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떠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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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헤어질뻔하다 더 친해지게된 여행기>1.떠나는 날

찌루봉봉 7 2951
5개월이 지난 여행후기를 지금에서 이렇게 올리네요..

맨날 여행일기 계시판에서 눈팅만 하다 나도 한번 써봐????
하는 생각이 간절했지만...

글솜씨도 없는데 괜히 망신만 당할까.. 하고 접어야만 했던 나의 태국 여행기...

산다라님의 친구와 헤어지게된 여행일기를 보고 ..

그래 나도 친구와 함께 했던 10박 11일의 여행일기를 한번 올려보는거야.. 하고 소심하게 다짐..
ㅋㅋㅋ

지금부터 여행가기전부터 엄청나게 삐걱거렸던 저의여행일기 올리겠습니당...



해외여행이라곤 대학교 졸업여행때 배타고 패키지로 간 중국여행뿐인 거봉이..(여기서 날 거봉이라 칭하겠음.. 거봉이의 뜻은.. 내 이름에 있는 봉자와 거대할거라는 의미의 신종 합성어 정도(????) 알아서 생각하시길.. ㅡㅡ;)

남들이 밤에 밖에 나가면 총맞아 죽고...푸켓에 가면 무조건 쓰나미에 쓸려나간다고 하는 그 위험한 태국 자유여행에 도전하기로 결심한다...
가기전까지 울 할머니는 가서 죽을라면 태국 가라구.. 끝까지 반대하셨음!!
아직도 울할머니께선 내가 운이 좋아 태국에서 살아온줄 아신다.. ㅋㅋㅋ

같이 동행자는 10년지기 친구 쪼매난 이쁜이.. (앞으로 쪼매니라 칭하겠음~! 머 조그마하면서 이쁘다기 보단.. 그냥 쪼그매서.. ㅋㅋㅋ 미안~!)

그래도 쪼매니는 일본자유여행을 했던 경험이 있는지라 나보단 낫겠지 하는 생각으로 같이 여행을 결심하게된다...

예전부터 유럽여행을 꿈꿔왔던 나의 친구 쪼매니에게 첨에 우리 태국여행하자 했을때의 그 떨떨음한 반응...

"거기 드럽고 냄세나고 가서 말라리아 걸려 오는거 아냐????"

에라이~!! 콱...

"야 거기도 다 사람사는 곳이고.. 내가 알아봤는데 태국이 물가도 싸고 여행하기 그렇게 좋데.. 글구 너가 좋아라 하는 잘생긴 꽃미남 서양놈들도 깔리구 깔렸어.. 글구 내가 누누히 말하지만 넌 한국보다 해외에서 먹히는 국제적 얼굴이라니까.. 아마 태국에 있는 서양꽃미남놈들이 너같이 등치작고 동양적인 얼굴을 좋아한다고 내가 몇번을 말했니... !!

태국가는데 왜 난 서양놈들 얘기를 하는거지???? 가서 잘생긴 꽃미남들 없으면 어째???

아무튼 친구를 꼬셔 난 태사랑을 밥먹는것보다 더 많이 들락날락하며 멋지게 10박 11일의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여전히 심드렁한 우리 쪼매니의 반응...

이것아..~!! 호텔도 내가 다 예약해.. 비행기표도 내가 다 예약해... 심지어 루트마져 내가 다 정해 놓은 상태에 환전까지 일부러 싸게 한다고 우리 은행 본점까지 갔단말이다.. 내맘을 알아주면 안되겠니???

암튼 가기전부터 많은 설레임에 이것저것 알아보던 나와는 달리 심드렁한 우리 쪼매니의 반응에 난 서서히 지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너 태국 여행 가고 싶은건 맞아?? 솔직히 말해.. 갈생각 없는데 내가 가자구 하니까 그냥 가는거지?? 너가 가고 싶지 않다면 그냥 여기서 여행 포기하자.."

"아니야.. 나도 가고 싶어.."
여전히 심드렁~~~~~~~~~~~~~~~~~!!!

암튼 어쨌든 우리의 여행날짜는 다가왔고 걸어서 10분거리에 사는 쪼매니와 난 공항버스 타는데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여기서 한가지.. 우리의 쪼매니는 집에다가 거짓말을 하고 이번 여행을 준비하게된당...

여자 둘의 해외여행.. .그것도 세상물정 모르는 순진무구하게 살았던 처자둘이 해외여행을 하면 당연히 안보내줄꺼 같다고 생각한 우리의 쪼매니는 회사에서 포상휴가 받아 보내주는 여행이라고 집에 거짓말을 한후 떠나게 된것이다...

머 어쨌든 무사히 건강하게 잘 놀다오면 되는거니까.. ^^;

암튼 그것이 우리의 여행초반의 또하나의 삐딱선이 될줄이야...

암튼 공항버스정류장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나가니 친구는 아직 안와있나보다....

그러나 어디선가 나타나는 음침한 그림자~~~~~~~~~!! 버스정류장 앞에 있는 차에 가려져 못봤던 두사람의 형체가 서서히 내 앞으로 들어난당...

컥~!!! 놀래라...

버스 정류장앞에 쪼매니랑 쪼매니 엄마랑 같이 서 있는게 아닌가???

난 너무 당황해 얼렁 피해 다른곳으로 숨는당...

회사에서 포상휴가로 보내주는줄 아는데 나랑 같이 간다면 쪼매니의 집에서 난리가 날께 뻔하니까... ㅡㅡ;

근데 머이래??? 왜 엄마를 끌구 버스 정류장 까지 온거야??? 나한테 미리 말이라도 해주던가..

암튼 숨어서 난 쪼매니한테 문자를 보낸당..

<야.. 너희엄마랑 같이 오면 어째?놀랬잖아.. 우리 같이 공항버스 어케타구가??>

아무리 기다려두 답장이 없당.. 날도 춥고 (참고로 2월 그 춥고 추운 겨울날 여행을 떠남) 정말 환장할 노릇이었다..

버스정류장으로 다시가면 쪼매니엄마한테 걸릴것 같고..

참다못해 전화를 하니 전화를 받는당...

"야 왜 답장이 없어??? 어떻게해???? "

"엄마 쫌있음 갈꺼야.. 다시 연락할께.."

그려 머 기다리자..  도로갔던 모로갔던 어쨌든  태국으로만 가면 되는거징...

난 그 춥디 추운 서울의 겨울날씨에서 한시간 가량을 기다렸다...

어라?? 왜 연락이없어????
아무리 전화를 해도 받질 않는당...

슬슬 춥고 서럽고 내가 여기서 왜 이러고 있어야하지 하며 분통이 터지기 시작한다.. 그래도 친구 엄마한테 걸리면 안된다는 생각에 버스정류장쪽으로 가지도 못하고 숨어서 계속 전화질이다...
눈물이 흐른다...
이번여행 제대로 마칠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아무리 전화해도 받질 않고 문자는 한 수십통 보낸거 같다...

이제 리무진의 마지막 막차시간이 다가온다...

결단을 내야한다.. 그래 이번 차 놓치면 끝장이니 눈물범벅이된 얼굴로 괜시리 초라해보이는 나의 캐리어를 끌고 버스정류장쪽으로 다가간다...

어라??? 아무도 없다.. 쪼매니도 없고 쪼매니 엄마도 없다..

난 쪼매니한테 열라게 전화를 걸어된다...

어찌된거야?? 설마나한테 전화도 한통 없이 공항으로 가버린건 아니겠지???

그렇다.. 쪼매니가 엄마를 버스정류장에서 보내고 나랑 같이 여행가기전의 설레임으로 수다를 떨며 즐겁게 상상만 해오던 그 멋지다는 인청공항으로 가는 생각으로 난 한시간넘게 그 추위에서 기다렸는데 아무도 없는것이다...

계속 눈물이 나온다.. 연락도 안된다....

계속 전화한끝에 드디어 전화를 받는 목소리...

이런 어찌된겨??? 쪼매니 엄마의 목소리당...

"쪼매니 핸드폰 아닌가여???"

"응 쪼매니 아까 인천공항 갔는데.. 내가 버스타는것까지 보구 왔어"

이런 어찌된겨?? 나한테 연락이라도 해주고 버스 타고 가던가.. 난 그것도 모른채 하염없이 기다려야만 했던것이다..
글구 핸드폰은 왜 안가지고 간거야?????
가기전부터 속에서 홧병이 생길지경이다...

암튼 리무진 막차 버스를 타고 창밖을 내다보는데 왜케 눈물이 나는지.. 이번여행 잘할수 있을지.. 별의별 생각이 다든다... 왠지 가기싫다는 생각과 함께...

버스를 타고 얼마 안갔을때쯤 인천번호로 전화가 걸려온다..
쪼매니였다..
자기 공항에 도착했다고 연락도 없이 가서 미안하다고...

난 벌컥 소리를 지른다...
"나한테 전화라고 하고 먼저간다고 하던가.. 아님 문자라도 보내주던가.. 아님 전화기라고 가지고 가던가..."

암튼 공항 몇번게이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한후 전화를 끊었다..

친구보다 1시간 20분 정도후에 공항에 도착한 나는 아무리 만나기로 한 장소에서 쪼매니를 찾아봐도 쪼매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당..

밤이라 그런지 티비에서 보던 활기차고 좋아보이던 인청공항의 모습이 왠지 내 기분같이 쓸쓸해 보인다..

핸폰두 안가져간 쪼매니때문에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없어진다..

난 미친듯이 인천공항을 헤집고 쪼매니를 무작정 찾아나선다...

난 거의 분노로 폭발하기 일보직전...

그냥 집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태국으로 떠나기도 전에 집이 그리웠다..

암튼 우여곡절끝에 쪼매니랑 만난  난 쪼매니에게 쏘아붙이기 시작했다..

"먼저갔으면 만나기로 한 게이트에서 제대로 기다려야할꺼 아냐???"

화가나서 참을수 없던 난 쪼매니랑 말한마디도 하지 않은째 멀찌감치 떨어져 앉아 혼자 먼산만 아니.. 먼 인천공항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자 쪼매니가 내 옆에 와서 앉더니 울기시작한다...

어라 이게 무슨 씨쮸에이션이래???? 당황하는 나 ㅡㅡ^

쪼매니랑 나랑 같이 다니다 말싸움이라도 하게되면 사람들은 다 날 나쁜년으로 본다..

그렇다...
난 쪼매니보다 눈꼬리도 올라갔고 등치도 크다.. 실제적으로 난 정많고 마음여린 처자란 말이야.. 버럭~~~~~~~~!!

사람들에게 내 첫인상을 물으면 하나같이 하는 소리가..
"너 첫인상 독해보여"
첨이나 충격이었지 이젠 그냥 당연스레 받아들인다~!! 아놔~~~~~~~!

암튼 갑자기 울어재키는 쪼매니때문에 당황하던 난 괜시리 미안해진다..
내가 너무 심했나????아니 내가 멀 어쨌다구.. 이게 상황이 왜 이렇게 돌아가는거야?????

갑자기 친구가 울면서 내뱉은 충격적인 한마디....

"거봉아.. 나 어뜩해 여권 나두고 왔어~!!!"

허걱~!! 얘가 머래는거야???? 설마.. 여권을 안가져왔을까?? 진짜??? 에이 얘가 날 놀리려구 하는 소리징.. 다른건 다 빼먹구 와도 여권은 가져와을꺼야..

쪼매니가 계속 울먹이기 시작한다.. .설마설마하던일이 실제로 일어나던순간...

더이상 말이 안나온다...  그냥 정신나간 여자처럼 천장만 바라보고 있다가 친구에게 한마디 한다...

"그럼 어떻게해??? 우리 여행 못가는거야???"

쪼매니가 급한데로 엄마한테 인천공항으로 여권을 갖다달라고 했단다...

공항버스땜에 가뜩이나 시간도 늦었는데.. 그냥 눈앞이 막막하더라..

티켓팅하는곳에 갔더니 30분안으로는 발권해서 들어가야된단다..

쪼매니가 옆에서 한마디 한다..
"나 못가게 되면 너라도 혼자 먼저 가"

이노무 지지배야.. 이게 먼소리야?? 난 혼자 여행 못가는 지극히 소심한사람이란 말이다...

발권하는 직원도 우리 얘기를 듣더니 안타까워 하는 눈치다..

한편으론 너무너무 화가나면서도 한편으론 여권을 안가져왔다는걸 알았을때 쪼매니가 얼마나 당황했을까??? 하며 친구가 걱정되기 시작한다...

쪼매니는 엄마한테 어디쯤 왔냐고 계속 전화로 보채기 시작했고..
난 또 쪼매니 엄마한테 걸릴까봐 숨어있고..

이거 내가 뼈빠지게 돈벌어서 가는 내 여행인데 내가 왜 죄인처럼 숨어있어야해????? ㅠㅠ

암튼 발권하는곳에선 직원이 나에게 시간다됐다며 혼자라고 갈꺼냐고 계속 재촉하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도 난 혼자 가야할지.. 어찌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왠지 혼자갈꺼라 생각하니.... 사람들이 태국가면 총맞아 죽는다.. 쓰나미한번 더 온다..라고 말했을때 콧방귀 뀌며 흘려 들었던 말이 점점 머리속에 각인되기 시작한다

순간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상황일때쯤.. 저 멀리서 헤맑게 웃으며 여권을 들고 들어오는 쪼매니의 모습...

여권은 손에 쥔 쪼매니의 모습이 어찌나 빛이 나던지...

쪼매니의 엄마가 1분만 늦었어도 그날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을것이다...

나중에 알게된거지만..

우리의 쪼매니는 여권은 안가지고 왔어도 다른 쓰잘데기없는건 어찌나바리바리 싸왔는지...

이 더운 나라에서 녹차를 끓여먹겠다고 녹차티백까지 가져온걸 보구 두손두발 다 들었다...

그렇다.. 우리의 여행은 첨엔 엄청 삐걱거렸으나...
 
그 끝은 장대하리라~~~~~~~~~~~!! ㅋㅋ



7 Comments
칼리송 2006.08.05 18:08  
  넘 잼있어요...담편이 기다려지네요... 빨리 올려주세요^^
Thomasshim 2006.08.05 18:58  
  ㅋㅋㅋ 넘 드라마같은 스토리같아서 재밌네요.. 담편 기대할께요..
znzn 2006.08.05 21:40  
  요새 재밌는 기행기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Whoami 2006.08.05 23:01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여행기네요.. ㅋㅋ
재밌게 봤어요... *^^*
계속 올려주삼....
걸산(杰山) 2006.08.05 23:24  
  정말 미니시리즈 지대루 한 편 찍을 듯^^
Jude 2006.08.06 04:29  
  으아~~~
제가 처음으로 자유여행 갔을 때 리컨펌이 안되서 좌석 짤렸을 때...
내 후배가 완전 울상으로 울먹이던 기억이 새록새록~~~
저도 그때 무대포 스타일로 여행갔던거라 무지 지지고 볶고 그랬는데...
올해도 같이 태국 갔었어요...
그 때 생각하며 깔깔대며 웃었다는...
ㅎㅎ
pacade 2006.09.05 16:46  
  제 가슴이 다 덜컹거리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