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친구 꼬셔서 쑤린 가기 4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2013년 2월: 친구 꼬셔서 쑤린 가기 4

혜은이 3 3392
4. 카오락에서<?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이번 후기는 나 같은 쑤린 초보를 위한 안내서의 성격이 크기 때문에 지금부터는 간단히 쓰겠다.

 

JW 메리어트 카오락에 도착하니 6시쯤 되었다.
우리가 차에서 내릴 때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무리 있었는데 그 사람들 때문인지 우리가 예약한 트윈룸(기본룸)은 풀북이란다.
그러면서 더블룸을 주는 대신 스파룸으로 업그레이드해주겠다고 했다.
업그레이드라니 평소 같았으면 매우 땡큐했겠지만 이번에는 지여사 때문에 부담스러워서 (옆에서 부시럭 거리면 전혀 잠을 못 잠. 근데 이런 사람이 쑤린의 텐트생활을 견뎌냈다는 것이 신기함)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방이 없다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일단은 여기서 자고 내일 꼭 방을 바꿔주기로 다짐을 받았다.
차이니즈 뉴이어라고 중국사람들 때문에 이런 피해를 보다니... 이것도 나비효과인가.. -.-;;

 

근데 더블베드라서 지여사가 싫어할 줄 알았는데 왠걸.. 방을 보더니 완전 뿅 갔다.
이불 한 채를 더 달라고 해서 따로 덮고 잤다.
나 때문에 혹시 지여사가 잠 설칠까봐 조심스러워서 침대 끝에서 얌전하게 잤다.
지여사는 4일간 계속 뭐라고 잠꼬대를 했다.

 

다음 날 아침에 리셉션에 가서 한국인 직원-지원씨-을 찾았다.
전날 체크인할 때 지원씨가 다른 고객을 응대하고 있었는데 왠지 한국인인 것 같아서 명찰을 보고 확인했었다.
지원씨한테 다시 확인한 결과, 우리가 머무는 동안 계속 트윈룸이 없다고 했다.
근데 지여사에게 이런 배드 뉴스를 전했는데 슬퍼하기는 커녕, 스파룸을 계속 쓸 수 있다고 좋아했다는.. ㅋㅋ
나는 그냥 기본 트윈룸으로 가고 싶었는데.. -.-;;

 

하긴 스파룸의 시설은 정말 좋았다.
내가 이제껏 묵었던 어떤 방보다 고급이었다.

 

스파룸 전용 현관을 카드키로 열고 들어가면 연꽃 가득한 연못에 정자들이 한적하니 있고,
고풍스런 나무문을 아나로그 열쇠로 열고 들어가면 현관 겸용 파우더룸 + 세면대가 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좌 샤워실, 우 화장실이 있고,
침실은 마루바닥이고, 뽀송뽀송한 흰색 침구로 감싸인 적당하게 푹신한 킹베드에..
침실을 지나 밖으로 나가면 큰 천막 아래에 작은 정원겸 데크가 있고 그 안에 자쿠지와 샤워시설이 있었다.

 

더블베드라는 점만 제외하면 참으로 만족스러운 방이었다.
근데 스파룸은 처음부터 객실이었던 것이 아니라 원래는 콴스파인데 그 중 반을 객실로 바꾼 것 같았다.
왜냐면 우리가 콴스파에서 거금 4900밧짜리 프로모션 패키지를 받았는데 우리가 마사지 받았던 방이 우리 방이랑 구조가 같았기 때문이다.

 

방에 짐을 던져두고 저녁 먹으러 나갔다.
골드카드가 없어서 메리어트에서 저녁을 먹기는 좀 후덜덜 했는데 다행히 전용 비치 좌우로 식당이 있었다. (왼쪽에는 하나, 오른쪽에는 여러 개 있음).
왼쪽의 식당에 갔고 그날 저녁은 지여사가 솼다.
볶음밥, 솜땀, 생선 바베큐, 땡모반과 창(550).
이번 여행에서 지여사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하나 알았으니 점심에도, 저녁에도 매번 창이나 싱하를 한두병 마셨다는 것..
이건 내 기준으로는 술꾼이다. ㅋㅋ
지여사가 진짜 술꾼은 아니지만 그게 의외였던 이유는, 나도 상당히 FM인 편인데 지여사는 나보다 훨씬 더(x2) FM이기 때문이다.

 

음식은 그런대로 맛있었다.
그 집에서 3일 연속 저녁을 먹었다.
다음 날은 볶음밥, 밀크코코넛 스프, 오믈렛 덮밥, 코코넛과 창(420)
그 다음 날은 맛싸만 치킨, 얌운센, 맨밥, 타이거프론 바베큐 2마리, 코코넛과 싱하(435)
타이거 프론은 바싹 굽지 않았는지 약간 비린 맛이 났다.
지여사는 밀크코코넛 스프와 맛싸만 치킨을 아주 마음에 들어했다.

 

그 집에서 매일 마사지도 받았다.
타이마사지는 1시간에 300, back & shoulder 마사지는 1시간에 400.
별로 기대는 안 했는데 그런대로 괜찮았다.
오전 10- 오후 6시까지만 하는데 마사지사가 서너명 밖에 없어서 예약해야 한다.
파통 가는 차량도 그 집에서 해결했는데 (차량을 직접 운행하지는 않고 주선만 해줌) 사장님 말대로 그 집이 가장 쌌기 때문이다.
(리조트 차량은 3500, 리조트 앞 택시는 2000-2200, 거기는 1800)
참고로 그 집은 사장님만 영어가 가능하고 다른 직원들은 전혀 안 된다.

 

점심은 풀 바에서 먹거나- 마르가리따 피자, 망고 프로스트와 싱하 드래프트(811)
올리브 레스토랑에서 먹었다- 클럽샌드위치, 애플 모히토 2(988)

 

지여사는 아침형 인간이라 나보다 최소한 한시간 일찍 일어났다.
차 마시고, 큰 일 보고, 정원이랑 바닷가 산책하고..
조식 부페에서는 풀을 산더미처럼 먹고 (물론 다른 것도 먹는다 ^^)
짠 음식은 절대 안 먹으며,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수영을 한바탕 하고,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한 시간씩 산책하고,
밤마다 야외 지쿠지에 몸을 담그고 한참동안 별을 보고..
(그러느라 모기에 엄청 물렸다)
암튼 지여사가 엄청 자연친화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이번 여행을 통해 완전 실감했다.

 

메리어트에서 읽은 책은 왕세자 혼혈결혼의 비밀이었다.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세자 이은이 일본에 볼모로 잡혀간 시기부터 이방자여사와 결혼할 때까지를기록한 책이다.
그 책을 읽고 인간 이 은을 조금 알게 되었고- 왜 그가 나중에 조선 백성들에게 실망스런 모습을 보일수 밖에 없었는지,
인간개조(?)를 위한 일본의 체계적인 계획과 음모를 알게 되었고,
이방자 여사와 그 가문을 조금 알게 되었고,
내가 잘못 알고 있던 몇 가지(고종 독살설 등)을 제대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조선 말기와 한국 근대사를 잘 알지 못한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다.

 

 

사진 1. 조식 부페에 에그 베네딕트가 있어서 아주 좋았다. 오믈렛 대신 매일 먹었다.
사진 2. 풀바에서 먹은 마르가르따 피자.
사진 3. 올리브 레스토랑에서 먹은 클럽 샌드위치. 식전빵은 맛있었는데 샌드위치에 딸려 나온 갑자 때문에 완전 실망!. 저건 편의점에서 흔히 파는 감자칩임 -.-;; (JW 메리어트야.. 너의 사회적인 지위와 체면을 생각하기 바란다 ㅠㅠ)
사진 4. 전용 비치 왼편의 로컬 식당.
사진 5. 로켈식당에서 먹은 두번째 저녁. 코코넛 스프가 맛있었다. 라이브 코코넛은 안쪽 젤리가 안 벗겨져서 까먹느라고 애먹었다. -.-;;
사진 6. 3일 내내 저녁을 먹었던 FARMAI 식당. 전용비치의 왼쪽에 있다. 그런대로 음식 맛이 좋았고 매일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칵테일 바도 있고, 마사지 가게도 하고, 차량 섭외도 해준다.
- 아래는 추가 사진 -
사진 7. 카오락에서 읽었던 책.
사진 8. 풀 바에서 점심때 마신 음료수. 무슨 칵테일과 싱하 드래프트.
사진 9. 올리브에서 나온 식전빵의 아름다운 자태.

 

3 Comments
고구마 2013.03.04 10:47  
자연친화적인 쑤린의 분위기에서,  급 럭셔리 분위기로 반전되는 글... 재미있게 잘 읽고 있어요. ^^
혜은이 2013.03.04 11:46  
네.. 댓글 감사합니다 ^^
제가 형이하학적인 인간이라서 그런지 젼친화적인 쑤린 보다는 럭셔리(?) 메리어트가 더 좋았습니다 ㅋㅋ..
요왕님한테 싱하 쏠 일이 있는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같이 나오세요 ^^
메이하이 2013.03.07 11:14  
우와.. 스파 룸으로 업그레이드면.. 좋죠 뭐 ㅋㅋㅋ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