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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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여행 생초보를 위한] 35세 독거노인 방콕 표류기 (8)

케이치 10 4666




앞 글에서 그대로 이어집니다.

이제는 정해져 버린거 같아요. 제가 한편으로 쓰고 업로드 하게 되면, 그 분량이 태사랑에선 한편에 다 안담겨서 두편으로 나뉘는 걸로~ ^^;
읽으시는 분들께 조금 불편을 드리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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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색소폰 바에 색소폰이 없네? - 색소폰 바 소개


사실 사진을 기다리는 3분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제가 맘 먹은 다음 일정이 급했거든요. 바로 그 유명한 색소폰 바에 가보는 겁니다.


* 색소폰 바에 대한 보다 상세한 정보

- 태사랑-여행게시판-검색어 ‘색소폰’으로 검색-요나단님 글「재즈바 색소폰」


9시경부터 공연이 시작된다고 하는데 시암니라밋이 끝난 시간이 9시반 경, 맘이 급하게 생겼죠. 근데 딴에는 머리 쓴다고 시암니라밋에서 택시 타는 분 많을 것 같아 조금 걸어나와서 탄다고 한건데, 그 주변이 빈 택시가 다닐데가 아니더군요. -_-; 올때 좀 자세히 봐둘걸~ 여튼 큰길까지 걸어나가서야 간신히 택시를 타고 달립니다.


* 시암니라밋쇼에서 색소폰까지 택시비 : 63바트 (팁 포함 70바트 지불)


“색소폰 바 알아요? 몰라요? 그럼 아눗싸와리 가요

다른 분들 여행기 보니 대부분 색소폰을 안다고 하셔서 편하게 생각했는데, 제가 탄 택시 기사는 불행히 모르더군요. 더구나 내리는데 바가지 씌울려고 은근히 한번 떠보길래 거스름돈까지 다시 전부 받아낼까 하다가 관뒀습니다. 다음날 이보다 더 사악한 택시 기사를 한명 만나게 되기에 택시와 택시 기사에 대한 이야기는 그때로 미루겠습니다.


여튼 색소폰바를 모른다고 하면 아눗싸와리 가자고 하면 됩니다. 내리셨을 때 제 첫 번째 글에 첨부한 마지막 사진처럼 생긴 전승기념탑이 보이면 제대로 오신 겁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제대로 왔다고해서 다 찾은건 아닙니다. 색소폰은 골목의 아주 초입이기는 하나 여튼 골목 들어가는 쪽에 있고, 간판도 크지 않아 첨 와보는 사람이 멀리서 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색소폰 모르는 택시기사의 택시 타고 와서 어디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는 넓은 전승기념탑 주변. 도저히 못찾겠더군요. 지나가는 젊은 남자분께 (물론 영어로) 물어봅니다.


“혹시 색소폰바 아세염? 여기 근처에 색소폰바 있나요?”

“(약간 자신없는 말투로) 없!는!데!요!”


허거덕~ No란 단어만이 제 귓가에 메아리 칩니다. 아까 그 택시기사가 결국 사고를 치고 만건가? 약간 맘이 불안해집니다.


‘근데 전승기념탑이 보이는거 보면 근처는 맞는거 같긴 한데 이게 어떻게 된거지? 아냐, 저 사람이 영어를 잘 못하는거 같았으니까 아마 잘못 알아들은거겠지’


다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길을 물을 사람을 찾습니다.

약간 뒤편에 머리가 멋있게 허옇게 세신 아저씨 한분이 좀 전부터 저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왠지 눈빛이 한국에서 영어 잘하는 한국분들이 외국인을 길가에 마주쳤을 때, ‘저 외국인이 나한테 말 좀 걸어줬으면’ 하는 그런 눈빛과 비슷해 보입니다.

제 감을 믿고 그분께 다가가서 물어봅니다.


“색소폰바라고 이 근처에 있다는데 혹시 아세요?”

“오우, 있어요. 바로 저기입니다.”


역시 사람 간의 의사소통은 비언어적으로 70%가 이루어지는게 맞나 봅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매우 유창한 영어로 가르쳐 주십니다. 제가 태국에 머무는 동안 만났던 분들 중 두 번째로 영어발음이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알고보니 제가 색소폰바로 들어가는 골목 바로 앞에서 헤메고 있던거더군요. 색소폰바 바로 앞에는 일종의 노점 음식점이 있습니다. 둥근 원탁 테이블들을 약간의 공터에 쭈욱~ 깔아놓고 장사하는~ 그 바로 뒤로 있는 골목 바로 앞에 색소폰 바가 있습니다. 제가 그 멋진 반백발의 신사분께 길 물어보고 있던 곳이 바로 그 음식점 테이블들이 늘어서 있는 바로 앞쪽이었던거죠.


<멋진 신사분 덕에 찾은 색소폰 바의 입구 전경>


DSCN2051.JPG


입장하자 공연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사람도 하나 가득입니다. 1층엔 도저히 앉을 자리가 없네요. 어쩔 수 없이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도 만석입니다. 앉을데도 없네요. 어쩔 수 없이 유일한 자리인 2층 바텐 앞자리에 앉습니다.


콜라 한잔 주셈”


그 자리에서 100바트 드리면 됩니다. 아까 시암니라밋에서 큰길까지 걸어나올 때 땀을 너무 흘렸는지 목이 말라서 일단 맥주보다는 콜라가 한잔 먹고 싶더라구요.


제가 앉아있는 자리가 바로 주문받은 음료를 종업원들이 받아가는 자리입니다. 쉴새없이 제 앞으로 쟁반과 음료, 음식, 종업원들이 들락날락합니다. 1층에서는 보이지도 않는데 흥겨운 음악소리만이 들려옵니다. 슬픕니다~ ToT

도저히 안되겠습니다. 한 20분 그 자리에 앉아 버티다가 한손에 콜라잔을 들고 1층으로 다시 내려갑니다. 그리고 두리번거리며 그리 넓지는 않은 바 안을 돌기 10분여~ 홋, 자리가 갑자기 났습니다. 그것도 공연하는 분들 바로 맞은 편쪽의 명당자리!!

덥석 앉습니다. 공연 잠시 쉬는 시간이랩니다. 훗훗 -o-;


그래도 앉은게 어딥니까? 이제 맘이 조금 놓이니 주변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오른쪽 옆에는 예약석 테이블이 하나 보이네요. 예약도 되나 봅니다. 바 안에는 태국인도 많지만 외국인들, 특히 유럽인들이 참 많습니다. 그리고 항상 그렇듯 언제나 이런 곳에는 저를 공손하게 만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태국이 이렇게 미인이 많은 곳이었나? 흐뭇흐뭇~


한 10분여의 휴식시간이 지나고 난 후 다시 공연이 시작됩니다. 다른 날은 모르겠는데 이날의 주레퍼토리는 락앤롤이군요. 구성은 리드기타, 베이스, 드럼, 그리고 피아노입니다. 리드기타 치는 분이 노래를 주로 하시는데, 이 분이 색소폰의 사장님인 걸로 알고 있습니다.


여튼 신납니다. 쿵짝쿵짝~ 근데 색소폰 바에 색소폰이 안보입니다. 아, 물론 벽에는 빈티지 색소폰이 하나 걸려있는데 그건 장식용인거고, 연주는 안하네요? 사실 방콕에는 색소폰 바 외에도 브라운 슈가라는 너무나 유명한 라이브 바가 또 있습니다. 근데 제가 애초부터 브라운 슈가는 생각도 않고 색소폰으로 온 이유는 바로 이름이 색소폰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색소폰을 좀 배우고 있는 중이거든요. 그래서 두 곳 모두 색소폰 주자가 있는 사진은 봤지만, 이왕이면 이름이 색소폰인 쪽이 좀 더 색소폰에 무게가 많이 실리지 않을까 해서 색소폰 연주 듣고 싶어서 온건데~


이날 공연이 끝날 때까지 결국 색소폰은 구경 못했습니다. ToT 나중에 멀리 벽쪽에 붙은 포스터만 하나 봤습니다. 멀어서 자세히는 못봤는데, 포스터에 색소폰 부는 사람 사진 하나 크게 들어가 있고 한쪽에 Monday라고 쓰인 걸 보니 아마도 이 사람이 월요일만 나오나 봅니다. 하지만 월욜밤에는 저는 쑤완나품 공항에 있어야 합니다. 다시 ToT


그래도 일단 뭔가 자유스럽고 음악이 함께하는 이 분위기는 너무 좋습니다. 11시 30분쯤 되니 공연이 다시 쉽니다. 근데 연주자분들이 자신의 악기를 전부 정리해서 챙겨넣으시네요. 공연이 전부 끝인건지 다른 팀으로 바뀌는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오기 전에 구한 정보에 따르면 연주가 끝나는 시간이 11시 40분 경이란 말씀도 있었고, 새벽 1시쯤이란 말씀도 있었어요. 모르겠으니 물어봐야죠. 젊은 여자종업원님께 물어봅니다.


“저기요, 이게 오늘 마지막 공연이었나요?”


오늘 태국에선 젊다고 영어가 잘 통하는건 아니라는 사실을 배웁니다. 정리하는걸 보니 끝일거다 싶어 그냥 나옵니다. 음악도 없는데 혼자 앉아있기는 너무 뻘쭘하군요. 여튼 정확히 연주 끝나는 시간 아시는 분 계시면 정보 좀 추가해주셨음 하네요~


단돈 100바트에 좋은 연주와 분위기를 느끼고, 또 너무나 많은 미인들을 봤다는 사실에 큰 기쁨을 느끼면서 오늘 잡은 마지막 일정인 훼이꽝 야시장을 향해 또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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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다음 글 가서야나 여행 첫날이 간신히 마무리되겠네요. ^^;

제가 원체 글을 길게 쓰는 것도 있고, 또 첫날 일정을 좀 이것저것 좀 타이트하게 잡은 것도 있구요.


다음 글에서는 마지막으로 훼이꽝 야시장을 구경하고 대망의 첫날이 마무리되구요, 둘째날은 토요일 오전에 짜뚜짝 주말시장을 거쳐서 길을 잃고 우연찮게 두싯 지역으로 가게 됩니다. 그리고는 태국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인 타이마사지를 처음으로 접하고, 밤에는 많은 분들이 고대하시는 어고고바라는데를 첨으로 가보게 됩니다.


그냥 겪었던 일을 풀어놓는 정도의 글임에도 글을 쓴다는건 참 힘든 일 같네요. 그나저나 이렇게 끄적거리다보니 벌써 다시 가고픈 생각이 드니 이건 어쩌죠? ^^

10 Comments
요술왕자 2007.04.11 20:01  
  <색소폰 펍>의 밴스 시간표입니다.

<img src="https://thailove.net/taesarang/new21/bbsimg/data/file/Schedule_full_A3.jpg">
요술왕자 2007.04.11 20:03  
  색소폰 홈페이지

<a href=http://www.saxophonepub.com/ target=_blank>http://www.saxophonepub.com/</a>
덧니공주 2007.04.11 23:21  
  ㅋㅋㅋ 타임테이블을 끌어다 주시는...넘 친절한...
요술왕자님~ㅋㅋㅋ
케이치 2007.04.11 23:39  
  앗, 요술왕자님께서 리플을~ 거기에 중요한 정보까지~ ㄳㄳㄳㄳㄳㄳㄳㄳㄳㄳㄳ
파주군김포댁 2007.04.12 08:03  
  흠.여기가 색소폰빠였구낭.. 친구들과 태국 갔을때 몇번 가 봤는디 역쉬 내 머리속엔 지우개가... ㅠ.ㅠ
다시한번 다정한글 감사요^^
브랜든_Talog 2007.04.12 16:32  
  잘못된 용도의 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면 요술왕자님이 앞으로는 맞는 용도의 게시판 이용하자는 리플을 항상 달아주십니다 ㅋㅋㅋㅋ
바미 2007.04.12 23:06  
  전 요왕님의 바로바로 친절 서비스에 정말 깜짝깜짝 놀랍니다. 더불어 후기 남겨주시는 케이치님도 둘째가라면 서러우실만큼 친절한 후기 남겨주시는군요..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Benney~ 2007.04.17 15:20  
  너무 잘 읽고 있어요.^^ 5월말 홀로여행을 준비하고 있는데 케이치님 글을 읽으면서 PRE-여행을 하고 있답니다.
bluelove 2007.04.25 03:50  
  ㅋㅋ넘재니나게  읽구  갑니다..저두  (5`~6월)담엔 색스폰 빠에 꼭 들를 렵니다
etranger 2008.08.13 14:55  
  저도 전승 기념관 에서 바이욕 갈때 색스폰 바가 생각이 나더군요. 그러나 일정이 않맞아 가지못했읍니다. 음악이 주로 흘러간 팦송인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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