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시위 소강 상태의 방콕 기행--나머지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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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시위 소강 상태의 방콕 기행--나머지 날들

Cal 7 2834

이 기행문을 쓰다 보니

한 지역에 대한 여행을 많이 하면 할수록 자기 자신이 간직하게 되는 추억은 점점 늘어나지만

사건 위주의 기행문을 쓰는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기행문 쓰는 일이 점점 비루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번에도 더없이 소중한 여행을 했지만

인터넷에 올리는 글에서는 저의 생각이나 감정 같은 것을 철저히 배제하는 제 습관을 고수하다 보니

시위라든지, 다리를 다쳐 병원에 갔다든지 하는 사건을 빼니

다른 사람들과 나눌 만한 이야기가 없다는, 스스로도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제 방콕 여행기가 왜 점점 정보 전달 위주가 되고 있는지를

저 자신도 전혀 모르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알았네요.


하지만,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기는 했습니다.

세월이 쌓이고 여행의 경험도 쌓여가니, 이제는

[이 여러 번에 걸친 경험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소중했던 기억은 바로 이것!]

이라는 이야기를 할 수가 있겠더군요.

반 년 전쯤 올렸던 50문 50답과 같은 글이, 그래서 나왔구나 하고 깨달았습니다.


하여간, 이 여행에서 아직 못다 한, [이야기할 만한 사건들 이야기]는 이 글에서 다 마무리하겠습니다.


dongle님의 예전 콘캔 기행문에서

[사각사각하는 맛의 파인애플]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 그 파인애플을 찾아내어서, 정말 맘껏 먹었습니다.

파인애플의 크기가 작다 보니, 보통 파인애플에서는 먹을 수 없어 버리는 중간 심이

부드럽고 사각사각해서 또다른 풍미를 자아내더군요.

이 맛이 특별해서인지, 값도 조금 비쌌습니다.


다리는 다쳤지만, 그 이후에도 별 일 없이

방콕에서 평소에 하던 것들은 다 하고 귀국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BTS에서 평소에는 전혀 이용하지 않던 계단 난간을 잡고 다니다 보니

금세 손이 새까매져서 이게 이렇게 더러운 물건이구나 깨닫는 일 정도는 있었습니다.


태국에 입국할 때에, 엉뚱한 입국심사관 덕분에 시간을 절약했었던 이야기를 했었죠.

출국할 때에는, 제 붕대 감은 다리를 보더니

입국수속 카운터의 스튜어디스들이 깊은 염려를 표시하면서 고맙게도 특별한 배려를 해 주셨습니다.

일단, 제가 입국 카운터에 도착한 시간이 좀 늦었는데도 최대한 배려해 좋은 자리를 주셨고

두 번째로는 저도 생전 처음 이용해 보는 프리미엄 레인 이용권을 주셨습니다.

어디에선가 보니 이것이 최소 천 밧은 내어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요즘은 이 프리미엄 레인 이용권을 돈 내고 사용하는 시스템도 있나 봅니다)

이용권에는 제 이름이 적혀 있어서, 그냥 레인에서 찍은 사진을 올려 봅니다.

이거, 진짜 신속하더군요!


끝으로, 제 짐에 딸려 나온

정체를 알 수 없는 수하물 택을 끝으로 이번 여행기를 마칩니다.

첫날의 기행문에서 말씀드렸듯, 이번 여행은 제 발이 고생을 한 여행이었습니다.

7 Comments
디아맨 2014.04.28 19:13  
사각사각 파인애플^^
전 처음에 신기한 과일이다..(파인애플인줄 몰랏어요) 하고 먹엇는대 파인애플이라..
실망햇엇는대.. 지나고 보니 보통 파인애플보단..맛잇엇어요^^
치앙라이에서 20밧에 먹엇는대 이번에 치앙칸 갓는대.40밧 달라네요..
Cal 2014.04.28 20:39  
치앙라이는 과일값이 정말 싸네요.  언젠가 꼭 가 보고 싶은 도시입니다.
디아맨 2014.05.01 12:55  
치앙라이 화이트블랙 사원...토요바자...볼만해요!
물가는 전체적으로 싸요..
Cal 2014.05.04 21:07  
저도 그 왓 렁쿤이라는 거, 한 번 꼭 보고 싶어요!  토요바자도 있군요.
디아맨 2014.05.06 15:25  
치앙라이 토요바자 가시면..무료 쇼도 보실수잇고.. 음식이..정말 풍부해요^^..
공심채 2014.06.08 15:08  
말씀하신 미니 파인애플은 그 크기나 묘사하신 맛으로 볼 때 제가 작년 연말에 롭부리에서 먹었던 '푸래(Phu Lae)'인 것 같은데, 사진을 보니 Pineapple Phang이라고 되어 있네요.. 비슷한 류의 파인애플인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아마 dongle님이나 디아맨님이 드신 것은 '푸래'가 맞을 것 같네요.. 이 종류가 원래 치앙라이에서 재배가 된다고 하니..

찾아보니 태국에는 27종의 파인애플이 있다고 하는데, 푸레는 푸켓 인근에서 많이 재배되는 '푸켓' 종을 치앙라이 '낭 래(Namg Lae)' 지역에서 키운 거라고 합니다. 다른 종은 아닌데, 토양과 기후 때문에 모양과 크기가 달라진거라고... 그래서 이름도 Phu(Ket)(Nang)Lae라고 하네요.

http://www.saico.co.th/localpineaple.php?PHPSESSID=69jvn53q6nphs6rot3ekc1ppd5
Cal 2014.06.11 12:48  
그렇군요!  공심채님께서 이렇게 오래 된 글에 댓글을 달아 주신 덕에 제가 여러 가지로 오늘 참 많이 배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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