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14년 7월 여행기--여행의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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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년 7월 여행기--여행의 동기

Cal 17 2636

누구와 함께 떠나는 것이 아니라면, 저 혼자만의 태국 여행은 거의 언제나 충동성 여행입니다.

이번에도 저 혼자 떠나긴 했지만, 이번 여행은 더욱 더 모험적 요소가 강했습니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의 이유를 한 번 간략하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교회에서 청소년국(중고등부) 교사를 맡고 있습니다.

5월에 접어들면, 저희 교회 청소년국은 아이들을 위한 여름수련회 계획을 짜기 시작합니다.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저도 수련회 기획팀에 끼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에서도 유독 제 눈을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6년 전에 일부 팀이 해 보았었지만(그들은 졸업해서 이미 청소년국 교사로 열심히 활동 중)

아직도 그들 중 일부는 그 때의 이야기를 하면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성인 청년들이 하기에도 어렵다는 평을 듣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그것을 보는 순간,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그것을 자원할까 말까 꽤 고심을 하게 되었고

그 이후로도 퍽 오랫동안의 고려의 시간이 있었지만, 저는 결국 그 프로그램에 자원하였습니다.

제가 이런 것을 하는 데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여기에 참가하는 학생들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

그리고 두려움을 느낄 만한 일에는 더 도전해 보는 것이 삶의 참맛이라는 생각에서였습니다.

 

그렇게 자원을 한 이후, 7월 말로 예정된 수련회 시간은 점점 다가왔고

제 마음 속에는, 그 프로그램과 비슷한 일 하나는 미리 해 봐야

정작 수련회를 할 때에 학생들을 잘 인솔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점점 커지더군요.

결국 남편에게 제 생각을 이야기했고, 그런 전차로 태국행 모험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랬더니 남편은 자기에게 있던 달러화를 다 긁어모아 주면서 여행을 응원해 주더군요.

원래 결혼한 여자가 한 번 움직이려면 고려해야 할 참 여러 가지 변수가 있게 마련인데

이번 여행에서는 기이하게 있던 일들마저 정리되거나, 주변에서 평소보다 더 호응을 해 주거나 해서

마치 참기름 바른 미꾸라지가 항아리를 빠져나가듯 스윽 출국할 수 있었습니다.

 

그 smooth함은 감사하게도 여행 내내 계속되었습니다.

여행 중에 발을 삐는 일이 있어도, 그 일로 알게 된 병원 관계자들과의 추억 때문에 좋았다고 말하는 저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슈퍼마켓에서 장 보다가 차옌 병 하나를 깨뜨려서 점원을 귀찮게 한 것이 최고로 유감스러운 일이었고

나머지 일들은 전부 평온하고 운 좋게 흘러갔습니다.

생각해 보니, BTS의 떠나는 꼬랑지도 두어 번 밟았네요(유감스러운 일 2번째 순위).

하지만 막 오고 있는 BTS의 머릿그림자는 더 많이 밟았으니까, 이거는 비긴 걸로........

그리고, 여행의 명분이었던 성공적인 수련회는, 제 기대보다 훨씬 더 잘 끝났습니다.

시작하기 전 다른 분들의 우려에, 저는 늘 이렇게 대답해 드릴 수 있었어요.

[뭐, 아무리 어려워도 우리나라인데요]

 

그러고 보니, 여러분은 다음의 어떤 여행자가 최고 운을 가진 여행자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여러분은 어떤 타입의 여행자이신가요?

 

1. 바가지는 종류를 막론하고 거의 만난 적이 없는 여행자

2. 숙소 운이 좋아서, 약 승률 30% 이상의 빈도로 숙소 업그레이드를 받거나 자기가 원하는 방은 꼭 있는 여행자

3. 유난히도 교통운이 좋아서, 도시간 교통편을 척척 만나는 등 교통에 그렇게 돈이나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 여행자

4. 가만히 있어도 여기저기에서 귀인으로부터의 도움이 척척 오는 여행자

5. 여행 때에 다치거나 아파 본 기억이 한 번도 없는 여행자(저는 이미 5번 탈락)

 

 

여전히 에피소드 위주가 되겠지만, 이번 여행기도 한 번 시작해 보겠습니다.

 

※혹시 7월 6일(일) 저녁에 방콕행 이스타항공으로 출국하신

태사랑 회원님께서 계시지 않나요?

혹시 그 분이 아닐까 하고, 비행기를 타는 내내 궁금해했었지만 정작 말을 걸지는 못했습니다.

17 Comments
앙큼오시 2014.08.05 19:10  
1.태사랑에 언급된 사기는 비둘기모이 뺴곤 다만나봤군요.그것도 단하루에 5연발기록..ㅋ(물론 당하진 않았습니다. 겪었을뿐..ㅌㅌ)
2.예약하고 다녀서...게스트하우스라 업그레이드라니...
3.버스! 수상보트! 롯뚜!대중교통!!
4.도움이 필요할거같아서 말걸면 예비범죄자보듯해서.............
5.상비약은 챙겨가서 필요한 분들꼐...........

음..........포함이 안되는건가요 전부........ㅠㅠ
그래도 최고는 아니라도 좋은 운을 가졋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이다보니 짧은 여행기간으로 몇번 왔다갓다 했지만.......
그때마다 한두명(최소)- 한팀 의 좋은 인연을 만났으니까요.ㅎㅎ
물론 이성이면 좋겟지만! 동성의 형이나 동생들과도 재미난 추억을 만들수 있었네요...
최고의 운은 어찌보면  같은 시간을 나눌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게 아닐까 싶네요 ㅌㅌ
덧: 물론 돌아와서  연락 안되는 분들이 많긴하지만 ㅜㅜ 그래도 추억은 마음한켠에 남는겁니다아
하루종일 2014.08.05 20:26  
돌아오면 연락 잘 안되는 게 일반적+자연스러운 게 아닐까요? ㅎㅎㅎ 갑자기 전화하면 좀 어색하기도 하고 ^^
앙큼오시 2014.08.05 20:29  
뭐 그렇쵸..ㅎㅎ 추억으로 남는게 좋을떄도 있지요~
반대로 현재까지 유지되는 인연도 있구요 ㅎㅎ
아쉽게도 인서울이 아니라 추억으로 남는 인연이 더많다는게 살짝 아쉽달까 ㅎㅎ
Cal 2014.08.05 22:56  
확실히 제가 이상한 인간이네요.  태국을 알게 되고 여행했던 지난 8년 동안, 우리나라 분들과 인연을 맺은 일이 전혀 없었어요.  한국 사람 많다고 특정 호텔 싫어하고, 특정 장소 싫어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좋아하는 사람인데도요.  하지만 맺은 인연들에게 연락하는 건 또한 어색한 일일 수도 있다는 것, 배우고 갑니다.
앙큼오시 2014.08.05 23:13  
4번은 아마 남자와 여자의 차이..........ㅠㅠ.................
Cal 2014.08.05 22:55  
3번, 저도 진짜 동의합니다.  택시는 귀국시 공항에 올 때에, 시간에 쫓겨 정말 바쁘면 타는 물건입니다.
5번,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앙큼오시님은.
좋으신 분에게 좋은 인연과 추억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앙큼오시 2014.08.05 23:10  
그냥 이것저것 챙기는 습성인데......이 저주의 몸떙이는 튼튼해서.......가져가는 약은 안쓰는..ㅋ
다른 필요한 분들(게하니까 =ㅂ=) 휘릭휘릭 드리고 오게되더라구요...ㅌㅌ
특히나 생각외로 안챙기는게 지사제.......첨오시는분들에겐 생각보다 필요한거.....지만.......
물이 안맞을리 없는 이 저주의 몸떙이....( --);;;
4번에도 나와있듯이 안좋은 분인겁니다!! ㅠㅠ
호루스 2014.08.06 09:57  
앙큼오시님, 모든 액땜이 되었으니, 이제 행운만 가득할 겁니다.^^
Cal 2014.08.06 16:04  
저도 동감입니다~
하루종일 2014.08.05 20:35  
번호순으로 써야 하나 모르겠지만 저도 동참~

1. 택시기사 요금 흥정 외에는 아난따싸만콤에서의 실갱이 정도가 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하지만 태사랑에서 말하는 다양한 종류의 사기(비둘기 모이, 중동부부 사기단 등등)은 당하지 않아서 감사하네요~

2. 저도 미리 예약해 다녀서 그런지 업그레이드는 없었어요ㅠ 다만 두명밖에 못자는 방에 저까지 구겨넣어서 잔 적은 있어요~ 눈감아준 리셉션 직원에게 무한 감사~

3. 이번은 부모님과의 여행이라 간혹 버스, 수상보트 대부분은 택시여서 돈은 좀 들었지만 편했어요~ 전 타봤지만 부모님 안 타보신 뚝뚝 타보자 했다가 매연 때문에 싫다 하셔서 못 탄 게 아쉽고, BTS도 못 타본 게 아쉽네요~ 하지만 공항철도 탔으니 쌤쌤 치면 될 거 같아요~

4. 이번에는 없었지만 예전에 인도에 살 때 잠깐 태국 갔었을 때는 인도 여행하신 분이 인도돈 필요 없다 하셔서 2백루피 받은 적 있고, 여행책이며 상비약 같은 것도 얻은 적이 있어요~ 참 따뜻했던 기억이네요~

5. 저도 2006년 태국에 갔었을 때 급체로 완전 사경을 헤맨 적이 있었는데요, 씨리랏 병원 응급실까지 실려 갔었어요~ 다행히 그 이전에 한국분들이 손가락 따주시고, 등도 두드려 주셔서 병원에서는 별다른 진료 없이 30분 누워 있다 괜찮아졌다고 하고 돌아오긴 했지만 ㄷㄷㄷ 아마 이게 외국 여행에서 가장 심하게 아파본 거 같아요~ 근 4일간 죽만 먹었거든요ㅠ
Cal 2014.08.05 23:00  
1. 저는 첫 여행 때에 그 [왕궁 닫았다]라는 유명한 사기에 걸려서 보석 사러 끌려갈 뻔...... 했지만 안 가긴 했어요.  그 외는 도이수텝 올라가는 썽태우 500밧으로 대여, 이게 아주 피마르는 바가지였습니다. 

3. 아마 혼자 여행하셨던 때에는 BTS를 애용하셨을 것 같습니다.

4. 오, 진짜 따뜻한 기억이네요!

5. 큰일날 뻔하셨네요!  주변의 한국분들께 저 또한 고마워집니다.
하루종일 2014.08.05 23:06  
혼자 여행했을 때는 걸어다니거나 자전거 타고 다녔었어요~ 그 때 최고로 호사했던 게 에어컨 안나오는 버스 타고 다닌 건데요 ㅎ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고 어떻게 다녔나 싶어요 ^^

인도에 살다가 잠깐 가서 그런지 걷기만해도 인도서 릭샤타고 다니는 기분이 들어서 걸어도 즐거웠던 거 같아요~~ 교통비에서 굳은 돈은 인도 살면서 한동안 못 먹은 야쿠르트, 비엔나 햄, 세븐일레븐 물건들 사먹는데 썼었던 기억이 있네요^^

지금 하라고 하면 못할 거 같아요ㅠ
Cal 2014.08.06 00:07  
헉, 하루종일님께서는 여행 고수이시군요!  하긴, 저는 엄두도 못 낼 인도에서 사셨던 분이니..... 인도에서의 경험은 여행공력을 몇 갑자나 높인다고 무림에 전해 내려오지 않습니까!
포폭타탄 2014.08.05 23:39  
1.항상 현지인 친구들과 다녀서 바가지는 안썼습니다.
2. 숙소도 현지 친구들 집에 주로 묵어서...중국 쓰촨 갔을때 업그레이드는 한번 받아봤네요
3.대부분 친구들 차를 탔거나 가이드를 받아서 아픈 기억은 없습니다만 3년전 티엔진.들어갈때 티엔진 현지 기상상황 악화로 인천 공항에서 8시간 스테이 해본 기억은 있네요
4.현지에 지인들이 많아 늘 도움을.받고 다니는 저는 복이.터진 사람일듯.
5.아팠던 기억은 거의 없는데 몇년전 독감 유행할때 중국 타이유안 가서 감기걸려와서 인천공항에 네시간 잡혀있었던 기억이...
Cal 2014.08.06 00:09  
포폭타탄님 같은 분을 뵈면 정말 신기해요!  저는 그렇게 오래 여행해도 현지인 친구는 잘 안 생기던데.......  늘 즐거운 여행을 하시겠네요!
포폭타탄 2014.08.06 03:23  
결혼과 동시에 나홀로 투어의 막은 내려갔죠...그래도 여행을 끊을수 없어 패키지로 다니는 중입니다..집사람이 워어어어낙에 어드벤처를 싫어하시는 공주님이시라....
Cal 2014.08.06 16:06  
저희 부부도 여행 취향이 딱 들어맞는 부부는 아닌 것 같네요.  제 마음 속 저는 베어 그릴스까지는 못 되어도 Cub(아기곰) 그릴스는 되는데, 남편이 보는 저는 사람들한테 눈치 없이 과자 권하던 그 여자네요.  후반부의 반쯤은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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