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2014년 7월 여행기--콘캔 이야기 그 첫번째(출발과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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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014년 7월 여행기--콘캔 이야기 그 첫번째(출발과 도착)

Cal 6 2517

[그냥암꺼나]에, 중단된 채로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제 여행기에 대한 약간의 반성을 한 후에

역시 내버려두었던 여행기는 완결하는 편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이렇게 타이프를 칩니다.

예전에 제가 써 오던 2014년 7월의 여행기는, 인과관계를 가지고 시간 순서대로 쭉 내려오는 여행기가 아니라서

그냥 여기에서부터 시작해서 보셔도 됩니다.

다만 이 당시의 여행 동기가 좀 특별했다는 것과,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콘캔에서의 일들이

이 여행에서는 마치 팥소와 같은 가장 중요했던 부분이라는 말씀은 드릴 수 있습니다.

 

(이 여행의 동기를 설명한 맨 처음의 여행기 주소: https://thailove.net/bbs/board.php?bo_table=mytravel2&wr_id=96191&sca=&sfl=wr_name%2C1&stx=Cal&sop=and)

 

 

저의 지난 여행기를 참조하시면, 북부터미널에 들러서 콘캔에 가는 찬투어 버스표를 샀던 이야기,

또 다른 어느 날 저녁에 콘캔에서 방콕에 돌아오는 기차표를 산 이야기가 나오는데

콘캔 1박 2일의 일정은 월요일 저녁에 콘캔으로 출발하여, 화요일 밤에 콘캔에서 기차를 타고 

수요일 아침에 방콕으로 돌아오는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이 짧은 기간 동안에 콘캔이라는 도시를 그래도 잘 느껴볼 수 있었고, 꽤 재미있는 일도 많았고

정말 극적인 일들은 여러 번이었습니다.

읽으시는 분들에게도 제가 가졌던 느낌이나 상황들이 잘 전달될 수 있을는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 해 보겠습니다.

 

 

1. 우선, 제가 콘캔으로 출발하기 전에 준비한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만약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언제든 안심하고 돌아올 수 있는, 방콕의 저렴한 숙소 베이스캠프

(2) 새벽에 콘캔에 도착했을 때에 새벽잠을 자고 아침 일찍 여행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게 해 주는

콘캔 내의 저렴한 숙소(2만원대)

(3) 버스표와 기차표

(4) 1박 2일을 위한 간단한 짐(아주 간단했지만 노트북은 들고 가야 했기에 그것 때문에 무게가 좀 있었습니다)

 

 

2. 제가 모험 여행지로 콘캔을 선택한 이유

 

(1) 내가 모르던 곳이고, 안 가 본 곳이다

(2) 이싼 지방이다

(3) 버스편도 있고, 기차편도 있다

(4) 평판이 좋은 도시이고, 내가 가진 콘캔에 대한 인상이 좋다

 

 

3. 콘캔에서 잡았던 숙소의 조건

 

(1) 내가 도착하는 버스터미널과, 또한 시내에서 가까울 것

(처음 가 보는 도시인데 처음부터 헤매지 않도록/짧은 여행에는 접근성이 필수!)

(2) 잠깐만 쓸 숙소이니 절대 비싸지 않을 것

(3) Early check in과 early check out이 가능할 것

---이런 조건으로 잡았던 곳은, Piman garden inn이라는 곳입니다.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만, 정작 콘캔에 도착했을 때, 그 당시에는 저를 무척 당황하게 만들었던 곳입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저는 비행기나 기차로 태국내 도시간 이동을 해 본 적은 있지만

고속버스(찬투어)로 이동을 해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그 하나의 이유 때문만으로도 여행의 시작이 약간 두근거렸습니다.

제가 예매한 찬투어 버스가 저녁 출발 버스인지라, 월요일에 느지막히 짐을 꾸려 모칫역으로 가 보니

고맙게도 공짜인 시내버스는 여전히 도로에 스키드마크를 남기면서 전속력으로 북부터미널에 가 주더군요.

아마 유턴 때에 스키드마크를 남기는 것은 버스기사님들 사이에 굳게 약속된 일인 모양입니다.

터미널에서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제가 탈 버스를 찾았습니다.

터미널에 가 보면, 워낙 친절한 태국인들이 다들 도와주시려고 해서 굳이 우왕좌왕 애쓰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예약한 자리는 맨 앞의 단일 좌석이었는데

가장 앞자리인 2인 좌석이 비더군요.

거기 앉아 볼까 했더니, 저와 옆줄에 나란히 앉으셨던 태국 아주머니들께서 울렁울렁하는 모션까지 취하시면서

[저 앞자리는 옆으로 흔들림이 심해서 위험해요.  앉지 말아요]라고 하시더군요.

뭐, 제 1인용 좌석도 충분히 편하고 좋았습니다.

 

찬투어는 원래 편하고 좋다고 정평이 나 있는 버스이고

콘캔에 가는 내내, 밤풍경을 보고 싶어하던 제 마음과는 달리 내처 자느라 깨어 있던 시간이 별로 없었지만

찬투어가 열차보다 못하다고 생각되던 단 두 가지는 말하고 싶어집니다.

 

 

1. 화장실

 

불편해도 불편해도 그렇게 불편한 화장실은 다시 없을 겁니다.

너무 좁은데, 아무래도 여기가 화장실인 공간이니 그렇게 깨끗하지는 않을 터라서 움직임도 제한되고

여러 가지 이유로 고속버스의 화장실 사용은 비추입니다.

하도 필사적으로 매달리느라, 요즘 유행하는 폴댄스 워크아웃이라도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2. 냉방

 

익히 들었지만, 냉방이 정말 세더군요.

나중에 알았는데 이 지독한 냉방을 경감시키는 방법은

자기가 있는 반경 10미터 가량, 머리 위의 선반 문을 다 닫는 것이었습니다.

그 짐 넣는 선반에서 찬 바람이 나오는 것이더군요.

짐으로 냉방 송출구를 막든지, 아예 선반문을 닫고 가시기를 추천합니다.

 

 

하여간 저는 콘캔에 무사히 도착했습니다.

어찌나 깊이 잠들었던지, 기사아저씨께서 흔들어 깨우셔서 가장 나중에 눈을 비비면서 버스에서 나왔습니다.

그 때가 새벽 4시 45분인가 그렇더군요.

혼자 새벽에 낯선 도시에 내린 것을 인식하고 나니, 밤공기가 시원한 덕분도 있었지만 잠이 확 깨었습니다.

미리 콘캔의 지도를 잘 보아 두었던 터라, 조금 걸으면 숙소가 나올 거라고 짐작되는 방향이 있었는데

그 쪽으로 약간 걷다 보니, 제가 원했던 그 숙소가 아니라 지도에서 한 번 본 기억이 있는

터미널에서 좀 멀다는 이유로 숙소 선택에서 제가 배제시켰던 건물이 나오는 겁니다.

 

그 때에 아차 싶었습니다.

콘캔에는 시내터미널, 시외터미널 두 종류의 터미널이 있는데

제가 예약한 숙소는 시내 한가운데의 시내터미널 앞이었고, 저는 시외터미널에 내렸던 것이었습니다.

지도에서는 시내터미널이 훨씬 사이즈가 큰 터미널이길래

나도 분명히 여기에서 내리겠구나 짐작했었던 것이 실책이었습니다.

 

천만다행으로, 제가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그 새벽에 집 밖에 나와서 대화를 두런두런 나누고 앉아 있던 콘캔의 청년 두 명이 있었습니다.

그곳은 정말 아~무도 없는 길이었고, 그때는 새벽이라기도 뭐한 한밤중이었는데

어떻게 그 분들이 거기에 계셨는지 두고두고 감사할 일이었습니다.

 

제가 휴대폰을 켜서 제 숙소의 위치를 그분들에게 보여 주었더니

그들은 이곳이 어딘지 알겠다면서, 그 중 한 명이 즉시 그들의 바로 옆에 있던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더군요.

괜찮다고, 데려다 줄 필요까지는 없다고 극구 사양했지만

그들의 친절한 권유에, 저는 어느 새 슝 날아서 거의 1분만에 숙소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내려서도 호텔 입구로 들어가는 길이 어디인지 친절하게 알려 주고는

고맙다는 인사도 듣지 않고 힁허케 가 버린 그 청년분,

제가 1년이 지나도록 아직도 청년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것이 제게 각인된 콘캔의 첫인상이었습니다.

(제 1박 2일의 이야기를 다 들어 보시면 아시겠지만, 콘캔 여행은 오토바이로 시작해서 오토바이로 끝난 여행이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또 나중에 어떻게 된 것인지 차차.......)

 

제가 예약한 피만 가든 인은, 원래 2만원 남짓밖에 안 하는 곳이라서 별 기대가 없었는데

정작 체크인을 해 보면 왜 이런 곳이 이렇게까지 싼 것일까 의문을 가지게 할 만큼 좋은 곳입니다.

위치도 좋고, 그 앞을 지나다니는 썽태우 노선도 많고

그곳에서부터 걸어서 갈 수 있는 곳도 많습니다.

객실도 좀 낡아서 그렇지 아주 편안합니다.

수건도 코끼리 모양으로 접어 놓은 것이 귀엽더군요.

 

제가 체크인한 시간이 새벽 다섯 시라서, 적어도 두 시간 안에는 콘캔도 본격적인 개장을 하지 않을 것 같아서

(농담입니다.  콘캔의 본격적인 아침이 시작될 것 같지 않아서)

상쾌하게 씻고 일단은 편히 잔 후에, 8시쯤에 본격적인 콘캔 기행을 시작했습니다.

 

6 Comments
날자보더™ 2015.04.22 21:54  
잔잔하지만 뭔가 자꾸 기대하게 만드는 cal님의 여행기입니다.
일단 콘캔이 어디인지 지도 좀 살펴봐야겠어요.
앙큼오시 2015.04.22 22:24  
와아........생각지도 않은 보물상자를 다시 발견해서열어보는 기분이군요.
다음편이라니........+_+
뿌나러브 2015.04.23 01:41  
여행기가 기대 됩니다. 제가 좋아하는 콘캔이라 더 그렇기도 하내요.
콘캔이 숙소가 가격도 싸고 좋더군요.
필리핀 2015.04.23 07:19  
콘캔... 저도 한번도 가보지는 않았지만

왠지 근사한 곳이라고 짐작이 되요...

콘캔...이라는 그 지명부터 태국이 아니라

카리브해의 아름다운 휴양도시 느낌이 나잖아요~ ^^

곁들이자면... 치앙마이 치앙라이도

태국의 산촌이 아니라 샹그릴라를 연상케 하는

이상향 도시의 느낌이 나지요~ ㅎㅎ
Robbine 2015.04.27 11:07  
짧은 시간에 엄청난 모험이었네요. 심리적인 요동이 상당하셨을것 같아요 ㅋ
나나주니 2015.06.03 12:57  
6월30일부터 치앙칸에서 넝카이, 우던타니, 컨깬 들러서 올 예정입니다. 컨깬 여행기 기대하고 기다리고 있답니다. 속히 연재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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