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표류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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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표류기 (22)

케이치 1 3959

[여행 4일차, 4월 2일, 월요일]



19. 방콕에서의 3번째 마사지 - 쑤쿰윗 한인상가지역에 가다


드디어 방콕에서의 마지막날 아침이 밝습니다. 사실 어제 조금 일찍 잠이 들었다면 마지막날 수상시장에 들릴 기회가 생겼을 것 같습니다. 저야 정작 물건은 잘 안사지만, 시장이나 상가에서 사람구경하는 거야말로 여행의 진면목 중 하나가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의 게으름을 탓하며 수상시장에 못 가본 아쉬움을 달랩니다.


* 수상시장 (줏어들은 정보의 간략한 정리 정도이므로 참고만 하시고, 가실 경우는 태사랑에서 상세한 글들을 찾아보세요~)

:

담넌 싸두악에 위치하고 있으며, 방콕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 새벽 시간에 장이 서서 일찍 파할 뿐더러, 시간이 지나서 외국인 관광객이 많아질수록 가격도 올라가고 바가지도 심해지므로 가급적 일찍 가야함. 한인 여행사에서 만든 패키지 상품의 경우 일반적으로 오전 7시에 출발. 자유여행으로 가실 경우는 물건값은 물론 그 곳에서 운행되는 배를 탈 때 바가지가 심하므로 사전 정보조사가 중요할 듯~


이제 체크아웃을 위해 주섬주섬 짐을 정리해 봅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사실 정확히는 다음날인 화요일 새벽 1시. 오늘 하루가 거의 그대로 남은 건데, 이 짐을 어떻게 하고 다닐까 고민을 좀 했습니다. 체크아웃 후에도 일정 시간 정도 손님의 짐을 보관해주는 호텔들이 보통 많거든요.


사실 시내 중심부에서 좀 가까웠으면 그렇게도 했을지 싶은데, 시암 비벌리 호텔은 상대적으로 중심부에서는 떨어져있는 편이라 좀 번잡스러울 듯 싶더군요. 러시아워 전후해서 시내에서 이 곳까지 택시 타고 들어왔다가 짐 찾아 다니 나간다는 것이~ 제가 몇 차례에 걸쳐 방콕은 어차피 택시 타고 대부분 이동해야 하고 택시요금도 싸며 그다지 넓지 않은 도시라 위치는 별상관없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 때만큼은 유일하게 불편함이 좀 느껴졌네요.


여튼 그래서 짐가방을 갖고 나서며 그대로 체크아웃을 합니다. 추가요금이 두가지 붙었더군요.


* 청바지 1벌 세탁 : 82바트

* 오징어포 같은 것 한봉지 : 32바트


먼저 글에서 제가 호텔에 청바지 한 벌을 세탁 서비스 맡겼다고 했는데요, 세탁료에는 긴 바지 한 벌에 70바트라고 써있었습니다. 이 70바트에 세금과 서비스 차지가 추가되어서 82바트입니다. 이 정도면 이용할만한 가격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호텔 밖에 나가서 이용하면 더 저렴할거라 생각은 듭니다만~


잔돈이 없어서 방팁으로 20바트를 못남겼기에, 체크아웃하고 남은 잔돈으로 20바트를 프론트에 맞깁니다. 그리고는 호텔을 나서서 택시를 타고 곧장 쑤쿰윗 플라자로 갑니다.



* 시암 비벌리 호텔에서 쑤쿰윗 플라자까지 택시 요금 : 95바트 (팁 포함 100바트 지불)


그간 익은 택시요금 감으로는 좀 많이 나온 편입니다. 이 날 길이 꽤 막혔는데 아마 그래서 그런 것 같습니다. 시간거리 병산제거든요~ 여튼 ‘쑤쿰윗 플라자’ 라고 하니 택시기사도 쉽게 알아듣고 바로 그 앞에 내려줍니다.


이 쑤쿰윗 플라자는 한인상가 밀집지역입니다. 여행책자에 보니 여행사, 가라오케, 인터넷 카페, 당구장, 미용실 등의 한국업소가 자리하고 있다고 하네요. 그냥 스윽 둘러보면 한국식당이 제일 많이 보입니다. 양념치킨집도 있더군요~ ^^ 하지만 건물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잠깐 돌아보니 그다지 볼건 없습니다.

원체 늦게 일어난지라 별로 배도 안고픕니다. 그래서 그대로 원래 이 곳을 찾은 목적인 세 번째 안마를 위해 "King & I"를 찾습니다.

이 곳는 마사지샾 킹앤아이도 있고, 보석상 킹앤아이도 있습니다. 마사지샾 킹앤아이는 플라자 건물 왼쪽편으로 가셔야 입구가 있어요~


마사지샾 킹앤아이에 들어서니 깔끔하긴 한데 안내 데스크가 있는 플로어 공간이 좀 좁군요. 이 곳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마사지를 받는 위층으로 올라갑니다. 올라가는 길에 안내아가씨한테 질문을 하나 해 봅니다.


“여기 사장님이 한국사람인가요?”


여행안내책자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업소라고 되어 있었거든요. 그래서 한국인 상가가 밀집한 이 곳을 들려보는 김에 가격 대비 서비스가 괜찮다는 킹앤아이를 찾기로 했던 겁니다. 그리고 찾은 김에 맞나 한번 물어본건데, 이 아가씨 대답이 사장은 태국사람이라네요? 흠, 여행안내책자가 틀렸을까요? 사장이 그 새에 바뀐 걸까요? 아님 이 아가씨나 저 둘 중 한 명이 잘 못 알아들은 걸까요?


하긴 사장이 어느 나라인가와 마사지 서비스는 아무 상관없습니다. 마사지룸은 개인실부터 4인실까지 있다는데 저는 혼자다 보니 개인실로 안내되었습니다.

그리고 갈아입을 옷을 내주는데, 오호 이거 뭔가 눈에 익은 스타일입니다. 옷이 금빛입니다. 번쩍번쩍까지는 아니어도 반짝반짝~ 느낌 상 꼭 ‘왕과 나’에 나온 율 브린너가 입었을 법한 스타일입니다. 태국전통의상 스타일 같아 보이면서 번쩍거리는~ 그리고 바지가 밴드스타일이라 렛츠 릴렉스에서처럼 엉덩이 쪽으로 흘러내릴 일은 없어보이는군요. ^o^;


그리고 이후 진행은 어느 마사지샵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일전에도 드린 말씀이지만, 마사지샵은 가게보다 마사지사님에 따라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이렇다저렇다, 또 어디가 낫다 못하다 단적으로 말씀드릴 순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말씀드리자면, 킹앤아이의 안마도 만족스러웠습니다. 제가 앞서 경험한 렛츠 릴렉스나 사바이 사바이 마사지에 비해 특징적인건 상체 안마를 많이 해주시더라구요. 사실 사무직 직장인들 제일 뻣뻣하고 문제 많은게 목하고 어깨잖아요.


그리고 TV에서만 보던대로 저를 공중에 평평하게 들어올려서 사지를 뒤로 꺾어버리시더군요. 0_0; 제가 체격이 꽤 됩니다. 작은 체구의 아주머니들께서 그렇게 쉽게 들어올리실 수 있는게 아닐텐데 놀랐습니다. 일전의 두 곳에서는 이렇게 해주신 적은 없었거든요. 아무리 마사지사님이 등을 대고 받쳐올리는 거라곤 하지만 여자가 저를 이렇게 들 수 있을거라곤 생각을 못 했거든요. 여튼 공중에 잠시 들린 채로 마사지사님이 꺾고 접으시는대로 무슨 밥상다리 접히듯이 접었다 펴졌다 합니다. 밥상 취급은 당했지만 시원합니다. 좋습니다~ ㅋㅋ

* 마사지샵 킹앤아이 태국 전통 마사지 (2시간) : 600바트 (팁 포함 700바트 지불)


킹앤아이는 에어콘을 추울만큼 틀어줬는데, 킹앤아이를 나서자마자 땀이 비오듯 합니다. 짐까지 있으니 땀이 더욱 대책없이 흐릅니다. 세븐 일레븐에서 잠시 머물며 대책회의를 엽니다. 이것 참 태국에서 편의점이란 여행자에겐 참 여러모로 유용한 곳입니다.


회의 결과 제가 가야할 곳은 실롬 콤플렉스로 정해졌습니다. 짐이 있으니 이곳저곳 다니기는 힘들고, 천상 땀 좀 덜 흘릴 수 있는 쇼핑몰같은 곳에나 가서 해가 있는 시간을 피하는게 상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제가 마지막으로 가 볼 곳이 팟퐁인만큼 거기서 가장 가까운 실롬 콤플렉스는 그 전진기지가 가장 적합해 보입니다. 그래도 그 와중에 꾸어이 띠아우 한 그릇은 먹고~ ^^; (25바트)


* 쑤쿰윗 플라자에서 실롬 컴플렉스까지 택시 요금 : 51바트 (팁 포함 55바트 지불)



실롬 콤플렉스에 오긴 왔는데 역시나 별로 할 일이 없습니다. 쇼핑을 할 것도 아니고, 싸얌 파라곤처럼 구경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짐가방 하나 돌돌돌돌~ 끌면서 실롬 콤플렉스를 아무 목적없이 돌면서 심심함에 몸부림치고 있는 와중에 뭔가 눈에 번뜩뜨이는게 있습니다. 굳이 표현하자면 작은 PC방은 PC방이라고 해야할텐데, 흠~


15분에 10바트로 인터넷을 쓸 수 있다고 써있습니다. 할일도 마뜩찮고 앉아서 시간보낼 거리도 필요한데 바로 이거 다 싶더군요. 근데 제 15번째 글에서 사진을 미리 보여드렸습니다만, 이건 특이하게도 PC에 동전넣는 구멍이 뚫려 있어서 10바트 짜리 동전을 계속 넣어야 쓸 수 있습니다. 1분 남으면 돈 모자란다고 삑삑거리기도 합니다. 자기가 공중전화인지 PC인지 정체성이 모호한 녀석 같습니다~ 이 넘은 PC계의 게이?

여튼 이 게이 PC 앞에 앉아 며칠만에 인터넷이란걸 해봅니다. 회사와 집에선 한시라도 접속 못하면 안절부절하더니 이렇게 떨어지니까 며칠 안하고도 생각도 안나고 잘 견디더군요. 원체 속도가 느린지라 첨에는 메일만 보려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또 안됩니다. 알바님에게 부탁하여 한글이 가능하도록 만듭니다.


‘오, 그래그래~ 그간 내 주식이 좀 올랐군. 한미 FTA도 그새에 체결되었고~ 동기회 사이트에 안부 글도 한줄 남겨야지’



그리고 여기서 친구에 들은 걸 한번 시도해봤습니다. 이거 듣기에 아주 쌈박한 아이디어였거든요. 전 011을 쓰는데 011은 T-world 라는걸 운영합니다. T-world 는 문자메일 전송기능을 지원하지요. 하지만 당연히 이 문자전송은 한국에 있는 기지국에서 한국에 있는 핸드폰으로 전달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겁니다. 따라서 외국에서 T-world 에 접속해서 문자메세지를 전송하면 아주 저렴하게 간단한 안부를 전할 수 있는거죠. 오호,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해봐야죠, 해봐야죠~


그런데 내용을 입력하는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문자를 입력할 때마다 그 용량을 입력창 아래 쪽에 표시를 해줍니다. 한글은 한 글자가 2바이트입니다. 영어의 경우가 1바이트죠. 따라서 제가 한글 한 글자를 입력하면 2바이트씩 늘어나야 하는데, 이상하게 1바이트씩 늘어납니다. 뭐가 잘못된거다 싶습니다.


그렇다고 여기서 알바하는 분께 왜 T-world 가 안되냐고 물어봐봐야 해결될 리가 만무하죠. 제대로 안될 듯 싶긴 한데, 일단 그냥 날려보기로 합니다. 나중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문자는 없고 숫자만 들어왔다고 합니다. 이쪽 구석에는 ‘5’ 하나, 저쪽 구석에는 ‘9’ 하나, 저 아래는 ‘8’ 하나 뭐 이런 식으로~ -_-;

제가 컴맹이라 왜 이렇게 된건지는 아직 잘 모르겠네요. 혹시 잘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거 되기만 한다면 참 유용한 방법 같기는 한데 말입니다.


여튼 그간 못했던 온갖 것을 다 하고 나니 여기서 100바트나 썼네요. 10바트에 15분이니까 2시간 30분 있었던 겁니다. 하긴 쉬지 않고 10바트 동전을 바꿔댔으니~ ㅎㅎ


지하식당에 내려가니 식당가가 있는데 꽤 깔끔한 곳이 많습니다. MK 레스토랑도 있구요~ 이름은 잘 모르겠는데 널찍하고 인테리어도 좋은 식당이 하나 있길래 제가 좋아하는 카우 팟도 한 그릇 먹습니다.


* 실롬 컴플렉스에서 카우 팟 탈레(해물 볶음밥) : 81바트



이제는 세상 어디가나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을 수 있으니 참 편리하긴 합니다. 세상 어디가나 내게 익숙한 입맛을 제공해주니까요. 세븐 일레븐에 들어서도 진열된 잡지만 쳐다보지 않으면 여기가 서울인지 방콕인지 잠시 잊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습니다만, 스타벅스 커피점도 어디가나 많이 보입니다. 이런 대형쇼핑몰의 식당가는 다만 파는 음식만 약간 다를 뿐, 인테리어는 정말 세계 어디가나 다를게 하나도 없이 비슷비슷 합니다.

물론 이런 익숙함은 편리함도 주고 심적인 안정감도 줍니다. 하지만 어디가나 점점 비슷해져 가는 모습들은 가끔 내가 어디 서 있는가를 되돌아보게도 하더군요. 비단 여러 나라 사이에서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안에서도 이 도시 저 도시 이 지방 저 지방을 다닐 때도 말입니다. 잠시 스쳐가는 여행자 입장에서 갖는 무책임한 감상일지는 모르지만, 왠지 너무나 익숙한 인테리어의 식당 안에서 먹는 카우 팟 탈레 한 그릇이 너무나 익숙한 환경 탓에 오히려 잠시 낯설어짐을 느낍니다.

하지만 오래 진지한 생각을 하기엔 카우 팟 탈레가 너무 맛있습니다. 특히 그 뿌려먹는 매콤하면서 신 맛이 도는 그 소스가~ ^o^


‘아, 한국에 가면 꾸어이 띠아우 하고 카우 캇이 가장 기억날거야~’


그리고 그 예상은 지금 정확히 들어맞고 있습니다. ㅎㅎ


1 Comments
bluelove 2007.04.30 04:10  
  태국에서 먹던음식들이 가끔은 그리워 지내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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