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주일 예배와, 짜뚜짝 시장에서 마음에 든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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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주일 예배와, 짜뚜짝 시장에서 마음에 든 두 가지

Cal 3 2358
(주의: 이날의 일기 중 파란색으로 표시된 부분은 크리스찬이 아니신 분들에게는 별로 와닿지 않을 일기입니다.
미리 독자의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수쿰빗 soi 11이라는 위치를 저 또한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기에
처음에 감사하게도 얼로프트 무료 숙박권을 받게 되었을 때에
냉큼 주말로 2박 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자, 오늘이 그 전략적인 쓰임새를 누릴 수 있는 주일이었습니다!
 
방콕에 올 때마다 제가 예배드리는 곳은
수쿰빗 soi 10 깊은 안쪽에 있는 ECB라는 교회입니다.
영어로 예배드리는 다국적 교회이고, 목사님께서는 David King이라는 미국분입니다.
항상 이 교회에 올 때마다 설교나 예배로 큰 감동을 받았기에
매주 이 교회에 올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성남의 선한목자교회에 다니고 있습니다)
 
일단은 crave에서 아침식사를 맛있게 한 후에 얼로프트 셔틀을 타고 수쿰빗 대로로 갔습니다.
육교로 길을 건너고, 이 교회가 soi 10 안쪽으로 쑥 들어간 곳에 있기 때문에
족히 15분은 걸을 각오를 하고 튜빗 가든 안쪽으로 들어섰습니다.
튜빗 가든은 정원의 현관에 [이 땅은 예수 그리스도께 바쳐진 땅입니다]라고 씌어져 있는 곳입니다.
그곳을 막 지났는데, 정원의 바깥쪽에 웬 버스 한 대가 정차해 있더군요.
ECB로 가는 셔틀버스였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는데, 정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그 버스를 탔을 때에 [Forever God is faithful/ forever God is strong(영원히 신실하신 능력의 하나님)]
이 찬양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은 이번에도 역시 좋더군요.
이번에는 제가 그렇게 기대했었던 대로 King 목사님께서 설교를 해 주신 것은 아니었지만
그 분의 대표 기도를 듣는 것만도 좋았습니다.
설교해 주신 목사님께서는 프린스턴에서 목회를 하시는 분이라고 들었는데
역시 굉장히 합리적인 접근법으로 하나님에 대해 설명을 하시더군요.
 
예배가 다 끝나고는 똑같이 교회 셔틀을 타고 튜빗 가든까지 왔는데
그 이후로는 꽤 먼 거리를 얼로프트까지 걸어야 하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육교를 건너서 소이 11에 도착하니
거기에서 얼로프트 셔틀이 마치 저를 기다리고 있듯이 정차해 있는 것이었습니다.
"니짜이!"하고 외치면서 얼른 셔틀을 탔고, 직원도 저보고 아주 럭키하다고 말하더군요.
 
 
저는 쇼핑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어서 아무리 주말이라도 짜뚜짝 시장에 갈 생각은 안 하는 편인데
이 날은 어쩐지 짜뚜짝에 한 번은 가 봐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여름은 태국이 이상할 정도로 시원해서,
이런 날씨라면 매번 갈 때마다 GG를 치고 나올 만큼 더웠던 그 곳에 갈 수도 있겠더군요.
그래서 또 BTS를 타고 모칫 역까지 꾸벅꾸벅 졸면서 갔습니다.
(글을 쓰면서 보니, 이번 여행에는 열병 탓인지 제가 유난히 많이 피곤해 했었군요)
짜뚜짝에서 구경은 좀 했지만 역시 아무것도 사지는 않았습니다.
대신에, 앞으로도 짜뚜짝에 올 만한 두 가지 매력적인 점을 찾아내었습니다.
 
첫 번째는, 길에서 파는 차옌 아이스크림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코코넛맛을 사려다가, 코코넛맛은 아는 맛이니 차옌으로 먹어 볼까 하고 차옌 맛에
파인애플 절임과 땅콩을 얹어 먹었습니다.
첫술을 뜨고 나서, "아주머니!  뭐가 이렇게 맛있어요?"라고 외칠 뻔했습니다.
아........ 정말 이게 맛있어요!
짜뚜짝에 가시면 꼭 드셔 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토핑은 파인애플과 땅콩, 두 가지로 추천합니다.
뭐 밥도 있고, 뭔가 시커먼 것도 있고, 굉장히 희한한 토핑도 있지만
단언컨대 저 두 가지가 차옌 아이스크림을 위한 가장 완벽한 토핑이라고 자신할 수 있습니다.
제 동행 말로는 iberry에서도 타이 밀크 티 아이스크림을 판다고 하는데
저도 한 번 먹어보고 맛을 비교해 볼 것을 그랬습니다.
짜뚜짝 시장에 가시는 분에게 주저없이 강추합니다.
 
 
두 번째는, 정말 별 거 아닐 수도 있는데 그래도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저는 참 좋았거든요.
짜뚜짝 시장 옆에, 빨간색을 기조로 한 가구를 파는 건물이 있습니다.
그곳이 어떤 곳인가 궁금해서 길을 건너가 보았다가 다리가 아파서 잠시 쉬려고
까만색 돌로 된 벤치에 앉았습니다.
그런데 이 돌벤치가 너무나 기분이 좋은 것입니다.
햇볕을 받아서 따끈따끈해진 돌에 앉는 것이라서 그런지 말입니다.
혹시 날이 너무나 뜨겁다면 델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더군요.
그 날은 원체 좀 흐려서, 제가 앉은 다음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오기 시작했기에
가방 안의 우산을 펴서 받친 채로, 10분은 더 그곳에 앉아 있었습니다.
살살 내리는 이슬비를 만끽하면서요.
떠나기 싫을 정도로 기분이 좋고, 피로가 풀리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3 Comments
루나tic 2013.09.10 23:19  
전 우산 내내 챙겨다니다가 마지막날에 이젠 안오겠지 하고 우산두고 차이니타운갔는데 갑자기 스콜..작은 사원으로 피해서 비그치길 기다렸던 그때.. 여행끝나고 그때가 기억에 많이 남더라구요..물에 젖은 사원마당의 붉은 빛 도는 그 마당이라고 해야할지..그리고 부처님상...다른분들도 비피해 들어와서 공양하고 절하고 가신 모습이라던지..특별할게 없었데도 특별해서 비가 고맙더라구요..^^
Cal 2013.09.11 01:08  
오, 루나tic님께서 느끼셨을 그 특별함이 뭔지 알 것 같아요!  정말 좋은 순간이었을 것 같네요.  혹시 차이나타운 초입의 그 도교 사원인가요?  그곳이 참 예쁘던데요.
루나tic 2013.09.11 10:48  
초입은 아니었던거 같아요..ㅎㅎ 골목으로 가다가 있었던거 같은데.. 아마 다시 찾아가라고 하면 찾아갈수 있을까 싶어요..ㅠㅠㅠ 사진이 있긴한데 그걸로 겨우 찾을려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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