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추석- 혼자 가는 코사무이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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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추석- 혼자 가는 코사무이 6

혜은이 10 2342
 

아마리에 온 날부터 다리에 빨간 좁쌀 같은 것이 오돌도돌 돋아났는데 무척 가려웠다

이게 뭐지??

혹시 빈대나 그런 종류에 물린 건가??

정확한 용도는 기억이 안나지만 어떤 후기에서 읽었던 타이거밤이 생각나서 약국에서 하나 샀다

“핫”과 “쿨”이 있다길래 쿨로 집었다 95밧


샤워하고 다리에 타이거밤을 떡칠을 하고..

혹시 이불에 묻으면 미안하니까 책 읽으면서 어느 정도 말린 후에 잤다

사실은 DVD를 보려고 리셉션에서 하나 빌렸는데 아무리 해도 작동이 안되어서 포기하고 그냥 잤다

(사실 나는 기계치이다 -.-;)

아마리의 침구는 깨끗하고 좋았다

(하지만 구리치가 더 좋았다)


아침 8시에 기상!

저절로 눈이 떠졌는데 오늘도 새소리가 들린다

좋아 좋아.. ^^

근데 일어나 보니 다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팔에도 뭔가 잔뜩 돋아났고 엄청 가렵다

알츠에서는 괜찮았는데 구리치와 아마리에 깨끗해 보이는 하얀 침구에 정말이지 뭔가가 있는겨??? ㅠㅠ


샤워하고 밥 먹으러 갔다

어제 타이부페 했던 장소이다

조식은 무난했고..

오늘은 카푸치노를 주문해서 마셨다

근데.. 오잉? 이게 뭐야???


슬라이스 과일 옆에 바나나랑 오렌지에 섞여서 망고스틴이 있는게 아닌가!

제 철이 지나서 기대는 안했는데..
탑스에도, 과일가게에도 없었고..

오오~~ 내 사랑 망고스틴!!

5-6개쯤 남아있었는데 내가 다 가져와서 먹었다

맛있다 ^^

한 개만 상했고 나머지는 괜찮았는데 먹고 나서 냅킨으로 손을 닦았더니 보라색 얼룩이.. -.-;

서빙 직원이 혹시 째려볼까봐 얼른 빠져나왓다

그런 얼룩은 세탁해도 안없어질 듯.. 쏘리~~ -.-;;


오늘 일과도 역시 썬베드에서 뒹굴거리며 책 읽기

차웽비치를 끼고 있는 메인 풀장에 자리를 잡았다

직원이 타월도 깔아준다 히히..

수시로 팔다리를 긁으며, 타이거밤도 발라가며 읽은 책은 “정의란 무엇인가?”


이 책은 좀 어렵다 (저자는 쉽게 썼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의”라는 것이 이런 면에서 보면 맞지만 저런 면에서 보면 아닐수도 있다

내가 이제까지 “정의”라고 믿었던 것이 아닐 수도 있다니.. 헷갈린다

정의란 것이, 절대선이란 것이 과연 있기는 한 것인지..

풀사이드에서 뒹굴거리며 읽기에는 좀 어려운 책이다 -.-;


책 내용보다는 풀장에서 3자매가 노는걸 보는게 훨씬 더 재미있었다

잘생긴 아빠와 줄리아 로버츠가 망가진것 같은 엄마와 딸래미들이다

첫째는 7-8살쯤 되어 보이고 애들이 모두 2-3살 터울인 것 같았다

풀장에서 그리고 조식 식당에서 이 가족을 3일 내내 지켜봤는데(스토킹 절대 아님) 3자매의 역학관계를 포함한 가족의 관계가 흥미로왔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족들의 관계가 다 보인다(고 착각 중 -.-;)


막내는 무척 사랑스럽고 엄마아빠한테 애교가 넘친다

적극적이고 매우 쾌활하다

근데 첫째는 막내를 미워한다 (이유는? 샘 내는 건지?)

둘째는 첫째한테 붙었다

막내가 언니들한테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는데도 본인은 아는지 모르는지.. 그래도 좋단다 -.-;;

부당한 대우에 대해서 부모들이 간섭 내지는 훈계(?)도 전혀 안한다

엄마는 오토바이 타고 다니며 하드니, 감자칩이니.. 애들 간식 챙겨주는 것 외에는 하루종일 해변에 나가있다

아빠는 풀사이드에서 책 읽거나 자거나.. 가끔 애들하고 놀아주기도 한다

3일 동안 부부간에 이야기하는 것을 한번도 못봤다
같이 있는 시간이 거의 없다


그런데..  애들 노는걸 보던 예쁜 아가씨가 풀장에 들어가서 애들한테 다가가자 아빠가 풀장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애들은 뒷전인체 둘이서 거의 한시간동안 웃으며 담소를 나눈다

들은 분명히 초면이다

보다 못한(?) 엄마가 풀장으로 입수하니 그제서야 두사람이 아쉬운 작별(?)을 한다

3일 동안 암마가 풀장에 들어온 건 그때 딱 한번뿐이다


저 부부는 아직도 서로를 사랑하는 걸까..

잘생긴 아빠에게 혹시 딸들은, 아내는 부담스러운 존재일까..

함께 여행을 하고는 있지만 내 눈에는 어쩐지.. 위기의 부부처럼 보였다

(혼자 소설을 쓰는군 -.-;)


점심은 풀바에서 마가리따 피자와 땡모반을 시켜먹었다 400밧

4조각인데 2개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부르다

포장을 해달랬더니 반듯한 플라스틱 통에 담아준다

호텔의 서비스란 이런 것이구나.. 

오후에 책 보다가 출출해서 한조각을 더 먹고 나머지 한조각은 방으로 챙겨오긴 했는데 결국 다음날 체크아웃할 때 버렸다


그날은 하루종일 해가 무척 뜨거웠다

귀찮아서 썬크림을 덧바르지 않고 버텼더니 결국 오른쪽 반이 다 탔다

팔다리도 여전히 가렵고..
자꾸 긁어서 그런지 벌겋게 부었다 ㅠㅠ


여행의 거의 막바지인데 생각해보니 아직 바다는 커녕 풀장에도 한번 안들어갔다

그렇다!

나라는 사람은.. 몸에 모래가 묻는 것도 귀찮고 그저.. 관상용 바다면 충분한 것이다

호텔을 고를 때도 조식보다는 침구와 풀장이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인데 풀장도 그 자체 보다는 주변에 책 읽을 그늘이 충분한가.. 이다

이번 여행에서 얻은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이다


그래도 그렇지.. 풀장에 한번은 들어가 봐야하지 않겠어??

하루종일 줄기차게 놀던 애들도 지쳤는지 어디론가 사라지고 풀장이 거의 비었다

혼자 미친 척하고.. 막내가 하던 것처럼 온 몸을 날려서 풀장으로 풍덩!!

마흔줄의 여자가 혼자서 그러고 놀았다

나도 참 청승이다
극성인가? ㅋㅋ..


오늘이 마지막 밤이니까 땀쌥에 한번 더 가기로 했다

걸어서!

평소에는 여행 가서 쇼핑을 거의 안하는데 어느 후기에서 냉동건조 두리안이 그렇게 맛있다길래, 게다가 탑스에 마침 냉동건조 두리안이 있길래 그걸 사가지고 가기로 했다

우리 과 사람들은 휴가나 출장을 다녀오면 그 지역의 특산물 음식을 기념으로 사와서 직원들과 나눠 먹는 것이 전통(?)이기 때문이다

근데.. 냉동건조 두리안이 원래의 맛을 얼마나 제대로 구현하는지 알아보려면 그전에 생두리안을 먹어 봐야겠지?

냄새가 그렇게 지독하다는데 큰 맘을 먹고 도전!!

핫차웽4로드에 로컬푸드마켓이 있는데 대로변에 있는과일가게에서 두리안을 진열해놓은 것을 그전부터 점찍어두고 있었다


제일 작은 조각을 골랐다 35밧

계산을 하려고 보니 어떤 아가씨가 두리안을 통째로 구입했다

점원이 그걸 손질해서 담느라 시간이 좀 걸렸다

덕분에 두리안 고르는 것(효자손 같은 걸로 표면을 퉁퉁 쳐서 소리를 들어보고 고른다)과 잘라서 손질하는 것을 지켜볼 기회가 있었다

고슴도치 같은 껍데기 안에 두리안이 저렇게 들어있구나..

껍질은 그냥 버리는것 같은데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것 같다

실속(?) 없는 과일이구만.. 망고스틴도 그렇고..

암튼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


그 손님이 가고, 내가 먹을 두리안을 계산한 후..

어떻게 먹는지 몰라서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손으로 대충 뜯어(?) 먹었다

암모니아 냄새가 엄청나다고 하니까 숨을 잠시 멈춘 상태로..

맛은?

무척 부드럽고 리치한 맛이었고 냄새도 생각보다 참을만 했다

암모니아냄새라기 보다는 진한 양파 냄새 정도?

첫 도전 치고는 충분하다고 생각되었으므로 1/3쯤 먹고 그냥 옆에 두고 나왔더니 가게 직원들이 따로 챙긴다

나중에 자기들이 먹으려나보다

(혹시 궁금한 분이 있을까봐.. 냉동건조 두리안은 맛은 생 두리안과 거의 비슷하고 냄새는 조금 덜 하네요 ^^)


두리안을 먹고 좀 걷다가 운 좋게 보풋방향인 듯한 썽태우를 탔다

사람들이 많이 타고 있었는데 혹시 두리안 냄새 날까봐 입을 막고 숨도 살살 쉬었다 ㅋㅋ..

큰 삼거리까지 가서 내리면 되는데 그전에 우회전을 하길래 얼른 벨 누르고 내렸다 20밧

거기에서 조금 더 걸으니 드디어 큰 거리가 나왔다

좌회전해서 조금 남쪽으로 가니 땀쌥!

나는 최소한 길치는 아니구나 하하..


내가 사랑하는 쏨땀, 시콩무(돼지고기튀김?), 코코넛을 주문했다

50+120+50=220밧
찹살밥은 시콩무에 공짜로 떨려 나온다

그날 먹은 저녁식사는 사무이에서 일주일간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다

아~ 행복해 ^^

여기는 다음에 꼭 와야겠다

200밧 짜리 썽태우를 타고 오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강추~~ ^^


코코넛도 맛있었다
몇 년 전에 포지타노님이랑 푸켓 갔을 때 코코넛을 긁어 먹는 것을 보고 이해를 못했었는데 이제는 나도 그 맛을 조금 알 듯하다

미묘하게 뭔가 땡기는 맛이랄까? 

코코넛은 3번째 먹어보는 거였는데 이번에는 처음으로 안쪽을 숟가락으로 긁어먹어봤다

먹다보니 맛있어서 아주 깨끗하게 긁어먹었다 ㅋㅋ..


너무 맛있고 & 행복한 저녁식사를 마치고..

삼거리의 패밀리마트에서 요구르트를 한병 마셨다

배도 꺼트릴 겸 다시 걸었다

원래는 차웽방향 썽태우를 타려고 했었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한대도 안오길래 포기하고 걸어갔다

핫차웽4로드를 반쯤 가니 그때부터 이것들이 꼬리를 물고 계속 온다

얘들은 배차간격이라는 개념이 없구나 -.-;


탑스마켓에 장보러 갔다

직원들이랑 나눠 먹을 냉동건조 두리안 150밧 X3,

내가 먹을 코코컷크림 코팅된 땅콩모양 과자 20밧,

태사랑에서 인기 있는 똠양꿍맛 마마 컵라면 12밧..


오늘의 마지막 일정은 릴리와디

오늘도 혹시 “임” 엄마한테 걸리면 바꿔 달래야지.. 마음 먹고 있었는데 다행히 다른 사람이다

실력도 좋다

여기는 예약 없이 아무 때나 가도 마사지를 받을 수 있고, 쌈쎈의 반사바이처럼 마사지사들의 실력이 일정한 것 같다

5명의 마사지사를 만났는데 실망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마음에 든다


마사지를 받고 나오는데 비가 엄청 온다

우산이 없어서 거의 1시간을 기다렸다

릴리와디 마사지사들이 문 밖의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사람들이 비를 피하려고 처마 밑에서 서있는 것을 보더니 사람들이 앉을 수 있도록 안으로 들어간다

착하다 ^^

어떤 사람들은 비 그치기를 기다리다가 릴리와디에 마사지 받으러 들어가기도..


비가 좀 약해졌길래 하염없이 기다릴수가 없어서 아마리를 향해 나섰다

근데!!

사무이 시푸드 근처 삼거리에 오니 완전 흙탕물 홍수가 났다

사무이는 하수시설이 빈약해서 조금만 폭우가 와도 금새 물난리가 난다고 하던데 정말이다

지나가던 썽태우가 반쯤 잠기고 시동이 꺼지고.. 난리도 아니다

흙탕물만 있겠나.. 시궁창물도 섞여 있겠지.. ㅠㅠ

거기에 절대 발을 담그고 싶지 않았으나 그 구간을 지나가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 -.-;;

눈물을 머금고 거기를 지났는데 겨우 몇미터를 올라갔을 뿐인데 여기는 완전 딴 세상이다

조금 더 올라가니 아마리 앞 도로는 그야말로 평화롭다

비도 거의 그치고..


방에 들어와서 바로 샤워를 했다

특히 발을 열심히 씻었다

아까 저녁 먹으러 나서면서 맘마미아 DVD를 빌리기는 했는데 (작동법을 알아냈다 어제는 전원이 꺼져 있었던 것이다 -.-;;) 피곤해서 그냥 잤다


<사진 설명>
1. 아마리의 조식. 망고스틴의 아름다운 자태를 보라!
2. 맑은 날의 눈부신 차웽비치
3. 아마리에 읽은 책. 여행 기념으로 페디큐어를 바르고 출발할 생각이었는데 바빠서 못했다
4. 내가 먹었던 두리안
5. 땀쌥의 마지막 만찬: 내사랑 쏨땀, 시콩무, 찹쌀밥, 코코넛

10 Comments
필리핀 2011.10.02 23:47  
탑스에서도 두리안 팔던데...
가격도 저렴하더군요~
혜은이 2011.10.04 00:20  
그랬나요 ㅋㅋ..
탑스에서 파는 것도 조각으로 포장된 것이었는지요? 저는 시식이 목적이어서..
암튼, 첫날 땀쌥에 가려고 시도했을때 그때부터 그과일가게를 점찍어 뒀었거든요
필리핀님 혹시 두리안 좋아하세요?
구리오돈 2011.10.03 09:36  
쓰러집니다~~~쓰러집니다...
세자매 가족이야기 왜이리 재미있는지...
혼자서 낄낄거리고 웃다가 쓰러져서 데굴데굴 구르며 웃었답니다.
그리고...책을 읽었다는 내용이 나올때마다 제 눈이 자꾸만 감깁니다.
혜은이 2011.10.04 00:24  
세자매, 특히 막내를 보고있으면 정말 즐겁습니다
읽어야할 책만 아니었으면 & 영어가 좀만 유창하다면 그애들이랑 같이 첨벙첨벙하고 놀고싶었답니다 ㅋㅋ..
책 사진은, 가이드북 포함해서 책을 4권 가져갔었는데 그것들은 사무이에 두고온(정확하게는 버리고온) 것이라 읽었다는 기록을 남기려고 일부러 찍은 것입니다 ^^
positano 2011.10.04 09:43  
아흑! 전 망고스틴보다는 그옆의 파파야에 츄릅~ 여전히 가장 좋아하는 태국음료 코코넛 ㅋㅋ 속살을 파먹는 이유는 호기심과 다먹은 아쉬움과 그리고 숟가락에 대한 예의?? ㅋㅋ
혜은이 2011.10.04 15:58  
맞아요.. 포지타노님은 파파야를 좋아하시죠.. 조식에 파파야랑 금방 구운 베이컨은 꼭 있어야한다고 했었던거 기억해요 ^^
다음에는 마주보고 앉아서 코코넛 긁어먹자고요 ㅋㅋ.. (계속 이렇게 말해서 너무 부담되실라나요 ㅎㅎ)
positano 2011.10.04 16:18  
ㅋㅋ 아녀요~ 저도 같이 감 좋아요~ 매년 한두번 태국가는 병에는 이미 걸렸고 우린 컨셉이 딱!! 맞잖아요 ㅋㅋ 맛사지와 풀장에서의 늘어짐의 향연~~~~ 내년에 꼬옥 같이 가요~
혜은이 2011.10.05 17:22  
예약완료 ^^
orbitz 2013.03.17 18:50  
저도 끼워주세요
늘어짐의 향연와 책읽기~ 꼭 따라가고 싶어요ㅠㅠ
새롬르르 2011.10.10 01:50  
제가 젤 좋아하는 두리안~~~겉이 노르스름하걸 먹어야 맛있어요~파란건 덜익어서 속이 좀 떫은 맛이 나죠~ 전 갈때마다 꼭 챙겨먹는 과일이 두리안인데...쯥~군침이도네요...
책을 많이 읽는 분이라 그런지 글도 재미있게 잘쓰시네요~ 잘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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