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들의 태국 여행기-후아인 2일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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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들의 태국 여행기-후아인 2일째

잠공주 6 3486
아침에 눈을 뜨고 조식을 먹으러 어제 찜뽕해 놓은 현지 식당으로 고고씽.
뭐니뭐니 해도 우리 할매들에겐 밥먹는 즐거움이 제일 큼.ㅋㅋㅋ
아침인데도 역시 사람들이 많음.
아, 맞다 오늘 토요일.
태국인들은 토요일 아침부터 외식?
 
우리가 이곳으로 정한 이유는 단 한가지.
옆집 할매가 여행내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카우카무를 이 곳에서 팔기 때문임.
식당 5곳이 모여 장사를 하는듯~~
카우카무 아줌마에게 두그릇 주문완료.
아줌마 영어가 전혀 안되심.
얼마냐고 묻자 손가락으로 60밧이라고 하길래,
이내 드는 생각은 어~~생각보다 비싸네...계란도 밥 위에 안 얹어주는데...
하지만 먹고 싶었던 음식이므로 I don't care.
뚝딱 순식간에 먹고 계산하려는데 아줌마가 손을 흔들며 잔돈을 많이 거슬러 주심.
두그릇에 60밧이였단걸 알고 나니 괜히 기분좋아 인사를 우렁차게 했음.
 
허나 맛은 11년전쯤  처음 간 배낭여행이라 어디가 어딘지 모를때 방콕 어느 이름모를 거리
노점에서 너무나 맛있게 먹었던 카우카무와는 사뭇 달라서 살짝 실망함.
계란얹어서 그 소스에 밥 비벼 먹음 뒤로 넘어갈만큼 환상적이였는데 넘 아쉬움.
그땐 많은 현지인들이 그 노점앞에서 먹길래 뭔지도 모르지만 동생과 무심코 시켜 먹고
서로 맛있다를 연거푸 외쳤는데 그 카우카무가 아니더라는....
그래도 이번 여행에서 오랜만에 맛 봤으니 패스~~~~
 
낼 아침도 여기 식당중 한 곳에서 밥 먹기로 결정~
 
밥 양이 우리 할매들에게는 만족스럽지 못하여 세븐 일레븐에 들러 현지인들이 먹던
아이스커피를 우리도 도전~!!!
달짝지근한 양촌리 다방 스타일 아이스 커휘....
ㅋㅋㅋㅋㅋㅋ
기대안했는데 진심맛남.
아메리카노만 항상 마시는 식신할매.
카페라떼만 마시는 옆집할매.
스타일이 각자 있는 할매들...
하지만 아주 저렴한 14B 양촌리 다방스똬~일 아이스 커피에 푹 빠짐.
 
양촌리 스타일 세븐일레븐 아이스 커휘에 중독되서 매일 마셔댔음.
덕분에 식신할매의 화장실 문제가 자동해결.
식신할매는 아무래도 프림이 변비가 안 생기게 해주는 거 같다며 만족해 했음.
 
썽때우(10B)를 타고 까오 따끼얍에 갔음.
종점이므로 언제 내려야 할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편하고 조으다 조으다.
여기서 대박!
썽때우 드라이버(중년의 아줌마)의 손톱이 무시무시했음.
눈썰미 좋은 식신할매의 매의 눈에 걸려 알게됨.
헐~~왼쪽 엄지손톱이 족히 30cm는 되보이는 이건 진정 살인도구였음.
썽때우 10밧 안 내고 도망갈까봐 저리 길게 손톱을 긴 것인지 기네스북에 등재하고 싶어서인지
하아.........진심 공포스러움.
허나 나름 매니큐어도 칠하셨음.ㅋㅋㅋㅋ
아줌마 덩치가 어마어마했는데 종점에 내리는 우리에게 돈(300B)을 더 내면 타고 올라갈수 있다며
꼬득였으나 No thanks! 우린 당당히 걸어갔음.
후에 엄청난 후회를 하게됨....
 
썽때우 탑승전에 세븐 일레븐에서 에너지 드링크와 쥬스등을 사서 봉지를 흔들며 올라갔음.
아....우리 할매들은 평소 운동부족, 저질체력의 소유자임을 뼈저리게 깨달음.
얼굴에 기미가 생기면 안 된다며 열심히 치덕치덕 발랐던 썬크림은 땀 덕분에 하얀국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고 식신할매는 숨이 거칠어 지면서 힘들다고 떼쓰기 시작함.
중도포기는 안 된다며  멋진 후아인의 뷰를 봐야 한다고 우겨서 올라가다가 옆집할매는 봉지가
매우 신경쓰이자 쥬스를 원샷하고 에너지 드링크는 가방에 넣음.
식신할매는 괜찮다며 봉지를 여전히 흔들며 가파른 언덕을 올라갔음.
 
안 보이던 원숭이들이 갑자기 우리앞에 나타나기 시작함.
그러더니 다짜고짜 우리 할매들을 향해 무섭게 돌진.
옆집할매는 평소에 겁이 많은 여자사람임.
뒤로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다가 보기좋게 두발이 뒤엉켜 발라당 넘어짐.
 
그런데 식신할매는 너무나 태연히 가던 걸음을 멈추고 아무 소리도 안냄.
마치 어렸을적 얼음, 땡 놀이를 하다가 얼음하고 있던 것처럼....
옆집할매는 혼비백산인데 어쩜 같은 여자사람인데 이리도 다를수가 있는지....!!!!!
 
이 원숭이 3마리는 식신할매 봉지를 보고 달려든 것임.
봉지를 순식간에 풀어 헤치더니 식신할매의 사랑 초콜렛이 듬뿍 발라진 "팀탐"과 쥬스,
생수를 가져감.
한동안 가슴을 쓸어내리느라 힘들었음.
심장은 쿵쾅쿵쾅...
연애세포가 죽은지 오래라 백만년만에 가슴뛰는 일이였음.
그런데 우리의 이런 모습을 보고 차를 타고 올라가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웃느라 정신없었음.
이 망할놈의 XXX
다들 관광객들은 차로 올라가던데 나름 이유가 있었다는~~
사전 정보부족으로 인해 생긴 일이였음 ㅠ.ㅠ
 
발걸음 하나를 뗄때마다 좌우 앞뒤를 살피며 겨우 올라갔음.
500m라고 인터넷에서 봤으나 우리 할매들에겐 너무나 먼~~~거리였음.
반바지 차림이라 허리에 천을 둘러매고 계단을 또 올라가 후아인뷰를 보았음.
기념사진 한방 찍고 다시 계단을 내려오다 원숭이 공포에 주위를 둘러본 후,
덩치가 큰 서양 아줌마, 아저씨 일행들을 발견하고 접근했음.
인사를 하고 그 분들에게 바짝 붙어 천천히 안전하게 내려왔음.
이분들 아주 영리하신분들임.
뱃속에 음료수를 감추고 내려가고 계셨음.ㅋㅋㅋㅋ
 
내렸던 썽때우 종점에서 다시 썽때우를 탔음.
이상한점 하나
갈때 썽때우는 10B 올때는 15B
차액이 발생한 이유 아시는 분 있나요~!!!!!
같은 장소에서 타고 내렸는데 말이죠.
 
아무튼 내려서 플런완행 썽때우를 탑승.
첨 가보지만 한번에 알아보고 하차
젊은 태국인들로 인산인해.
포토 포인트가 곳곳에 있음.
아기자기한 팬시용품 너무나 맘에 들었으나 가격이 꽤 비쌈.
식신할매가 좋아하는 군것질 거리가 매우 많음.
넋놓고 바라보다가 이것저것 또 시도해봄.
역시 많이도 먹는 식신할매.
 
다시 썽때우를 타고 숙소로 돌아옴.
조식먹은 식당에 가서 팟씨유 까이(fried noodle with chicken 40B)와 밥(10B)을 먹음.
식신할매는 태국식 커리가 들어간 고기볶음(50B)을 먹었음.
매콤하니 맛이 너무 좋다며 엄지 손가락을 연신 들어보이며 밥 한톨 남기지 않았음.
메뉴판에는 80B이였으나 식당 아저씨는 50B만 받으심.
이유는 미인DC? ㅋㅋㅋㅋㅋ
며느리도 모름.
 
점심때가 훨~~씬 지난 시간이지만 이 식당은 여전히 손님가득임.
매번 느끼지만 우리보다 날씬한 태국인들은 식당에서 먹는 양이 어마어마함.
두명이서 4개 메뉴 시켜서 얼음+물 or 음료수를 먹더라는~~~
어떻게 저런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지 신통방통함.
 
저녁에 시카다 마켓을 가야 하므로 숙소로 돌아와 씻고 나서 쉬었음.
다시 저녁쯤 썽때우를 타고 주말에만 열린다는 시카다 마켓으로 고고씽.
와우~~~~~사람 진짜 많음.
대박 많음.
식신할매 또 음식들을 보고 눈 돌아감.
구경먼저하고 저녁을 먹음 좋겠는데 식신할매 보채기 시작.
OK! 뭐 먹을지 한바퀴 돌고 쿠폰을 사서 먹고 싶은 곳에 가서 각자 음식 주문.
음식을 받아들긴 했는데 헉......앉을 곳이 없음.
모든 테이블이 꽉 찼음.
 
결국 10여분 기다리다 테이블 하나 사수.
직원이 와서 빨리 치워줘야 하는데 치워주질 않음.
식신할매 배고프다며 난리난리.
옆집할매가 직원 찾아 데리고 와서 치워달라고 하자 가타부타 말도 없이 시크하게 그냥 사라짐.
이런 제길슨....
뭐야...치워 주겠다는 거야 말겠다는 거야~!!!! ㅠ.ㅠ
한참이 지나서야 썩은 표정으로 나타나 아주 천천히 치워줌.
와우...쩐다 여기....
 
옆집할매는 까이 찌여우 꿍쌉(75B) - 다진 새우를 넣은 태국식 오물렛
완전 실망 대 실망 ㅠ.ㅠ
다진 새우는 눈곱만큼 들어가고 그냥 계란 & 밥임.
우엉헝헝.....김치가 무지하게 땡기는 저녁임.
식신할매는 소고기가 들어간 국수를 먹었음.
 
저녁을 먹은 후 시카다 마켓 구경
우리 나라 홍대처럼 젊은이들이 직접 만든 다양한 물건을 판매.
약간의 가격흥정은 가능하나 절대 많이는 안 깎아줌.
식신할매는 선물용 시계와 화장품 가방등을 구매.
 
쿤토리아가 예전에 우결 찍을때 왔던 곳임.
쿠니가 내 사랑 쿠니가 말이지..
이곳을 왔었단 말이지..ㅋㅋㅋㅋ
그런데 지금 이곳에 쿠니가 없단거지...
우엉헝헝~~~
 
시카다 마켓 밖에도 노점상들이 매우 많음.
쥬스도 사먹고 부침개 비슷한 것도 사먹고
아무튼 우리는 또 열심히 사먹었음.ㅋㅋㅋㅋ
 
배도 너무 부르고 피곤하여 그냥 숙소로 리턴하는걸로~~
썽때우를 기다리다가 타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
다행히 우리가 내릴쯤엔 비가 그침.
숙소로 걸어가던중 장대비가 쏟아짐.
비를 피해 상점에 들어가 있다가 그칠 기미가 보이질 않아 세븐 일레븐에 들어가 비옷(29B)구매.
저렴한 비옷은 후에 발리와 방콕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됨.
비옷입고 숙소로 귀환.
이렇게 후아인의 마지막 밤이 저물어감.
 
사진은 퇴근후 올릴게요.
6 Comments
혜은이 2013.01.02 18:00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꼬 창 -> 꼬 싸멧-> 후이힌 -> 방콕 -> 발리까지.. 아주 긴 여행인가봅니다
진심 부럽네요 ^^
친구라도 하루종일 달라붙어서 여행하다보면 의견이 다르거나 해서 썰렁한 상황이 생길법한데 그런 일도 한번도 없네요 두분 다 진짜 성격이 좋으신가봅니다
잠공주 2013.01.03 09:22  
15박 16일의 여정이였어요.
저보단 식신할매의 성격이 좋다고 봐야겠지요?
뭐든 제가 하자는 대로 따라와주는 언니니까요.
ozkor 2013.01.03 11:42  
재미난 여행기 감사합니다.
저도 19일 출국해서 태국 캄보디아 5주 예정되 있어요.
저도 꼬창에서 5일 묵고 바로 캄보디아로 넘어가 시하눅빌 캄폿 프놈펜 씨엠립 다시 방콕 그리고 아유타야  다시 방콕 요런 일정이네요.
잠공주님처럼 재미난 여행기 쓰고 싶은데....  잘 되야 할텐데
잠공주 2013.01.03 12:30  
잼있는 이야기라고 해주시니 감사해요.
즐거운 여행하고 돌아오세요~**
ginium 2013.01.03 11:43  
오랜만에...유쾌발랄 개그삘이 물씬풍기는 편하게 웃을수있는 여행기를보내요^^

두분이서 가는곳마다 신통방통미인DC를 받아가며 우여곡절여행기^^잘보고있습돠~

쭈욱~~기대됩니다
잠공주 2013.01.03 12:31  
ㅋㅋ 개그삘...
미인DC는 웃자고 한 이야기예요.
식당아저씨가 영어가 잘 안되니까 왜 메뉴에 있는 가격하고 틀린지 의사소통이 안되는
바람에 싸게 먹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