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메이징 방콕 - 22. come back in bangk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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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메이징 방콕 - 22. come back in bangkok

제쏘미나 3 2513




낭유안에 하루 더 가려고 머물렀지만, 좋은 곳은 그렇게 자주 허락되지 않는가 봅니다.

일부러 다른 친구들은 다 방콕으로 돌아갔는데도, 저는 남아서, 혼자라도 낭유안을 한번 더 가려고 했건만....

아침에 선착장으로 나갔더니, 갑자기 하늘이 시커멓게 변하더니, 느닷없이, 돌풍이 불더군요.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더니, 비가 쏟아지는데, 평소에는 한 10분 오고 말더니, 이번에는 왼종일 내립니다.

결국... 저는 그날, 낭유안에 가지 못했답니다.

그냥, H양과, 초등교사인 다른 여자분 한 분이랑 싸이리 해변에 가서 또 놀았는데, 여기서도 또 비가 와서 결국, 중간에 철수했답니다.


에고... 낭유안은 한번밖에 나를 허락하지 않는구나....



이제는 혼자 방콕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지금까지는 여러 좋은 친구들을 만나, 함께 여기까지 왔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혼자 움직여야 합니다.

갑자기 마음이 무거워지고, 좀 외롭게 느껴지기도 하고....

린지하우스 사모님께 부탁해서 롬프라야 조인트티켓을 예매했습니다. 저녁에 올라가면, 방콕에 새벽에 떨어져서, 숙소 잡기도 힘들 것 같고해서, 아침 배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950밧인데, 사모님께서 해주셔서 50밧인가 할인.

아침9시까지, 선착장에 나가라고 하셔서 새벽부터 조용히 짐을 쌌습니다.

도미토리의 다른 식구들은 새벽에 또 오전 다이빙을 하러 모두 나갔습니다. 아무도 없는 방안에서 짐을 싸고 방안을 둘러봤습니다.

참, 즐겁고 다이나믹하고 재미있는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많이 아쉽더라구요~
마음 속으로 모두에게 인사를 하고, 점점 더 무거워지는 짐을 이끌고 숙소를 나섰습니다.

[태국]책에 나온 Zest 라는 까페에서 아침으로 커피랑 과일샐러드를 주문했는데, 이 식당에서 주문이 잘못 들어갔는지 커피만 주더군요. 기다려도 샐러드가 나오지 않고, 시간은 9시가 다 되어, 하는 수 없이 그냥 일어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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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선착장으로 가니, 9시부터 표를 바꿔주고, 배 출발은 10시 15분이더라구요. 진작 그랬으믄, 먹고 왔자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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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들렀다오고 싶지만, 짐도 많고, 누가 봐 줄 사람도 없어서, 하염없이 선착장에서 앉아있었습니다.


섬으로 들어오는 여행자들이 보였습니다.
저들도, 이 섬에서 많은 추억들을 만들고 가겠죠?
열흘정도를 있었는데도, 저들이 벌써부터 부러워집니다.



드디어 승선.
올 때는 시트란 이었는데, 갈 때는 롬프라야 입니다. 롬프라야가 더 좋다고 들었는데, 배는 뭐... 더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다 그게 그거 같은데...

다른 점은,
춤폰 선착장이더군요.
탈 때, 시트란 선착장은 무지무지 드러븐 곳이었는데, 롬프라야 선착장은 굉장히 깨끗한 바닷가입니다. 대신.....!!!
이게 무슨 저승에서 이승 건너가는 길도 아니건만, 선착장 길이 엄청나게 깁니다. 게다가, 시멘트길도 아니고, 흙길도 아니고, 나무판자로 얼기설기 된 다리 입니다. 거기를 제 25인치 캐리어를 끌고 가려니.... T_T 정말로, 저승에서 이승으로 건너오는 기분입니다.

어히야~~디여어라~~~

이제~~ 가면~~~ 은제~~~ 오나~~~ 어~혀~~라~~~~



캐리어 바퀴는 나무틈새로 계속 빠지고 굴러가는게 아니라, 그 무거운 걸 질질 끌고 가는 형국이건만, 배 안에 한국 애들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 않습니다. 사방이 외국 애들인데, 단 한명도 안도와 줍니다.

서양 사람들, 매너 좋다는 거, 다 거짓뿌렁 인 것 같습니다.

이 체구작은 동양 여자가 그 무거운 걸 끌고 가믄, 나 같으믄 불쌍해서라도 도와주겠구마는.... 한 놈도 안도와줍니다. 오히려 저 가는 길에 앞서질러가지도 않고, 뒤에서 천천히 따라옵니다.

그래..... 인생은 혼자 가는거야~~~~~~~~~!


겨우겨우, 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다른 외국애들은 벌써 도착해서 점심 먹으려고 다들 식당에 줄을 쫘~~악 서 있습니다. 1시간 텀이 있었는데, 저는 선착장 건너 오는데만 30분이 걸렸습니다. -_-;

버스표를 받고나니, 밥을 시켜먹기에는 시간이 부족해서, 그냥 음료수 하나만 겨우 사먹었습니다. 아침에도 커피 한잔 밖에 못먹었는데... 하루종일 쫄쫄 굶게 생겼구나...


인원이 많아서 버스가 3대인 것 같습니다. 무슨 스티커를 줬는데, 1번, 2번, 3번, 색깔이 다릅니다.

짐도 무거운데, 어느 버스를 타라는건지....

버스가 오긴 오는데, 어느 버스가 온건지 모르겠습니다. 길은 또 자갈길이고... 캐리어를 또 질질~~~ 끌었습니다. 5만원 주고 산 캐리어.... 집에 갈 때까지 무사해야 할텐데..... 제발~~~

한참 줄 서 있었는데....... 이 줄이 아닙니다... X.X


다시 또, 다른 버스 줄로 가서 서서 역시나, 또 꼴찌로, 그렇게 간신히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제 옆자리에는 일본인처럼 보이는 여자분이 있었는데, 가는 동안 대화라도 좀 하면 좋으련만, 이 분...뭔가 안 좋은 일이 있으신지, 내내 눈 감고, 인상쓰고 계십니다. 주무시는 것 같지도 않은데, 뭔가 안좋은 일이 있는가보다... 그냥 오는 내내 꿀먹은 벙어리로 산 입에 거미줄 치고 왔습니다.


저녁6시쯤 되니, 무슨 휴게소 같은데 내려줍니다.
너무 배고파서, 식당 같은데가 있길래, 가서 밥을 시켰습니다.
웬걸.... 제가 부다뷰에서도 냄새 때문에 못먹고 맨밥 먹었던... 바로 그 카레입니다. -_-; 줴길~~~~

그냥, 꼬치랑, 바나나잎에 싸서 찐 울 나라 술빵 같이 생긴 거, 하나 사먹고, 설탕이 졸인 대추? 같은 게 있길래 사서 냠냠, 먹었습니다. 요거, 좀 맛있습니다. 대추 크기가 울 나라보다 훨씬 큽니다. 꿀은 아니겠지만, 설탕물인지, 시럽인지 같은 것에 절여있는데, 참 맛있더라구요~

그렇게 카오산에 저녁 8시쯤 도착했답니다.


숙소가 없어서,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모두 full 입니다.
또, 무거운 짐을 끌고, 카오산 부터 람부뜨리 거리까지 헤매고 다녔습니다.
처음 묵었던 타라하우스, 메리브이, 가봤지만, 방이 없답니다. 나중에는 비싼 오!방콕에도 갔지만, 방이 없습니다. 결국, 땀은 비오듯 나구, 너무 힘들어서, 에라, 모르겠다, 비싸도 그냥 들어가자, 싶어서, 람푸 하우스로 갔습니다.

람푸하우스에는 싱글은 아니고, 더블룸이 하나 있더군요. 590밧에 방을 자고, 디파짓 500밧 내니, 바로 [full] 내걸더군요. 제가 잡은 방이 마지막 남은 방이었답니다.

한 달 여행하는 동안 가장 비싼 방이었는데, 흠... 실내는 무지 작습니다.
싱글침대 2개 있는데, 실내 인테리어는 어쨋든 젤 낫긴 한 것 같습니다. 무드 등도 있고.... 한쪽에 행거같이 생긴 옷걸이도 있고, 화장대도 이쁩니다.

근데, 500밧이 넘어가는데, TV도 없고, 냉장고도 없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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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쨋든 오늘 하루만 여기서 쉬고, 내일은 다른 싼 데로 옮기자, 마음먹고, 짐을 풀었습니다.

람부뜨리 거리를 돌아다니니, 먼저 방콕으로 올라왔던 다이빙 동기들을 길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산가족 만난 것처럼 너무 반갑더라구요~

하루종일 산 입에 거미줄 치고 한마디도 못하다가, 아는 사람 만나니까, 어찌나 반갑던지... ^^

의대생 친구는 꼬 사무이에 갔다가 올라와서 낼 귀국한다고 하고, 간호사 친구는 주말까지 있다가, 인도로 간다고 합니다.

간호사 친구랑 처음으로 동대문 가서 그 유명하다는 김치말이국수랑 맥주를 마셨습니다. 양이 많던데요~? 저는 오히려 양이 많아서 남겼답니다.


방콕으로 컴백한 첫날,

그렇게 그 날 하루는 조용히 저물어 갔습니다.


3 Comments
코알라80 2008.08.28 09:53  
  제쏘미나님 글 너무 재미있어서 아침에 출근하자 마자 태사랑 부터 들어옵니당~ 오늘 글이 많아서 행복해 하는중 ㅋㅋ
etranger 2008.08.28 13:17  
  오늘은 머피의 법칙이 있는 날이군요  ㅎㅎㅎㅎ
하즈마루 2008.09.03 10:46  
  김치말이국수 맛있는데 +_=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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