주신 것이었습니다.

제가 원래 싸남루앙에서 팁사마이까지 60밧에 가고 이런 사람이 아닌데,

아저씨께서 그렇게 흔쾌히 60밧을 챙기시니 저도 그냥 웃으면서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대체 팁사마이는 정상 영업을 언제나 하려는지요?

3월에 갔을 때에도, 이번에 갔을 때에도, 그저 옆집만 성업중입니다.

저번 폐업 때를 기억하고 이번에 안 갔으면 되었으련만

팁사마이는 왠지 여행 중 한 번은 들러 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제게 있는 게 문제입니다.

제가 팁사마이에 대해 지키는 이 으리으리한 으리!

 

 

한편 저의 목적지로 가는 교통편은, 며칠인가 후에 난생 처음 북부터미널로 가서 마련했습니다.

모칫역 앞에서 버스를 타니, 어디에서인가 한 번 유턴을 해서 북부터미널로 가시던데

이곳을 경유하시는 기사분들은 모두 대단한 속도의 유턴을 자랑하시더군요.

도로에 스키드 마크가 좌악 남을 듯했습니다.

북부터미널에 대한 저의 인상은 [오, 본격적인 현지인의 무대이구나!]였습니다.

그 로컬도가 후알람퐁 역보다 훨씬 더하더군요.

예를 들어, 찬투어 창구의 아가씨는 완전히 태국어, 100% 태국어만을 구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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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제가 받은 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안내소에 계시는 경비 아저씨께, 이 표를 맞게 산 건지 다시 한 번 여쭈어 봤을 정도였습니다.

돌아올 때에도 버스를 타고 싶었는데

친절하신 태국인 한 분이 잘 안내해 주셔서 로컬버스 정차구역을 쉽게 찾아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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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정말 더운 날이라도 짜뚜짝 [In square]앞의 이 까만 돌은 앉으면 정말 기분이 좋아요.

왜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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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원래 이런 것을 따지는 사람이 아닌데, 북부터미널에서 모칫 역으로 가는 길의 버스 차장 오빠야가 굉장한 미남이라서 찍어 봤습니다.

키 또한 훈훈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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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순위를 여행기 완성으로 정한 기간이라서, 빨리빨리 쓰고 있습니다.

이런 기간을 누릴 수 있는 게 참 은혜롭네요.

이쯤 읽으신 분들 중에서는

[그래서, 어디로 가고 어디에서 오는 표를 구했는데?]

라고 묻고 싶으신 분이 계실 겁니다.

그것은 조금 다음에 이야기하겠습니다.

4 Comments
날자보더™ 2014.08.06 13:25  
얼마 전부터 시작한 '꽃보다 청춘'에서 유희열이 지나가는 어여쁜 페루녀들을 보면 혼자 피식피식 웃고 그러던데..저도 잘생기고 매력적인 젊은이는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되었어요.
나이가 들면 어떤 류의 본능에 더 충실하게 되는 걸까요??! 그런 까닭에서 저도 이번에 그들 도촬사진 몇 장 챙겨왔습니다. ㅋ

글을 읽다보면 은근 TV프로그램시청도 게을리하시지 않는것 같단 말이에요..ㅎㅎ 뜻하지 않은 지점에서 개콘드립.. 적절해서 읽기 좋습니다. ^^
Cal 2014.08.06 16:27  
[개콘을 모르면 주일학교 선생님을 못 해요, 아 미운 사람~~~]까지는 아닌데, 어린 학생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요즘 유행어는 기본적으로 다 알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수련회에 가서도 다시 한 번 느꼈어요.
이번 여행 때에 참 여러 사람들을 만났는데, 저 분이 외모로는 단연 빼어났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마음은, 마치 태국의 명승지를 칭찬하는 마음과 비슷한 것 같네요.  주목해 보고 칭찬할 만한 것에는 당연한 찬사를 주어야 하지 않나요?^^
날자보더™ 2014.08.06 16:39  
팁싸마이에 대해서는 저도 유감 많아요. 위치도 애매할 뿐더러 문여는 시간도 오후 5시부터라니..제 여행패턴과 정말 안맞단 말이죠. 그래서 저도 지금까지 한 번도 못가봤습니다. ㅠ_ㅜ
Cal 2014.08.07 08:43  
맞아요, 팁싸마이는 숙소가 구시가지에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참 가기 힘든 곳입니다.  그래도 의리를 지켰건만, 요즘은 휴업이라니........  어쩌면 제가 휴업인 날만 골라 간 것일 수도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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