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4년 7월 여행기--여행의 동기
누구와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니라면, 저 혼자만의 태국 여행은 거의 언제나 충동성 여행입니다.
이번에도 저 혼자 떠나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더 모험적 요소가 강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의 이유를 한 번 간략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청소년국(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습니다.
5월에 접어들면, 저희 교회 청소년국은 아이들을 위한 여름수련회 계획을 짜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저도 수련회 기획팀에 끼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도 유독 제 눈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6년 전에 일부 팀이 해 보았었지만(그들은 졸업해서 이미 청소년국 교사로 열심히 활동 중)
아직도 그들 중 일부는 그 때의 이야기를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성인 청년들이 하기에도 어렵다는 평을 듣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것을 자원할까 말까 꽤 고심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퍽 오랫동안의 고려의 시간이 있었지만, 저는 결국 그 프로그램에 자원하였습니다.
제가 이런 것을 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여기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두려움을 느낄 만한 일에는 더 도전해 보는 것이 삶의 참맛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자원을 한 이후, 7월 말로 예정된 수련회 시간은 점점 다가왔고
제 마음 속에는, 그 프로그램과 비슷한 일 하나는 미리 해 봐야
정작 수련회를 할 때에 학생들을 잘 인솔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군요.
결국 남편에게 제 생각을 이야기했고, 그런 전차로 태국행 모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자기에게 있던 달러화를 다 긁어모아 주면서 여행을 응원해 주더군요.
원래 결혼한 여자가 한 번 움직이려면 고려해야 할 참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게 마련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이하게 있던 일들마저 정리되거나, 주변에서 평소보다 더 호응을 해 주거나 해서
마치 참기름 바른 미꾸라지가 항아리를 빠져나가듯 스윽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그 smooth함은 감사하게도 여행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여행 중에 발을 삐는 일이 있어도, 그 일로 알게 된 병원 관계자들과의 추억 때문에 좋았다고 말하는 저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슈퍼마켓에서 장 보다가 차옌 병 하나를 깨뜨려서 점원을 귀찮게 한 것이 최고로 유감스러운 일이었고
나머지 일들은 전부 평온하고 운 좋게 흘러갔습니다.
생각해 보니, BTS의 떠나는 꼬랑지도 두어 번 밟았네요(유감스러운 일 2번째 순위).
하지만 막 오고 있는 BTS의 머릿그림자는 더 많이 밟았으니까, 이거는 비긴 걸로........
그리고, 여행의 명분이었던 성공적인 수련회는, 제 기대보다 훨씬 더 잘 끝났습니다.
시작하기 전 다른 분들의 우려에, 저는 늘 이렇게 대답해 드릴 수 있었어요.
[뭐,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나라인데요]
그러고 보니, 여러분은 다음의 어떤 여행자가 최고 운을 가진 여행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타입의 여행자이신가요?
1. 바가지는 종류를 막론하고 거의 만난 적이 없는 여행자
2. 숙소 운이 좋아서, 약 승률 30% 이상의 빈도로 숙소 업그레이드를 받거나 자기가 원하는 방은 꼭 있는 여행자
3. 유난히도 교통운이 좋아서, 도시간 교통편을 척척 만나는 등 교통에 그렇게 돈이나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여행자
4.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에서 귀인으로부터의 도움이 척척 오는 여행자
5. 여행 때에 다치거나 아파 본 기억이 한 번도 없는 여행자(저는 이미 5번 탈락)
여전히 에피소드 위주가 되겠지만, 이번 여행기도 한 번 시작해 보겠습니다.
※혹시 7월 6일(일) 저녁에 방콕행 이스타항공으로 출국하신
태사랑 회원님께서 계시지 않나요?
혹시 그 분이 아닐까 하고, 비행기를 타는 내내 궁금해했었지만 정작 말을 걸지는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