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de의 나를 따라와 - 7

홈 > 여행기/사진 > 여행기
여행기

Jude의 나를 따라와 - 7

Jude 2 2178

햇살이 따가워 눈을 뜬다.

미소네 콘도는 방이 넓고 시원해서 좋은데 창문에 블라인드가 없어서

햇빛이 침대로 고스란히 들어 온다.

어제 먹은 캔맥주들과 과자 부스러기들로 방 안이 난장판이다.

1158327317_7-1.jpg

우리가 먹었던 안주 중의 하나인 태국 '새우깡'

일단 짐정리와 방청소를 대충 마치고 세수만하고 아침을 먹으러 나간다.

치앙마이에 오던 첫 날부터 봐두었던 허름한 로컬 식당인데,

손님이 항상 없어서 맛이 없을까봐 항상 망설이다 마지막 날이라 그냥 가보기로 했다.

메뉴는 쌀국수와 까우까무, 단 두 가지이다. 우리는 둘 다 까우까무를 시켰다.

주문을 하고보니 찐계란을 넣어달라는 말을 안한게 생각나 요리중인 할머니에게로 다가가니

할머니가 밥 위에 얹은 찐계란을 보여주며 웃으신다.

헉~미아리에 돗자리 까셔도 되겠어용...ㅎㅎ

처음 태국에 갔을 때에는 까우까무를 못먹고 그냥 왔었다.

그래서 태사랑에 까우까무에 관한 글이 올라올 때마다 침을 질질 흘렸었는데,

작년에 마분콩의 푸드코트에서 먹어 본 결과, 그냥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다.

나도 까우까무를 좋아라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극찬할 정도의 맛은 아닌 것 같다.

1158327317_7-2.jpg

그 식당에서 찍은 사진이 없어서 작년에 마분콩 푸드코트에서 먹었던 사진을 올립니다!

아침을 해결하고 우리는 마지막으로 미소네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마지막 치앙마이의 모습을 바라본다.

정말 심심한 동네이면서도 너무나 편안하고 한적한 아름다운 도시...

처음 내리는 순간부터 마치 명일동에 있는 것 마냥 그런 친근감이 느껴지던 곳!

1158327317_7-3.jpg

도로는 주말에만 이렇게 차가 많고 평소에는 항상 한적했었다.

광몽이는 도이수텝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다녀오자고 한다.

나도 도이수텝을 보러가고 싶지만 비행기 시간 때문에 가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시간이 없어 동네 한 바퀴만 둘러보고 미소네에 체크 아웃을 하러 간다.

체크 아웃을 하고 우리가 항상 가던 미소네 옆에 위치한 까페에서 커피를 마신다.

항상 새로운 음료수에 실패하면서도 왜 매일 갔었는지 지금도 의문이다.

마지막으로 먹은 까페 모카도 너무나 달다. 커피빈의 쌉쌀하고 따뜻한 커피가 그리워진다.

1158327317_7-4.jpg

미소네의 옆 까페에서 항상 바라보던 거리 풍경

까페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데 미소네 사장님이 나오신다.

사장님은 미소네 테이블에, 우리는 까페의 테이블에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공항으로 가야할 시간이다.

사장님이 썽태우를 잡아 주신다. 짧은 작별인사를 하고 우리는 썽태우에 올라 탔다.

우리가 며칠동안 보아오던 익숙한 풍경들이 눈 앞에서 사라져 간다.

1158327317_7-5.jpg

1158327317_7-6.jpg

1158327317_7-7.jpg

썽태우는 마지막으로 우리에게 씨티 투어를 시켜주고 치앙마이 공항에 내려준다.

1158327317_7-8.jpg

치앙마이 공항의 입구

TG 카운터에서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부치는데 어느새 내 캐리어의 무게는 18.6kg로 늘어나 있다.

광몽이는 한국에서 올 때부터 내 캐리어 무게를 가지고 계속 놀린다.

"형, 이런 추세로 가다가는 방콕에서 한국 갈 땐 20kg 넘어가겠다..쇼핑 좀 자제해..ㅋㅋ"

나도 20kg가 넘어갈까 내심 불안해 방콕에서는 절대 쇼핑을 하지 않기로 다짐을 한다.-_-;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남아 공항 대기실에서 TV를 보는데, 한류 특집으로 세븐과 비가 나온다.

1158327317_7-9.jpg

자랑스러운 한류스타 '세븐'...비 사진은 쌩~~~

1158327317_7-10.jpg

프로그램 중간의 광고에도 대한민국 국가대표 미녀 이영애의 LG 휘센 광고

공항의 TV도 LG

1158327317_7-11.jpg

마지막으로 슈쥬까지...ㅋㅋ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마치 한국 방송을 보는 것처럼 줄줄이 나온다.

넋을 잃고 TV를 보다보니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이다.

광몽이는 비행기에 타자마자 곯아 떨어진다. 나도 여행을 할 땐 저런 자세가 부럽다!

비행기가 서서히 출발을 한다.

마치 치앙마이와 작별인사를 하라는 듯이 비행기는 아주 낮게 치앙마이 시내를 한 바퀴를 천천히 돈다.

아까 TV에 나오는 연예인들을 너무 많이 찍느라 디카의 배터리가 완전 나갔다.

아쉽지만 그 풍경들을 가슴 속에만 담아두기로 했다.

안녕, 치앙마이~ 네가 그리울 거야!!!

스낵이 나오자 광몽이가 눈을 뜬다. -_-;

아까의 그 풍경에 대해 설명을 해주자 너무나 안타까워한다.

그러게 쳐자지 말고 구경 좀 하지...

혼자 보긴 아까운 풍경이었는데...

어느덧, 비행기는 돈무앙 주변에 접근한다.

치앙마이와 작별해 아쉽지만, 돈무앙에 도착할 때면 나도 모르게 들뜬다.

1158327317_7-12.jpg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돈무앙 공항 주변...

제일 싫은 공항은...입국할 때의 인천 공항 -_-;

비행기에서 내려 택시를 타려다 공항버스를 타보기로 했다.

광몽이가 갑자기 59번 버스를 타보고 싶단다.

태사랑에서 여행기를 읽을 때마다 나도 59번 버스를 한 번쯤 타보고 싶었기에...

우리는 씨티 가이드북을 꺼내 들고 59번 버스 정류장으로 걸어 갔다.

버스는 20분을 가다려서야 도착한다. 버스에 냅다 올라탄다.

안내양이 행선지를 물어본다.

카오산에 간다고 그러자 이 버스는 카오산에 가질 않는다고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라고 한다.

다음 정거장에 내려 다시 59번 버스를 기다린다. 20분 정도 지나서 다시 아까와 같은 시내 버스가 온다.

더워서 짜증이 나지만 오기가 생겨 택시를 안잡고 기다린다. 10분쯤 지나 59번 에어컨 버스가 온다.

캐리어를 질질질~~~끌고 버스에 오르자 모든 사람들의 시선집중 -_-;

덥고 피곤해서 그런 시선쯤은 아무렇지도 않다...

1158327317_7-13.JPG

59번 에어컨 버스 내부는 대충 이런 분위기...

내 사진이 없어서 BoA 짝퉁 NoA군에게 협찬 받은 사진

버스는 돌아 돌아 1시간이 걸려서야 카오산에 도착한다.

안내양 아줌마가 거만한 표정으로 내리라고 손짓한다.

버스를 타는 내내 너무 불친절해서 내릴 때 똥침 한 방 놔주려다 참는다.

거리에서 꼬치를 팔고 있다. 광몽이는 꼬치를 덥썩 쥐고는 먹으면서 얼마냐고 물어본다.

10바트 달랜다. 저거 5바트 짜리 꼬치 같은데...

그러게..물어보고 나서 사먹어야지...ㅋㅋ

버스에 내리니 양쪽 길이 다 똑같아 보인다. 양 쪽다 똑같아보여서 그냥 길을 안건너고 걸어가본다.

광몽이가 이 길이 맞냐며 자꾸 물어본다. 잘난척 하려고 그냥 따라오라고 한다.

가다보니 엄한 길이 나온다. 이 쯤에서 뭔가가 보여야 하는데 자꾸 처음 보는 거리로 가는 느낌이다. -_-;

할 수 없이 지나가는 사람에게 카오산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니 길을 건너 가라고 한다.

광몽이가 한 손에는 꼬치를 들고 조낸 투덜거린다. 아, 그럴 수도 있는거지...ㅡㅅㅡ

다시 왔던 길로 캐리어를 질질 끌고 돌아간다.

길을 건너니 너무나 익숙해 보이는 길이 나온다. 오~이젠 정말 카오산이구나..ㅋㅋ

하지만 카오산이 처음인 광몽이는 아직도 나를 의심한다.

"이번에는 제대로 찾은거 맞아?"

맞다고 여러 번 말을 해줘도 믿지 않는다. -.ㅡ+

길을 가다 람부뜨리가 보이고 동대문이 보인다. 그제서야 광몽이도 나를 믿는다...-_-;

홍익인간에 보드판을 확인하러 가려는데, Judy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_-;

고개를 들어 '오방콕'을 올려다보니 망구누나가 꼭대기에서 우리를 부르고 있다.

길가던 현지인 아저씨가 우리 보고 망구누나를 가리킨다.

우리도 봤거덩!!!

그래도 아저씨는 열심히 망구 누나를 가리키며 오바한다.

"아, 예! 커쿤 캅 -_-;"

망구누나를 따라 '오방콕'을 들어가니 우리의 방의 맨 꼭대기층이다.

20kg에 육박하는 캐리어를 들고 꼭대기층까지 오르니 숨이 찬다. 에공~조낸 힘들당...-_-;

누나들이 잡아놓은 방은 에어컨 더블룸이다.

이런, 광몽이랑 한 침대 써야하잖아...@ㅅ@

Jude는 이빨도 심하게 갈고, 잠버릇이 워낙 고약하고...

이불을 애벌레처럼 칭칭 감고 자야되서 남이랑 절대 같은 침대 못자는데...

광몽이에게 조금 미안하당...^^;

미소네 콘도텔에서 있다가 오방콕의 방을 보니 너무 좁고 후져 보인다.

숙소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잠자는 것 빼곤 없는데도 괜히 방이 마음에 안들어서 누나들에게 툴툴거린다.

대충 샤워만하고 다시 거리로 나와 '미스터 렉'에 저녁을 먹으러 갔다.

땀을 삐질삐질 흘리면서 찾아갔는데 '미스터 렉'은 공사중이다. ㅡㅅㅡ

치앙마이에 있다가 방콕에 오니 너무 더워서 정신을 못차리겠다.

Jude를 제외한 일행들이 모두 '동대문'의 김치말이 국수를 먹으러 가자고 한다.

Jude는 외국에 나가면 한식은 절대 입에도 안데기 때문에 '동대문'에 별로 가고 싶진 않지만...

쪽수에서 밀려 눈물을 머금고 '동대문'에 갔다. ㅠ_ㅠ

Jude만 덮밥을 시키고 나머지는 다 김치말이 국수를 시킨다.

Jude는 특이하게도 김치를 못먹는다. 왜 못 먹는지는 나도 모른다. 그냥 어릴 때부터 아예 못먹었다.

그래서 군대에서 간부들이 가끔 편식하나 감시하면서 잔반 검사할 때면 식판에 있는 김치를

고참의 식판에 덜어놓는 센스를 발휘하곤 했었다. ^^;

요즘은 그래도 장족의 발전을 해서 삼겹살 구울 때 구운 김치는 먹는데, 아직도 날김치나 나물은 못먹는다.

한국에서는 그런 Jude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도 여행을 가면 그것이 장점이 된다.

한식 생각 절대 안나고 느끼한 음식을 콜라나 피클 없이도 잘 먹는다. ^^V

저녁을 먹고 누나들이랑 낸시 맛사지에 풀코스로 맛사지를 받으러 갔다.

650바트짜리 풀코스인데, 인해전술로 500바트로 디스카운트했다.

얼굴에 팩을 바르는 동안 맛사지사 언냐가 전신 안마도 해주고 맛사지 받는 사진도 찍어준다.

삼천포와 그 일당들도 찍었는데 그 인간들은 자신들이 도촬 당한 사실을 모른다. ㅋㅋ

1158327317_7-14.jpg1158327317_7-15.jpg

삼천포 누나의 여행기에도 올라왔던 맛사지 받는 장면..ㅋㅋ

맛사지를 끝내고 얼굴을 만져보니 너무너무 부드럽다. 아~쪼아! 내일 또 받을래...

거울을 보니 뽀샵질 한 것 마냥 피부가 뽀샤시하다. 대만족이다!

맛사지를 받고 술을 마시러 간다. 이 날도 안거일이라 술을 파는 곳은 '망고'뿐이다.

날씨가 더워 맥주는 아무리 얼음을 넣어도 금방 미지근해진다. 술을 마시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한다.

치앙마이와는 다르게 북적북적 정신이 없다.

작년에는 숙소만 카오산에 잡아 놓고 매일 다른데서 놀아서 카오산의 저녁 풍경을 제대로 보기는 처음이다.

'망고'에서 술을 마시다 '오방콕'의 1층으로 장소를 옮겨 다시 술판을 벌인다.

광몽이는 카오산 구경을 하러가고 누나들이랑 셋이서 맥주를 마시다가 거리 구경을 끝낸 광몽이가 돌아왔다.

누나들은 피곤하다며 일찍 자러 들어가고 우리는 '포선스'에 가서 또 술을 마신다.

휴가 가기 일주일 전부터 술을 하루도 거른적이 없다.

집에 돌아가면 꼭 술을 끊으리라 다짐하며 맥주를 주문한다. ^^;

망구 누나가 좋아하는 '포선스'의 꽃돌이가 꽃을 꽂고 쳐다본다.

예의상 예쁘다고 해주니 무지 좋아한다. 재밌는 친구다. ㅎㅎ

술을 마시다보니 벌써 마감 시간이란다.

꽃돌이가 내 이름을 물어 본다.

"I'm Jude!"

자기는 Noi란다.

"쥬드, 잘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노이가 '쥬드'라고 정확하게 발음해줬다. 감격했다...ㅋㅋ

답례로 캄보디아에서 왔다는 그 친구에게 작년에 캄보디아 출장가서 배운 캄보디아어로 인사를 해줬다.

"하우스레이~"

59번 버스를 타느라 험난했지만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하루가 이렇게 저물었다!

2 Comments
걸산(杰山) 2006.09.16 00:40  
  네, 저 마사지 받는 사진은 이미 본 거 같네요^^
Jude 2006.09.18 02:14  
  항상 리플을 달아주셔서 ㄳ
포토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